Archives of Design Research
[ Article ]
Archives of Design Research - Vol. 39, No. 1, pp.497-512
ISSN: 1226-8046 (Print) 2288-298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28 Feb 2026
Received 02 Sep 2025 Revised 29 Sep 2025 Accepted 10 Nov 2025
DOI: https://doi.org/10.15187/adr.2026.02.39.1.497

1920~30년대(1920~1939) 신문에서 나타나는 한글의 글자 표현(레터링) 연구 : 조선일보의 광고를 중심으로

Youngshin Chung , 정영신
Department of Crafts and Design, Student,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Korea 서울대학교 디자인학과, 학생, 서울, 대한민국
Hangul Lettering in Newspapers in the 1920s-30s

Correspondence to: Youngshin Chung ychungraphic@gmail.com

초록

연구배경 본 연구는 1920~1939년 신문광고에 나타난 한글 글자 표현을 분석하여 그 역사적·표현적 특성을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920~30년대는 광고가 급속히 발전하며 전성기를 맞은 시기이자, 한글 레터링이 본격적으로 시도된 시기였음에도 기존 연구는 주로 1950년대 이후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개화기 이후 해방 이전까지, 특히 1920~30년대 신문광고 속 한글 글자 표현의 양상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연구방법 본 연구는 문헌연구와 사례연구 방법을 병행하여 진행하였다. 먼저 1920~30년대 광고의 현황과 역사적 배경을 고찰한 뒤, 1920년 3월 5일(창간일)부터 1939년 12월 31일까지 『조선일보』에 게재된 광고를 전수 조사하였다. 이 가운데 상품명, 헤드라인, 서브헤드라인에 사용된 한글 글자 표현을 선별하여 분석하였다. 『조선일보』는 동시기 주요 매체 중 광고 게재량이 많고 정간 기간이 짧아, 분석 대상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연구결과 한글 글자 표현은 점차 시각적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표현 방식의 다양화를 이루어갔다. 쓰기 조형에서는 정자체 중심에서 손멋글씨와 서양 필기구의 영향으로 표현이 확장되었으며, 그리기 조형에서는 민부리 레터링의 발전, 글자 비율과 줄기 변형, 테두리·그림자·입체적 효과, 그리고 극장·레코드 광고의 그래픽적인 레터링 등 다양한 실험이 나타났다. 또한 일본 오리지널 로고타입을 한글로 변형하거나 병기하는 현지화 사례도 확인되었다.

결론 본 연구는 근대 광고의 전성기 속에서 한글 글자 표현이 단순히 외래 형식을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적용과 실험을 통해 발전해 나갔음을 밝혔다. 특히 광고 타이틀은 장식성과 주목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시각적 안정성과 가독성을 지향하며, 근대 한글 글자 표현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이해될 수 있다.

Abstract

Background This study analyzes Hangul lettering in newspaper advertisements from 1920 to 1939, aiming to clarify its historical and stylistic characteristics. While the 1920s and 1930s were a peak period for advertising and marked the first significant use of Hangul lettering, research has mostly focused on the post-1950s, leaving this earlier stage insufficiently studied.

Methods This study analyzes Hangul lettering in newspaper advertisements from 1920 to 1939, aiming to clarify its historical and stylistic characteristics. While the 1920s and 1930s were a peak period for advertising and marked the first significant use of Hangul lettering, research has mostly focused on the post-1950s, leaving this earlier stage insufficiently studied.

Results Hangul lettering gradually gained visual stability while diversifying in style. Writing-based forms expanded beyond regular calligraphy to include dynamic brush styles and Western writing tools, while drawing-based forms involved Minburi lettering, variations in proportion, stem modification, decorative effects such as outlines and shadows, and graphic lettering in theater and record ads. Localized adaptations of Japanese logotypes into Hangul were also observed.

Conclusions These results suggest that Hangul advertising titles actively incorporated and experimented with foreign influences, pursuing both visual impact and readability, thereby demonstrating the modern development of Hangul lettering.

Keywords:

Modern Design, Hangul Lettering, Lettering, Newspaper Advertising, 근대 디자인, 한글 글자 표현, 레터링, 신문광고 디자인

1. 서론

1. 1. 연구배경 및 목적

이 연구는 1920년부터 1939년까지 신문광고에 등장한 한글의 글자 표현을 분석하여, 한글 레터링의 역사적·표현적 특성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920~30년대는 국내외 디자인에서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 시기이며, 동시에 광고가 급속히 발전하며 전성기를 맞이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한국에서도 한글 레터링이 본격적으로 시도되었으나, 현재까지의 관련 연구는 주로 1950년대 이후의 사례에 집중되어 있어 해당 시기의 한글 글자 표현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개화기 이후부터 해방 이전까지, 즉 1920~30년대 신문광고에 나타난 한글 글자 표현의 양상과 특징을 분석하고자 한다.

1. 2. 연구방법 및 범위

1920년 3월 5일 조선일보 창간일부터 1939년 12월 31일까지 『조선일보』에 실린 광고 중, 상품명·헤드라인·서브 헤드라인에 사용된 한글 글자 표현을 분석하였다. 1920~1930년대 신문은 대표적인 대중매체였으며, 그중에서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광고 매체로서 큰 영향력을 지녔다. 이 가운데, 정간 기간이 더 짧고 광고 게재량이 대체로 더 많았던 『조선일보』를 분석 대상으로 선택하였다. 해당 기간의 『조선일보』를 전수 조사한 뒤, 헤드라인과 서브헤드라인에 한글이 사용된 광고를 선별하여 분석하였다.

1. 3. 용어정의

『한글의 글자표현』(2019)에서 김진평은 ‘글자 표현’을 레터링(Lettering)의 우리말 대응 용어로 설명하며, 원래의 의미는 ‘손으로 글자를 쓰는 것’ 혹은 ‘쓰인 글자’를 가리켰으나 오늘날에는 글자를 손으로 쓸 뿐만 아니라 직접 글자를 잘라 내 붙이거나 혹은 사진 촬영, 식자, 인쇄 등의 기계적 수단을 통한 여러 가지의 글자의 표현 행위, 또는 그렇게 표현된 여러 모양의 글자1)까지 포함하는 확장된 개념으로 발전했다고 서술한다. 『타이포그래피 용어정리』(2022)에서 이용제는 레터링을 ①몇 글자를 그리거나 쓰는 행위와 결과, ②목적과 의도를 갖고, 글자를 그리거나 쓰는 행위와 결과2)로 정의한다. 활자 디자인이 모든 글자와 문장부호를 체계적으로 제작하여 일관된 인쇄를 가능하게 한다면, 레터링은 용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글자를 제작하고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레터링은 브랜딩이나 타이틀 디자인처럼 시각적 개성과 강조가 요구되는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용된다. 본 논문에서는 ‘레터링’과 ‘한글 표현’을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하였다.

근대 시기 광고에서는 ‘카피’와 ‘디자인’보다는 ‘문안’과 ‘도안’이라는 용어가 표준적으로 사용되었다. 『조선일보』1932년 3월 2일 광고에 대한 일반상식 해설 기사에서는 신문광고의 구성 요소로 문자에 의한 광고문안과 회화에 의한 광고도안을 제시하며, 광고문안을 다시 다음과 같은 여섯 범주로 나누었다. ①표제(標題: 헤드라인), ②방제(傍題: 서브헤드라인), ③슬로건, ④주본문(主本文), ⑤부본문(副本文), ⑥상품명, 점명, 소재처 등으로 분류3)하고 있다. 이 중 표제는 본문보다 큰 활자로 구성된 짧은 문장(단구)으로, 독자의 주의를 끌고 흥미를 유도하여 본문으로 유입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방제는 표제의 보조적 역할을 하며, 주본문의 중간 혹은 부본문의 제목으로 사용되는 소제목의 기능을 수행한다. 기사에서는 이 두 구성 요소가 독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흥미를 유도하기 위해 간결성과 특이성, 그리고 여운이 남는 표현이 요구된다고 설명한다.


2. 1920~30년대 대중매체와 광고의 성장

2. 1. 1920~30년대 대중매체의 발전과 광고

1919년 3ㆍ1운동 이후 일본의 한국 언론에 대한 정책은 뚜렷한 변화를 나타내었다. 일제는 이전까지의 ‘무단정치’를 이른바 ‘문화정치’로 전환하면서 한국인들에게도 신문지법에 의한 신문ㆍ잡지의 발행을 부분적으로 허용4)했다. 그 결과로, 『조선일보』, 『동아일보』, 『시사신문』이라는 조선어 민간신문이 허용5)되었고, 이어 각종 조선어 잡지도 발행되었다. 김근수의 『한국잡지사』에 따르면, 1920~30년대 잡지는 다수 창간되었으나 장기 발행된 경우는 드물었다. 광고 비중 또한 낮아 광고 유통의 주요 매체로 기능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1920~30년대 잡지는 광고 유통의 주요 매체로 기능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1919년 이후 한국인의 신문 발행이 허가되면서, 1910년대에 비해 신문을 구독하는 인구가 크게 증가하였다. 1920~30년대는 신문이 가장 중요한 대중 매체로 자리 잡은 시기로, 이 시기 다수의 신문이 창간되었으나 대부분 단기간에 그쳤다. 그중에서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1920년대 후반부터 1930년대 후반까지 발행 부수가 꾸준히 증가하며 대표적인 한국어 신문으로 정착하였다. 국문 및 일문 신문 전체 부수 역시 같은 기간 크게 늘어났다. 1920년 창간 대에 하루 4면 발행으로 시작한 『동아일보』, 『조선일보』는 1930년대 초에 이르자 하루 8면으로 증면했고 다시 1930년대 후반에는 12면을 조석간으로 발행할 만큼6) 부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신문은 광고 산업의 핵심 매체로 기능했다.

2. 2. 광고의 양적 성장과 확산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광고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알리는 의도적인 활동으로 정의한다. 근대 이전에도 광고적 형식은 존재했지만, 본격적인 매체 기반 광고는 문호 개방 이후 서구 문물이 유입되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한국광고사』에 따르면, 1920년대를 광고의 성장기, 1930년대를 전성기로 규정한다. 개화기 이후 일본을 비롯한 외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광고를 집행했으며, 산업구조 또한 변화하기 시작했다. 최호진의 『한국경제사』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1920년대 이후 농업 중심에서 점차 공업 비중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공업 생산액은 1931년 275,151천원에서 1937년 967,364천원으로 약 3.5배 증가했으며, 특히 방직, 식품, 화학, 금속 등 소비재 제조업이 급성장하면서 광고를 통한 제품 홍보와 판매 촉진의 필요성이 커지고 상품 광고가 본격화되었다. 이러한 공업화 흐름은 국내 주요 국문 신문인 『동아일보』,『조선일보』, 『매일신보』의 광고량 증가로 이어졌다. 자료가 남아있는 『동아일보』 수익구성 추이표에 의하면, 제 9기 결산기(1930.09.30)의 광고수입은 10만 7,476원이었으나 제 17기(1938.9.30)에는 27만 9,514원으로7) 증가해 광고가 신문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이 시기 광고 성장의 또 다른 특징은 광고 표현과 기법에 대한 관심이 증가이다. 『조선일보』는 1932년 “광고에 대한 일반상식 해설”을 14회에 걸쳐 연재하며 내용 구성과 시각적 표현에 대한 해설을 제공했고, 같은 해 광고 강좌도 개최했다. 『동아일보』는 1938년 학생 대상 광고 콘테스트를 열며 광고 교육과 대중적 관심 확대에 기여했다. 그러나 1941년 태평양전쟁 발발 이후, 광고 환경은 급속히 위축되었다. 전시 체제의 영향으로 민간 광고가 줄어들고 검열이 강화되면서, 1940년에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폐간되고 1930년대 광고 전성기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3. 1920~30년대 신문광고 디자인의 특징

3. 1. 1920~30년대 신문광고 현황과 광고 제작 방법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광고량은 1920년대 중반까지 연간 100만 건을 넘지 못했으나, 193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각각 200만 건과 300만 건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1920년대 중반 이후 일본 광고의 비중은 급격히 확대되었다. 구독료수입의 증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민간지들은 광고수입의 증대에 주력했지만, 당시 조선 내의 산업의 발전수준이 낮은 단계였다는 점에서 불가피하게 일본상품의 광고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8) 『동아일보』는 1923년 36.1%에서 1925년 59.7%로 증가해 1930년대 내내 50~60%대를 유지했고, 1938년에는 61.6%에 달했다. 『조선일보』 역시 1926년 국내 광고 비율 50.8%에서 1930년대 중반 30~40%대로 하락하며 일본 광고의 우세가 뚜렷해졌다. 업종별로는 1923년 매약(30.2%)·잡품(24.2%)·잡건(18.5%) 순에서 1938년 약품(50.2%)·화장품(12.6%)·잡건(8.4%)으로 변화해 약품 중심의 광고 시장과 브랜드 전문화의 흐름을 보여준다.9) 주요 한국 광고주는 조선매약, 유한양행, 화신백화점, 조고약 등이었으며, 일본에서는 구라부 화장품, 라이온 치약, 화왕비누 등 대형 소비재 브랜드가 신문광고를 통해 대거 진출하며 근대적 소비문화와 시각적 광고 언어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

Figure 1

Front page and bottom advertisements of the Chosun Ilbo, (1930.5)출처 https://newslibrary.chosun.com/

신문광고는 주로 지면 하단에 게재되었으며, 그 크기는 1단 광고에서 전면 광고에 이르기까지 점차 다양해졌다. 광고의 제작 및 게재 방식은 『한국광고사』에 실린 당시 신문사와 광고주, 일본 본사의 관계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1928년부터 『동아일보』에서 근무한 김승문의 회고에 따르면, 신문사는 광고 수주를 위해 덴츠, 홍보당, 풍국통신사, 대동통신사 등을 직접 방문했고, 특히 덴츠는 전체 광고의 80% 이상을 공급했다. 광고 제작은 대체로 한국 신문사에서 이루어졌으며, 광고주가 원고를 전달하면 신문사 내 한국인 화가가 도안을 제작하고 승인받아 지형과 동판을 제작해 인쇄하는 방식이었다.

1936~1937년 조선일보 광고부에서 근무한 김광섭의 증언은 또 다른 제작 방식을 보여준다. 그는 일본 지사에서 보내온 광고를 번역하는 업무를 맡았으며, 도안은 일본에서 전달된 원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문안만 한국어로 바꾸었다. 이 과정에서 일본 광고를 한국 시장에 맞추어 부분적으로 로컬라이징하는 시도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당시 신문사에서는 홍우백과 같은 화가가 디자이너 역할을 수행하며 광고의 시각적 조형을 담당했다. 1930년대 후반에는 유한양행과 같은 기업에서 자체 광고 인력을 두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1920년대 후반부터 1930년대 후반까지 광고 제작 방식이 점차 체계화되고, 일본 광고의 비중 확대 속에서도 한국 신문사가 광고의 시각적·언어적 변형에 참여했음을 보여준다.

3. 2. 1920~30년대 신문광고의 표현

1920년대에서 1930년대 광고는 개화기에 형성된 근대 광고의 표현을 한층 발전시켰다. 전혜연(2018)은, 개화기 광고가 초기의 전통적인 고서 형식에서 점차 헤드라인 기법의 도입, 서체 표현 방식의 확장, 이미지 사용의 증가, 다층적인 레이아웃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변화는 광고 본연의 목적, 즉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상품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기능적 요구에 따라 진화함과 동시에 과거의, 일제의, 서양의 새로운 형식을 받아들이고 혼합하는 방식으로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10)

한국 신문광고의 이러한 변화는 국제적 디자인 조류와도 연결된다. 1920년대는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과 더불어 20세기 전위예술 사조, 독일의 바우하우스, 미국 1세대 디자이너의 활동 등 세계적으로 디자인 운동이 활발히 전개된 시기였다. 이러한 서구의 새로운 시각 언어는 일본을 거쳐 조선 광고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본은 1910년대 전후 서구 디자인 조류의 유입으로 시각 및 산업디자인 전반에서 큰 변화를 겪었다. 1910년대에는 아르누보·아르데코가, 1920년대에는 바우하우스가 잡지를 통해 소개되었다. 일본 디자이너들은 유럽 서적을 수입해 연구하거나 직접 해외를 시찰했고,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해외 동향을 수용하며 레터링과 타이포그래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국제 디자인 흐름과 보조를 맞추기 시작했다. 1920년대는 일본 디자인사의 큰 분기점으로, 디자인 교육기관이나 디자이너 단체, 혹은 연구기관이 이 시기에 서로 공명이라도 하듯 계속적으로 설립됐다.11)

이러한 변화는 일본 광고의 시각적 표현에도 반영되었다. 1920년대 일본 광고는 그래픽적 요소를 적극 활용해 소비자의 시선을 끌었으며, 포스터에서 자주 쓰이던 미인화 중심의 표현을 벗어나 사진·일러스트레이션·도표·문자 등을 조합한 새로운 디자인이 부각되었다. 1920년대 이후, 이러한 다양한 요소를 효과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되었고, 그 결과, 화공과 별개로 도안가, 즉 디자이너가 등장했다.12) 이는 조선 신문에 대량 게재된 일본 브랜드 광고를 통해 전달되었고, 전용근(2015)은 이 시기 ‘광고 디자인의 발전’ 역시 이 대형 브랜드들이 일본에서 정립한 최신 디자인을 조선에 도입하면서 이루어진 측면이 있다13)고 분석한다. 전혜연(2018)은 개화기 이후 광고의 시각 표현이 일본풍으로 바뀌기 전까지 지속되었다고 분석하며, 1920~30년대에는 신문광고가 본격적으로 일본 광고 양식의 영향 아래에서 전개되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영향 아래서도 한국 광고주와 한국 신문사는 민족정체성을 표상하는 기표와 한글을 사용하거나, 한글 문안과 조선적 시각 요소를 더해 로컬라이징을 시도하며, 일본 광고 양식과 한국적 표현이 혼합된 독특한 시각 언어를 만들어갔다. 1930년대에는 다양한 표현이 경쟁적으로 상업 광고에 적용되었고, 후반부에는 전쟁 선전으로 전환되었다. 이 시기 신문광고는 근대적 시각 표현의 실험과 국제적 디자인 흐름의 수용, 그리고 식민지적 맥락이 교차하며 형성된 공간이었다.


4. 1920~30년대 신문광고의 한글글자표현의 특징

조형적 특성에 따라 한글 글자체의 분화를 제시한 이용제(2022)에 따르면 인쇄체는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글씨를 그대로 재현한 필서체와 글씨 특징을 변형 또는 강조한 인서체14)로 분류했다. 글자는 쓰거나 그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된 결과물이며, 필서체는 ‘쓰기’의 특성을, 인서체는 ‘그리기’의 특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이 두 방식은 각각 글자의 구조, 공간 활용, 표현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Figure 2

Differentiation of printed typefaces출처 이용제, 『타이포그래피 용어정리』, 2022, p.67

또한 김진평(1983)은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활자꼴 외에 글자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세부적으로 분류하여 ①줄기의 변형, ②글자틀의 변형, ③기준선의 변화, ④테두리와 그림자, ⑤그 밖의 표현과 손멋글씨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1920~30년대 신문광고의 레터링을 이용제(2022)의 쓰기와 그리기의 조형적 특성에 따른 분류에 의해 구분하고, 그 안에서 세분화되는 김진평(1983)의 글자의 개성을 표현한 방법, 그리고 시대적 상황에 따라 나타난 레터링의 특성에서 1920~30년대 신문광고 레터링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4. 1. 쓰기 조형의 한글 글자 표현의 다양화

쓰기의 특징을 가진 글자는 사람이 직접 글씨를 쓰는 느낌이 반영된 글자이다. 이러한 글자에는 사람의 필기 행태와 필기구의 물성이 담겨 있다. 몸을 중심으로 획을 그어내기 때문에 기울기가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글씨를 쓰는 사람의 신체 움직임에서 비롯되는 흐름과 세기(운필과 필압)가 반영된다. 이는 글자 안 공간과 획의 굵기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붓, 펜, 연필 등 사용하는 필기구의 고유한 특성이 글자의 표현에 그대로 드러나는 특징을 가진다.

Figure 3에 제시된 1920년대 초반 광고의 쓰기 특징을 가진 글자 표현을 살펴보면, 정사각형 비율의 글자틀 안에서 균일한 속도와 힘으로 한 획씩 단정하게 쓰인 붓글씨 표현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1920년대와 1930년대 광고에는 이러한 표현이 다양한 획 굵기로 지속되는 한편, 점차 자유롭고 개성적인 붓글씨 형태도 광고 헤드라인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Figure 3

Hangul letterforms in written style from 1920 to 1923(Chosun Ilbo)

Figure 4를 보면 빠른 속도감과 강한 힘을 가해 쓰인 붓글씨 표현과 더불어 거친 붓의 질감이 드러나는 표현들도 나타난다. 김진평(1983)은 이러한 글씨를 손멋글씨라고 칭하며 글씨 쓸 때의 손의 흐름과 필압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성격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하였다.

Figure 4

Suyang Jeonjip · Gangdam Jeonjip advertisement(Chosun Ilbo, 1928.10), Joseon Nongmin Somun-sa advertisement(Chosun Ilbo, 1931.2), Dongyang Baekhwa-sa Maesijang Hoegwan advertisement(Chosun Ilbo, 1933.1), Fuminain advertisement(Chosun Ilbo, 1934.8), Samcheolli advertisement(Chosun Ilbo, 1936.11), Taepyeong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9.7), OKeh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9.12)

Figure 5처럼 가벼운 필기체 형태에 닿자가 크고, 꺾이는 부분이 부드럽게 둥글려지는 귀여운 인상을 가지는 캐주얼한 붓글씨 표현들도 등장했다. 근대 광고의 초창기에 주로 해서체를 활용하여 광고의 제목, 상품명과 정보를 정확하고 바르게 써서 보여주려는 시도에서 점차 감정과 개성을 표현한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붓글씨 표현들도 자주 사용된다.

Figure 5

Akadama Port Wine advertisement(Chosun Ilbo, 1929.9), Akadama Port Wine advertisement(Chosun Ilbo, 1929.10)

또한 붓글씨 이외에도 다양한 도구의 물성이 반영된 글자 표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조선은 서예의 전통을 기반으로 대부분 붓글씨를 활용하여 정보를 기록했으며, 개화기 광고부터 1920년대 초반까지는 주로 붓글씨 표현이 사용되었다. 붓과 같은 유연한 필기구는 필압과 각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획 변조가 크고 대비가 높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후 서양 필기구가 조선에 도입되면서 새로운 글자 표현이 나타났다. 개항과 함께 서양의 만년필은 우리나라에도 서서히 들어와 점차 먹과 붓을 대체하기에 이르렀다. 1910년대 후반에 이르면 만년필은 사무를 보는 이들의 필수품이자 포켓의 중요한 장식품으로 대유행을 했다.15)

연필이나 펜으로 쓴 글씨는 굵기 변화가 거의 없는 일정한 획의 형태를 보인다. 연필·볼펜은 필압 변화에 대한 탄성이 제한적이므로 획 굵기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성을 나타낸다. Figure 6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러한 글자 표현은 획의 균일한 두께와 연필심의 입자 농도 차이, 그리고 종이 표면의 요철 때문에 거칠고 질감 있는 효과를 드러낸다. 이러한 필기구 특유의 질감을 통해 사용된 도구의 종류 또한 유추할 수 있다. Figure 7의 경우는 펜과 같은 필기구로 쓰여 일정한 획 대비와 균질한 색을 지닌 선으로 표현된 모습을 보여준다. Figure 8을 보면, Parallel Pen과 같은 평행 금속판 구조의 펜촉이나 브로드 닙으로 쓰인 듯한 글자 표현도 나타난다. 이러한 필기구는 필압과 각도에 따라 획의 대비가 뚜렷하게 형성되며, 세로획은 두껍고 가로획은 얇게 드러난다. 또한 획의 끝이 네모나게 마무리되는 모습은 브로드 닙 계열 필기구의 전형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Figure 6

Ajinomoto advertisement(Chosun Ilbo, 1927.12), G-U Saido advertisement(Chosun Ilbo, 1939.5)

Figure 7

Raso Raso Pomade advertisement(Chosun Ilbo, 1936.7), Raso Raso Pomade advertisement(Chosun Ilbo, 1936.11)

Figure 8

Columbia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3.8), Ajinomoto advertisement(Chosun Ilbo, 1938.12), Neo-Neo-Ki advertisement(Chosun Ilbo, 1939.2)

4. 2. 그리기 조형의 한글 글자 표현 다양화

그리기의 특징을 가진 글자는 사람이 직접 쓰는 특성이 사라진 글자로, 설계하고 그린 느낌이 반영된 도안된 글자이다. 그려진 글자에는 균일함과 일관성의 특성이 담겨 있다. 글자를 만드는 사람의 의도에 따른 일정한 규칙과 체계가 반영된다. 이는 균일한 획의 굵기, 일정한 기울기, 그리고 균일한 글자크기와 공간 배치로 이어진다. 또한 글자의 표현에 제작자의 창의적 해석이 반영되어 꺾임 또는 획의 끝에 장식이 드러나기도 한다.

1923년을 전후로 본격적으로 다양한 그리기 방식의 도안된 글자 표현이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점차 쓰기 형태보다 그려진 글자 표현이 우세해진다. Figure 9에 제시된 1920년대 초반 광고의 글자 특징을 살펴보면, 획이나 꺾임에 변형이 없는 민부리 형태가 다수 관찰되며, 일부 획 표현이 있는 글자는 붓글씨 형태를 기반으로 도안된 것이 확인된다. 이 시기의 도안된 글자들은 대체로 획의 굵기와 내부 공간이 균일하지 않고, 낱자의 크기 또한 일정하지 않아 전체적으로 불균형하고 들쭉날쭉한 인상을 준다.

Figure 9

Hangul letterforms in drawn style from 1920 to 1923

4. 2. 1. 다양한 민부리 레터링의 활용과 발전

민부리 레터링은 점차 활용 빈도가 높아졌다. 1920년대에는 주로 타이틀에서 도안된 기하학적 민부리 형태가 사용되었고, 서브헤드라인이나 슬로건에는 붓글씨가 주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193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헤드라인 이외의 부분에서도 민부리 사용이 확대되었으며, 그 형태 역시 시대에 따라 점차 진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Figure 10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시기가 뒤로 갈수록 획의 굵기가 일정해지고 낱자의 크기와 내부 공간 역시 균일해지면서 시각적으로 보다 가지런한 인상을 준다. 이와 함께 글자의 중심선이 안정적인 흐름을 형성하여 일정한 글줄을 만들어낸다. 글자 내부 공간의 균질화는 전체적인 안정감을 강화한다. 한편, Figure 11에서 볼 수 있듯이 민부리는 형태적으로도 변화하여 둥근 형태가 나타나거나, 쓰기 방식을 적용한 변형된 민부리도 등장한다.

Figure 10

Temu-su Title Evolution (1924, 1929, 1939), Gurobel Title Evolution (1933 1935), Amon Papaya Slogan Evolution (1935, 1937), Moruhine Title Evolution (1930, 1935, 1939), Lion chimabun; Lion Tooth Powder Title Evolution (1931, 1934)

Figure 11

Mama Plaster advertisement(Chosun Ilbo, 1937.12), Baekbo-hwan advertisement(Chosun Ilbo, 1936.3), Columbia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5.4)

4. 2. 2. 글자틀의 변형

표준적으로 쓰이는 정사각형 글자틀에서 벗어나 가로와 세로 비례를 달리한 사례들도 확인된다. 비례의 변화에 따라 글자가 넓어지거나 좁아지면서 성격이 달라지는 방식이다. Figure 12에서 보이듯 세로 비율이 길어지거나 가로 비율이 넓어지는 등 다양한 비례의 글자들이 활용되었다. 이는 타이틀에서 정보 전달보다는 글자의 개성을 강조하기 위해 비례를 변형한 것으로 보인다.

Figure 12

Pakmun Seogwan advertisement(Chosun Ilbo, 1924.8), Miyata Bicycle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8.7), Taepyeong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5.9), Reto Cream advertisement(Chosun Ilbo, 1939.4)

또한 Figure 13를 보면 기울기의 변형이 나타난다. 글자의 획 자체를 기울이거나, 네모꼴 글자틀 전체가 방향성을 가지며 한쪽으로 기울거나 넓혀지는 방식이 사용되었다. 이러한 비례와 기울기의 변형은 단순한 조형 실험을 넘어, 글자의 인상을 변화시켜 시각적 효과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기울기 변형은 역동성과 속도감을 부여하여 독자의 시선을 강하게 끌어들인다. 타이틀이나 상표명 같은 강조 요소에서 이런 변형이 두드러지며, 이는 1920~30년대 근대 광고에서 나타나는 시각 실험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Figure 13

Liberu advertisement(Chosun Ilbo, 1932.4), Pantocrine advertisement(Chosun Ilbo, 1937.3), Neos-A advertisement(Chosun Ilbo, 1938.4)

4. 2. 3. 다양한 줄기의 변형

이 시기 광고의 한글 글자 표현에는 다양한 줄기 변형이 나타난다. 김진평(1983)은 글자의 기본 요소는 줄기이며, 줄기의 성격에 따라 닿자와 홀자의 형태가 달라지고 글자의 성격도 달라진다고 설명하였다. 그는 특히 한글의 돌기가 영문의 세리프(serif)와 다르다고 지적하였다. 세리프가 로마자 대문자의 줄기 끝에 반드시 붙는 조형적 장식인 데 비해, 한글의 돌기는 붓글씨의 시작과 맺음에서 비롯된 붓의 흔적으로 줄기 끝마다 항상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그는 세로 줄기의 돌기와 맺음, 그리고 가로 줄기의 돌기들이 서로 여러 가지로 어울려 상당히 많은 성격의 글자 표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16)

초기의 돌기표현이 있는 도안된 글자들은 대부분 붓글씨 형태를 기반으로 했으나, 점차 다양한 획 표현이 등장하였다. 이러한 획 표현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필기구의 물성을 반영한 표현, 둘째,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획 끝 장식, 셋째, 라틴 서체의 세리프에 영향을 받은 표현, 넷째, 획에 질감을 적용한 표현이다. Figure 1415는 각각 필기구의 물성을 반영한 표현과 상상에 기반한 표현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Figure 16은 라틴 세리프 서체의 영향을 받은 예시, Figure 17은 질감을 적용한 사례를 보여준다. 이 네 가지는 1920~30년대 도안된 글자에서 나타난 줄기의 다양한 실험적 변형 양상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Figure 14

Stroke expressions derived from writing instruments

Figure 15

Stroke expressions derived from creative imagination

Figure 16

Stroke expressions influenced by Latin serif conventions

Figure 17

Stroke expressions characterized by distinctive textures

4. 2. 4. 테두리와 그림자 표현

장식적 표현으로 글자의 외곽을 선으로만 처리한 테두리 표현이 등장한다. 초기에는 단순히 외곽선을 두르는 방식으로 시작했으나, 점차 그림자가 더해지고 그 형태가 단순화된 표현도 사용된다. 이후 그림자를 입체적으로 해석하여 3차원적 효과를 주면서 글자의 강조 효과가 강화되었다. 이러한 그래픽적 요소는 점차 기울기와 입체감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며, 타이틀이 더욱 강하게 시각적 주목을 끌게 되었다. Figure 18은 이러한 테두리 표현과 입체 효과의 발전 과정을 잘 보여준다.

Figure 18

Neo-Ephedrine advertisement(Chosun Ilbo, 1928.4), Okeh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3.12), Taepyeong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4.8), Neojirin advertisement(Chosun Ilbo, 1934.8), Dongyang Theater advertisement(Chosun Ilbo, 1935.12), Byeolpyo Rubber Shoe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8.2), Echipi advertisement(Chosun Ilbo, 1938.12)

4. 2. 5. 그 밖의 표현

Figure 19와 같이 그래픽적인 레터링이 활용된 사례는 극장과 레코드 회사 광고에서 자주 확인된다. 이들은 글자를 단순한 정보 전달 수단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이미지처럼 변형하여 표현했으며, 그래픽 요소를 결합하거나 글자 줄기와 형태에 다양한 특징을 부여함으로써 가독성보다는 장식성과 시각적 효과를 우선시하였다. 이러한 경향이 극장이나 레코드 광고에서 특히 두드러진 것은 주목할 만한데, 이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특성상 시각적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래픽적인 레터링은 단순 활자보다 더 큰 주목을 끌고 광고 대상의 개성을 드러냈을 가능성이 크며, 글자를 '읽는 것'에서 '보는 것'으로 전환시키는 양상을 보여준다.

Figure 19

Joseon Theater advertisement(Chosun Ilbo, 1928.4), Joseon Theater advertisement(Chosun Ilbo, 1929.1), Danseongsa Theater advertisement(Chosun Ilbo, 1929.2), Joseon Theater advertisement(Chosun Ilbo, 1932.5), Taepyeong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9.3), Okeh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7.10)

4. 3. 일본 오리지널 로고 타입을 현지화한 한글글자표현

1925년부터 일본어 오리지널 로고타입의 특징을 한글 형태로 적용한 광고 타이틀이 등장한다. 또한 문장을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본적인 소재 대신 조선인의 외모와 생활풍습을 반영하여 디자인 자체를 변경하는 광고의 현지화 전략이 통용되기 시작했다.17) Figure 20에서 확인되듯, 일본어 로고를 한국어로 변형하거나 병기하여 사용한 사례들이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일본어 로고에 담긴 글자의 비례, 인상, 물성을 유지하면서도, 이를 한글의 형태와 조형 원리에 맞추어 변형·해석한 표현들이 확인된다. 원본과 나란히 배치되었을 때에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조형적 통일성을 유지하였으며, 이는 식민지 시기에 나타난 특수한 시각적 양상이라 할 수 있다.18)

Figure 20

Gurabu advertisement(Chosun Ilbo, 1925.7, 1925.8), Kaoru advertisement(Chosun Ilbo, 1928.2, 1927.7), Asuta advertisement(Chosun Ilbo, 1929.7, 1930.9), Gengoru advertisement(Chosun Ilbo, 1934.4, 1936.6), Doguhon advertisement(Chosun Ilbo, 1939.4), Sumairu advertisement(Chosun Ilbo, 1935.11, 1939.4), Hechima Cologne advertisement(Chosun Ilbo, 1938.10), Poritamin advertisement(Chosun Ilbo, 1939.9)


5. 결론

본 연구에서는 1920~30년대 대중매체의 현황과 이 시기 신문광고 디자인의 특징을 살펴보고, 신문에 나타난 한글 글자 표현(레터링)의 사례를 분석하였다. 이 시기의 한글 글자 표현은 점차 시각적으로 안정화되면서 동시에 표현 방식의 다양화를 이루어 크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쓰기 조형의 글자 표현이 다양화되었다. 1920년대 초반에는 주로 정자로 반듯하게 쓴 붓글씨 표현이 사용되었으나, 점차 속도와 힘을 반영한 손멋글씨, 가볍고 캐주얼한 표현의 붓글씨가 등장하였다. 또한 서양 필기구의 도입으로 붓 이외의 다양한 도구의 물성이 반영된 글자 형태도 나타났다.

둘째, 그리기 조형의 글자 표현이 확대되었다. 이 시기의 주요 특징은 ① 민부리 레터링의 발전, ② 글자 비율의 다양화, ③ 줄기 변형, ④ 테두리와 그림자 표현, ⑤ 그 밖의 그래픽적 실험으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민부리 레터링의 발전이 두드러진다. 초기 민부리 레터링은 시각적 균질성이 부족하고 주로 기하학적인 형태로 도안되었다. 이후에는 둥근 민부리나 쓰기 방식을 적용한 민부리가 새롭게 등장하며 형태적 다양성이 확대되었다. 이와 더불어, 불균질하던 글자들은 점차 균질하고 안정적인 형태로 발전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 또한 글자의 비율과 줄기의 변형을 통해 개성을 부여하는 시도도 나타났다. 정사각형 글자틀에서 벗어나 가로·세로 비율을 변형하거나, 줄기 형태를 변주하여 독특한 표현을 시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필기구의 물성을 반영한 표현, 상상에 의한 획 끝 장식, 라틴 서체의 세리프 영향, 질감 적용 등 다양한 조형적 실험이 확인된다. 아울러 장식적·그래픽적 효과도 확장되었다. 테두리와 그림자 표현에서 나아가 입체적인 해석까지 시도되었으며, 특히 극장과 레코드 광고에서는 이미지적 성격을 강조한 그래픽 레터링이 활용되었다.

셋째, 일본 오리지널 로고타입을 한글로 변형하거나 병기하여 사용하는 사례가 등장하였다. 일본 로고타입의 비례·인상·물성을 유지하면서 이를 한글의 형태와 조형 원리에 맞게 변형·해석한 방식으로, 당시의 시각적 현지화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근대 광고의 전성기로 불리는 1920~30년대 신문광고 속 한글 글자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다양화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선행연구에서는 이 시기를 일본의 영향이 두드러진 시기로 평가해 왔으나, 본 연구에서는 이를 단순히 외래 형식을 수동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보기보다는, 한글의 형태에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실험하면서 점차 균질하고 가지런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간 과정에 주목하였다. 이는 한글 광고 타이틀이 장식성과 주목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점차 시각적 안정성과 가독성을 지향하며 근대적으로 발전한 양상을 이해하는 데 일정한 의의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

Glossary

1) 김진평, 『한글의 글자표현』, 미진사, 2019, p.7.

2) 이용제, 『타이포그래피 용어정리』, 2022, p.24.

3) 신입섭, 『조선일보와 광고』, 나남, 2019, p.189.

4) 한국잡지협회 편집부, 『한국잡지 100년』, 한국잡지협회, 1995, p.15.

5) 이재진·이민주, 「1920년대 일제 ‘문화정치’ 시기의 법치적 언론통제의 폭압적 성격에 대한 재조명」, 2006, p.230.

6) 신인섭·서범석, 『한국광고사』, 나남, 2011, p.106.

7) 신인섭·서범석, 앞의 책, p.102.

8) 박용규, 『식민지 시기 언론과 언론인』, 소명출판, 2015, p.85.

9) 연도별, 업종별 광고량은 일본 최대 광고대행사였던 덴츠(電通)가 발행한 『신문총람(新聞總覽)』에 수록되어 있다. 통계는 신인섭·서범석, 『한국광고사』, 나남, 2011, pp.110~111에서 재인용.

10) 전혜연, 「개화기(1876-1910) 한국 신문광고 디자인의 변화 양상 연구」, 2018, p.222.

11) 가사와기 히로시, 노유니아 옮김, 『일본 근대 디자인사』, 소명출판, p.93

12) 가사와기 히로시, 노유니아 옮김, 앞의 책, p.87.

13) 전용근, 「한국 근대 상표 디자인의 변천과 문화적 특성」, 서울대학교 석사논문, 2015, p. 64.

14) 이용제, 「필서체에서 분화한 인서체의 구조 공간 표현」, 2023, p.300.

15) 최지혜, 『경성백화점 상품 박물지』 [eBook], 2023, 제 4장.

16) 김진평, 앞의 책, p.162.

17) 전용근, 앞의 글, p.98.

18) 이러한 현상은 호미 바바(Homi Bhabha)가 제시한 문화적 혼종성(hybridity) 개념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바바는 식민지 상황에서 지배 문화의 요소가 단순히 이식되지 않고, 피식민지의 맥락 속에서 변형·재해석되며 새로운 의미를 생성한다고 보았다. Homi K. Bhabha, The Location of Culture, Routledge, 1994.

Notes

Citation: Chung, Y. (2026). Hangul Lettering in Newspapers in the 1920s-30s. Archives of Design Research, 39(1), 497-512.

Copyright :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educational and non-commercial use,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ferences

  • Choi, J. (2023). Gyeongseong Department Store Product History: Products on Each Floor of the Department Store a Century Ago and the Modern Landscape. Seoul: Hyehwa1117.
  • Chun, C. H. (2018). An Analysis of Change in Korean Newspaper Advertisement Designs in the Time of Enlightenment (1876-1910). Archives of Design Research, 31(1), 211-223. [https://doi.org/10.15187/adr.2018.02.31.1.211]
  • Chun, Y. (2015). A study on the change and cultural traits of trademark design in modern Korea (Master's thesis). Seoul National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Design History and Culture.
  • Gasiwagi, H., & Roh, J. (2020). Japan's Modern Design History. Seoul: Somyong Publishing.
  • Kawahata, N., & Shim, W. (2017). Modern Typography of Hiromu Hara: Typography, Photography, and Printing in 1930s Japan. Seoul: Workroom.
  • Kim, J. (1983). Korean Character Expression, Seoul: Mijinsa.
  • Kim, Y.-H. (2002). The trends in newspapers' exposure of Korean under the rule of the Japanese imperialism. Korean Journal of Journalism & Communication Studies, 46(1), 39-71.
  • Korea Magazine Association Editorial Department. (1995). 100 Years of Korean Magazines. Seoul: Korea Magazine Association.
  • Lee, J., & Lee, M. (2006). A critical review on the authoritarian press control by the press-related rules in the 1920s. Korean Journal of Journalism & Communication Studies, 50(1), 222-248..
  • Lee, Y. (2022). Dictionary of Typography Terms. Seoul: hwaljagonggan.
  • Lee, Y. (2023). Designing structural space of Inseo-che derived from Pilseo-che. Letterseed, 24, 1-19. [https://doi.org/10.64564/jkst.2023.24.2]
  • Park, Y. (2015). The Press and Journalists during the Colonial Period. Seoul: Somyung Publishing.
  • Shin, I. (1993). Japan's Advertisements. Paju: Nanam Publishing House.
  • Shin, I., & Seo, B. (2011). History of Korean Advertising. Paju: Nanam Publishing House.
  • Shin, I. (2015). Chosun Ilbo and Advertisements. Paju: Nanam Publishing House.

Figure 1

Figure 1
Front page and bottom advertisements of the Chosun Ilbo, (1930.5)출처 https://newslibrary.chosun.com/

Figure 2

Figure 2
Differentiation of printed typefaces출처 이용제, 『타이포그래피 용어정리』, 2022, p.67

Figure 3

Figure 3
Hangul letterforms in written style from 1920 to 1923(Chosun Ilbo)

Figure 4

Figure 4
Suyang Jeonjip · Gangdam Jeonjip advertisement(Chosun Ilbo, 1928.10), Joseon Nongmin Somun-sa advertisement(Chosun Ilbo, 1931.2), Dongyang Baekhwa-sa Maesijang Hoegwan advertisement(Chosun Ilbo, 1933.1), Fuminain advertisement(Chosun Ilbo, 1934.8), Samcheolli advertisement(Chosun Ilbo, 1936.11), Taepyeong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9.7), OKeh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9.12)

Figure 5

Figure 5
Akadama Port Wine advertisement(Chosun Ilbo, 1929.9), Akadama Port Wine advertisement(Chosun Ilbo, 1929.10)

Figure 6

Figure 6
Ajinomoto advertisement(Chosun Ilbo, 1927.12), G-U Saido advertisement(Chosun Ilbo, 1939.5)

Figure 7

Figure 7
Raso Raso Pomade advertisement(Chosun Ilbo, 1936.7), Raso Raso Pomade advertisement(Chosun Ilbo, 1936.11)

Figure 8

Figure 8
Columbia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3.8), Ajinomoto advertisement(Chosun Ilbo, 1938.12), Neo-Neo-Ki advertisement(Chosun Ilbo, 1939.2)

Figure 9

Figure 9
Hangul letterforms in drawn style from 1920 to 1923

Figure 10

Figure 10
Temu-su Title Evolution (1924, 1929, 1939), Gurobel Title Evolution (1933 1935), Amon Papaya Slogan Evolution (1935, 1937), Moruhine Title Evolution (1930, 1935, 1939), Lion chimabun; Lion Tooth Powder Title Evolution (1931, 1934)

Figure 11

Figure 11
Mama Plaster advertisement(Chosun Ilbo, 1937.12), Baekbo-hwan advertisement(Chosun Ilbo, 1936.3), Columbia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5.4)

Figure 12

Figure 12
Pakmun Seogwan advertisement(Chosun Ilbo, 1924.8), Miyata Bicycle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8.7), Taepyeong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5.9), Reto Cream advertisement(Chosun Ilbo, 1939.4)

Figure 13

Figure 13
Liberu advertisement(Chosun Ilbo, 1932.4), Pantocrine advertisement(Chosun Ilbo, 1937.3), Neos-A advertisement(Chosun Ilbo, 1938.4)

Figure 14

Figure 14
Stroke expressions derived from writing instruments

Figure 15

Figure 15
Stroke expressions derived from creative imagination

Figure 16

Figure 16
Stroke expressions influenced by Latin serif conventions

Figure 17

Figure 17
Stroke expressions characterized by distinctive textures

Figure 18

Figure 18
Neo-Ephedrine advertisement(Chosun Ilbo, 1928.4), Okeh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3.12), Taepyeong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4.8), Neojirin advertisement(Chosun Ilbo, 1934.8), Dongyang Theater advertisement(Chosun Ilbo, 1935.12), Byeolpyo Rubber Shoe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8.2), Echipi advertisement(Chosun Ilbo, 1938.12)

Figure 19

Figure 19
Joseon Theater advertisement(Chosun Ilbo, 1928.4), Joseon Theater advertisement(Chosun Ilbo, 1929.1), Danseongsa Theater advertisement(Chosun Ilbo, 1929.2), Joseon Theater advertisement(Chosun Ilbo, 1932.5), Taepyeong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9.3), Okeh Records advertisement(Chosun Ilbo, 1937.10)

Figure 20

Figure 20
Gurabu advertisement(Chosun Ilbo, 1925.7, 1925.8), Kaoru advertisement(Chosun Ilbo, 1928.2, 1927.7), Asuta advertisement(Chosun Ilbo, 1929.7, 1930.9), Gengoru advertisement(Chosun Ilbo, 1934.4, 1936.6), Doguhon advertisement(Chosun Ilbo, 1939.4), Sumairu advertisement(Chosun Ilbo, 1935.11, 1939.4), Hechima Cologne advertisement(Chosun Ilbo, 1938.10), Poritamin advertisement(Chosun Ilbo, 19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