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s of Design Research
[ Article ]
Archives of Design Research - Vol. 35, No. 3, pp.321-337
ISSN: 1226-8046 (Print) 2288-298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Aug 2022
Received 27 May 2022 Revised 09 Jul 2022 Accepted 16 Jul 2022
DOI: https://doi.org/10.15187/adr.2022.08.35.3.321

서기흔 주도 디자인 통합교육 사례의 특징과 형성 배경

Hyeon Joo Kang강현주
Department of Design Convergence, Professor, Inha University, Incheon, Korea 인하대학교 디자인융합학과, 교수, 인천, 대한민국
The Characteristics and Formative Backgrounds of Integrated Design Education Led by Shur Ki-heun

초록

연구배경 서기흔(1953년생)은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디자인 교육자다. 1988년에 경원대학교 교수로 부임한 후 2018년에 가천대학교에서 정년퇴임을 할 때까지 30여 년간 그는 교수이자 디자이너로서 디자인 교육과 디자인 실무를 병행했다. 디자인문화운동작업으로 대표되는 서기흔의 디자인 통합교육 사례는 산업에서 문화로 디자인의 관심이 확장되고 학제적인 디자인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에 디자인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실천했다는 점에서 고찰될 필요가 있다.

연구방법 본 연구는 문헌 연구와 인터뷰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서기흔의 디자인 작품 및 활동, 그리고 디자인 교육 관련 자료를 조사했다. 서기흔과 인터뷰하고 1980년대부터 오랜 기간 그와 교류해온 권혁수의 글과 인터뷰 내용 등을 참고했다. 또한 좌담회를 기획해 초창기 서기흔 수업에 참여한 공동 지도교수와 제자들을 초청해 대화를 나누었다.

연구결과 서기흔의 디자인 통합교육은 솟대 프로젝트 이전과 이후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1989년부터 2001년 1학기까지로 이 시기에 그는 출판 및 편집 디자인에서 출발해 지역공동체 디자인으로 수업의 범위를 넓혀 나갔다. 두 번째는 2001년 2학기부터 2018년 1학기까지로 이 시기에 서기흔은 미래형 디자이너를 위한 21세기 디자인 교육모델로서 디자인문화운동작업을 기획하고 실천해 나갔다. 두 시기를 아우르는 서기흔 디자인 통합교육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디자인 실무와 디자인 교육의 통합 모델이다. 둘째는 관계지향 디자인 교육을 통한 디자이너 커뮤니티의 활성화 도모이다. 셋째는 문화생산자로서 디자이너의 사회적 역할 강조이다. 넷째는 디자인 교육 도구로서 드로잉과 일러스트레이션의 적극적 활용이다.

결론 한국 대학에서 현대적 의미의 디자인 교육이 시작된 것은 해방 직후부터지만 1980년대 후반까지도 디자인 교육의 목표 및 방법론, 교과과정에 대한 논의가 미흡한 상황이었다. 서기흔은 이러한 디자인 교육 현실의 한계점을 개선하고 시대적 요구와 사회문화적인 맥락에 부합하는 디자인 통합교육을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Abstract

Background Shur Ki-heun (born 1953) is a graphic designer and design educator. After joining Kyungwon University as a professor in 1988, he conducted design practice and design education at the same time for over 30 years until he retired in 2018. It is worth paying attention to the integrated design education case of Shur Ki-heun in that he actively sought and practiced a new paradigm of design education in a situation where interest in the design field expanded from industry to culture and the importance of multidisciplinary design research was emphasized.

Methods This research was mainly carried out by reviewing literature and conducting interviews. The design works and activities of Shur Ki-heun and references related to his design education were investigated. The interview with Shur Ki-heun was the basis, and the writings of Kwon Hyuk-soo, who has been in exchange with him since the 1980s, was referred to. It also held a round-table talk with Seo Ki-heun's colleagues and early disciples.

Results Shur Ki-heun's integrated design education is divided into before and after the Sotdae project. The former is from 1989 to the first semester of 2001, during which time he started from editorial design and expanded the scope of his classes to community design. The latter is from the second semester of 2001 to 2018. During this period, Shur Ki-heun started a class under the title of ‘initiative to design culture’ as a 21st century design education model for future designers and practiced it until retirement. The main characteristics of Shur Ki-heun’s integrated design education spanning the two periods are as follows. First, the program was intended to present an integrated model of design practice and design education. Second, an attempt was conducted to revitalize the designer community through relation-oriented design education. Third, the social role of designers as cultural producers was emphasized. Fourth, drawing and illustration were actively used as design education tools.

Conclusions Modern design education in South Korean universities started after liberation, but the goal, methodology, and curriculum of design education were not systematized until the late 1980s. Seeing that design education needs to be improved, Seo Ki-heun developed a future-oriented integrated design education program that fits the needs of the times and socio-cultural context by utilizing his field experience as a designer.

Keywords:

Shur Ki-heun, Design Education, Design Culture, Design History, 서기흔, 디자인 교육, 디자인 문화, 한국 디자인사

1. 서론

1. 1. 연구 배경 및 목적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디자인 교육자인 서기흔(1953년생)은 2018년에 <디자인.학교.서기흔: 현.장.사.유.중.심> 전을 개최했다. 정년퇴임을 기념해 열린 이 전시회의 목적은 ‘디자인 교육에 대한 열정과 의지, 상상과 실천, 실험의 장을 새롭게 구현하면서 그 의미와 가치의 현재성을 담론화, 도큐먼트화’하는 것이었다.1) 1980년대부터 교류해온 권혁수2)는 서기흔의 디자인 교육은 실무 현장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으며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며 공명해왔다고 평가했다. 서기흔은 디자인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디자이너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선후배 및 동료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했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 어깨 나란히』(1989, 1992)에서 처음 시작해 교육부 지방대학특성화사업(1997~2001) 및 디자인문화운동작업(2001~2018)에 이르기까지 그가 주도했던 디자인 통합교육의 주요 사례를 살펴보고 그 특성과 형성 배경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서기흔은 1979년 홍익대학교 응용미술과 졸업 후 1981년까지 ㈜홍성사 광고기획부에서 근무하며 광고 및 편집 디자인을 담당했다. 그 후 1982년부터 1987년까지 사회발전연구소에서 발간한 월간 『한국인』 및 『전망』 잡지 창간에 참여해 아트디렉터로 활동했다. 1982년에 경원전문대학에서 첫 강의를 시작한 후 명지전문대, 서울디자인아카데미, 대한출판문화협회 출판대학, 홍익대학교 등에서도 강의했다. 「문학서적 표지의 시각적 표현 방향에 대하여: 소설류 부문 베스트셀러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1986년에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같은 해 제3회 한국그라픽디자이너협회전 회원상을 수상하고 <전통문화의 올바른 전달을 위한 편집 디자인 연구 ① 하회마을>로 김남호와 함께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현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에서 상공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듬해인 1987년에는 <민족정신의 올바른 전달을 위한 편집 디자인 연구-한국독립항쟁사>를 출품해 특선을 받고 추천 디자이너가 됐다. ㈜인터내셔널 핵사커뮤니케이션에서 프로젝트 디렉터를 마치고 디자인 스튜디오인 A&C(Art & Communication)를 설립한 1988년에 경원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전임강사로 부임했다. 이후 그가 1991년에 설립해 2014년까지 운영한 I&I(Image and Imagination)는 토털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전문회사를 표방하며 삼성, SK, 포스코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의 사외보와 애뉴얼 리포트를 개발해 1990년대 기업출판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선도했다. 서기흔은 교육부 지방대학특성화사업 선정으로 설립된 경원대학교 차세대디자인정보센터(Design Center for the Future, 약칭 DCF)에서 디자인마스터아카데미 소장(1998~1999) 및 센터 본부장 (2000~2001)을 지냈다. 또한 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회장(2006~2007),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회 부회장(2007~2008), 한국기초조형학회 회장(2012~2014)을 역임했다. 이와 함께 그는 『태백산맥』(1986),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1992),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1993), 『개미』(1993), 『나는 파리의 택시 운전사』(1995) 등의 베스트셀러를 포함해 2천여 권의 책 표지 디자인을 했다.

1. 2. 연구 방법 및 범위

본 연구는 문헌 연구와 인터뷰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서기흔의 디자인 교육 및 실무 활동과 관련된 전시회 도록, 단행본, 논문, 신문 및 잡지 기사 등 기초 문헌을 조사했다. 서기흔 본인과의 인터뷰뿐만 아니라 그와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았던 권혁수의 글과 인터뷰 자료, 그리고 오근재가 서기흔과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미발표 원고를 통해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디자인 교육자로 살아온 서기흔의 면모를 고찰했다. 또한 서기흔 디자인 교육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우리 어깨 나란히』 수업에 참여했던 제자들과의 좌담회3) 개최를 통해 초창기 교육 상황에 대한 경험 및 그 영향과 의미에 대해 의견을 청취했다. 본 연구에서 다루는 시간적 범위는 서기흔이 경원대학교 교수로 부임한 1988년부터 가천대학교에서 정년퇴임 한 2018년까지다.


2. 서기흔 주도 디자인 통합교육 주요 사례

30여 년간 이어진 서기흔의 디자인 교육은 디자인문화운동작업 시작 전인 1989년부터 2001년 1학기까지의 시기(Table 1)와 디자인문화운동작업이 시작된 2001년 2학기부터 2018년 1학기 정년퇴임 때까지의 시기(Table 2)로 구분된다. 분수령이 된 것은 첫 번째 디자인문화운동작업이었던 솟대 프로젝트(2001~2002)였다. 교육부 지방대학특성화사업 종료 후 그는 5년 간 사업에 참여해 거둔 교육적 성과를 주체적으로 이어나가고자 했다. 디자인문화운동작업에서 문화는 넘나들기와 가로지르기를, 운동은 디자이너 간 교류 활성화를 통한 시너지 창출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4) 서기흔은 솟대를 주제로 디자인문화운동작업을 시작하면서 『우리 어깨 나란히 이웃』에서 시도했던 총체적 디자인으로서의 편집 디자인과 21세기를 앞두고 대학 디자인 교육의 새로운 비전 모색을 위해 재학생과 졸업생, 학과 전임 교수 및 후원 디자이너들과 함께 마련한 기획전이었던 <경원 21C 준비전>5), 진로쿠어스맥주와의 산·학 협동전,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육부 지방대학특성화사업에서의 관·산·학 협력 프로젝트 경험을 집약해 프로그램을 구체화했다. 솟대 이후에는 인간, 개, 아줌마, 녹색, 블랙, 사각형, 해골, 격물치지, 행동강령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전시회를 잇달아 개최하고 프로젝트 백서를 기획출판물로 발간했다.

Design Education Cases before the Sotdae Project (1989~2001)

Design Education Major Cases from the Sotdae Project and beyond (2001~2018)

서기흔의 디자인 교육 활동 중 특히 통합교육 차원에서 주목할 사례로는 『우리 어깨 나란히』, <남한산성을 다시 디자인한다>, 솟대 프로젝트, 개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먼저 『우리 어깨 나란히』는 그가 대학 졸업 후 디자인 실무 현장에서 쌓은 출판 및 편집 디자인, 그리고 일러스트레이션 작업 경험을 종합해 디자인 교육의 새 방향을 모색한 첫 시도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남한산성을 다시 디자인한다>는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의 유기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 지역공동체 기반의 디자인 사회화를 도모한 사례였다. <솟대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 전시와 프로젝트 백서인 『솟아오름에 대한 상상』의 발간으로 디자인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았던 솟대 프로젝트는 서기흔이 디자인 통합교육 프로그램을 체계화해 정년퇴임 때까지 이어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세상을 향해 짖는 즐거운 상상』과 『오마이독 오마이갓 (Oh My Dog Oh My God)』이라는 두 권의 기획출판물 발간과 수차례의 초대전으로 이어진 개 프로젝트는 디자인문화운동작업의 여러 주제 중 특히 서기흔 개인의 삶과 철학이 깊게 투영된 사례였다.

2. 1. 『우리 어깨 나란히』(1989, 1992)

서기흔의 디자인 통합교육은 경원대학교 부임 초기에 진행된 편집 디자인 수업의 결과물인 『우리 어깨 나란히』에서 시작되었다. 1989년에 『우리 어깨 나란히_이웃 사랑의 올바른 이해를 위한 편집 디자인 연구』가 발간됐고, 1992년에 『우리 어깨 나란히 2_시각장애인의 삶과 꿈』이 나왔다. 1993년에도 3호 출간을 준비했으나 인쇄되지 못하고 미완의 프로젝트로 남았다. 3호 학생 편집장이던 조주연은 <디자인.학교.서기흔: 현.장.사.유.중.심> 좌담회에 참석해 당시 콘텐츠 준비는 모두 끝마쳤으나 아쉽게도 인쇄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이 수업에는 출판물의 테마 선정 및 기획에서부터 소재 발굴, 취재, 원고작성, 촬영, 편집 디자인, 책자 발간 후원자 물색 등 인쇄 및 출판의 전 과정이 포함돼 있었다.

Class Overview on Our Shoulder-to-Shoulder

이 수업을 진행하며 서기흔은 학생들이 ‘출판의 사회적·문화적 역할과 사명을 이해하고 이웃에 대한 사랑과 진지하고 올바른 인식을 디자인 작업에 접목’시키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수업 결과를 책으로 만드는 과정에서는 그래픽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에게 자문과 도움을 요청해 학생들이 디자인 실무 현장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계기로 삼았다.

Figure 1

Our Shoulder-to-Shoulder Vol. 1 & Vol. 2

2. 2. <남한산성을 다시 디자인한다> (1999)

교육부 지방대학특성화사업 자유 응모 부분에 선정된 경원대학교는 차세대디자인정보센터를 설립했다. 교육부는 1997년 1월에 21세기를 대비하여 경쟁력 있는 지방대학을 육성하기 위해 2001년까지 5년간 매년 10억 원씩, 총 50억 원을 지원하겠다는 특성화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서기흔은 이 사업이 ‘모든 것의 변화와 모든 것의 종합’이라는 시대의 핵심을 실천하고 검증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I&I에서 삼성 같은 대기업과 함께 진행했던 글로벌 차원의 기업출판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의 실무 현장 경험과 <경원 21C 준비전>을 기획하며 준비했던 대학 교육 혁신 방안을 종합한 계획서를 작성해 대학 본부에 제출했고 이것이 경원대학교의 최종안으로 확정됐다.6) 그의 구상을 바탕으로 차세대디자인정보센터는 산하에 디자인마스터아카데미, 디자인종합연구소, 디지털디자인정보도서관를 두고 선진국형 산업 개편과 지역사회 개발, 대학 교육 국제 경쟁력 강화 전략에 맞춘 미래형 디자인 발전모델 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1998년 5월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센터 개관 기념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는 <21세기 환경변화에 따른 디자인의 과제>를 주제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21세기 디자인 교육의 목표 및 디자인의 사회적 실천, 디자인과 관련된 생태 및 지역과의 관련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7)

서기흔은 디자인마스터아카데미8) 소장직을 맡아 수행하면서 관·산·학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디자인의 사회화를 실현하는 실제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는 삶이나 일상생활과 유리된 교육의 불균형, 이론과 실제의 부조화, 결과 중심 및 공급자 중심 교육, 교과과정 중복 등을 대학 디자인 교육이 당면한 문제점으로 파악했다. 특히 당시 아이덴티티 디자인 수업 방식이 학생들이 졸업 후 디자이너로서 사회적인 역할을 하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토탈 아이덴티티 디자인(Total Identity Design)을 통한 통합 가치 실현을 위해 다양한 분야와 연계해 디자인 문제를 폭넓게 해결하는 경험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자 했다. 그는 경원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남한산성을 수업 대상지로 선정해 지역사회 문제를 진단하고 디자인 해법을 탐구함으로써 지역공동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Figure 2

Redesigning Namhan Sanseong

1998년 2학기에 학생들은 남한산성 이미지 구축을 위한 토대 마련을 위해 현장 답사, 주민들과의 대화, 역사문헌 자료 수집, 관·산·학·연 협동 세미나 개최, 이용자 여론조사 등을 실시해 남한산성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적 자산을 이해하고 습득했다. 이러한 조사 및 연구 활동을 바탕으로 로고, 엠블럼, 캐릭터, 포스터 등을 디자인했다. 1999년 1학기에는 아이덴티티 개발 계획 단계, 문제 인식 단계, 문제 제기 단계, 개념화 단계, 정책 방향 수립 단계, 문제해결 단계, 디자인 개발 단계를 포함해 평가, 발표, 적용, 운동 확산 등 그동안의 프로그램 전반의 내용을 담아 백서를 만들었다.9) 탈경계와 통합을 통해 전문성과 다양성의 일체화를 추구한 서기흔은 이후 <모란시장을 다시 디자인한다>, <색을 통해 사회를 본다> 등의 주제를 차례로 다루며 지역공동체 디자인을 통한 관계지향 통합교육의 가능성을 실험해나갔다.

2. 3. 디자인문화운동작업 솟대 프로젝트 (2001~2002)

서기흔의 디자인 통합교육이 체계적인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2001년 2학기부터 2002년 1학기까지 진행된 솟대 프로젝트에서였다. 그는 전통 소재인 솟대와 디자인문화를 연결해 만든 ‘솟아오름’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학생들이 자유롭고 다양한 이미지를 상상하도록 했다. 이 수업에서 그는 디자인과 문화예술이 만나 과거와 현재, 개인과 사회, 사물과 현상을 넘나들며 바로 지금 여기에 대해 묻고 답하는 실천적 디자인 행동을 펼치고자 했다.10) 디자이너가 테크니션이 아니라 사회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문화생산자가 돼야 한다는 문제의식 아래 서기흔은 기존의 디자인 교육 방식으로 성취할 수 없는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보다 다학제적이고 심층적인 디자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솟대는 주제이자 대상이고 동시에 표현 전략이자 디자인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교육부 지방대학특성화사업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마스터플랜 및 방법론을 구성하고 현장 답사, 초청 특강, 프로모션 상품 개발, 백서 기록, 전시 등이 포함된 교과과정을 마련해 5명의 객원 지도교수들과 함께 학생들을 지도했다.11)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2001학년도 2학기에 진행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과목의 수업 목표는 다음과 같다.

21세기 차세대 디자인 환경에서 ‘디자인 종합’의 개념과 다학제적 훈련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의 핵심 목표이자 경쟁력의 해결 방안이다. 이 과목은 ‘디자인 종합’을 교과 목표로 하며 미술과 디자인, 이론과 실제, 문화와 비즈니스를 아우르기 위해 다매체와 다장르가 입체적으로 결합된 Big & Long 산학협력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이 수업을 통해 디자인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마스터하고, 창의적인 사고법과 시각 조형 언어를 창출하여 디자인 디렉터와 디자인 작가로서의 자질을 갖추는 데 목표를 둔다.12)

2002년 6월 5일부터 6월 11일까지 인사동 덕원갤러리에서 열린 <솟대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에서는 수업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 사진과 관련 조사 자료뿐 아니라 학생들이 솟대를 소재로 디자인한 티셔츠, 달력, 머그컵 등 다양한 프로모션 아이템들이 함께 선보였다. 또한 프로젝트 백서인 『솟아오름에 대한 상상』이 발간됐다.

Figure 3

“Sotdae, Initiative to Design the Culture” Exhibition

2. 4. 디자인문화운동작업 개 프로젝트 (2004, 2013~2014)

서기흔은 솟대와 인간에 이어 세 번째 디자인문화운동작업으로 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는 개라는 주제가 ‘디자인은 디자인 바깥에 있다’는 통합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자신의 문제의식과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화두를 충족시키는 한편 사회적인 메시지도 담고 있다고 보았다. 개를 주제로 삼게 된 동기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은 디자인과 예술, 이미지와 텍스트, 학교와 현장을 가로지르는 대안 교육을 제안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1년 동안 끌고 나가야 하는 마라톤 같은 과제라 할 수 있죠. 학생들에게 긴 호흡을 가르쳐주기 위해 시작했는데 주제를 정할 때 다양한 조형적 실험이 가능한 대상이어야 하고, 인문적 탐구가 가능해야 하며, 텍스트를 생산하고 세상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몇 가지 조건이 있었습니다. I&I를 운영할 당시 마당에 개를 한 마리 키웠는데, 어느 날 유레카처럼 개를 통해 관계, 뉘우침 등에 관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죠.13)

서기흔은 “영어 단어 ‘dog’를 거꾸로 쓰면 ‘god’이 된다. 이 역설은 개 안에 들어 있는 신성(神聖)을 드러낸다. 공존과 상생, 존중의 미학이 단어 속에 숨어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디자인문화운동작업을 통해 개를 빗댄 삶에 대한 철학과 해학을 보여주고자 했다.14) 2005년 3월 31일부터 4월 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 <세상을 향해 짖는 즐거운 상상>전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그린 지필묵 드로잉 9,900여 점, 도자조형-부조 및 입체 445여 점, 사진 2,500여 점, 자료 4,300여 장, 일러스트레이션 340여 장 중 선별한 결과물들이 선보였다. 이 전시에는 강경구, 안상수, 이성표, 현태준 등의 아티스트와 디자이너가 참여했고, 『세상을 향해 짖는 즐거운 상상』 단행본에는 진중권, 김규항, 박민규 등의 글이 함께 실렸다.15)

Figure 4

“Joyful Imagination that We Bark at the World” Exhibition

Figure 5

“Dog God” Exhibition

서기흔은 2004년과 2008년에 이어 2013년부터 2014년에도 다시 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14년 5월 9일부터 21일까지 팔레 드 서울의 기획초대전 형식으로 열린 <도그 갓 (Dog God)> 전시회에서 그는 개를 통해 얻은 사유를 3자 6행의 시로 함축시킨 명제들을 학생들의 작업과 함께 선보였다. 2014년 12월 9일부터 14일까지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다시 열린 <도그 갓> 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가깝게 지낸 동물인 개를 통해 인간을 들여다보고 세상을 돌아보자는 메시지가 담긴 문화·사회 운동’으로 기획되었다. 학생들은 사용자들 간의 직접 소통으로 반려견의 짝을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인 ‘교배 어플 개팅’, 유기견을 위한 기부 앱인 ‘도기부’ 등의 콘텐츠뿐 아니라 부패한 사회를 향해 짖는 ‘독설 시시비비’, 개라는 뜻의 각 나라별 단어를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인 ‘월드 독’ 등 시각 유희가 돋보이는 다양한 디자인 결과물을 만들었다. 학생들은 인간과 동물, 나아가 이웃과의 관계 맺음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디자인 언어로 탐구하고 디자인 작품을 통해 사랑의 윤리를 실천하는 반려동물로서 개의 가치와 공존의 미학을 실현케 하는 개의 본질을 보여주고자 했다.16) 이 전시회에는 권명광, 백종열, 이성표 등 28명 디자이너가 개 조형물 페인팅에 참여해 영상, 도자 조형, 드로잉, 일러스트레이션 등의 다양한 장르와 함께 개 혹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였다.17) 『오 마이 독 오 마이 갓-세상을 향해 짖는 즐거운 상상』 단행본도 출간됐다. 이후 2015년 4월 8일부터 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도 한일 수교 50주년 기념 초대전으로 개최됐다. 정년퇴임 후 서기흔은 개와 관련된 자료를 계속 축적해 나가며 2020년에 디자인하우스 사의 초대로 <나는 누구개> 전시회18) 를 개최해 개 뮤지엄(Museum of Dog Art) 설립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3. 서기흔 주도 디자인 통합교육의 특징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으로 대표되는 서기흔의 디자인 통합교육 실천은 ‘디자인은 디자인 바깥에 있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그가 세운 디자인 교육 실험/실천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과제 중심에서 (현장 및 1년 단위) 프로젝트 중심 학습으로, 두 번째는 장르 중심에서 주제 중심의 (원 소스 멀티 유즈) 학습으로, 세 번째는 실기/표현 중심에서 기획과 전략, 토론과 프레젠테이션 중심의 학습으로, 네 번째는 시각 형식 중심에서 나아가 내용(글쓰기 포함) 중심의 학습으로, 다섯 번째는 평면 중심에서 평면/입체/설치/이벤트/재료 중심의 학습으로, 여섯 번째는 컴퓨터 중심에서 드로잉(그리고/만들고/찍고/설치) 학습과의 조화로, 일곱 번째는 결과 중심에서 리서치/방법론, 집중/몰입 중심의 순환학습으로, 여덟 번째는 개인 작업 중심에서 공동작업, 팀작업, 개인작업 간의 순환학습으로, 아홉 번째는 평가 중심에서 전시, 출판, 협업, 콘텐츠 생산, 창업 중심의 학습으로, 열 번째는 보이는 것 중심에서 보이지 않는 것과 사람 중심의 학습으로의 확장과 전환이다.19) 이러한 바탕 하에 그가 주도한 디자인 통합교육에는 디자인 교육과 실무 현장 간의 유기적 관계 형성, 디자인 교육을 통한 디자이너 커뮤니티의 활성화, 문화생산자로서의 디자이너 인식 고양, 디자인 교육 도구로서 드로잉과 일러스트레이션의 적극적 활용이라는 공통된 특성이 나타나 있다.

3.1. 디자인 교육과 실무 현장 간의 유기적 관계 형성

디자인 스튜디오인 A&C를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교수가 된 서기흔은 평생 교수-디자이너라는 이중 정체성을 가지고 디자인 교육과 디자인 비즈니스 활동을 병행했다. 특히 A&C에 이어 설립한 디자인 전문회사 I&I의 실무 현장은 학생들이 졸업 후 좀 더 심화된 디자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일종의 대학원 과정 같은 성격을 지녔다. I&I는 서기흔의 디자인 통합교육을 다각도로 지원했으며 이 회사를 거쳐 간 졸업생들은 이후 디자인문화운동작업에 공동 지도교수로 참여하거나 관련 전시회 및 출판물에 작품과 글을 선보이는 등 협력 관계를 이어나갔다. 그보다 앞 세대 디자이너들의 경우, 특히 아이덴티티 디자인 분야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디자인 스튜디오 운영을 병행한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경원대학교 시각디자인과와 I&I처럼 오랜 기간 대학 수업과 전면적이고 긴밀하게 직접적 협력 관계를 유지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것은 서기흔이 대학 교수가 된 후에도 디자인 교육자로서만이 아니라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이자 아트디렉터, 그래픽 디자이너, 편집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디자인 실무 현장에서 평생 전방위적인 활동을 끊임없이 펼쳐 나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3. 2. 디자인 교육을 통한 디자이너 커뮤니티의 활성화

서기흔은 홍성사 시절에 자신과 함께 근무했던 디자이너들이나 『한국인』지의 아트디렉터로 일하며 표지 작업을 의뢰했던 선후배 및 동료 디자이너들과 일러스트레이터들, 그리고 A&C와 I&I에서 일했던 디자이너들과의 친분을 이어나갔다. 국내 디자인계가 지나치게 개인화돼 있어서 디자인 담론을 공론화할 디자이너 커뮤니티 형성이 시급하다고 본 그는 수업이나 전시, 그리고 출판물을 기획하면서 자신과 교류해온 디자이너들이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정년퇴임 기념 <디자인.학교.서기흔: 현.장.사.유.중.심> 전시회 오프닝 행사에 참석한 다양한 연령대의 디자이너들은 디자인계 네트워크 및 커뮤니티 활성화에 있어서 그의 역할과 기여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활동 시기별로 서기흔이 교류해 온 디자이너들을 살펴보면 Table 3과 같다.20)

Shur Ki-heun’s Network of Designers According to the Period of His Activities

3. 3. 문화생산자로서의 디자이너 인식 고양

서기흔은 현대 사회에서 디자이너는 문화생산자로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는 디자인은 사회적 산물이며 그 생산의 유통, 소비의 형식과 내용은 그 시대의 문화적 패턴을 결정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디자인 교육은 문화적 차원의 세계인식과 시대정신, 사고 행위의 디자인 마인드를 배양하는 학습 과정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21)

이러한 생각은 수업 결과를 전시회 개최와 단행본 발간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회에 알리려는 노력으로 이어졌다. 특히 백서에서는 작품 이미지만이 아니라 프로젝트 전반의 과정과 관련 자료에 대한 기록들이 꼼꼼히 텍스트로 담겨 있어 글쓰기 훈련 역시 중요한 디자인 통합교육의 한 방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디자인 교육에는 예술혼과 인문학적인 상상력,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수적이며 ‘디자이너는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인 언어의 능통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크리에이터의 가치-예술가로서의 디자이너-를 추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콘텐츠의 외모를 가꾸는 일을 넘어서 내용을 가공하고 시각물로 번역하는 사회의 문화생산자가 오늘이 요청하는, 그리고 내일을 주도할 디자이너의 기준’이라고 보았다.22) 서기흔의 이와 같은 인식은 <솟대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에 대한 좌담에서의 다음과 같은 발언에 잘 나타나 있다.

다양성은 곧 문화의 본질적 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언한다면, 다양성은 곧 문화 자체이고 문화를 구성하는 인프라인 것이죠. 여기서 다양성은 개인의 창의성을 전제 조건으로 합니다. 개인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정보, 지식을 어떻게 다양하게 구성해서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느냐, 이것이 이 시대 교육의 핵심이고 ‘디자이너는 문화생산자’라는 명제의 방법적 질문일 것입니다.23)

3. 4. 디자인 교육 도구로서 드로잉과 일러스트레이션의 적극적 활용

서기흔은 순수예술가의 개성과 작업에 몰입하는 치열함을 배우면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브 향상 및 정체성 찾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수업에서 드로잉과 재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칫 컴퓨터 작업에만 의존하기 쉬운 학생들이 직접 몸으로 다양한 재료들을 다루어보도록 했다. 또한 그 자신 역시 평소 디자인 작업에서 지필묵 드로잉 방법을 자주 활용했다. 드로잉이 디자인 사고와 표현의 출발점을 환기시키는 시각적 훈련이라고 본 그에게 드로잉은 디자인 기초를 다지는 효과적인 교육 도구였다. 서기흔이 생각한 디자인과 드로잉의 관계는 최근 한국디자인학회에서 출간한 『디자인 연구 논문 길잡이』에서 설명하고 있는 디자인 개념 및 어원과 긴밀하게 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전적으로 design은 프랑스 단어 dessin(데생)과 이탈리아 단어 disegno(디세뇨)를 영어로 번역한 것이다. 데생은 드로잉과 함께 패턴이나 원리를 찾는 능력을 의미한다. 피렌체 시대부터 사용한 디세뇨는 회화, 조각, 건축을 마스터한 ‘보편적인 예술가’를 훈련하는 핵심 활동인 드로잉을 의미한다. 여기서 드로잉의 목표가 해부학과 원근법 같은 기본 예술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를 정리하면 디자인은 드로잉이라는 도구를 통해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행위나 활동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24)

한편 서기흔이 대학 졸업 후 사회에 첫 발을 내딛던 1970년대 후반은 과거 삽화 개념 정도로 이해되던 일러스트레이션이 그래픽 디자인의 새로운 전문 영역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시기였다.25) 그는 1980년대 초반에 월간 『한국인』에서 아트디렉터로 일하면서 창간호에서부터 일러스트레이션을 적극 활용했고 그 잡지의 표지 일러스트를 가장 많이 그린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했다. 서기흔에게 있어 일러스트레이션은 텍스트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결성을 지닌 고유한 디자인 영역이었고 이러한 인식은 디자인 교육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4. 서기흔 주도 디자인 통합교육의 형성 배경

4. 1. 서기흔 주도 디자인 통합교육의 생애사적 배경

서기흔이 디자인을 전공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때 사생대회에 나간 후 중고등학교 시절에 미술반 활동을 계속했고 미술실기대회에서 잇달아 입상해 그림에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홍성사와 사회발전연구소에서 여러 에디터와 일하면서 미술대학 출신으로서 그동안 가져온 조형 중심의 가치체계 및 디자이너로서의 행동 양식에 혼란을 겪고 디자인 작업에서 텍스트의 맥락과 메시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26) 그는 실무 현장에서 만났던 회사 대표와 저자, 에디터, 포토그래퍼, 플래너를 모두 자신과 같은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했다. 특히 프로젝트 진행 중 에디터로부터 예상치 못한 영감을 얻게 되었을 때는 질투와 열정을 동시에 느꼈다고 밝혔다. 서기흔에게 영향을 준 회사 대표로는 홍성사의 이재철 대표, 사회발전연구소의 고 장덕진 회장, 현암사의 조근태 대표, 좋은책의 홍범준 대표, 디자인하우스의 이영혜 대표가 있다. 이와 함께 포토그래퍼로는 구본창과 배병우를 꼽았고 에디터로는 김동완, 김신, 김종호, 박남숙, 박상기, 박정환, 백순기, 서동면, 이상현, 이종욱, 이혜옥, 전유니, 형난옥 등을 기억했다. 플래너로는 권혁수, 이원식, 이종국 등이 있다.27)

한편 『한국인』의 아트디렉터로서 그는 경쟁 잡지와의 차별화를 위해 잡지 표지에 일러스트레이션을 도입했는데 이는 매우 파격적인 시도였다. 잡지를 만들면서 편집 디자인에 큰 관심을 갖게 된 서기흔은 1986년에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이하 산디전)에 <전통문화의 올바른 전달을 위한 편집디자인 연구/ ① 하회마을>을 대학 후배인 김남호와 함께 기획하여 출품했는데 이전에도 책 표지 및 내지 디자인이 출품된 적이 있었지만 완성된 책자가 토털 디자인 개념으로 제출된 경우는 없었다. 상공부 장관상 수상 후 가진 인터뷰에서 서기흔은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는 데에는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고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며 사진, 편집, 인쇄 등은 기본이고 여러 분야 사람들의 노력이 집약되기 때문에 그만큼 논리적이고 조직적인 작업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28) 그 이듬해인 1987년에는 <민족정신의 올바른 전달을 위한 편집 디자인 연구-한국독립항쟁사>로 특선을 받아 추천 디자이너 자격을 얻었다.29)

1988년에 월간디자인사에서 주최한 일러스트레이션 페스티벌 행사의 디자인 의뢰를 받은 서기흔은 당시 EIP(Event Identity Program) 개발 경험이 없었지만 미국 베스트 일러스트레이터 원화전 및 워크숍, 그리고 제3회 BIM(Best Illustrator’s Medal) 공모전30)으로 구성된 이 행사를 위해 아트디렉터로서의 역량을 발휘해 아이덴티티 디자인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31) 그 후 서기흔은 A&C를 설립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강의를 나가고 있던 경원대학교 시각디자인과의 전임 교수가 되었다. 대학 졸업 후 홍성사를 거쳐 사회발전연구소에서 쌓은 잡지 출판 및 편집 디자인 실무 경험과 산디전 출품 및 아이덴티티 디자인 프로젝트 경험, 그리고 특히 I&I에서의 대기업 관련 글로벌 프로젝트 경험은 그의 초창기 디자인 교육 방향 설정 및 방법론 구축에 영향을 주었다.

4. 2. 서기흔 주도 디자인 통합교육의 사회문화적 배경

서기흔이 디자인 교육을 시작한 1980년대 후반에 한국 사회는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후 사회적으로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아지고 국제화와 개방화가 가속화되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종래의 디자인 교육 방식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성찰이 심화된 때기도 했다. 대학 교육이 실무 현장과 괴리돼 있어 학생들이 실무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과 함께 디자인 분야의 관심을 산업 중심에서 문화 중심으로, 그리고 다학제적으로 확장해가야 한다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었다.

삶과 일상에 디자인이 결부되지 못하는 미성숙 교육, 자판기식 비창의적 교수법, 교육목표 및 수업 전략의 불명확성 또는 획일성, 의미생산이 되지 않는 과제, 결과에 집중된 공급자 중심의 수업으로 인한 학생 비전의 상실, 포트폴리오 중심의 발표 기술 지상주의 및 교육 현장의 님비 현상에 대한 방관적 태도, 의사소통의 붕괴, 이론과 실제의 부조화, 내용과 방법의 불가능한 피드백 등 위태로운 목차가 즐비하다. 더구나 크리에이티브라는 추상적 가치를 통해 형성된 (디자인의) 역사는 그 시작과 끝이 배반적 관계를 가지고 있고, 디자인의 객관성과 크리에이티브의 추상성은 늘 긴장 상태로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관계 정신과 상호 작용을 통한 문제해결의 방법론 확립과 새로운 질서를 통한 교육 현장의 총체적 변화는 시급하다.32)

대학 디자인 교육의 문제점 및 한계에 대한 서기흔의 엄혹한 현실 인식은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1993) 이후 신경영을 표방하며 기업 혁신의 아이콘이 된 삼성의 글로벌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했던 I&I에서의 실무 현장 경험 또한 큰 영향을 미쳤다. 서기흔은 변화된 시대 상황과 디자인에 대해 높아진 사회적 기대와 요구에 공감하며 담론의 차원이 아니라 보다 실제적인 차원에서 통합적인 디자인 교육을 실천하고자 했다.33)

지금 분명한 것은, (디자인이) 전문성이라는 멍석에서 솜씨를 뽐내고 있을 때 ‘새로운 패러다임의 디자인 시대’가 코앞에 닥쳤다는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디자인 시대란 디자인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정보통신 발달에 의한 기술적, 경제적 제반 환경의 변화가 디자인에 반영되었음을 뜻한다. (중략) 다양성은 문화 그 자체이고 문화산업을 구축하는 인프라이다. 따라서 미래형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에서 겨냥해야 할 대상과 전략은 바로 ‘다양성에 대한 대처’이다. 다양성에 대한 대처는 곧 ‘발견의 힘’을 가지게 하는 데 있다. 발견의 힘은 물고기를 잡는 법에 해당된다. 즉 다양한 환경과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바탕이 중시되는 ‘준비된 디자이너’의 양성이다. (중략) 정보, 지식, 전략을 어떻게 다양성에 믹스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느냐가 곧 문화시대의 핵심이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하고 규정짓는 경쟁력이요 창의성이다. 우리는 이것을 ‘문화생산자’라고 부르기로 한다. 그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디자인 행동이 바로 <디자인문화운동작업>이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지원 프로그램이 관계 정신과 넘나들기를 모토로 하는 통합교육 프로그램이다.34)

서기흔은 디자인문화운동작업을 시작하기 전 이미 <남한산성을 다시 디자인한다>와 같은 지역사회 공동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관계의 디자인 시대’라는 점을 강조했는데35) 그가 언급한 관계 정신은 1990년대 후반에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중시했던 특성이기도 했다. 프랑스의 큐레이터이자 미술평론가인 니콜라 부리요는 『관계의 미학』(1998)을 출간하며 1990년대 동시대 예술가들의 활동과 예술 형태를 ‘관계’라는 개념으로 풀어냈다. 부리요는 새로운 것을 표방하는 것만으로는 동시대 예술의 기준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그 대안으로서 1990년대 예술의 역할이자 지향점으로서 ‘관계’라는 개념을 강조했다. 2002년 4월 5일에 문화 운동의 디자인, 직립의 디자인 교육이라는 주제로 열린 <솟대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 관련 좌담회에 참석한 권혁수는 문화의 세기를 맞아 ‘디자인은 무엇인가, 디자이너는 누구인가’와 같은 질문들이 다시 시작되면서 디자인 대상에 대한 의미든 디자이너의 의미든 그 존재와 관계의 의미를 회복해가고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이 우리의 일상에 디자인이 과연 무엇으로 어떻게 있는가를 환기시키면서 자연스럽게 디자인을 문화적인 의미의 문제로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고 있으며 서기흔이 시도하는 디자인문화운동작업이 디자인을 다시 발견하는 교육적 효과를 갖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36)

한편 1996년에 산업자원부가 설립한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약칭 IDAS)에서 교수로 재직했던 게오르그 테오도레스쿠는 현대 사회에서 디자이너가 전문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풍부한 지식을 소유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앞서 창출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는 디자인의 참여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통합적인 문제해결 능력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에 디자이너에게 진정 필요한 교육은 통합교육이라고 말했다. 그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새롭게 요구되는 디자이너 경쟁력으로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디자이너는 다양성을 창조하는 패러다임 선구자 역할을 다하고 풍부한 지식의 소유자가 되어야 한다. 둘째, 디자이너는 문제 전체를 조망할 수 있고 그 해결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디자인은 다양한 영역까지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디자이너는 사회적인 책임 의식을 느끼고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 다섯째, 디자인은 지역적 조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37)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활발하게 이어진 디자인계 담론을 반영한 테오도레스쿠의 제안은 다양성 창출과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서기흔의 문제의식과 통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시대 상황과 사회 분위기, 그리고 문화예술계의 흐름을 공유하면서도 서기흔이 실천한 디자인 통합교육은 학술적이고 이론적인 고찰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본인이 디자인 실무를 하면서 얻게 된 디자이너로서의 치열한 현장성과 작가로서의 디자이너라는 가치관을 대학 교육에 실질적으로 접목하고자 하는 주관적 인식과 개인적 노력, 그리고 통합이라는 방향성에 대한 확신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5. 결론

서기흔은 ‘학생은 훌륭하다’는 생각을 화두로 삼고 ‘학생에게 밤샘을 시킬 권리가 선생에게 없다면, 학생도 농땡이 칠 권리가 없다. 학생이 공부 안 할 권리가 있다면, 선생은 그에 대해 분노할 권리가 있다’는 자세와 각오로 학생들을 평생 지도했다.38) 그는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의 디자인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형 디자이너 양성을 위한 교육목표로 지적능력 체계화, 디렉션 능력, 상상력 이미지 생산, 멀티 응용 능력 등 네 가지를 설정했다. 그리고 디자인 내용의 종합화를 위해 통합화를, 디자인 형식의 전문화를 위해 특성화를 전략으로 삼고 디자인 교육의 다양화, 정보화, 문화화, 콘텐츠화를 시도했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는 산학협력, 프로젝트의 규모화와 전략화, 산학교수제 및 초청 특강, 연합수업, 토론 학습 및 작업일지, 객원 아트디렉터제, 외부평가단 및 시상제, 전시 발표, 프로젝트 백서, 마스터플랜 맵, 대안교육 방학 워크숍 등을 제시했다. 솟대 프로젝트에서 체계화된 후 정년퇴임 때까지 지속된 서기흔의 디자인문화운동작업은 진행 연도와 주제, 학내외 여건에 따라 수업 범위나 결과물 및 발표 방식에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디자인 통합교육 추구라는 일관된 목표 아래 고유의 방식을 유지해 나갔다. 그리고 그가 생각했던 디자인 통합교육의 기본 방향은 솟대 프로젝트 당시 작성한 ‘미래형 디자이너를 위한 디자인 교육 정책, 전략, 방법론 마스터플랜’과 ‘디자인문화운동작업 마인드맵’(Figure 6 참조)에 잘 나타나 있다.

Figure 6

Master Plan and Mind Map of Initiative to Design the Culture (2002)

디자인 실무와 디자인 교육의 통합, 관계지향 디자인 교육을 통한 디자이너 커뮤니티의 활성화 도모, 문화생산자로서 디자이너의 사회적 역할 및 글쓰기 능력 강조, 디자인 교육 도구로서 드로잉과 일러스트레이션의 적극적 활용 및 다양한 재료 경험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서기흔의 디자인 통합교육은 대학 디자인 교육의 현재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확장성과 보편성을 갖춘 21세기 대학 디자인 교육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기보다는 깊이 있는 통찰과 프로그램의 구체성 및 수월성에도 불구하고 특수하고 예외적인 사례에 머무른 한계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지난 30여 년간 교수-디자이너로서 실천해온 디자인 통합교육은 디자인계 안팎에서 새로운 디자인 교육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며 영향을 주었고, 미래 디자이너 세대를 위한 디자인 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도모할 때 하나의 이정표이자 자극제로서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주목해볼 가치가 있다.

Glossary

1) <디자인.학교.서기흔: 현.장.사.유.중.심> (2018.10.15.~2018.10.31. 두성인더페이퍼갤러리) 전시소개 참조. 1988년 경원대학교 교수로 부임한 서기흔은 2018년 가천대학교에서 정년퇴임을 했다. 경원대학교는 가천길대학교와 통합해 2012년 가천대학교가 되었다.

2) 권혁수는 1982년 창간된 월간 『한국인』에서 서기흔의 후임으로 일했으며, 경원대학교(현재 가천대학교)에서 강의하고 I&I에서도 함께 일했다. <디자인.학교.서기흔: 현.장.사.유.중.심> 전시 기획에 참여했다.

3) <디자인.학교.서기흔: 현.장.사.유.중.심> 전시회 기간 중인 2018년 10월 22일(월)에 두성종이 인더페이퍼 갤러리에서 『우리 어깨 나란히』 다시 읽기 라운드테이블 행사가 개최되었다. 강현주가 진행을 맡고 『우리 어깨 나란히』 수업의 지도교수였던 서기흔과 2호 편집장이었던 반윤욱, 3호 편집장이었던 조주연, 3호 참여 학생이었던 남정이 함께 했다. 또한 권혁수와 김찬호가 참석해 『우리 어깨 나란히』를 비롯해 서기흔이 주도했던 디자인 통합교육 사례들의 의미와 영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좌담회 기획 과정에서는 3호 참여 학생이었던 권기홍으로부터 1, 2호 책자를 전달받고 사전 조사에 도움을 받았다. 조주연과 권기홍은 경원대학교 졸업 후 I&I에서 근무했다.

4) 김의경. 「서기흔의 디자인 통합교육」, 월간 『디자인』, 2004년 1월호, 168~171쪽 참조.

5) 권명광, 류명식, 류재수, 구본창, 이병주, 문철, 김금재, 최호천, 홍동원, 김철현, 김주성, 이성표 등이 초대 작가로 참여했다.

6) 준비 과정에서 서기흔은 사업의 본격적이고 세부적인 전략 및 프로그램 기획을 위해 I&I 플래너로 근무하고 있던 권혁수를 비롯해 디자인계 안팎의 여러 전문가들을 만나 논의하며 자문을 구했다. 오근재. (2018). 「디자이너 서기흔을 말한다」. 미발표 원고 참조.

7) 로빈 베이커(영국 라벤스본대학 교수)가 ‘멀티미디어 환경과 디자인 패러다임의 전환’에 대해, 밍릉(국제산업디자인대학원 교수)이 ‘디자인 교육과 산학협동’에 대해, 김찬호(경원대 차세대디자인정보센터 교수)가 ‘지역사회 활성화와 디자인 전략의 방향’에 대해 주제 발표를 했다. 종합 토론에는 윤호미(월간 FEEL 편집장)의 사회로 김명석(한국과학기술원 교수), 박현제((주)두루넷 전무이사), 성완경(인하대 교수), 정진홍(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등이 참여했다.

8) 디자인마스터아카데미는 차세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차세대디자인정보센터의 핵심 교육기관으로 소장 서기흔, 팀장 권혁수, 책임연구원 김난령, 선임연구원 김상규, 백현주, 원선욱, 그리고 자문 객원교수 김찬호로 구성이 되었다. 디자인 교육 시스템 개발, 디자인 계열 전공기초 교양교육 및 특화교육 프로그램 개발, 첨단교육시스템 개발, 지역사회 산업체 위탁교육, 지역사회 조사연구, DCF 뉴스레터 제작 등이 주요 사업으로 기획되었다. (오근재의 미발표 원고 「디자이너 서기흔을 말한다」(2018) 참조).

9) 최대억. 「경원대 시각디자인학과의 지역공동체 디자인」, 월간 『디자인』, 2000년 1월호, 162~163쪽 참조.

10) 정은영. 「디자인통합교육의 진보적 실험-경원대 시각디자인학과의 솟대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 월간 『디자인』, 2002년 7월호, 132~135쪽.

11) 김윤현(I&I), 이철민(일러스트레이터), 이은호(Fry Pig), 조주연(간텍스트), 이준환(간텍스트)이 객원 지도교수였다.

12) 서기흔. 『솟아오름에 대한 상상』, 아이앤아이, 2002, 516쪽.

13) 박은영.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 <Dog God>」, 월간 『디자인』, 2015년 3월호, 76~77쪽.

14) 서민경. 「한국 1세대 아트 디렉터 서기흔이 기획한 <나는 누구개> 전시」, 월간 『디자인』, 2020년 10월호, 108쪽 참조.

15) 고재열. 「프리뷰-세상을 향해 짖는 즐거운 상상」, 『시사저널』, 2005년 4월 1일자.

16) [DOG_GOD]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 DOG PROJECT, 디자인정글 웹사이트, https://www.jungle.co.kr/exhibit/6815 (검색일자: 2022-04-17)

17) 박은영.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 <Dog God>」, 월간 『디자인』, 2015년 3월호, 76~77쪽.

18) 2020년 7월 31일(금)~ 8월 28일(금), 디자인 갤러리 모이소.

19) 2022년 5월 11일(수) 서기흔과의 서면 인터뷰 자료 참조.

20) 2018년 3월 31일(월) 서기흔과의 대면 인터뷰 자료 참조.

21) 서기흔. 『솟아오름에 대한 상상』, 아이앤아이, 2002, 513쪽 참조.

22) 김의경. 「서기흔의 디자인 통합교육」, 월간 『디자인』, 2004년 1월호, 168~171쪽 참조.

23) 서기흔. 『솟아오름에 대한 상상』, 아이앤아이, 2002, 524쪽.

24) 한국디자인학회. 『디자인 연구 논문 길잡이』, 안그라픽스, 2021, 19쪽.

25) 1979년에 『월간 디자인』에서 도입한 트리엔날레 형식의 공모전인 ‘베스트 일러스트레이터즈 메달상(약칭 BIM상)’ 제도는 일러스트레이션의 중요성이 디자인계에 부각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

26) 서기흔은 홍성사 대표였던 이재철이 최창희, 김창범, 류명식 등과 공동 출자해 일종의 광고대행사 성격으로 만든 계열회사인 홍성기획의 광고기획부에 입사했다. 당시 홍성사는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삶이냐』(1978)을 시작으로 앨빈 토플러의 『제3의 파도』, 루돌프 아른하임의 『미술과 시지각』 등을 포함한 사회과학 시리즈인 ‘홍성신서’를 기획했다. 서기흔은 이곳에서 북디자인을 처음 시작해 이후 홍성사에서 출간하는 수많은 책의 표지 디자인을 담당했다. 이후 서기흔은 장덕진이 설립한 사회발전연구소로 직장을 옮겨 월간 『한국인』의 창간호(1982)부터 5년간 아트디렉터로서 일했다.

27) 2022년 7월 25일(월) 서기흔과의 서면 인터뷰 자료 참조.

28) 이현기. 「시대를 앞서간 <한국인>의 산파역 - 아트 디렉터, 서기흔」, 월간 『디자인』, 1990년 3월호, 55쪽.

29) 당시 대한민국산업디자인 전람회 규정에 따르면 10회 연속 입선작을 내거나 3회 연속 특선 이상, 혹은, 대통령상 수상 디자이너에게 추천작가 자격이 부여됐다. 서기흔은 1985년부터 1987년까지 3회 연속 특선 이상 수상을 해 추천작가가 되었다.

30) BIM 공모전은 1979년에 처음 시작된 후 1984년에 제2회가 개최되었다.

31) 서기흔. 「에디토리얼 디자인을 통한 토탈 디자인의 실현: 일러스트레이션 축제를 위한 행사 디자인 계획」, 월간 『디자인』, 1988년 12월호, 106~109쪽 참조.

32) 서기흔. 『솟아오름에 대한 상상』, 아이앤아이, 2002, 512쪽.

33) 김의경. 「서기흔의 디자인 통합교육」, 월간 『디자인』, 2004년 1월호, 168~171쪽 참조.

34) 서기흔. 『솟아오름에 대한 상상』, 아이앤아이, 2002, 512~513쪽.

35) 부리요의 책이 국내에 번역된 것은 2011년으로 서기흔이 부리요 담론의 영향을 직접 받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36) 서기흔. 『솟아오름에 대한 상상』, 아이앤아이, 2002, 525쪽.

37) 게오르그 테어도레스쿠. 「다양성 창출을 위한 통합 디자인」. 월간 『디자인』, 2002년 6월호, 120~123쪽.

38) 2022년 5월 11일(수) 서기흔과의 서면 인터뷰 자료 참조.

Acknowledg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INHA UNIVERSITY Research Grant.

Notes

Citation: Kang, H. J. (2022). The Characteristics and Formative Backgrounds of Integrated Design Education Led by Shur Ki-heun. Archives of Design Research, 35(3), 321-337.

Copyright :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educational and non-commercial use,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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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Figure 1
Our Shoulder-to-Shoulder Vol. 1 & Vol. 2

Figure 2

Figure 2
Redesigning Namhan Sanseong

Figure 3

Figure 3
“Sotdae, Initiative to Design the Culture” Exhibition

Figure 4

Figure 4
“Joyful Imagination that We Bark at the World” Exhibition

Figure 5

Figure 5
“Dog God” Exhibition

Figure 6

Figure 6
Master Plan and Mind Map of Initiative to Design the Culture (2002)

Table 1

Design Education Cases before the Sotdae Project (1989~2001)

연도 디자인문화운동작업 이전의 디자인 교육 프로젝트
1989 『우리 어깨 나란히_이웃 사랑의 올바른 이해를 위한 편집 디자인 연구』
1992 『우리 어깨 나란히_시각장애인의 삶과 꿈』
1995 경원 21C 준비전 (덕원갤러리)
1996 생맥주잔을 통한 미래의 커뮤니케이션 (진로쿠어스맥주 산학협력)
1998 다시 뛰는 한국인 (차세대디자인정보센터, 도시철도공사, 송파구 관·산·학 협력)
1999 남한산성을 다시 디자인한다 (차세대디자인정보센터, 남한산성 상인회, 남사모, 광주군 관·산·학 협력)
모란시장을 다시 디자인한다 (차세대디자인정보센터, 모란시장 상인회, 성남예총, 성남시 관·산·학 협력)
2000 국가 문화 브랜드 개발_태권도/독도/전쟁기념관/국립중앙박물관 (차세대디자인정보센터)
2001 2002월드컵 성공적 개최를 위한 문화시민의식운동전 (차세대디자인정보센터)

Table 2

Design Education Major Cases from the Sotdae Project and beyond (2001~2018)

연도 디자인문화운동작업 주제 및 주요 결과물 (관련 전시/출판물)
2001
~2002
디자인문화운동작업 솟대 프로젝트
- 솟대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덕원갤러리)
-『솟아오름에 대한 상상』, 『365 다이어리』
2003 디자인문화운동작업 인간 프로젝트
- 인간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태흠갤러리)
-『Identity 365+1』
2004 디자인문화운동작업 개 프로젝트
- 개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세상을 향해 짖는 즐거운 상상』
2005 디자인문화운동작업 아줌마 프로젝트
- 아줌마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K-아트 스페이스)
- 명제개발 스티커 캠페인(공공장소 부착) *출판물 대체
2006 디자인문화운동작업 색을 통해 사회를 본다-Black, White, Red, Blue, Green 프로젝트
2007 디자인문화운동작업 아포리즘 프로젝트
-『디자인 아포리즘-사유』
2008 디자인문화운동작업 개 프로젝트
- 개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디자인포장센터, K-아트 스페이스)
2009 디자인문화운동작업 녹색 프로젝트
- 녹색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쿠오리아 갤러리)
-『녹색은 순수한 정신의 공간』
2010 디자인문화운동작업 블랙 프로젝트
- 블랙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코리아디자인센터)
2012 디자인문화운동작업 사각형 프로젝트
- 사각형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뚱갤러리/두성갤러리/갤러리 사각형)
-『사각형』
2013 디자인문화운동작업 해골상상 프로젝트
- 해골상상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 (삼원페이퍼갤러리)
-『해골상상』
2013~2014 디자인문화운동작업 개 프로젝트
- DOG-GOD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팔레 드 서울)
- DOG-GOD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서울시민청)
-『OH MY DOG OH MY GOD』
2015 디자인문화운동작업 격물치지 디지털 드로잉 프로젝트
- 격물치지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K-아트 스페이스, 교내전)
2016 디자인문화운동작업 추상과 상상 디지털 드로잉 프로젝트
- 추상과 상상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갤러리 사각형)
2017 디자인문화운동작업 행동강령 프로젝트
- 행동강령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갤러리 사각형)
-『행동강령』
2018 디자인문화운동작업 굿모닝 타이포그래피, 웰컴 드로잉 프로젝트
- 굿모닝 타이포그래피, 웰컴 드로잉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K-아트 스페이스/교내전)
-『굿모닝 타이포그래피, 웰컴 드로잉』

Table 3

Class Overview on Our Shoulder-to-Shoulder

구분 『우리 어깨 나란히:
이웃 사랑의 올바른 이해를 위한
편집디자인 연구』(1989)
『우리 어깨 나란히:
시각장애인의 삶과 꿈』
(1989)
교과목명 편집 디자인 출판 디자인
지도교수 서기흔 서기흔
학년 시각디자인과 4학년 시각디자인과 4학년
참여 학생 수 19명 (4개조) 27명 (3개조, 편집장: 반윤욱)
진행 기간 3개월 6개월
발행일 1989년 10월 6일 1992년 4월 20일
쪽수 60쪽 96쪽
일러스트레이션 이성표 이영원, 권혁수, 이성표, 황성순, 이인수
문의 A&C 오주협 I&I 이주연

Table 3

Shur Ki-heun’s Network of Designers According to the Period of His Activities

주요 활동 시기 활동 시기별 주요 교류 디자이너
홍성사 (1979~1981) 류명식, 여종세, 조의환, 정병규, 최창희 외
사회발전연구소
(1982~1987)
강우현, 곽영권, 권명광, 권혁수, 김남호, 김주성, 김현, 류명식, 박선의, 방재기, 송성재, 안상수, 여홍구, 오근재, 유재우, 이나미, 이봉섭, 이성표, 이인수, 전갑배, 정병규, 조의환, 한재준, 황성순, 현태준, 홍성택 외
A&C (1988~1990) 김춘, 오주협, 이순민, 홍동원, 홍순상 외
I&I (1991~2014) 권구철, 권기홍, 권혁수, 김경균, 김두섭, 김성학, 김영철, 김욱, 김유정, 김윤현, 김주성, 김창식, 김현필, 남상민, 민병걸, 박금준, 박상순, 박연주, 박현택, 서경원, 소명호, 신범식, 이호성, 이철민, 장병인, 조주연, 조태병, 조열, 조현, 황준필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