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을 통한 발달장애인 복지서비스 개선 방안
초록
연구배경 본 연구는 사회복지 분야 중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발달장애인 분야의 복지서비스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로,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을 활용하여 사회복지학과 디자인학의 학제 간 연구의 가능성을 타진하며, 발달장애인과 주된 보호자들의 24시간 일상을 이해하고, 가정과 주간보호시설의 필요 서비스를 파악하여 실질적인 서비스 개선안을 제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방법 서비스디자인의 다양한 관찰방법론을 활용하여 발달장애인과 보호자들을 포함한 다중 이해관계자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설문조사와 맥락적 인터뷰를 통해 니즈와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24시간 이해관계자들의 감정 변화와 페인 포인트를 포함한 여정맵을 개발하여 전문가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서비스 개선을 위한 핵심요소를 도출하며 이를 중심으로 서비스 블루프린트를 개발한다.
연구결과 본 연구를 통해 가정과 보호시설이 서로 궁금해 하는 발달장애인의 온전한 일상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복지서비스 개선안에 접근해 볼 수 있었다. 연구를 통해 도출한 서비스 핵심요소를 중심으로 서비스인력, 프로그램, 시설과 환경, 그리고 소통과 정보제공으로 구분한 개선안을 제안하였으며, 특히 모바일앱과 업무간편화시스템의 콘텐츠 개발을 통해 필요 서비스의 제공과 연계를 가능하게 하였다.
결론 시각화된 서비스 블루프린트를 통해 발달장애인의 일상에 대한 이해를 용이하게 하고, 서비스의 적용 시점과 서비스 간의 연계성을 제시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서비스 개선을 가능하게 한다.
Abstract
Background This study seek the welfare service improvement for developmental disabilities where not enough support among social welfare fields. The goals of this study are to examine the possibility of interdisciplinary research, social welfare and design, through service design methodology, understand adults with developmental disabilities and their main guardians, and suggest actual service improvement plan.
Methods First, we survey the daily life of multiple stakeholders who are adults with developmental disabilities, and their main guardians. Second, we derive needs and insights from survey and contextual interview. Third, we set the stage for professional discussion through developing a journey map which has emotional changes and pain points of stakeholders. Fourth, we develop a service blueprint with key elements.
Results This study allows of understanding the daily activities of adults with developmental disabilities at home and day care center. The Study allows us to approach a professional and specific improvement plan for welfare service. On the basis of service key elements, we suggest an improvement plan which is classified into four components: service workforce, program, Facility and environment, and providing communication and information. Expecially, developing mobile applications and contents of simplified work system helps to provide required service and service connection.
Conclusions A visualized service blueprint helps people to understand the daily life of adults with developmental disabilities and facilitates efficient and practical service improvement through showing the optimal service timing and interaction between services.
Keywords:
Service Design, Welfare Service for the Disabled, Adults with Developmental Disabilities, 서비스디자인, 장애인복지서비스, 발달장애인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우리나라의 발달장애인 인구는 2017년 12월 기준으로 22만 5천여 명, 전체 장애인의 약 9%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전체 장애 인구는 매년 감소하고 있는 데 반해, 발달장애인 인구는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지만(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8), 신체장애에 중심을 둔 우리나라 장애인복지제도로 인해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정책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는 실정이다(Choi, 2016).
국립특수교육원(National Institute of Special Education, 2009)에 의하면 발달장애는 발달이 평균으로부터 벗어나 신체적, 정신적 또는 두 가지 영역 모두에서 심각하고 만성적인 장애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장애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발달장애’란 장애인복지법에 규정된 15가지 장애유형 가운데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통틀어 일컫는 용어이다. 이러한 발달장애인의 경우 의사소통이 쉽지 않고 폭력, 자해와 같은 사회적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예측 불가능한 행동들을 하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의 부담이 가장 큰 장애유형이다. 2007년 ‘장애인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정 이후 미성년자까지는 주간에 의무교육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성인이 된 20세부터는 지역사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사회복지 서비스가 주간보호시설, 단기보호시설 등으로 매우 제한적이다. 보호시설 또한 이들의 필요와 욕구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Hwang, 2015), 더욱이 장애의 정도가 심각할수록 사회복지시설들이 이들의 이용을 꺼리는 등 주간보호시설의 프로그램과 시스템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본 연구는 디자인학과 사회복지학의 학제 간 연구로서,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을 활용하여 사회복지서비스의 문제점들을 해결해 보는 일련의 공동연구 중 하나이다. 디자인분야에서는 사회복지서비스 관련 문제를 주제로 다룬 논문이 다수 있으나(Oh, 2011), 사회복지분야에서 학술적으로 서비스디자인방법론을 활용한 연구는 발표된 바가 없다. 서비스디자인은 최근의 디자인 연구 및 개발 분야에서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 개념으로, 서비스디자인협의회의 정의에 따르면 고객이 서비스를 통해 경험하는 모든 유·무형의 요소 및 경로에 대해 고객 중심의 맥락적인 리서치 방법을 활용해 이해관계자 간에 잠재된 요구를 포착하고, 이를 창의적이고 다학제적·협력적인 디자인 방법을 통해 실체화함으로써 고객 및 서비스 제공자에게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매력적인 서비스 경험을 향상시키는 방법 및 분야이다(Pyo, 2012). 서비스디자인을 사회복지 문제 해결의 연구방법으로 채택한 이유는, 서비스디자인이 ‘새로운 독립적 지식’을 주장하기 보다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통해(Marc Stickdorm & Jakob Schneider, 2011) 학제간의 이해와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접근법을 그 특징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사회복지학 연구자와 더불어 서비스디자인의 다양한 조사, 관찰, 분석방법을 활용하여 발달장애인과 그들의 주된 보호자들의 24시간을 이해하고, 정보를 시각화하여 논의를 이끌고, 최종적으로 서비스 개선안을 포함한 서비스 블루프린트를 개발, 제안하고자 한다.
2. 연구의 대상과 방법
발달장애인은 24시간 타인과 제도의 보호를 필요로 한다. 이는 시간 과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보호서비스가 연계되어 제공되어야 함을 뜻한다. 발달장애의 특성상 발달장애인의 경험을 독자적으로 수집할 수 없으며, 모든 활동이 부모, 보호시설 종사자 또는 활동보조원과 함께 이루어지기 때문에 발달장애인 복지서비스의 주 소비자는 발달장애인과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포함한다. 다중 사용자 또는 복수의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과, 관찰 범위 또한 발달장애인의 가정과 주간보호센터를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기존의 서비스디자인 연구와 구별된다. 사전조사에 의하면, 사회복지서비스의 사각시대에 놓인 성인 발달장애인들이 직면한 가장 일차적인 문제는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장애의 특성상 이들이 처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다. 가정과 센터, 부모와 보호시설 관계자, 주 보호자와 활동보조자 간의 정보 공유가 단절된 상태에서 오해와 불만, 서비스의 중복과 결핍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Figure 1과 같이 먼저, 다양한 문헌조사와 전문가 모임을 통해 문제를 인식하고, 발달장애인과 이해관계자들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서비스디자인 관찰기법을 활용하였다. 등원차량 이용과 센터 활동은 서비스 사파리(service safari)와 섀도잉(shadowing)을 실시하였으며, 가정에서의 일상은 발달장애인의 특성상 밀착 관찰이 불가능하므로 주 보호자를 통한 간접 관찰기법인 피어 섀도잉(peer shadowing)을 실시하였다. 이어 주 양육자와 주간보호센터의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 및 맥락적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관찰 및 조사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이해관계자들의 24시간 과업과 감정변화 및 스트레스 정도를 시각화한 여정맵을 개발하여 구체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한 논의와 서비스에 대한 인사이트 도출을 가능하게 하였다. 니즈와 인사이트 분석은 서비스의 핵심요소의 추출로 이어졌으며 마지막으로 위의 모든 정보를 토대로 발달장애인 복지서비스 개선을 위한 서비스 블루프린트를 제안하였다.
3. 조사와 분석
3. 1. 연구방법론 설계의 특성
발달장애인 복지서비스를 개선하는데 있어, 사회복지 분야의 연구방법론과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의 접목을 시도한 이유는 아래와 같은 각 학문분야 방법론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함에 있다. 먼저 전통적으로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사회복지서비스의 효과와 효율성을 객관화된 수치로 측정하는 계량적 평가(quantitative evaluation)를 선호해왔다. 이에 따라 서비스를 평가하기 위한 도구를 개발하려는 노력과 함께 실제로 SERVQUAL모델, SERVPERF모델, EP모델, 동적과정모델, 체계모형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평가 방법이 개발되어 왔다(Choi, 2017). Kang and Lee(2010)는 사회복지서비스의 연구 과정이 서비스 인력이나 이용자 욕구 등을 고려한 질적 개선에 초점을 두기보다 서비스 이용자 수 증가, 투입 자원에 대한 통제 정도 등 예산 집행과정에 따른 적합성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즉, 사회복지 연구방법론은 전체적인 서비스 방향에 대한 연구 및 검토가 아닌 기관에 대한 시설 및 운영평가 측면에 기반하여 분석 및 연구되고 있으며, 주로 성과측정 차원에서의 평가모형이 수년 전부터 개발되어 사회복지 관련 서비스 제공기관을 대상으로 양적조사 및 문헌조사 위주의 연구가 주를 이루어 왔음을 알 수 있다(Oh, 2006; Seo and Kim, 2016; Choi, 2017).
이러한 계량적 평가방법은 측정 가능한 자료만을 분석하여 이론적 검증이나 정책적 제안을 도출하는 데는 합리적이지만 서비스 제공자 및 이용자들의 심리나 감정을 관찰하고 분석하여 니즈를 추론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더욱이 실질적인 문제 해결안 제안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자신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표출할 수 없는 발달장애인과 같은 취약계층의 경우 기존 사회복지분야의 계량적 평가방법 보다는 서비스디자인방법론을 통해 연구대상의 욕구와 필요를 파악하는 것이 더 주효하다. 특히 관찰과 분석의 결과를 시각화하여 논의를 구체화, 다각화 하거나 아이디어를 확장해 가는 접근법과 서비스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블루프린트 개발과 같은 실질적인 서비스 제안을 지향하는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은 최근 실천적인 문제해결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사회복지분야의 연구에 큰 자극이 되어주었다. 한편 디자인연구에서는 복지서비스 현장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와 함께 사회복지연구의 다양한 질적, 양적조사방법론을 통해 정량적 데이터의 분석과 이를 통한 논리의 신빙성을 도출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3. 2. 설문조사
설문조사에서는 발달장애인과 일상을 함께하는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발달장애인의 일상 활동 수행정도를 파악하고, 그들의 니즈를 관찰해보고자 하였다. 설문조사 대상은 발달장애인의 주된 보호자인 주 양육자와 주간보호센터 사회복지사로 구분하여 실시하였다. 먼저, 주 양육자의 설문조사는 한국자폐인 사랑협회 부산지부 회원과 부산시 소재 주간보호센터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임의표집방법을 적용하여 총 114부의 설문지를 확보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조사대상의 일반적인 특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주 양육자는 ‘모’가 96명(84.2%), ‘부’ 12명(10.5%)이다. 장애인 자녀의 성별은 ‘여성’ 43명(37.7%), ‘남성’이 71명(62.3%)이며, 자녀의 연령대는 ‘20대’가 74명(66.1%), ‘30대’ 27명(24.1%), ‘40대’ 7명(6.3%) 순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장애등급은 ‘1급’이 63명(55.8%)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2급’ 45명(39.8명), ‘3급’ 5명(4.4%) 순으로, 중증 발달장애인이 조사대상의 반 이상을 차지하였다. 자녀의 장애유형은 ‘지적장애’가 57명(50.0%), ‘자폐성장애’가 49명(43.0%)의 비율을 보였으며 ‘중복장애’가 8명(7.0%)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의 발달장애인 일과의 수행정도는 5점 리커트 척도(1점=전혀 그렇지 않다 ~ 5점=매우 그렇다)를 사용하여 사회복지 연구자가 구성한 총 10문항을 조사하였고, 총 114명의 응답을 분석에 활용하였다. Table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조사의 결과는 전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발달장애인이 낮 시간대에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주간보호센터의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내용이다. 현재 부산광역시 장애인주간보호센터는 총 79곳으로 그 중 8개 구・군의 11개 주간보호센터를 임의 선정하여 설문을 수행하였다. 먼저 주간보호센터 종사자의 일반적 특성을 살펴보면 성별은 ‘여성’이 8명(72.7%)으로 ‘남성’ 3명(27.3%) 보다 많았으며, 연령대는 ‘20대’와 ‘30대’가 각각 5명(45.5%)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40대’가 1명(9.1%)이었다. 주간보호센터 경력은 ‘1년~2년’이 4명(36.4%), ‘1년 미만’이 3명(27.3%), ‘3년~4년’과 ‘5년 이상’이 각각 2명(18.2%)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의 직책에서 ‘사회복지사’가 7명(63.6%), ‘팀장’이 2명(18.2%), ‘센터장’, ‘사회재활교사’가 각각 1명(9.1%)으로 나타나 ‘팀장’과 ‘센터장’을 제외한 인력은 대부분 주간보호센터 경력이 2년 미만으로 짧은 것을 알 수 있다. 학력은 ‘대학교 졸업’이 9명(81.8%)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전공은 ‘사회복지’가 8명(72.7%)로 가장 많고, 그 외 ‘기타’ 2명(18.2%), ‘직업재활’ 1명(9.1%) 이다. 주간보호센터의 종사인원으로는 ‘3명’이 6명(54.5%)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2명’이 4명(36.4%), ‘4명’이 1명(9.1%) 순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소규모인 주간보호센터 인력에 비해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는 이용자의 인원은 ‘15명 이상’이 9곳(81.8%)이고, ‘15명 이하’는 2곳(18.2%)에 그쳐 서비스 제공인력의 부족을 확인할 수 있었다. Table 2와 같이 주간보호센터 사회복지사들은 발달장애인의 센터 이용과 관련한 대부분의 항목에서 수행을 잘하지 못한다고 답변하였는데, 이는 어머니 답변보다 전반적으로 더 높은 불만족을 보였다.
3. 3. 맥락적 인터뷰
가정과 주간보호센터의 주된 보호자들이 경험하게 되는 감정 및 스트레스 정도를 상세하게 파악하기 위해 맥락적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맥락적 인터뷰는 설문조사 대상자 중 임의로 선정된 3명의 발달장애인 어머니와 3명의 주간보호센터 선생님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인터뷰 편의를 위해 주간보호센터 프로그램 담당자를 선생님으로 칭한다. 맥락적 인터뷰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아침시간대에 어머니들은 자녀의 옷입기나 화장실 사용, 씻기 등의 활동에서 3~5정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했다. 이는 자녀의 신변처리 수행능력 부족 자체가 이유이기 보다는 등원시간에 맞춰야 하는 상황이 스트레스의 주 이유로 파악되었다. 아침식사의 경우 어머니들은 자녀의 식사를 돕는 것에는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으나 자녀의 비정상적인 식사 속도, 식탐, 편식 등 식습관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등원시간에는 자녀가 스스로 등원이 어렵고, 등원 중 원생들과 다투거나, 등원 길에 딴 짓을 해 지각 할 경우 스트레스가 3~4로 높아졌다. 등원 시점에서 선생님과의 접점이 발생하며, 인수인계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때 상당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10:00부터 15:30까지 자녀가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는 시간대에 어머니들은 집안을 정리하거나, 종교 활동, 모임 참여 등의 개인 활동을 하며 낮은 스트레스 유지했다. 하지만 선생님으로부터 자녀의 문제행동에 대한 연락을 받으면 순간 높은 스트레스를 느꼈다. 하원시간대에 어머니A는 자녀가 같이 하원 하는 원생과 다투는 일이 종종 있어 2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어머니B와 어머니C의 경우 하원하면 바로 자녀가 좋아하는 체육활동을 가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낮았다. 저녁식사의 스트레스는 아침식사와 유사했다. 주관보호센터 선생님들이 식사와 간식시간에 높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에 비해 어머니의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돌봐야 하는 자녀가 적고 다른 원생들과의 음식에 대한 다툼이 없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취침 전 휴식시간은 자녀의 상태에 따라 다른데, 운동을 많이 해서 피곤해진 남자 B, C는 음악을 듣다 잠드는 반면, 여자 A는 잠들 때까지 이상한 버릇이나 행동을 반복하여 어머니 A는 3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 취침 중에도 어머니들은 1~3정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는 자녀가 밤에 깨어 문제행동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화장실을 가거나 물을 찾으며 보호자의 잠을 깨우기 때문이다. 어머니들은 장애 자녀에 대한 책임감과 죄책감으로 일상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수행능력과 상관없이 크게 스트레스를 호소하지 않는 반면, 평상시 수행정도가 좋다가도 갑자기 비이상적인 행동을 하는 상황, 예를 들면, 등교나 씻기 거부나 난폭한 행동할 때 순간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주간보호센터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이다. 먼저, 등원의 경우, 선생님들은 1시간 반 이상 원생들의 차량등원 지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오전 근무가 거의 마비되는 실정이며. 원생들의 지각, 차량 내 소란, 안전지도 등으로 4정도의 스트레스 지수를 보였다. 선생님 측에서도 부모와의 등원 접점에서 소통의 어려움과 불편함이 관찰되었는데, 바쁜 등원 시간 중 지각, 준비물 미흡, 부모의 과다한 요구사항 등이 그 원인으로 관찰되었다. 활동준비 시간에 선생님들은 원생의 화장실 사용 등과 같은 개인위생 관리와, 착석 등 원생 정비에 4~5의 큰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었다. 등원 후 정리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 원생들은 안정을 찾고 일상적인 프로그램이 진행되지만 적은 선생님 수로 다양한 오전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업무의 과중은 여전하다고 느꼈다.
점심식사 시간에는 원생의 자립적 식사가 어려워 항상 도와줘야하기 때문에 정작 선생님들은 제때에 식사를 못 하거나 허겁지겁 먹게 되어 높은 스트레스를 느꼈다. 점심식사 후 낮잠시간을 갖는 선생님A는 복무요원의 도움을 받아 잠깐 회의를 하거나 밀린 업무를 하면서 2정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하지만, 바로 오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선생님B와 C는 오전 프로그램과 비슷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이어지는 오후 간식시간에는 아주 높은 스트레스를 나타냈는데, 원생들의 음식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싸움, 흥분과 고함, 울음 등이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의 가장 높은 스트레스는 원생들의 개인신변(개인위생) 처리가 있는 오후 하원준비 시간에 나타났다. 원생 개개인의 지참물을 챙겨주고, 미용을 돌보고, 신변실수를 처리하고 생리대와 기저귀 교체를 지도하는 등의 활동은 육체적 어려움도 컸지만, 성인의 위생처리까지 도와주어야 하는 자신의 직무에 대해 매우 강한 회의감을 경험한다고 했다. 이 와중에 개별관찰 기록지를 쓰고, 행정업무를 해야 하는 상황도 스트레스를 고조시켰다. 하원 또한 등원과 같이 시간이 소요되고 긴장을 늦출 수 없으며, 이후 센터 정리와, 다음날의 활동 준비 등으로 인해 퇴근시간에는 체력과 정신의 방전 상태를 느낀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주간보호센터의 선생님들은 일과 시간 내내 높은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관찰되는데, 이는 어머니들이 문제가 발생할 때 한시적으로 스트레스를 높게 느끼는 것과 대조적이다. 또한 선생님들은 부모와의 소통에서 오는 오해와 부담감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는데 부모의 과다한 요구, 잦은 연락, 원생의 이상행동에 대한 책임 추궁, 부모의 의심 등이 원활하지 않은 소통과 함께 감정소모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4. 여정맵과 인사이트 및 핵심요소의 도출
설문조사와 맥락적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Figure 2와 같이 발달장애인과 이해관계자들의 퍼소나와 여정맵을 개발하였다. 여정맵의 가로축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발달장애인과 이해관계자의 활동을, 세로축에는 각 접점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경험하게 되는 감정 및 불만의 정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였다.
이해관계자 니즈와 여정맵에 나타난 다양한 시각정보를 바탕으로 전문가 모임을 통해 도출한 발달장애인과 이해관계자들의 문제점 해결을 위한 통합적 인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가정의 경우 발달장애인의 문제행동 대처방안, 건강, 교육 등 양육에 필요한 정보가 지속적으로 필요했다. 둘째, 주간보호센터의 종사자들에게는 업무의 과중을 해결하고 정신적 소진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되었다. 셋째, 가정과 센터, 여타 도움을 제공하는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의 모색이 요구되었다. 넷째, 발달장애인 뿐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의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도록 센터 시설 및 환경 개선과 프로그램의 개선이 요구되었다. 마지막으로 가정과 센터 외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역 서비스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사이트의 분석과 논의를 통해 서비스 제안을 위한 핵심요소를 Table 4와 같이 정리하였다.
5. 서비스 블루프린트의 제안
도출된 핵심요소를 구현하기 위한 발달장애인 서비스 계획을 서비스 블루프린트로 시각화하여 Figure 3과 같이 제시한다.
서비스 블루프린트 상에서의 발달장애인 서비스 개선안은 서비스인력, 프로그램, 소통 및 정보제공, 그리고 시설 및 환경으로 나누며, 핵심요소 중 업무 효율화 항목은 인력, 프로그램, 소통 및 정보 제공 부분에 기능별로 나누어 적용된다. 첫째, 서비스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 인력 수의 절대적 확충, 역량교육의 확대, 효율적 업무배치를 제안한다. 특히 종사자 교육을 통한 역량의 개선을 강조하는데.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장애인주간보호시설에서는 사회복지사가 사회재활교사로 근무를 하고 있으나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필수 교과목에 장애인 관련 교과목이 없기 때문에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발달장애인 주간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며, 전국 장애인복지시설 실태조사 분석(Beak, Lee & Kim, 2011)에서는 장애인복지시설 중 주간보호센터 종사자의 교육시간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장애인은 그 특성상 장애유형과 정도에 따라 요구되는 서비스가 다르며, 특히 발달장애는 신체장애와 달리 정신건강상의 문제와 이상행동을 수반하기 때문에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전문적인 교육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전문적 교육을 통해 사회복지사들의 역량을 강화시켜야만 원생들의 이상행동으로 인한 종사자의 높은 스트레스와 소진(burnout)을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활동보조인력을 포함한 시설 인력의 확대 및 효율적 배치를 제안한다.
둘째, 프로그램 분야에서는 주간보호시설과 지자체를 포함한 정부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개발을 제안한다. 특히 시설의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프로그램의 운영이 강조되는데, 현재 발달장애인 주간보호시설은 사용연령의 구분이 없으며 자폐성 장애와 지적 장애의 특성이 매우 다름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및 시설의 구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발달장애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일방적인 프로그램의 운영은 원생들의 집중을 방해하고, 연령에 따른 개인 맞춤 서비스의 제공을 제한하게 되어 원생들과 부모의 불만족 뿐 아니라 사회복지사들의 교육 및 업무 효율성을 떨어드리는 주된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원생 활동과 관리에 도움을 주는 활동보조인 또는 사회복무요원의 장애인 인권교육, 소양 및 역량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부모를 위한 다양한 교육 및 정보 프로그램의 제공도 요구된다.
셋째, 조사에 의하면 가정의 보호자들은 자녀 교육과 문제행동 해결, 건강관리를 위한 다양한 정보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센터와의 소통을 반드시 필요하지만 가장 불편한 사안으로 피력함으로써 센터와 가정의 원활한 정보공유 및 소통의 필요성이 관찰되었다. 현재 대부분의 주간보호센터는 연 1~2회 정도의 부모 교육과 간헐적 안내문 배포가 소통 활동의 주를 이루며, 문제가 발생하면 문자나 전화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정보 욕구와 자녀에 대한 걱정을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으며, 소통 방법 또한 센터마다 상이하고, 담당자의 개인적 노력에 좌우되기 때문에 균등하고 질 높은 정보제공과 소통을 기대할 수 없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의 외출이 자유롭지 않다는 점과 24시간 문제행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하여 모바일 매체를 통한 어플리케이션의 개발을 제안해 보았다. 목적과 내용에 따라 ‘발달장애정보앱’과 ‘가정-센터 실시간정보공유앱’, 그리고 ‘부모상담서비스앱’으로 구분하였으며 이들 앱은 편의에 따라 통합하여 운영하거나 사회복지사들의 업무 편의를 위한 ‘업무간편화시스템’과 연계하여 운영할 수 있다. Table 5는 앱 콘텐츠 제안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시설 및 환경의 개선을 위해 장애 특성별, 연령별 교육장 시설의 전문화, 세분화 외에 시설의 식당, 화장실, 탈의실 등의 공간의 개선을 제안하고 시설 외부에서는 커뮤니티의 체육문화시설 및 장애인 편의시설의 확대. 그리고 가정에서는 장애인의 특성을 배려한 가구, 인테리어 환경의 개선을 제안한다.
6. 결론 및 제언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의식은 날로 높아지고 있으며 그에 대한 정부의 노력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 복지서비스 중 발달장애인 복지서비스는 아직 지원체제 구축이 미흡한 분야로 통합된 문제점 파악과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서비스 탐색이 필요한 영역이다. 본 연구에서는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을 활용하여 발달장애인과 주된 보호자들의 일상과 감정의 추이를 관찰, 조사하고 그들의 니즈와 인사이트를 파악하였으며 여정맵으로 조사의 모든 정보를 시각화해 보았다. 이어 서비스 핵심요소를 인력, 프로그램, 시설과 환경, 정보제공과 소통으로 구분한 후 서비스 블루 프린트를 통해 발달장애인 서비스 개선안을 제안해 보았다. 종사자 전문교육 통한 서비스 인력의 역량 강화, 인력의 확충 및 효율적 배치 등이 제안되었고, 발달장애의 특성을 반영한 세분화된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을 제안하였으며, 발달장애인의 일상 활동 편의와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시설과 환경 개선안을 접점별로 제안하였다. 마지막으로 보호자간 정보의 공유와 소통, 필요한 생활 및 건강 정보의 제공, 업무의 효율화, 커뮤니티와의 연계 등을 고려한 모바일 콘텐츠와 업무간편화 시스템을 제안해 보았다.
본 연구는 실질적인 발장애복지서비스의 제안을 목적으로 하지만,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을 통한 디자인과 사회복지학과의 학제 간 연구의 가능성 타진을 또 다른 의의로 두고자 한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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