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창작자의 AI 사용 주체감: 프리 프로덕션에서의 시나리오 기획 단계를 중심으로
초록
연구배경 AI와의 협업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영화 산업에서도 AI 사용이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현재 AI 영화제가 개최될 정도로 AI 영화 산업은 성장했으나 영화 산업에서의 AI 사용에 대한 우려와 거부감도 부각되고 있다. 본 연구는 AI를 활용한 영화 창작 활동에서 창작자의 주체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탐구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영화 창작자의 창작 주체감을 확인해 보기 위해 영화 창작 전문가를 대상으로 반구조화 인터뷰를 통해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주체감이 요구되는 작업을 파악하였다. 이후 해당 단계에서 AI와 협업 시 창작자의 주체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확인하고자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워크숍에서 수행한 AI 사용 유무 차이에 따른 과업 수행에 대해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여 창작자의 의견을 수집하였다.
연구결과 전문가 대상 반구조화 인터뷰 결과, 영화 제작 과정의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트리트먼트까지의 작업이 작가의 개성과 창의성이 가장 돋보이는 작업이라는 점을 도출하였다. 워크숍 결과로는 AI가 상세한 기획 작업에는 미흡하며 인간만이 설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참가자들은 AI로 생성된 기획 콘텐츠가 상투적이고 양산적이며, 클리셰가 강조되어 매력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AI의 언어적 장점을 통해 콘텐츠 품질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중성 강조와 상호작용에서 AI가 상투적이고 양산적인 경향을 지적했다. 따라서 AI가 대중의 즐거움에 기여하려면 창작자가 직접 개입하여 작품에 독창성을 부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참가자들은 주체감이 요구되는 영화 기획의 창작 단계에서 AI와의 협업으로 효율적인 창작이 가능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또한 AI 사용 과정에서 창작자의 개입이 뚜렷하다는 의견으로 보아 AI와의 협업이 창작자의 주체감에 방해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Abstract
Background Artificial intelligence (AI) collaboration spans various sectors, including the film industry, marked by the growth of the AI film sector with the inaugural AI film festival. However, concerns and resistance to AI use in filmmaking have surfaced. This study explores into how AI influences the creator’s agency in film creation activities.
Methods To assess filmmakers’ creative agency, we conducted semi-structured interviews with industry experts, emphasizing tasks requiring a sense of agency in the pre-production phase. Subsequently, a workshop explored the impact of AI collaboration during this phase on creators’ agency. To gauge differences in task performance with and without AI during the workshop, a focus group interview collected insights from creators.
Results Expert interviews revealed that the pre-production stage, particularly tasks from pre-production to treatment, showcases a filmmaker’s uniqueness and creativity. However, AI shows limitations in detailed planning, perceived as generating conventional and uncharming content. While acknowledging AI’s potential to enhance content quality linguistically, concerns were raised about its tendency to be conventional and generic in emphasizing popularity and interaction. Thus, it was emphasized that for AI to contribute to audience enjoyment, creators must directly infuse originality into their work.
Conclusions Participants view AI collaboration positively for efficient creativity in the filmmaking planning stage, indicating that AI involvement does not hinder the filmmaker’s sense of agency.
Keywords:
Generative AI, Human-AI Collaboration, Artificial Creativity, Pre Production, Filmmaker, Sense of Agency, Mixed Initiative, 생성 AI, 인간-AI 협업, 인공 창의성, 프리 프로덕션, 영화 제작자, 주체감, 혼합 이니셔티브1. 연구 배경 및 목적
ChatGPT의 등장으로 AI 사용이 대중화되었으며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과 AI의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피셔(Fischer, 2023)는 앞으로 2030년에는 모든 인간이 AI와 밀접하게 팀으로 일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여겨지던 창작·예술 분야에서도 AI가 사용되기 시작하여 이제는 복합 예술의 꽃이라고 불리는 영화 산업에도 AI가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Lee, 2023; Yoo, 2021). 2016년 최초로 AI가 대본을 작성한 영화 <선 스프링>이 세상에 공개되며 이를 기점으로 AI를 영화 제작에 도입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시작되었다(Kim, 2022). 현재는 AI 영화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여 샌프란시스코에서 최초로 AI 영화제가 개최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Lim, 2023).
이러한 성장 속에서 일찍이 영화 제작에 AI를 도입했던 할리우드에서는 2023년 5월 미국작가조합(WGA)의 무기한 파업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AI 영화 산업이 창작자의 저작권과 일자리 대체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Kim, 2021; Jeong, 2023). 또한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문가들의 협업이 필수적이지만, AI는 핵심적이기보다 보조적인 역할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Kim, Kim & Lee, 2016). 인간은 창작물이 AI에 의해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인지한 시점부터 그 창작물에 반감을 갖는 경향이 있다(Yoo & Kwon, 2021). 창작자의 고통과 번뇌가 없는 AI 창작물이 예술 작품으로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Lee, 2023).
하지만 AI 사용이 여러 분야에 활용되며 급속한 발전을 이루는 만큼 영화 창작자들 또한 AI의 사용을 우려하고 반감을 갖기보다 더 나은 미래의 영화 산업을 위해 적응하고 AI와 협업할 준비를 해야 한다. 창작자들 관점에서 AI 기술 사용 동기를 향상하고 지속 사용하기 위해선 높은 주체감이 필요하다(Han et al., 2023). 따라서 AI를 활용한 창작 활동에서 창작물에 대한 창작자의 주체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며, 본 연구에서는 영화 창작 활동에서 창작자의 주체감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더 나아가 영화 산업에서 AI와의 핵심적인 창작 활동 가능성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2. 이론적 배경
2. 1. 영화 시나리오 기획
영화 제작 프로세스는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지는데 촬영 전 영화를 어떻게 제작할지 전반적으로 기획하는 프리 프로덕션, 실제 촬영 단계인 프로덕션, 마지막으로 촬영한 영화를 편집하고 완성하는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가 있다(Ahn, Cho & Park, 2007). 이 안에 굉장히 많은 업무들이 포함되어 있고 분업화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Chang, 2017). Table 1은 영화 프로듀서 매뉴얼(Park, 2022)을 기반으로 단계별 진행해야 할 상세 확인 사항에 대해 정리한 것이다.
영화 시나리오 기획은 영화 전반을 아우르는 핵심적인 원천 이야기를 창작하는 단계로 이는 영화 제작 단계 중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 해당한다(Shin, 2017). 그리고 시나리오 기획은 크게 두 단계를 거쳐 완성하게 되는데 1단계에서는 시놉시스와 트리트먼트 작업을 통해 이야기의 뼈대를 구성하고, 2단계에서는 이야기의 흐름을 확정하고 최종적인 형태로 다듬어져 한 편의 시나리오가 완성된다(Park, Eo & Yoo, 2013). 이렇게 체계적으로 완성된 시나리오는 영화 제작 전반에 있어서 영화 기획자(프로듀서 또는 작가), 감독, 편집자가 일관된 플롯을 유지하며 영화를 완성할 수 있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Jeong, 2015). 이러한 영화 시나리오의 원천 이야기는 그 창작자에게 영화 제작의 전반적인 권리가 주어질 정도로 매우 중요한 창작물로 여겨진다(Kim et al., 2016).
2. 2. 영화 제작에서의 AI 협업
최근 인공지능은 영화 제작 과정의 어시스턴트로서 대본 작성, 배우 선발, 마케팅, 편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여 작업 시간을 절약하고 생산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Singh, Kaur & Singh, 2023).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로, Benjamin AI와 Boss Goodwin은 48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존 아웃>이라는 영화를 만들었다(Lee, 2022). 그리고 AI의 강화 학습으로 다양한 작곡 데이터를 조사하여 영화 장르와 예상 상황에 맞는 음악 패턴을 제작할 수 있는데, Sony가 Flow Machines를 사용하여 비틀즈 스타일의 AI 노래를 제작한 사례가 있다(Jeon, 2021). 마지막으로, AI에 영화 데이터를 학습시켜 20년 전에 종영된 미국의 인기 시트콤 <프렌즈> 시리즈의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드는 데 성공한 바 있다(Tae, 2023). 이와 같이 AI는 다양한 영화 제작 단계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 Table 2로 정리하였다.
2. 3. 주체감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연구는 시스템 내에서 사용자 의도와 기대와 같은 심리적 변수를 최적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사용자 의도와 컴퓨터 상호작용 사이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Limerick, Coyle & Moore, 2014). 특히 인공지능과 상호작용을 하는 연구가 증가하면서 이러한 주체감에 대한 이해와 연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사용자들은 AI의 편리함을 높게 평가하지만, 의사 결정을 넘기는 것을 주저하며 AI 사용 시 주체감이 중요하게 대두된 것이다(Sundar, 2020). 이와 관련된 선행 연구(Coyle, Moore, Kristensson, Fletcher & Blackwell, 2012)에서는 인간과 AI가 상호작용할 때 인간의 제어와 행동의 경계가 모호하다고 언급하며 사용자의 주체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였다. 이는 인간과 AI와의 상호 작용에서 인간과 AI 간의 역할 및 제어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사용자가 주체감을 어떻게 경험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주체감은 다양한 관점에서 여러 의미를 갖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서 주체감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주체감이란 어떤 단체나 물건의 주가 되는 부분을 의미하는 주체(主體)와 자극을 느끼는 감각의 ‘감(感)’이라는 글자가 결합 되어 어떤 단체나 물건의 주가 되는 감각을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 철학자인 메인 드 비랑(Maine de Biran)은 인간의 노력을 주체감과 연관 지어 정의했는데, 노력의 정도가 클수록 행동에 대한 높은 주체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Jelle et al., 2013). 가위바위보를 할 때 뜸을 들이거나, 주사위를 던질 때 공을 들이는 행위들이 철학 분야에서 정의한 노력을 통해 주체감을 높이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주체감을 의미하는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본 연구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영화 창작자와 AI의 관계에서의 창작 주체감에 대해 탐색하고자 하며 두 가지 핵심 질문을 구성하였다.
- 연구 질문 1: 영화 창작자들은 모든 영화 제작 단계 중 어떤 단계에서 가장 창작 주체감 개입이 크다고 생각하는가?
- 연구 질문 2: 생성형 AI와의 협업이 영화 창작자들의 작품에 대한 창작 주체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를 위해 영화 창작에 있어 주체감이 가장 작용하게 되는 단계를 알아보고자 3장에서 전문가 심층 인터뷰를 통해 파악하였다. 이후 파악된 영화 단계에 맞추어 4장에서는 전문가 워크숍을 통해 해당 작업에서 생성형 AI 사용이 창작 주체감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3. 연구 1: 전문가 심층 인터뷰
3. 1. 연구 참여자
본 연구는 프리 프로덕션, 프로덕션, 포스트 프로덕션 세 단계의 영화 제작 과정을 경험한 전문가를 대상으로 모집했다. 전문가 선정 기준은 영화 제작에서 실무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작품 수를 전문가 선정 주요 기준으로 삼았다. 따라서 다양한 장르나 주제에 대한 이해가 높고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모집하기 위해 5편 이상의 작품을 제작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총 4명의 전문가가 모집되었으며, 정보는 아래 Table 3과 같다. 전문가들은 각각 35편, 26편, 24편, 6편의 작품을 제작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경력은 5년 차부터 23년 차까지로 다양했다.
3. 2. 연구 절차
영화 제작 단계에서 영화 창작자의 주체감이 요구되는 작업을 파악하기 위해 모집된 4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는 반구조화 방식을 토대로 진행하였고 참가자들의 답변에 맞게 유연하게 진행되었다. 영화 창작에서 개성이 가장 많이 드러난다고 생각하는 과정과 영화 창작자의 주관과 생각이 가장 많이 개입되는 작업에 대해 수집하고자 하였다. 더불어 창작자들의 AI에 대한 경험과 인식에 대한 질문을 구성하였다. 주요 질문 내용은 Table 4와 같다.
3. 3. 심층 인터뷰 결과
AI에 대한 경험 및 인식에 대해 “이미 영화계에서 업무가 분업화되어 있어 AI 외에도 주체감에 대한 논쟁이 존재하고 있었다.(P1)”고 하였으며, “영화 제작에는 다양한 어려움이 있어 이를 AI가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P2)”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영화 제작 단계가 너무 세부적이고 복잡하기 때문에 AI가 인간의 작업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었다. 또한, “업계에서 생각보다 기존 작업 방식을 고수하려는 태도가 많아 기술 사용에 있어서 보수적이에요.(P4)”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아 영화 업계에서 기술 사용에 대한 보수적인 태도가 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어시스턴트 정도로 AI를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P2)”와 “AI가 핵심적인 업무 수행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굉장히 효율적인 어시스턴트로써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판단해요.(P3)”라는 의견을 통해 AI를 창작 작업의 어시스턴트로서 보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영화 창작에서 주체감이 가장 요구되는 작업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개성이 많이 드러나는 단계와 작업자의 주관과 생각이 많이 개입되는 작업에 대한 의견을 수집하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창작성이 다 요구되지만, 창작성의 핵심은 기획자가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P1)”, “영화 제작 주체는 주로 시나리오 작업으로 출발한다고 할 수 있는데, 로그라인, 시놉시스, 트리트먼트의 단계를 거치면서 완성되어 최종적으로 시나리오가 확정되어요.(P3)”라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영화 제작의 모든 단계에서 창작성이 개입되고 중요하지만, 특히 기획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개입된다고 강조했다. 기획 단계는 로그라인, 시놉시스, 트리트먼트, 플롯 구성, 시나리오 작성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지만, 이 중에서도 로그라인, 시놉시스, 그리고 트리트먼트 단계를 거쳐 나간 시나리오 작업에서 작가의 독특한 개성과 창의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더불어 “영화 공고를 출품할 때도 트리트먼트까지의 단계를 먼저 제출하여 초기 기획 내용만으로 향후 영화 제작 결정을 내린다(P4).”라고 언급하며, 이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트리트먼트는 영화 작업의 핵심이며, 작가의 색깔이 가장 독보적으로 드러나는 단계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초기 기획을 하는 트리트먼트 작업은 영화 창작의 3단계 중 프리 프로덕션에 해당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영화 창작자들이 창작 주체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트리트먼트까지의 작업 수행 과정에서 AI와의 협업이 창작 주체감에 미치는지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4. 연구 2: 전문가 워크숍
4. 1. 참가자 정보
본 연구는 영화 기획 단계를 수행하는 데 있어 AI와의 협업이 창작자들의 주체감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확인하고자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워크숍에는 3명씩 두 그룹으로 진행하여 총 6명이 모집되었으며, 워크숍 참가자 정보는 Table 5와 같다. 워크숍에 참가한 전문가의 선정 기준도 작품 수를 주요 요인으로 고려하였으며, 5편 이상의 작품을 제작한 경험이 있는 참가자들이었다. 또한 워크숍에 참가한 대상자들은 현재 석사 학위 과정 중이며 영화 제작 전 과정을 경험해 본 것으로 파악되었다. 더불어 모집된 참가자들의 경력은 3년 이상부터 8년차까지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모집된 참가자들은 영화 업계 특성상 대부분의 영화 창작자는 기술 사용에 보수적이기 때문에 실제로 영화 작업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해 본 적은 없었으며 ‘ChatGPT’에 대해서는 한두 번 정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4. 2. 워크숍 진행 절차 및 과업 수행 내용
전문가 심층 인터뷰를 통해 창작성의 핵심은 기획자가 가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제작 주체는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의 로그라인, 시놉시스, 트리트먼트 작업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워크숍에서는 로그라인, 시놉시스, 트리트먼트 작업 단계에서 생성형 AI 도구 사용 여부에 따른 작업 수행을 관찰하고 경험을 분석하였다. A와 B 그룹은 모두 연구자가 제공한 키워드를 바탕으로 작업을 수행하였다. 처음에는 AI를 사용하지 않고 과업을 수행했고, 그다음에는 AI를 사용하여 과업을 수행하도록 하였다. 각 과업 수행에는 창작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키워드의 조합을 바탕으로 작업하도록 안내하였다. 이는 창작자들이 기존에 학습된 지식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로 창작하는 것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키워드를 선정하기 위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화 창작자의 자문을 받았다. A 그룹에는 AI를 사용하지 않고 수행한 과업에 ‘재난’, ‘코미디’, ‘미술관’ 키워드를, AI를 사용하여 수행한 과업에 ‘계급’, ‘판타지’, ‘학교’ 키워드를 안내하였다. B 그룹은 A 그룹과 반대로 AI를 사용하지 않고 수행한 첫 번째 과업에 ‘계급’, ‘판타지’, ‘학교’ 키워드를, AI를 사용하여 수행한 과업에 ‘재난’, ‘코미디’, ‘미술관’ 키워드를 안내하였다. 이는 키워드 간의 작업 효과성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룹 A와 B에게 안내된 내용은 다음 Table 6과 같다.
참가자들은 과업 수행에 본인의 PC를 사용하였고 AI를 사용하여 수행해야 하는 두 번째 과업에는 PC 환경에서 ‘ChatGPT’와 ‘Bard’ 생성형 AI를 사용하여 최소 2회 이상 프롬프트에 입력하여 상호작용을 하도록 수행되었다. 연구에 사용된 생성형 AI 시스템인 ChatGPT는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생성형 AI로 긴 작문에 유리하다. 그리고 Bard는 ChatGPT에 비해 문장 생성이 짧지만, 다양한 타입 답변이 제공할 수 있으며 한국어가 공식 지원된다는 특징이 있다. 두 가지 AI 시스템이 이러한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기획 작업에 용이할 것으로 판단하였고, 참가자마다 이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하여 쓸 수 있게 하였다.
참가자들은 실험이라는 제한적인 시간 내에 연구자가 제공한 키워드의 조합이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느꼈다. 보통은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받거나 개인의 관심사와 관련된 주제로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때문에 AI를 사용하지 않고 수행한 과업에서는 주어진 키워드와 연관된 개념 또는 단어를 연결 지어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AI를 사용하여 수행한 과업에서 참가자들은 생성형 AI에게 키워드를 제시하여 해당 키워드에 대한 시나리오 작성을 요청한다거나, 주어진 키워드에 대한 간략한 로그라인을 제시한 후 구체적인 상황을 프롬프트에 요청하였다. 이후 생성형 AI가 제시한 내용에 대해 수정 및 추가 요청을 통해 구체화하는 것으로 보였다. 대부분의 참가자는 AI를 사용하지 않고 수행한 첫 번째 과업보다 이른 시간 안에 과업이 수행된 것을 알 수 있었다. Figure 1은 A 그룹의 P1과 B 그룹의 P6이 워크숍 수행 과정에서 생성형 AI의 프롬프트에 상호작용을 한 내용 일부이며, A 그룹 참가자들이 수행한 작업 내용은 Table 7에, B 그룹 참가자들의 작업 내용은 Table 8에 정리하였다.
4. 3. 인터뷰 질문 설계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서는 AI 사용 유무에 따른 과업 수행에 대한 창작자의 창의성과 작품의 만족도를 살펴보기 위해 어느 과업에서 아이디어가 더 도출되었는지, 그리고 어느 과업의 결과물이 완성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질문하였다. 또한 영화 창작자의 창작 주체감을 확인해 보기 위해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질문을 구성하였다. 첫 번째 인간과 컴퓨터 상호작용 분야에서 주체감을 언급한 선행 연구(Bennett, Metatla, Roudaut & Mekler, 2023)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연구에서 평가하고자 하는 주체감에 알맞은 ‘자기 인과관계 및 아이덴티티(Self-Causality and Identity)’, ‘경험 및 중요성(Experience and Materiality)’ ‘독립성 또는 상호의존성(Independence or Interdependence)’ 3가지 질문 문항을 채택하여 질문을 재구성하였다. 이는 AI와의 과업 수행에서 참가자의 주체감에 미치는 영향과 AI와 원활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졌는지를 보고자 하였다.
두 번째 선행 연구(Carpio, Birt & Baumann, 2023)에서는 EVR 영화 제작을 위한 휴리스틱 평가를 제안하였는데, 본 연구에서 제시한 평가 항목 중 영화 평가에 적합한 ‘콘텐츠 품질(Content quality)’과 ‘영화의 흐름(Flow)’ 두 가지 항목을 채택하여 AI 사용 유무에 따른 과업 수행 결과물에 대한 평가를 진행해 보고자 질문을 재구성하였다. 개발한 질문 내용은 다음 Table 9에 정리하였다.
4. 4. 인터뷰 분석 결과
모든 과업이 수행된 후, Table 9에 있는 질문 내용을 바탕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창작자의 창의성에 대해서는 AI 시스템 사용 전과 후의 두 과업을 비교하여 질문하였다.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작품 가치관과 비슷한 작품이 나온 것 같은지, AI를 사용한 과업 수행에서 본인의 목표에 부합하는 충분한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하였다. 참가자들은 AI가 전반적인 내용의 틀을 잡아주고 작성된 내용을 정리하는 데 있어 작업 시간을 단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세부 기획까지 자동으로 생성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인간만이 알 수 있는 상세한 기획 설정에서는 AI가 미흡하며 매력이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AI는 상세한 부분까지 생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창작 주체감이 흔들리지 않도록 인간이 직접 기획의 상세 부분을 수정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의 설명은 너무 추상적인 단어로 나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없고 인간이 느끼는 경험에서 나오는 감각적인 섬세함이 부족해요. 예를 들어 가난함은 상대적인 것인데, 얼마나 가난한지 얼마큼 친한 친구인지, 따뜻한 위로는 어떻게 해줄 것인지에 내용이 없었어요.”(P1)
“정해진 시간 안에 영화 기획의 서론부터 결론까지 끝맺음을 지어주는 부분에 있어서 ‘기획 기반의 완성도’는 있다고 생각되지만,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인과관계에 대한 근거 등 디테일은 인간보다 확실히 부족하다고 느꼈어요.”(P6)
“전체적인 뼈대가 나오지만, 뼈대에 직접 작가의 개성과 인물의 감정을 넣어주는 작업이 필요해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되지는 않았어요.”(P3)
Table 7에서 P1의 AI를 활용 시나리오를 보면, 가난한 주인공이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재벌 친구를 만나 위로를 받고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또한 P4의 AI 활용 시나리오는, 경험이 적은 신입이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되지만 경험이 적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는 신입의 신선한 발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영화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이전부터 드라마에서 많이 활용된 진부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맥락에 초점을 맞추어서 상호작용을 했는지에 대한 답변으로는 AI가 작성해 준 기획한 콘텐츠들이 상투적이고 양산적인 느낌이 강하며, 어디서 본 듯한 클리셰가 강하게 느껴져 기획 자체가 매력적이라고 느껴지진 않다고 지적했다.
추가로, Figure 1의 Group B에 P6과 같이 대부분의 참가자는 AI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한 질문이 ‘다시 해줘’, ’좀 더 재미있는 얘기 만들어줘’, ‘더 구체적인 설명을 넣어줘’임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질문을 많이 사용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참여자들의 답변을 들어본 결과, 이 또한 AI가 제공한 내용이 클리셰가 강하게 느껴지며, 흥미로운 시나리오로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AI가 답변해 준 내용들은 영화보다는 소재가 뻔한 아침 드라마에 더 적합한 내용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익숙해하는 플롯이요.”(P1)
정리하면, AI는 이전에 학습한 데이터에서 학습한 양상을 따라가기 쉽기 때문에 새롭고 독창적인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가자들에게 AI가 답변한 내용에 얼마나 의존하게 되었는지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질문 키워드에 따라서 의존도가 다른 것 같다고 하였는데, 키워드 기반으로 명확하게 답변한 경우에 의존도가 높아지게 되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표절을 우려하여 실무에서는 크게 의존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응답도 있었고 일부 참가자는 짧은 실험 시간 내에 의존성을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었다고 하였다.
“작품 전체의 틀을 빠르게 잡아주기 때문에 다소 높게 의존했지만, 작업 시간이 많았다면 작품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의존성은 점점 줄어들 것 같습니다. 실제로 나와 같은 질문을 한 경우 비슷한 답변을 생성하는 표절이 우려되어 실무 사용에 있어서는 크게 의존하지 않을 것 같아요.”(P4)
P3의 AI를 활용한 시나리오를 보면, ‘꿈꾸는 학교’라는 신비한 책을 읽어 그 책의 이상적인 세계관 속으로 들어가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현실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오는 내용을 담고 있다. AI는 ‘민수는 책장을 넘기며 점점 책 속에 빠져든다.’라는 표현을 통해 좀 더 생생하게 상황 표현을 해주었으며, 또한 “어, 그냥저냥 버티고 있어. 너는?”, “꿈속에서 우리가 정말 행복했어.”, “나, 그 행복을 현실에서도 느끼고 싶어.” 등 시나리오를 더욱 풍성하게 전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풍성한 상황을 묘사해 주는 AI의 시나리오 형식이 대중에게 생생하게 전달해 주며 스토리를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참가자들은 AI가 적절한 답변과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주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대중성 측면에서 콘텐츠 품질이 높다고 하였다. 그 이유로는 AI가 대형 언어 모델의 언어적 장점을 활용하여 대중적이고 쉬운 언어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확실히 AI라 그런지 사람들이 어떤 내용을 좋아하는지 알고 작성해 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언어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를 작성해 줘서 콘텐츠 품질이 높다고 느껴졌어요."(P1)
참가자들에게 AI가 답변한 내용은 영화 창작물에 즐거움을 기여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하였다. 참가자들은 AI는 통계적이고 대중적으로 답변해 주기 때문에 작품이 완성되고 나면 대중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보았고, 장기적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실제로 통계적이고 대중적으로 작성해 주는 내용 자체가 있어서 창작물의 즐거움에 기여해줄 것으로 생각해요.”(P4)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구성된 질문 외에도 AI 사용 여부에 따른 두 가지 과업에서 더 나은 아이디어가 도출되었는지, 결과물이 얼마나 완성도가 높은지에 대해 추가로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레퍼런스와 뼈대를 만들어주는 보조적 도구로서는 좋았지만, 기계가 만들어준 것 같은 확신이 들었기 때문에 AI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가 저의 색깔을 나타내기에 훨씬 더 효과적이라 생각한다(P3).”고 말하며 대부분의 참가자는 AI를 사용했을 때 단순 작업에는 도움이 되지만 작가의 창의성을 나타내기에는 AI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더 선호하였다. 그렇지만 P2는“영화 기획의 레퍼런스가 작가의 경험 기반뿐이었는데, AI가 제시하는 답변이 레퍼런스가 되어 더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라고 언급하며 아이디어를 얻는 측면에서는 창의성이 확장되었다고 하였다.
5. 논의
우리는 앞으로 도래할 AI 시네마 시대를 대비하여 인간과 AI의 상호 작용에 있어서 사용자의 주체감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영화 창작자와 AI의 관계에서의 창작 주체감에 대해 탐색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AI와의 공동 창작 활동에 있어서 ‘창작 주체감’이란 창작자가 창작자로서의 역할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의사 결정을 수행하여 창작 활동을 수행한 감정으로 정의하였으며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실제 영화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영화 단계가 너무 세부적이고 복잡하기 때문에 AI가 인간의 과정을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았고, 영화 업계에 보수적인 사람들이 많아 기술 사용에 있어 거부감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영화 창작에서 핵심이 되는 요소가 프리 프로덕션의 영화 기획 단계임을 확인하였고, 그중 트리트먼트는 영화 작업의 핵심이며, 작가의 색깔이 가장 독보적으로 드러나는 단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영화 창작의 핵심 단계로 확인된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의 영화 창작자의 주체감을 분석하고자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 일부 참가자들은 이번 워크숍을 통해 처음으로 AI와의 협업을 경험했기 때문에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AI 의존성에 대한 문제를 우려했으며, 학습 데이터에 기반한 답변을 하는 AI의 특성으로 생성된 콘텐츠가 양산형 콘텐츠의 클리셰를 포함하고 있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 창작자의 개입이 필요함을 언급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참가자들은 AI와 협업하며 영화 기획의 창작 과정을 수행하며 해당 과정이 창작 주체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고, 오히려 AI와의 협업을 통해 효율적인 창작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화 창작자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원하는 창작 결과물을 얻기 위해 여러 번 프롬프트를 수정하고 생성된 콘텐츠에 창작자의 개성을 추가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AI는 창작자가 경험하지 못한 영역의 레퍼런스를 제공하여 영감을 줄 수 있었고, 대중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함으로써 작가가 개성을 잘 살리면 장기적으로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였다.
결론적으로 실험에 참가한 영화 창작자들은 시나리오를 AI와 공동 창작하는 실험에 있어서 인간은 창작자, AI는 창작 보조자로 명확하게 역할을 인지했으며 여러 번의 프롬프트를 수정하거나 생성된 시나리오를 직접 수정하는 등 본인의 명확한 의사 결정을 거쳐 새로운 시나리오를 완성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창작자의 개입을 통해 생성된 시나리오에 창작자의 개성이 반영되었기 때문에 AI 사용이 영화 창작자의 창작 주체감에 있어서 방해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영화 창작자들은 본 AI와 함께 수행하는 데 있어서 처음에는 AI가 창작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부분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지만, 실제 시나리오 작성을 수행하며 AI가 창작한 시나리오에 대하여 놀라움을 표했다. 비록 AI가 창작한 시나리오가 양산형 클리셰의 형태를 띠더라도 창작자가 영감을 얻는데 충분한 역할을 수행한다며 워크숍 수행을 통해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본 연구를 통해 ‘창작 주체감’이란, 앞서 정의한 주체감이라는 사전적 의미에 방안이나 물건 따위를 처음으로 만들어내는 창작(創作)을 더하여 인간이 만들어낸 방안이나 물건에 대하여 주가 되는 감각을 느끼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AI와 함께 공동의 창작을 수행할 때의 창작 주체감을 느끼는 정도는 창작자가 AI 역할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지, 창작 활동에서 의사결정을 주도적으로 수행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는 창작자가 AI를 보조자의 역할로 인지하고 주도적인 의사결정으로 창작물을 만들어냈다면 창작자는 창작물에 대하여 충분한 창작 주체감을 갖는다고 말할 수 있다.
본 연구의 한계로는 영화 창작자의 AI의 활용 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한 연구로서, 설계된 환경에서 제한된 인원으로 실험이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는 시간 제약이 없는 실무 환경에서는 영화 창작자들의 추가적인 의견이 발생할 수 있으며 향후 더 많은 전문가를 모집하여 의견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워크숍에 참가한 영화 창작자들의 생성형 AI 사용을 위한 프롬프트 입력의 숙련도가 비교적 낮은 편이었으나, 만약 참가자들이 더 능숙하게 프롬프트를 입력해 원하는 결과를 빠르게 도출한다면 더 다양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6. 결론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예술 창작 분야에서도 AI와 다양한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영화 산업에서는 AI 사용이 영화 창작에 있어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AI는 영화의 제작 기간을 단축하고 창작 원가까지 절감하여 사실상 영화 제작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AI 시네마에 대한 연구와 시도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Zhao, 2023). 실제로 생성형 AI로 시나리오, 영상, 음성, 자막 등 모든 요소를 제작한 ‘인공지능 뉴 시네마 무비’의 웨인힐즈 이수민 대표는 20분짜리 에피소드 3편을 제작하는 데 걸린 시간이 1시간 남짓에 불과하다며 AI 영화 제작의 효율성을 강조하기도 했다(Lee, 2023). 또한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동영상을 생성할 수 있는 생성형 AI 소라(Sora)가 주목받으며, 누구나 생성된 동영상을 이어 붙여 자신만의 영화를 창작할 수 있는 미래가 기대되고 있다(Cha, 2024). 이와 같은 영화 창작 산업 발전에 AI가 긍정적인 기여를 하기 위해서는 영화 창작자들에게 더 나은 AI 협업 전략을 제시하고 창작 주체감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후속 연구가 지속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앞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AI와 영화 연구에 필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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