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xonomy of Design Research focused on Enhancement of Connection between Design Practice and Research
Despite vigorous efforts and achievements in the design research area, the gap between design practice and design research has been impeding the application of research outcomes to design practice. This research investigated research trends in the design community by analyzing 83 research papers which were published in the recent three years (2009~2011) from four types of international journals and proceedings. A framework for analysis of design research and an analysis card were designed for this study. The framework describes how and when an outcome of design research affects the progress of design practice. Then the cards were used to summarize the researches. According to the analysis, the majority of research investigated and explored the theoretical background of design rather than providing practical tools which can be used directly in design practice. Also, most papers were the result of experiments, case studies, and literature studies which are distinct from actual design practices. These design research tendencies impede the circulation of design knowledge between the area of design research and design practice.
초록
최근 디자인에 관한 연구 성과의 축적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연구와 실무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 실무와 디자인 연구 사이의 괴리는 ‘디자인 실무를 효과적으로 연구에 통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본 연구는 실무와 연계된 국제적 디자인 연구의 현황을 바탕으로 디자인 연구와 디자인 실무의 연계 양상을 파악함으로써, 본 연구의 결과가 디자인 과정에 주요한 자원으로 활용되는 것,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 디자인 실무와 디자인 연구의 간극을 좁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 방법으로 최근 3년(2009~2011)간 가장 영향력 있는 4 개의 국제 디자인 저널 및 학회지에 게재된 83편의 논문을 선별하고 분석하여 디자인 연구 동향과 유형을 분석하였다. 유형 분석을 위해 디자인 연구 논문 분석 카드를 개발하였다. 또한 연구 결과가 디자인 실무 과정에 적용되는 ‘시점’과 ‘역할’을 기준으로 한 프레임워크를 제안하였다. 유형 분석 결과 절반에 이르는 디자인 연구들이 디자인의 도구적인 지식보다 디자인 이론의 체계화에 더 초점을 두고 있었다. 또한 여러 논문에서 제시된 실험, 사례 연구, 문헌 연구 등의 연구 방법들이 실제 디자인 활동에 유익한 시사점을 제시하는데 한계를 갖고 있으며 연구과 실무 사이의 지식 순환을 저해하는 원인으로 파악되었다. 본 연구의 말미에는 이러한 분석결과를 기반으로 실무와 연계된 디자인 연구의 발전방향을 논하였다.
Keywords:
taxonomy of design research, design research, design practice, 디자인 연구 분류, 디자인 연구, 디자인 실무1. 서 론
최근의 왕성한 디자인 연구 논문의 발표 및 학술대회의 성공적 개최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연구와 실무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 연구자들은 실무자들이 연구 결과의 활용에 관심이 없거나 가장 중요한 지식의 축적을 통한 전문성 향상에 소홀히 한다고 불평하며, 디자인 실무자는 디자인 연구의 결과가 실무에 바로 활용하기 적합하지 않은 형태라고 불만을 갖는다. 이와 같은 괴리 때문에 디자인 실무와 연구 사이의 간극을 좁힐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크게 두 가지 노력을 낳고 있다. 첫째는 디자인 실무를 통해 형성된 디자인 노하우(Know-how)를 지식 체계로 정립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실질적 디자인 행위가 연구의 주요 내용이 되는 디자인을 통한 연구 (Research through design, Frayling, 1993)의 연구방법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디자인 활동으로부터 얻어진 노하우를 실무에서 재사용 가능한 지식으로 구축하려는 열망과 실제 디자인 활동과 연계된 디자인 연구 추진 체계를 정립하고자 하는 열망이 디자인 실무와 연구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자하는 구체적인 시도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디자인 연구와 실무 사이의 간극을 의식한 새로운 연구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은 기존의 다양한 디자인 연구 양상들을 아우르는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디자인 연구와 실무 사이의 연계 양상을 거시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디자인 학계가 취해야할 행동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
디자인 실무와 연구 사이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실무와 연구 사이의 간극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디자인 실무와 연계된 국제적 디자인 연구 현황을 분석하여 실무를 통한 디자인 연구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국제적인 디자인 연구 논문들을 선별하여 디자인 실무와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성공적인 디자인 결과물을 도출하는 디자인 과정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실무와 연계된 디자인 연구의 분류 체계를 정립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 3년 (2009~2011)년 동안 주요한 디자인 연구 사례들을 분류, 종합적인 경향을 분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디자인 연구의 경향이 실무 디자인 과정에 기여하는 바와 그렇지 못한 부분을 파악하였다. 이후 디자인 실무와 연계된 바람직한 디자인 연구 방향을 제시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 구축한 디자인 연구 분류 체계는 디자인 연구를 디자인 실무와 연계하는 관점에서 파악함으로써, 연구 결과가 디자인 과정에 주요한 자원으로 활용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궁극적으로 디자인 실무와 디자인 연구의 간극을 좁히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1. 디자인 실무의 정의
디자인 실무의 관점이라는 것을 명확히 설명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디자인 영역 중 디자인 실무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디자인 영역 이해에 관한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디자인은 아티팩트를 만드는 것에 관한 것이며(Cross, 1999, 2001; Owen, 2007), 새로운 것의 구상과 실제화에 그 고민의 중심에 놓이는 것(Clark & Smith, 2008; Cross, 2001)으로 설명된다. 또한 디자인은 더 나은 무엇(better stuff)을 만드는 것에 관한 것이다(Norman, 2009). 이러한 디자인 활동에 대한 이해를 살펴볼 때, 디자인 실무가 목표로 하는 것은, 보다 나은 디자인 결과물(outcome)을 만들어내는 것에 관련된 실질적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1.2. 디자인 연구의 정의
디자인 연구란, 디자인과 디자인 활동에 관한 지식의 체계적인 조사와 획득을 말한다 (Bayazit, 2004). 연구의 대상이 무엇인가 라는 관점에서 디자인 연구를 분류한다면 디자인 연구는 디자인에 관계하는 사람, 디자인을 하는 과정, 혹은 디자인된 제품 자체에 대해 연구로 구분할 수 있다 (Cross, 2001).
1.3. 디자인 연구의 분류와 분류 체계
기존의 디자인 연구의 분류와 분류 체계에 대한 논의는 디자인 영역의 범주를 명확하게 하고 독자적 학문으로서 디자인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주로 이루어져왔다. Frayling(1993)은 디자인 연구를 디자인에 대한 연구 (research into design), 디자인을 위한 연구(research for design), 그리고 디자인을 통한 연구(research through design)로 분류했다. 그리고 Owen(1998)은 일반적인 지식 형성 과정(knowledge building process)을 참고하여, 연구 방법이 종합적인가 혹은 분석적인가, 그리고 연구 대상의 추상적인가 실제적인가에 따라 구분되는 학문의 전통적인 4가지 속성에 디자인 연구를 병합한 분류 체계를 제시하였다.
한편 디자인 지식 체계를 명확히 하고 지식의 탐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이수연과 이건표(1999), 이종호 외 4인 (1999), 김종덕(2004) 등이 디자인 연구들이 다루는 개념의 유사성에 따라 연구를 분류하여 디자인의 계층 구조를 제안했다. 그러나 기존의 연구들을 분석하여 유사한 특성의 것들을 포괄, 하나의 계층으로 제시하는 위와 같은 연구 분류 체계는 새로운 개념의 생길 때 마다 개정을 요할 뿐만 아니라 (김규희 외, 2011), 연구의 개념에 대한 단편적 정보만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지적하며 김규희, 박영순, 정의철(2011)은 디자인 연구의 분류를 위해 다차원구조와 기호합성 방식을 이용한 디자인 정보 분류체계를 제안했으나 역시 분류 기준의 선정에 있어서 디자인의 영역과 지식의 이론적, 실용적 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러한 기존의 분류 체계는 실무 디자인 과정과 연구 사이의 연관성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실무와 연구의 연계 양상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나 실제 디자인 과정에서 실무 디자이너들이 필요한 정보를 탐색하는데 제한적인 역할 밖에 할 수 없는 한계점이 있다.
2. 디자인 연구 분류의 프레임워크
많은 연구자들은 디자인 연구를 통해 형성된 지식 체계가 궁극적으로 디자인 실무에서 일어나는 실질적 디자인 과정에서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oskinen et al. 2011). 디자인 실무 과정에 활용되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모든 디자인 연구 결과는 디자인 과정 중 어떤 시점에서 어떤 용도로 활용되는지, 또는 활용될 것을 의도했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디자인 연구가 실무에 반영되는 시점과 용도의 관점에서 실무와 연계된 디자인 연구의 분류 프레임워크를 구축하였다 [그림 1].
본 연구에서 제안한 실무 연계형 디자인 연구의 분류 프레임워크는 연구 결과의 활용 시점과 용도라는 2차원 공간으로 표현될 수 있다. 프레임워크의 세로축은 디자인 연구에서 도출된 결과물의 형태를 표현하고 가로축은 디자인 연구 결과가 적용되는 시점 즉 실무적 디자인 과정을 표현한다.
2.1. 세로축: 디자인 연구 결과물의 형태
실무 연계형 디자인 연구 분류 프레임워크의 세로축은 디자인 연구 결과물의 형태를 나타낸다. 디자인 연구를 통해 형성된 지식 체계는 디자인 실무를 위한 이론적인 근거(추상적)를 제공할 수도 있고 디자인 과정에 실질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도구(구체적)에 대한 기반 지식이 될 수도 있다. 연구 결과물은 디자인 연구 결과물의 형태에 따라 디자인 실무와의 상호작용 수준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디자인 과정에 실질적으로 응용될 수 있는 도구적 기반 지식은 이론적인 근거에 비해 디자인 실무와 더 직접적으로 상호작용 하게 된다. 연구 결과와 디자인 실무 사이의 상호 작용 수준을 기준으로 한 디자인 연구의 분류는 디자인 실무 연계형 디자인 연구 분류 프레임워크에 유용한 통찰을 제시한다.
Stappers(2009)는 디자인 연구에서 발생하는 용어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디자인 연구에서부터 제품의 디자인, 그리고 제품의 사용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활동들의 수준과 각각 사람들의 역할을 시각적으로 구조화하였다. Stappers는 각 수준에서 일어나는 활동들의 산물 중 상위 세 가지를 이론(theory), 방법론(methodology) 그리고 도구(tool)로 설명하였다. 본 연구는 이 구조에 기반하여 디자인 연구 결과물의 형태를 세 단계의 수준으로 제안한다.
(1) 이론: 이는 디자인과 관련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체계화된 아이디어를 의미한다. 세가지 수준 중 가장 추상적인 것으로, 디자인 실무에 가장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디자인 연구 결과이다.
(2) 방법론: 디자인을 위한 방법이나 원리의 전체적인 시스템을 의미한다. 세 수준 중 중간에 위치한다.
(3) 도구: 디자인 과정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단을 의미한다. 세 수준 중 가장 구체적인 것으로 디자인 과정을 수행하기 위한 지침 등이 예이다. 디자인 실무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디자인 연구 결과이다.
2.2. 가로축: 디자인 과정
디자인 연구 분류 프레임워크의 가로축은 실무 디자인 과정상의 단계들에 대응하여 디자인 연구가 실무에 연계되는 양상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디자인 연구 결과물이 실제 디자인 과정에서 활용되는 시점을 파악할 수 있다.
Brown(2008)은 구축한 디자인 사고의 진행 과정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실무적 디자인 과정을 총 세 단계로 구분하였다. Brown의 연구는 디자인 실무 분야에서 체득한 지식을 기반으로 디자인 과정을 도식화 했으면서도 디자인 과정에 대한 원론적 연구 결과들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따라서 Brown이 제시한 디자인 과정 모델은 디자인 실무의 관점에서 디자인 연구를 분류하는데 유용한 기준을 제공한다.
Brown에 따르면 디자인 과정은 영감(inspiration), 발상(ideation), 실행(implementation)의 순차적인 세 단계를 통해 진행된다. Brown의 세 단계는 종합적으로 디자인 과정을 묘사하지만 연속적인 디자인 과정을 단순하게 유형화 시킨 점이 한계로 지적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각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의 전환 과정을 디자인 과정 모델에 추가하였다. 또한 디자인 결과물에서 새로운 디자인 영감이 발생하는 순환적인 부분 역시 고려하였다. 한편 디자인 연구를 통해 형성된 지식 중 제품의 실질적 디자인 과정에 연관되지 않은 지식, 예를 들어 디자인 조직 관리 이론 등은 디자인 단계 외로 분류하였다. 본 연구에서 디자인 과정은 아래와 같이 총 6단계의 발전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① 영감: 디자인 문제에 관해 이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기회 발견 및 방향 설정을 하는 단계이다.
② 영감~발상: 영감으로부터 구체적 발상을 위해 준비하는 단계이다.
③ 발상: 해결안을 생성하고, 발전시키며, 해결안을 이끌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검증하는 단계이다.
④ 발상~실행: 발상의 결과물을 실행시키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이다.
⑤ 실행: 디자인 결과물을 실제 마켓에 내놓기 위한 것으로, 디자인 해결안의 이행 단계이다.
⑥ 실행~영감: 실행과 영감 단계의 사이를 잇는 중간 단계로, 실제 디자인 결과물이 새로운 디자인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이다.
⓪ 단계 외: 직접적으로 디자인 과정상에 해당하지 않는 디자인 활동들에 관한 것으로, 디자인 조직 관리 이론 등이 이에 해당한다.
3. 디자인 연구 논문 검토 및 분류 방법 설계
3.1. 검토 대상 저널 선정
본 연구에서는 디자인 연구 결과가 활발히 발표되고 그 질적 수준 또한 인정받은 디자인 저널들을 중심으로 디자인 연구 경향을 검토했다. Gemser et al. (2012)의 국제 디자인 저널의 질적 수준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질적 수준 상위 다섯은 Design Studies, Design Issues, Journal of Engineering Design, International Journal of Design, 그리고 The Design Journal이다. 그 중에서, 국제적 디자인 연구 커뮤니티의 동향에 대한 Roworth-Stroke(2011)의 연구에 따르면, Design Issues와 International Journal of Design은 특히 디자인 실무자와 연구자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디자인 지식을 다루는 국제 저널이다. 따라서 디자인 실무와 연구의 연계에 초점을 맞춘 본 연구의 목적을 고려하여 Design Issues와 International Journal of Design을 검토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그 외 저널들은 저자들의 전문 분야가 디자인 실무와의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게재 논문들이 디자인 실무에 대한 실질적 기여를 의도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검토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그리고 본 연구에서는 디자인 경영에 대한 디자인 실무 분야의 높은 관심을 고려하여, Friedman et al. (2008)의 국제 디자인 저널 순위표에서 디자인 경영 저널 중 최고 순위를 차지한 Design Management Journal을 검토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또한 최근 디자인 실무 영역에서 주목받고 있는 IT 기반 디자인 연구 분야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국제 학술지로 인정받은 Proceedings of Design Community in CHI가 검토 대상에 포함되었다.
최근의 디자인 연구 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위의 저널 및 학술지에서 최근 3년 이내의(2009~2011) 논문들이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위 저널들은 전반적인 디자인 연구 이슈, 디자인 경영 혹은 전략, 인간과 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에서의 디자인 연구,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적인 디자인 연구 논문들을 포함하고 있다. 상기 저널 및 학회지들을 선정한 이유는 전통적인 디자인에 기반을 둔 디자인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심리학, 비즈니스, 컴퓨터 및 전자 공학 등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연구자들의 참여가 활발하므로 디자인 실무에 기여하는 다양한 지식들의 양상을 파악하기에도 용이하다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본 논문에서는 각각의 저널에서 최근 3년 간 (2009~2011) 게재된 20개 내외의 논문들을 선정하여 검토했다. 총 83개의 논문들이 검토되었으며 [표 1], 각 논문의 검토 내용은 디자인 연구 논문 검토 카드의 양식에 맞게 요약되어 디자인 연구 동향 분석에 활용되었다.
3.2. 디자인 연구 논문 검토 카드
최근 디자인 연구들의 동향을 효율적으로 검토하고 분류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디자인 연구 논문 검토 카드를 개발하였다. [그림 2].
디자인 연구 논문 검토 카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요약하여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1) 디자인 연구가 제시한 연구 결과의 유형 (2) 연구의 결과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수혜자 (혹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지 효용성의 여부), (3) 디자인 연구 주체의 학문적 배경 (전공) (4) 연구 수행 방법
① 저널 이름 및 년도: 저널 이름 및 년도를 표기한다. 이를 통해 한 가지 저널 내에서, 혹은 일정 기간 동안 발표된 디자인 연구 패턴들을 파악할 수 있다.
② 짧은 제목: 각 논문의 내용을 요약할 수 있는 대표적 키워드를 이용한 짧은 제목이다. 논문 분류 시 논문 내용에 대한 빠른 판단과 각 논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한 부분이다.
③ 저자이름, 논문제목: 해당 논문의 정확한 식별을 위해 참고 문헌 표기 형식에 따라 저자명과 제목을 정확히 표기한다.
④ 연구 결과: 각 논문이 생산해 낸 연구 결과를 요약문과 이해를 돕는 도해 또는 그림으로 표현한다.
⑤ 저자들의 전문 분야: 논문을 작성한 연구자들이 속한 학과와 전공 분야를 바탕으로 저자들의 전문 분야를 표기한다. 이를 통해 해당 연구가 어떠한 전문적 지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지를 유추할 수 있다. 이 항목을 통해 디자인 연구에 어떤 분야의 인력이 공헌하고 있는지 그 양상을 시대별로 혹은 연구 영역별로 파악할 수 있다.
⑥ 연구 요약: 해당 연구가 무엇에 관한 연구인지 요약한다.
⑦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가?: 해당 연구의 연구 결과가 디자인 관련 분야에 어떤 방식으로 공헌할 수 있는지 예측하여 서술한다. 예를 들어 연구 결과는 실무 분야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들이 직접 디자인에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이나 방법일 수도 있고, 혹은 디자인 연구 분야에 배경 지식을 제공할 수도 있다. 이 항목은 예상되는 공헌 분야를 최대한 자세히 서술하도록 제시되었다(예를 들면 HCI 연구자, 디자이너, 경영자 등). 또한 이 항목은 디자인 연구 결과의 실질적 활용에 대한 고찰에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으므로 본 연구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
⑧ 연구 방법: 해당 디자인 연구가 어떤 방법을 택하여 연구를 수행했는지 파악하여 서술한다. 이 항목을 통해 연구 결과, 혹은 연구자들의 전문 분야와 연구의 방법 사이의 연관성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한 가지 디자인 연구는 문헌 연구에서부터 실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 방법을 포함하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디자인 연구가 각각의 고유한 통찰을 제시하기 위해 채택한 주요한 연구 방법을 중심으로 각 디자인 연구의 연구 방법을 파악했다.
3.3. 분석 및 분류 과정
본 논문에서는 위 디자인 연구 논문 검토 카드를 이용하여 총 83편의 디자인 연구 논문을 분석, 카드를 작성했다 [그림 2]. 그리고 카드의 ④ 연구 결과와 ⑥ 연구 요약 항목을 고려하여 각 연구의 디자인 결과물 형태와 디자인 과정과의 연계성을 파악하였다. 이에 따라, 전체 83개 카드는 앞서 제시한 디자인 연구 분류 프레임워크에 따라 분류되었다. 각각의 카드는 프레임워크의 2차원 평면상에 해당하는 위치에 배치되었다. 이를 통해 실무에서 발생하는 디자인 과정에 최근의 디자인 연구들이 어떤 방법으로 어떤 시점에 기여하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디자인 과정의 각 단계에 기여하는 디자인 연구들의 특징과 경향을 살펴봄으로써 디자인 실무와 디자인 연구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는 원인과 향후 디자인 연구들의 공통 과제에 대해 고찰해보았다.
4. 분류 결과
검토 카드에 따라 요약, 분석된 총 83편의 논문들은 그림 3과 같이 디자인 연구 분류 프레임워크의 2차원 평면상에 분류되었다. 각 논문의 출처는 기하학적 도형으로, 연구에서 사용된 연구 방법은 도형의 무늬로 시각화하여 각각 논문의 특성뿐만 아니라 연구의 일반적 경향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디자인 연구의 결과물 형태는 Stappers(2009)의 이론적-도구적 프레임워크와 유사한 방식으로 구분될 수 있었다. 디자인 연구 결과물은 실제 디자인 과정에서 특정 단계에 지엽적으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디자인 전체 과정, 혹은 전체 디자인 과정 중 일부 구간에서 활용될 수도 있다고 판단되었다. 따라서 디자인 연구 결과물의 영향력이 지엽적인 단계에 제한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해당 디자인 연구 논문의 기호를 여러 단계에 걸치도록 확장하여 시각화 하였다.
디자인 연구 분류 프레임워크에 의한 연구 논문의 분포도는 각 연구의 결과가 실질적 디자인 과정의 어떤 시점에서 어떤 형태로 활용될 수 있는지 유추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이 연구 분포도는 디자인 연구의 경향과 특성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디자인의 영감을 제공하는 연구들(가로축-1) 중 많은 숫자는 디자인 영감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며(세로축-theory), 디자인의 새로운 영감에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는 많은 중 다수의 연구가 International Journal of Design에 게재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4.1. 디자인 연구 결과의 형태를 중심으로 한 디자인 연구 분류 및 분석
검토된 총 83편의 저널 및 학회지 등재 논문들이 창출한 결과들의 유형은 Stappers(2009)의 계급적 지식 체계의 상위 3단계에 해당하는 이론적, 방법론적, 도구적 지식으로 나누어진다. 분류 결과 전체 83개의 연구 중 총 39개(46.98%)의 연구가 이론적 단계에 해당하는 디자인 지식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고, 방법론적 지식에 해당하는 연구가 31개(37.34%), 도구적 지식에 해당하는 연구가 13편(15.66%)이었다.
방법론적 지식이나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도구적 지식수준 보다 더 높은, 이론적 단계 해당한 39편의 논문 중, 실무 디자인에 관련된 연구와 디자인 경영에 관한 논문이 각각 20편(51.18%), 13편(33.3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논문 저자들의 전문 분야를 살펴보면, 전체 논문 중 11편(28.21%)이 디자인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분야를 전공하거나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만 이루어진 저자 집단에 속한 이들이 저술한 논문이었다. 공학적 배경을 가진 저자들이 저술한 논문은 5편(12.82%)이었고, 공학적 배경을 가진 저자 1명 이상과 디자인 분야의 저자 1명 이상이 함께 저술한 논문은 6편(15.39%)이었다. 통계적으로 볼 때 추상적, 이론적 수준의 디자인 기반 지식 생산에 디자인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연구자의 기여뿐만 아니라 공학적 기반 지식을 가진 연구자들의 기여도 큰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디자인 과정을 고려해볼 때, 기반적 단계에 해당하는 논문 39편 중 17편(43.59%)이 영감 단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식 기반을 생산하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디자인 기반 지식 연구가 디자이너들이 실제로 디자인 과정에 진입하기 전 디자인의 영역, 대상에 대한 영감과 배경 지식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Vallgarda & Sokoler(2010)의 논문은 컴퓨터화 된 물체들을 기존의 전통적인 나무, 유리와 같은 재료로써 이해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통하여 디자이너들이 컴퓨터화 된 재료로부터 새로운 디자인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였다. 또한 Dagman, Karlsson & Wikstrom(2010)의 논문은 촉감을 통해 얻어지는 사용자 경험을 묘사하는 언어의 특성을 파악하여 햅틱 제품으로부터의 사용자 경험이 기존의 사용자 경험과 차별화 될 수 있는 부분을 탐색했다. 이를 통해 제시하여 디자이너들은 햅틱 제품에 대한 새로운 영감의 원천을 얻을 수 있다.
한편 전체 39편 중 7편(17.95%)의 논문이 실제 디자인 과정과 밀접한 연관이 없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그 중 6편이 Design Management journal 등재 논문이었다. 이는 디자인 경영학 분야에서 디자인 과정 자체보다 좀 더 포괄적 의미의 관리, 경영 및 디자인 리더십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위 논문들의 주요 연구 방법은 문헌 연구(13편, 33.33%), 사례 분석(11편, 28.21%) 그리고 실험(7편, 17.95%)들이었다. 이는 연구의 목적이 구체적이고 도구적인 지식의 생산이 아닌 기존에 다루어지지 않은 분야에 대한 탐색이나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로 대부분 새로운 지식 체계에 대한 탐색과 기존의 사례를 분석하여 문제점을 발견하여 해결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디자인의 방안을 제시하는 방법론적 지식을 결론으로 제시한 논문은 본 연구에서 검토한 총 83편의 논문 중 31편이었다. 그 중 총 15편(48.39%)이 실제 디자인 활동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들에게 필요한 지식을 다루었고, 8편(25.81%)의 논문은 활동으로서 디자인에 대해 연구하거나 디자인 교육 방법론에 대해 논하였다.
전체 논문 저자들의 배경을 살펴보면 31편 중 23편(74.19%)의 논문에 디자인 관련 분야 전문가가 개입한 것에 반해, 디자인 분야 전문가를 제외한 연구자, 혹은 연구 집단에서 발표한 논문은 8건(25.81%)이었다. 이러한 통계 결과로 미루어 볼 때, 디자인 방법론적 지식 생산에는 디자인을 전공한 연구 인력의 기여가 크다고 해석된다. 그러나 디자인 과정에 직접적 영향력이 큰 방법론적 지식 생산에 디자인 전문가를 배제한 연구가 디자인 분야의 비중 있는 연구 결과 중 4분의 1에 달한다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
위 연구들을 통해 도출된 방법론적 지식은 디자인 과정에 있어 전반적 단계에 고루 기여하고 있음을 보였다. 연구 방법을 살펴보면 전체 중 11편(35.48%)이 사례 분석을 주요 연구 방법으로 사용했다. 이는 디자인 연구에서 기존의 디자인 사례를 수집하여 발표하는 시범적 연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하는 도구적 지식수준에 해당하는 논문은 전체 83편 중 13편에 불과했다. 이는 곧 디자인 실무자들이 해당 지식의 해석 및 구조화를 거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도구적 지식의 생산이 연구 영역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통계적 결과는 실무 영역과 디자인 연구의 괴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해당 영역의 논문 저자들의 전문성을 살펴보면, 전체 13편 중 6편(46.15%)이 전문적 디자인 분야 연구자들에 의해 저술되었다. 그리고 4편(30.77%)이 공학 분야 전문가를 1명 이상 포함한 저자들이 저술한 논문이었다. 그러나 유의한 통찰을 도출하기에는 사례의 숫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학적 기반 지식이 디자인을 위한 도구적 지식 생산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일반화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연구를 통해 도출된 도구적 지식이 실무적 디자인 과정에 기여하는 부분을 살펴보면, 전체 13편 중 6편(46.15%)이 디자이너들이 실제로 디자인 아이디어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도구에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Mendels, Frens & Overbeeke(2011)의 논문은 디자인 아이디어 생산 과정에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이를 사용한 디자이너들의 반응과 평가를 소개했다. 이는 디자인 과정 중에서 아이디어 생산 및 도출 과정이 디자인 연구자들에게 주요 관심사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편중은 디자이너들이 실무 과정에서 기초적 영감을 얻는 단계, 혹은 디자인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는 단계에 필요한 지식에 대한 논의가 전문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4편(30.77%)의 논문이 디자인 실무과정에 1차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경영 및 관리적 측면을 다루고 있었다.
4.2. 디자인 과정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 연구 분류 및 분석
실무적 디자인 과정에 따른 논문의 배열 결과, 우선 연구의 결과적 지식이 디자인 프로세스에 직접 대입되지 않는 연구가 전체 83편 중 총 12편(14.46%)을 차지했다. 그 중 9편이 Design Management Journal에 등재된 논문이었다.
실무적 디자인 과정의 영감, 영감~발상 단계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논문은 총 27편(32.53%)이었다. 총 27편 중 17편(62.96%)이 이론적이고 추상적 단계의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그에 반해 영감(Inspiration) 단계를 위한 도구적 지식을 제공한 연구는 International Journal of Design에 게재된 O. Tomino, et al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탐구를 체계적으로 서술하여 디자인의 영감으로 활용할 수 있는 테크닉에 관한 연구(O. Tomino, et al. 2009)로 단 1건에 불과했다. 이는 많은 디자인 연구가 새로운 디자인의 요소와 관점에 대해 탐색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데 반해 실제로 디자이너들이 현장에서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는 영감을 얻는데 도움을 주는 도구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한편 이론 단계의 17개 연구 중 9개의 연구가 International Journal of Design를 통해 발표되어 해당 저널의 탐색적인 성향을 보여주었다.
전체 논문 중 32편(38.55%)의 논문이 디자인 과정에서 발상, 발상~실행 단계에 들어선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지식을 다루었다. 이를 통해, 전체 디자인 과정과 결과의 가치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 여겨지는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단계가 디자인 연구에서도 주요한 관심 영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중 15편(46.88%)이 방법론적 지식수준을 결론으로 도출했다. 그러나 도구적 지식을 제공하는 논문은 전체 중 6편(18.75%)에 지나지 않았다.
총 22편(26.51%)의 논문이 디자인 과정에서 실행, 실행~영감 단계로 분류되었다. 22편의 논문 중 CHI에 등재된 논문이 10편(45.45%)이었고, 그에 반해 Design Management Journal에 등재된 논문은 2편(9.1%)이었다. 이러한 결과와 분석 대상이었던 저널들의 성격을 고려해볼 때 디자인 아이디어를 실현화하고, 실현된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는 과정은 실질적인 대상을 통해 연구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4.3. 디자인 연구 경향 분석
연구를 통해 검토한 83편의 저널 등재 논문을 실제 디자인 과정을 고려한 지식수준 발전 단계(세로 축)와 순차적 단계(가로 축)에 따라 배열하면 역 피라미드 꼴의 분포도를 얻을 수 있다[그림 4]. 역 피라미드 꼴의 분포도에 나타난 디자인 연구 논문의 양적 측면을 살펴보면 많은 수의 디자인 연구가 기반적, 이론적 수준의 지식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디자인 분야의 연구가 기반 지식에서 도구적 지식의 생산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기반적이고 이론적인 수준의 지식이 실무 디자인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실무자 각각의 심도 있는 해석과 응용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의 여러 난점들은 디자인 연구의 결과가 디자인 실무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 피라미드 분포는 디자인 연구 분야의 고유한 특성을 설명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디자인의 참신성, 다양성에 대한 지향성으로 인해 새로운 개념과 이론에 대한 탐색적 성격이 강한 연구가 많이 수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역 피라미드 꼴의 기하학적 형태에 주목해보면, 삼각형이 도구적 지식수준으로 갈수록 발상 단계로 수렴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론적 수준, 방법론적 수준에서 연구를 통한 지식 생산이 디자인 전 단계에 걸쳐 고루 일어나고 있는데 반해 도구적 수준에서 디자인 연구는 주로 디자이너들의 발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는 디자인의 전체 과정에 있어 좋은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게 인식 된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도구적 수준의 연구가 디자인 발상에 너무 편중되었기 때문에 디자인 과정에서 아이디어의 발상 전후로 일어나는 활동에 대한 체계적인 디자인 지식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 실제로 디자인 과정에서 디자인의 영감과 실행에 관한 지식은 주로 노하우의 개념으로 이해되고 소규모 집단 내에서의 전승과 같은 형태로 지식이 공유, 보존 되고 있기 때문에 지식 체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83편의 논문들이 선택한 연구의 방법을 살펴보면 실험, 사례 연구, 문헌 연구들이 그 방법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험, 사례 연구, 문헌 연구를 통한 디자인 연구는 디자이너 고유의 실무적 전무성이 반영되지 못하는 연구의 형태이다. 디자이너의 실무적 전문성을 디자인 연구에 반영하기 위해 Frayling(1993)은 디자인 결과물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 연구의 방법으로 디자인을 통한 연구 (Research trough Design)를 제시하였으나, 본 연구에서 검토된 83개의 디자인 연구 중 디자인을 통한 연구 방법을 주요 연구 방법으로 채택한 연구는 단 4건에 불과했다. 이러한 경향은 실무 분야에서 발생하는 디자이너의 전문성이 디자인 연구 분야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자인 전문성이 결여된 디자인 연구 결과는 디자인 실무의 맥락을 고려하지 못하여 배척당하기 쉽다. 따라서 이러한 실험, 사례 연구, 문헌 연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디자인 연구가 디자인 연구와 디자인 실무 사이의 지식 순환에 장애를 초래한다고 볼 수 있다.
실험, 사례 연구, 문헌 연구 형식의 디자인 연구는 실무 디자인 과정과 가장 다른 형태의 연구 구조를 가진다. 실무적 디자인 과정과 상이한 과정을 통해 도출 된 디자인 연구 결과는 디자인 실무자들로부터 공감대를 얻기 어려우며 그 결과 디자인 실무자들이 디자인 연구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게 한다. 따라서 디자인 실무 분야에서 발생하는 디자인 지식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디자인 연구 방법에 대한 재고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5. 결론 및 향후 연구
기존의 디자인 연구 분류 체계에 관한 연구는 디자인의 지식 체계와 연구 대상의 범위를 명확히 하여, 궁극적으로 디자인 학문의 정체성 확립하여 “독자적 학문과 연구 분야로 발전하기 위해” 시행되어 왔다(김규희 외 2011). 그 결과 기존에 논의되어 온 디자인 연구 분류 체계는 디자인 연구와 실무 사이의 연계 양상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디자인 연구와 디자인 실무 사이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 디자인 연구가 디자인 실무에 적용되는 양상을 중심으로 디자인 연구들을 분류하고 그 경향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실무에서 디자인 과정을 바탕으로 한 “실무연계형 디자인 연구 분류” 프레임워크를 설계하고, 디자인 연구의 분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디자인 연구 논문 검토 카드를 개발하였다. 본 연구에서 이 디자인 연구 분류 프레임워크와 검토 카드는 디자인 연구 논문의 분류 분석에 활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향후 디자인 연구의 경향을 파악하고자 하는 후속 연구를 위한, 또는 디자인 연구를 분류 분석하여 참고 문헌을 탐색하는 디자인 연구자나 실무자들을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를 위해 국제적 디자인 저널 및 학회지 4종류가 선택되었으며 최근 3년(2009~2011) 동안 해당 저널 및 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중 83편이 검토되었다. 각 논문은 논문이 소개하고 있는 연구가 디자인 과정의 어떤 시점에서 어떤 형태로 활용되는지 분석되었다. 또한 연구자들의 전문 분야와 연구 방법을 조사하여 디자인 연구의 경향을 파악하는데 활용하였다.
디자인 연구의 연구 결과물은 그 형태에 따라 디자인 실무에서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거나, 전체적인 방법론을 제시, 혹은 직접적인 디자인 행위의 지침을 제공한다. 또한 연구 결과는 디자인 과정의 특정 단계에서 선택적으로 활용된다. 전체 83편의 디자인 연구를 살펴본 결과 대다수의 연구가 이론적인 지식을 제공했으나, 디자인 실무자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디자인 행위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적 지식을 제공하는 연구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디자인 활동의 다양성과 참신성을 지향하는 근본적인 성향으로 인해 현재 디자인 연구 활동이 디자인 실무의 효과적인 수행을 보조하는 지식을 제공하기 보다는 새로운 디자인 영역을 탐색하고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는데 관심을 두고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론적 지식에서 도구적 지식으로 이어지는 계층 구조에서 디자인 연구들이 역 피라미드 꼴로 분포하고 있는 양상은 디자인 연구를 통한 이론적 기반이 실무 분야의 디자이너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적 지식 생산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곧 실무 분야의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연구 결과를 그들의 디자인 과정에 반영하기 위해 이론적 지식을 자체적으로 해석하고 도구적 지식으로 발전시키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뜻한다. 따라서 이러한 분석 결과는 디자인 연구가 이론적 지식 탐구에 편중된 현상이 디자인 실무와 디자인 연구 사이의 괴리를 발생시키는 원인임을 파악하는데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한다.
또한 디자인 연구들의 연구 방법 역시 실무 영역의 디자이너들과 디자인 연구자들 사이의 간극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파악되었다. 분석 결과 대부분의 디자인 연구들이 실험, 사례연구, 문헌 연구를 그 연구방법으로 택하고 있었다. 이는 디자인 연구가 실질적인 디자인 과정을 무시하고 디자인 실무의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디자인 지식 생산의 필요성을 도외시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디자인 실무와 디자인 연구의 괴리를 초래하는 기존의 연구 방법들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 CHI(Computer Human Interaction)의 디자인 커뮤니티에서 많이 차용하는 디자인을 통한 연구(Research through Design, Zimmerman et al. 2007)방법을 통한 연구는 디자인 연구의 과정을 실질적 디자인 과정에 기반을 두고 수행하며, 또한 실무 영역의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연구 과정에 개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 이러한 디자인 연구 방법은 디자인 연구와 디자인 실무 사이의 간극을 해소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보편적인 연구 방법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디자인 연구자들의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제한적인 연구 방법에 국한되지 않은, 실질적 디자인 과정을 고려한 새로운 디자인 연구 방법론에 대한 탐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디자인 연구와 디자인 실무 사이의 괴리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 디자인 과정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 연구 분류 프레임워크를 제시하여 디자인 연구의 동향을 분석하였다. 이 과정에서 83편이라는 많은 연구 문헌을 분류 분석하여 분석 결과의 객관성을 확보하였다. 그러나 디자인 연구의 분류를 중심으로 한 연구의 특성상 디자인 연구와 디자인 실무 사이의 간극을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본 연구의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발견한 디자인 연구의 경향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Acknowledgments
* 본 연구는 2012년 KAIST HRHRP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음.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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