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시나리오 내러티브 개발을 위한 심리적 거리감 활용 프레임워크: 통합적 문헌고찰
초록
연구배경 미래 시나리오는 디자인 실천에서 사회적 상상력을 자극하고 대안적 미래를 탐색하는 핵심 방법론이지만, 본질적으로 내재한 심리적 거리감으로 인해 그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 기존 연구는 개별 기법의 효과를 단편적으로 다루는 데 머물러, 시나리오의 주제와 목적에 따라 심리적 거리감을 체계적으로 조절하기 위한 통합적 접근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미래 시나리오 내러티브에서 심리적 거리감이 작동하는 방식과 조절 전략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설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개념적 프레임워크를 제안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본 연구는 통합적 문헌고찰을 수행하였다. 5개 주요 학술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련 키워드로 3,273편의 문헌을 수집하였고, PRISMA 가이드라인에 따른 단계적 선별을 거쳐 최종 33편의 핵심 문헌을 선정하였다. 분석은 심리적 거리감 유형의 귀납적 범주화, 조절 방식의 기능 중심 통합, 주제별 전략 패턴 비교의 순서로 진행하였다.
연구결과 첫째, 미래 시나리오에서의 심리적 거리감을 해석 수준 이론의 전통적 네 차원을 넘어 감정적·경험적·개념적·제도적 거리감을 포함한 8가지 유형으로 재구성하였다. 둘째, 문헌에 분산된 조절 방식들을 기능적 유사성에 따라 맥락화, 가시화, 경로화, 참여화, 다중화의 5가지 공통 전략으로 체계화하였다. 셋째, 미래 시나리오의 주제를 경제·기술 발전, 사회·문화 가치 향상, 위험 관리·정책 대응의 세 범주로 유형화하고, 각 주제에서 상대적으로 우선 고려될 수 있는 전략과 조절 방식을 도출하였다.
결론 본 연구는 시나리오의 주제, 목적, 조절 전략, 심리적 거리감, 사용자 유인 간의 관계를 구조화한 심리적 거리감 활용 프레임워크를 제안하였다. 이는 특정 효과를 보장하는 인과 모형이라기보다, 문헌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된 경향을 구조화한 개념적 참조틀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프레임워크는 디자이너가 프로젝트의 주제와 목적에 따라 적절한 전략 조합을 탐색하는 발견적 지침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정책 커뮤니케이션, 공공 교육, 시민참여 설계 등 미래 시나리오를 활용하는 다양한 실천 영역에도 확장 적용될 수 있다.
Abstract
Background Future scenarios are a key methodology in design practice for stimulating social imagination and exploring alternative futures. However, their effectiveness may be weakened by the psychological distance inherently embedded in such scenarios. Previous studies have largely focused on the fragmented effects of individual techniques and have not sufficiently provided an integrated approach for systematically modulating psychological distance according to the theme and purpose of a scenario. Accordingly, this study aims to comprehensively analyze how psychological distance operates in future scenario narratives and to propose a conceptual framework applicable to design practice.
Methods This study conducted an integrative literature review. A total of 3,273 records were identified from five major academic databases using relevant keyword combinations. Following the PRISMA (Preferred Reporting Items for Systematic Reviews and Meta-Analyses) guidelines, a stepwise screening process was applied, resulting in 33 core studies. The analysis proceeded in three stages: inductive categorization of psychological distance types, function-oriented integration of modulation methods, and comparison of strategic patterns across scenario themes.
Results First, psychological distance in future scenarios was reconceptualized into eight types, extending beyond the four traditional dimensions of construal level theory to include emotional, experiential, conceptual, and institutional distance. Second, the modulation methods identified across the literature were systematized into five common strategies based on functional similarity: contextualization, visualization, path making, participation, and diversification. Third, future scenario themes were categorized into three domains: economic and technological development, social and cultural value enhancement, and risk management and policy response. The strategies and modulation methods that may warrant relatively greater priority within each domain were identified.
Conclusions This study proposes a framework for utilizing psychological distance by structuring the relationships among scenario theme, purpose, modulation strategy, psychological distance, and user provocation. This framework should be understood not as a causal model guaranteeing specific effects, but as a conceptual reference structure that organizes recurring patterns observed across the literature. Accordingly, the framework may serve as a heuristic guide for designers in exploring appropriate combinations of strategies according to the theme and purpose of a project, and may also be extended to other areas of practice that employ future scenarios, including policy communication, public education, and participatory design.
Keywords:
Future Scenario, Future Narrative, Speculative Design, Psychological Distance, Scenario Planning, 미래 시나리오, 미래 내러티브, 사변적 디자인, 심리적 거리감, 시나리오 설계1. 서론
디자인의 역할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적 도구를 넘어 불확실한 사회·기술 변화 속에서 바람직한 미래를 상상하고, 현재의 당연한 가정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실천으로 확장되어 왔다(Dunne & Raby, 2013; Auger, 2013; Straand & Jevnaker, 2023). 이러한 맥락에서 디자인은 해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쟁점을 가시화하고 토론 가능한 미래를 구축하는 탐색적 장치로 재정의된다(Dunne & Raby, 2013; Auger, 2013).
이러한 흐름은 사변적 디자인(Speculative Design)을 필두로 비판적 디자인(Critical Design), 디자인 픽션(Design Fiction), 프로보타입(Provotype), 참여형 사변적 디자인(Participatory Speculative Design) 등 다양한 방법론의 확장 속에서 함께 전개되어 왔다(Auger, 2013; Bleecker, 2009; Boer & Donovan, 2012; Farias et al., 2022). 디자인 픽션은 허구적이지만 실재감 있는 세계와 사물을 통해 대안적 질서를 상상하게 하며(Bleecker, 2009), 프로보타입은 이해관계자 사이의 긴장과 갈등을 의도적으로 촉발하여 성찰과 토론을 유도하는 장치로 활용된다(Boer & Donovan, 2012). 나아가 참여형 사변적 디자인은 전문가의 전유물이었던 미래 상상을 확장하여, 다양한 참여자가 미래 담론 형성에 개입할 수 있는 구조를 모색한다(Farias et al., 2022). 이처럼 미래를 매개로 현재를 비판하고 가능성을 탐색하는 접근들은 디자인이 가치 논의와 사회적 숙고를 주도하는 핵심 분야임을 보여준다(Auger, 2013; Straand & Jevnaker, 2023).
이러한 실천에서 미래 시나리오(Future Scenario)는 핵심 도구로 기능한다. 미래 시나리오는 단일한 예측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가능한 미래들을 이야기 구조로 조직함으로써, 현재의 선택, 가치, 기술이 초래할 수 있는 결과를 탐색하게 만든다(Dunne & Raby, 2013; Richter et al., 2023). 디자인 현장에서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허구적 연구 초록(Imaginary Abstract), 다이어제틱 프로토타입(Diegetic Prototype), 사변적 인공물(Speculative Artifact) 등 다양한 형식을 도입해 왔다(Blythe, 2014; Bleecker, 2009; Ambe et al., 2019; Bozic Yams et al., 2021). 허구적 연구 초록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프로토타입과 연구 결과를 학술 초록 형식으로 제시함으로써 미래 기술의 함의와 연구 가능성을 탐색하게 하며, 다이어제틱 프로토타입과 사변적 인공물은 특정 미래 세계 안에서 작동하는 사물로 제시되어 사용자가 그 세계를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토론하도록 돕는다(Blythe, 2014; Bleecker, 2009; Bozic Yams et al., 2021).
그러나 미래 시나리오의 영향력은 시나리오가 제시된다는 사실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서사가 사용자의 태도와 신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정보 이해뿐 아니라 정서적 관여와 서사적 몰입이 수반되어야 한다(Green & Brock, 2000; Green & Brock, 2003). 특히 미래 시나리오는 본질적으로 시간상 멀고, 공간적으로 낯설며, 사회적으로 비일상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불확실한 세계를 다루기 때문에 높은 심리적 거리감을 수반하기 쉽다(Trope & Liberman, 2010). 사용자가 시나리오를 자신과 무관한 추상적 세계로 인식할 경우 몰입과 설득력은 약화될 수 있으며, 반대로 심리적 거리감을 적절히 조절하면 시나리오의 수용성과 잠재적 영향은 높아질 수 있다(Busselle & Bilandzic, 2008; Richter et al., 2023). 따라서 미래 시나리오 설계에서 심리적 거리감 조절은 부가적 장치가 아니라, 시나리오를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핵심 설계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기존 연구들은 주로 개별 사례의 사후 분석이나 특정 기법의 단편적인 효과 검증에 치우쳐 있어, 시나리오 설계자가 시나리오의 주제와 목적에 따라 어떤 거리감을 우선으로 다루고 조절 전략을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합적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Keller et al., 2022 ; Richter et al., 2023). 특히 디자인 분야에서는 사변적 디자인, 디자인 픽션, 프로보타입과 같은 방법론이 활발히 논의됐음에도, 미래 시나리오의 설계 원리를 심리적 거리감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통합적 문헌고찰을 통해 미래 시나리오 설계에서 작동하는 심리적 거리감의 유형과 조절방식을 분석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논의는 사변적 디자인, 디자인 픽션, 프로보타입 등 디자인 분야의 미래 시나리오 실천을 주요 분석 맥락으로 삼는다. 이를 통해 우선적으로는 디자인 연구와 실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개념적 프레임워크를 제안하고, 나아가 미래 시나리오를 활용하는 정책 커뮤니케이션, 공공 교육, 시민참여 설계 등 인접 영역에서도 참조 가능한 논의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2. 이론적 배경
2. 1. 심리적 거리감의 다차원성과 미래 시나리오
심리적 거리감(Psychological Distance)은 ‘여기–지금–나’라는 자아의 기준점으로부터 특정 대상이 주관적으로 얼마나 떨어져 있다고 느끼는가에 관한 인식이다(Trope & Liberman, 2010). 해석 수준 이론(Construal Level Theory)에 따르면, 심리적으로 먼 대상은 본질 중심의 추상적 표상으로, 가까운 대상은 맥락적이고 구체적인 표상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Liberman & Trope, 1998; Trope & Liberman, 2010). 해석 수준 이론은 심리적 거리를 Table 1과 같이 시간적·공간적·사회적·확률적 차원의 네 범주로 체계화하였으며(Trope & Liberman, 2010), 이후 위험 커뮤니케이션, 정책 수용성, 친환경 행동 연구 등에서 폭넓게 활용되어 왔다(Spence et al., 2012; Maiella et al., 2020).
그러나 미래 시나리오처럼 복합적인 서사 환경에서는 이러한 고전적 분류만으로 사용자가 경험하는 심리적 장벽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사용자가 느끼는 거리는 단지 “먼 미래”라는 시간적 간극에 머무르지 않고, “내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너무 복잡해서 이해하기 어렵다”, “내가 개입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로 보인다”와 같이 정서적·개념적·제도적 층위에서 복합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Raven & Elahi, 2015; Sools, 2020). 이러한 양상은 기후변화 시나리오 연구에서 특히 두드러지는데, 사람들은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도 시간적으로는 가깝게 느끼면서 공간적으로는 멀게 인식하는 등 심리적 거리감의 각 차원을 비대칭적으로 지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거리 차원들이 같은 방향으로 함께 작동한다는 해석 수준 이론의 전제와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결과이다(Keller et al., 2022). 이러한 불일치는 심리적 거리감이 고정된 네 범주의 단순한 합이 아니라, 맥락에 따라 정서적·경험적·개념적·제도적 요소와 얽혀 역동적으로 작동하는 구성 개념임을 시사한다(McDonald et al., 2015; Keller et al., 2022).
이 지점에서 내러티브(Narrative)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미래 시나리오는 불확실한 세계를 이야기 구조로 조직함으로써, 사용자가 단순히 미래 정보를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세계를 구성하고 해석하는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인지적 틀이다(Raven & Elahi, 2015; Sools, 2020). 내러티브는 사건에 인과적 구조와 시간적 흐름을 부여하고, 인물과의 동일시를 끌어냄으로써 추상적인 미래를 개인의 경험 맥락 안으로 끌어들이는 기제로 작동한다(Green & Brock, 2000). 다만 이러한 효과는 사용자가 내러티브 세계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을 때, 즉, 심리적 거리감이 적절하게 조율될 때 비로소 실현된다. 사람들은 미래 위험을 수치와 논리로 처리하는 분석적 경로(Analytical processing)뿐 아니라, 정서와 감각적 경험에 기반한 경험적 경로(Experiential processing)를 통해서도 인식하며(Weber, 2006), 후자가 실제 정서 각성과 행동 유발을 보다 강하게 매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McDonald et al., 2015). 따라서 미래 시나리오의 내러티브 설계에서 심리적 거리감은 단순히 줄여야 할 변수가 아니라, 어떤 경로를 통해 사용자의 몰입을 유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전략적 설계 변수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거리감 조절의 효과는 연구마다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일부 연구는 근접화(Proximizing)가 친환경 행동 의도를 높인다고 보고한 반면(Jones et al., 2017), 다른 연구는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으며(Mildenberger et al., 2019), 역효과의 가능성도 제기되었다(Halperin & Walton, 2018). 19편의 연구를 대상으로 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Maiella et al.(2020)은 심리적 거리감과 친환경 행동 간의 관계가 복합적이고 비선형적임을 확인하였으며, 특히 적응 행동은 근접 인식에, 완화 행동은 원거리 인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대칭적 경향을 보고하였다. 또한 84편의 연구를 분석한 Keller et al.(2022)의 체계적 문헌고찰 역시 방법론의 다양성과 결과의 비일관성을 지적하면서, 해석 수준 이론이 복잡하고 집합적인 문제에 적용될 때 이론적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고 비판하였다. 이러한 비일관성은 거리감이 단독으로 조작되었을 뿐 아니라, 사용자의 사전 신념, 효능감, 정서 상태와의 상호작용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Brügger, 2020; Wang et al., 2021). 결국 심리적 거리감은 무조건 줄여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시나리오의 주제, 목적, 사용자 맥락에 따라 전략적으로 조율되어야 하는 설계 변수이다.
2. 2. 미래 시나리오에서의 거리감 조절 방식과 사용자 유인
미래 시나리오가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정보의 이해를 넘어 서사적 몰입(Narrative engagement)이 전제되어야 한다(Green & Brock, 2000; McDonald et al., 2015). 선행연구는 이러한 몰입을 유도하기 위한 네 가지 거리감 조절 방식을 제시해 왔다. 첫째, 내러티브 기반 조절은 사용자와 유사한 인물, 관점 채택, 인과적 서사를 활용하여 추상적인 미래를 현재의 삶과 연결하고, 시간적·사회적 거리를 완화한다(Busselle & Bilandzic, 2009; Sools, 2020). 둘째, 시각화 기반 조절은 포토몽타주, 시뮬레이션, 몰입형 영상 등을 통해 공간적·시간적 거리를 감각적으로 좁힌다(Sheppard et al., 2011; Taylor et al., 2020). 셋째, 맥락화·지역화 기반 조절은 거시적 문제를 특정 지역과 일상의 언어로 번역함으로써 사회적 거리를 낮춘다(Spence et al., 2012; Pahl & Bauer, 2013). 넷째, 참여 기반 조절은 사용자가 시나리오를 공동으로 구성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제도적 소외감을 줄이고 주인의식을 형성하게 한다(Richter et al., 2021, 2023).
기존 연구의 한계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대부분의 연구가 특정 차원 하나만을 분리해 조작함으로써, 실제 시나리오에서 시간적 거리, 개념적 복잡성, 정서적 저항이 동시에 얽혀 나타나는 복합적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Brügger et al., 2016; Keller et al., 2022). 둘째, 결과 변수를 주로 행동 지표 중심으로 해석함으로써, 시나리오가 만들어내는 이해의 변화, 정서적 연결, 실천 의도의 형성이라는 복층적 반응 과정을 충분히 포착하지 못했다(Busselle & Bilandzic, 2009; Richter et al., 2023).
이에 본 연구는 사용자 반응을 인지적·정서적·행동적 유인의 세 차원으로 구분한다. 인지적 유인은 미래 가능성에 대한 이해와 해석 틀의 변화를, 정서적 유인은 시나리오 세계와의 감정적 연결 및 방어기제의 완화를, 행동적 유인은 참여와 실천 의도의 형성을 가리킨다(McDonald et al., 2015; Richter et al., 2023). 이 세 차원은 선형적 단계보다는 심리적 거리감 조절이 사용자에게 미치는 반응의 층위를 구분하기 위한 분석 틀이다.
2. 3 소결: 미래 시나리오 설계를 위한 심리적 거리감 조절의 과제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미래 시나리오 설계는 본질적으로 심리적 거리감의 설계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세 가지 공백을 남기고 있다. 첫째, 심리적 거리감을 전통적 네 차원의 일부로만 다루어 실제 미래 시나리오에서 나타나는 정서적·경험적·개념적·제도적 장벽을 충분히 포착하지 못했다(Keller et al., 2022). 둘째, 조절 방식을 개별 기법 수준에서 파편적으로 검증하는 데 머물러, 유사한 작동 원리를 공유하는 전략들을 상위 수준에서 체계화하지 못했다(Maiella et al., 2020). 셋째, 디자인 실천에서 축적된 미래 시나리오 방법론과 심리적 거리감 연구 사이의 이론적 연결이 충분히 정리되지 못했다.
이러한 공백은 세 가지 분석 과제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미래 시나리오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심리적 거리감의 유형을 전통적 네 차원을 넘어 다층적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둘째, 개별 조절 기법들을 기능적 유사성에 따라 상위 수준에서 통합하고, 각 거리감 유형의 장벽에 대응하는 전략 간 차이를 체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이러한 논의를 디자인 기반 미래 시나리오 실천의 맥락에서 구조화함으로써, 시나리오의 주제와 목적에 따라 조절 전략을 탐색할 수 있는 개념적 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다음의 세 가지 연구문제를 설정한다.
연구문제 1) 미래 시나리오 내러티브에 나타나는 심리적 거리감의 주요 유형은 무엇인가?
연구문제 2) 각 심리적 거리감 유형은 어떤 조절 방식이 활용되며, 그 결과 인지적·정서적·행동적 유인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연구문제 3) 심리적 거리감 유형별 조절 방식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이는가?
3. 연구방법
본 연구는 미래 시나리오 내러티브의 심리적 거리감 조절을 위한 활용 프레임워크를 도출하기 위해 통합적 문헌고찰을 수행하였다. 통합적 문헌고찰은 다양한 방법론으로 수행된 연구들을 종합하여 새로운 개념 틀이나 이론을 생성하는 데 적합한 방법으로(Whittemore & Knafl, 2005), 특정 경험적 질문에 대한 인과적 검증보다 개념적 통합과 이론화를 목적으로 할 때 활용된다.
문헌 수집은 2024년 10월 Emerald, Web of Science, ScienceDirect, Taylor & Francis, Scopus에서 ‘Future Scenario’, ‘Future Narrative’, ‘Psychological Distance’ 검색어를 조합하여 이루어졌다. 초기 검색된 3,273편의 문헌은 문헌 선정의 투명성과 재현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PRISMA 가이드라인(Page et al., 2021)에 따른 단계적 선별 과정을 거쳤다. 1차로 RefWorks와 Rayyan을 통해 중복 문헌 제거 및 키워드 필터링을 진행하여 94편을 추렸고, 2차로 포함 기준(영문 동료평가 논문)과 제외 기준(정량 모델링 중심 연구)을 적용하여 최종 33편을 분석 대상으로 확정하였다. 상세한 선정 절차는 Figure 1과 같다.
4. 연구결과
본 장에서는 최종 선정된 33편의 문헌을 바탕으로, 미래 시나리오 내러티브 개발을 위한 심리적 거리감 활용 프레임워크의 도출 과정과 주요 결과를 단계적으로 제시한다. 전체 분석 절차는 Figure 2와 같이 구성되며, 문헌의 주제적 맥락을 구조화한 뒤, 문헌에 나타난 심리적 장벽을 심리적 거리감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이를 다시 조절 방식과 사용자 유인 효과, 공통 전략의 수준으로 통합하는 흐름을 따른다.
Process of Deriving a Framework for Utilizing Psychological Distance in Future Scenario Narrative Development
구체적으로, 먼저 분석 대상 문헌을 연구 맥락과 목적에 따라 세 가지 주제 범주로 유형화하고, 각 문헌에서 명시적 또는 암시적으로 나타난 문제, 저항, 한계, 단절의 양상을 심리적 장벽으로 식별하였다. 이후 이러한 장벽을 심리적 거리감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기존의 네 가지 심리적 거리감 차원을 초기 분석 틀로 적용하되, 문헌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을 귀납적으로 범주화함으로써 총 8가지 심리적 거리감 유형을 도출하였다(연구문제 1). 다음으로, 각 문헌에서 활용된 미래 시나리오의 조절 방식을 추출하고, 이를 사용자 반응과 연결하여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유인 효과의 차원에서 분석하였다(연구문제 2). 마지막으로, 문헌별로 다양하게 제시된 개별 조절 방식들을 기능적 유사성에 따라 비교·통합하여 다섯 가지 공통 전략으로 재구성하고, 각 심리적 거리감 유형에서 상대적으로 핵심적으로 작동하는 장벽과 이에 대응하는 우선 고려 전략을 함께 정리하였다(연구문제 3). 이러한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본 연구는 주제, 목적, 조절 전략, 심리적 거리감, 조절 방식, 사용자 유인을 연결하는 최종 프레임워크를 구조화하였다. 이하에서는 각 연구문제별 분석 결과를 순차적으로 제시한다.
4. 1. 미래 시나리오 내러티브의 주제 및 심리적 거리감 분포
선행연구 분석 결과, 미래 시나리오 내러티브는 시나리오가 지향하는 변화의 대상과 목적에 따라 세 가지 주요 주제군으로 유형화되었다. 첫째, ‘경제·기술 발전’은 저탄소 전환이나 인프라 구축과 같은 거시적 시스템 변화와 전환 경로를 다루었다. 둘째, ‘사회·문화 가치 향상’은 공동체 의식, 미래 세대에 대한 공감, 행동 변화 등 내면적 가치와 규범의 전환에 초점을 맞추었다. 마지막으로, ‘위험 관리·정책 대응’은 기후변화나 재난과 같은 구체적인 위협에 대응하고 사회적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이러한 주제 구분은 이후 미래 시나리오가 어떠한 맥락에서 어떤 심리적 거리감을 형성하는지를 비교 분석하기 위한 기초 단위로 활용되었다.
시나리오 주제별 선행연구 목록과 각 문헌에서 식별된 심리적 거리감 유형은 Table 2에 제시하였다. 주제별 대표 문헌과 거리감 유형을 함께 배열함으로써, 미래 시나리오의 맥락에 따라 어떠한 심리적 거리감이 반복적으로 문제화되는지를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분석 결과, 주제 범주에 따라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거리감의 양상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경제·기술 발전’ 주제에서는 거시적 시스템 변화와 기술·인프라 전환의 복잡성을 다루는 특성상 개념적 거리감과 제도적 거리감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으며, 사회적 거리감 역시 주요하게 나타났다. 반면 ‘사회·문화 가치 향상’ 주제에서는 공동체 의식, 미래 세대 관점, 행동 변화와 관련하여 사회적 거리감과 감정적·경험적 거리감이 중요하게 나타났다. ‘위험 관리·정책 대응’ 주제에서는 기후 위기와 재난처럼 시공간적으로 광범위하면서도 구체적인 위협을 다루는 특성상 시간적, 공간적, 사회적, 개념적 거리감이 복합적으로 결합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일부 문헌에서 기존 네 가지 심리적 거리감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되기 어려운 장벽이 존재함을 나타낸다.
4. 2. 미래 시나리오 내러티브의 심리적 거리감 유형 (연구문제 1)
본 절에서는 미래 시나리오 내러티브에서 사용자의 이해와 참여를 저해하는 심리적 거리감 유형을 도출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해석 수준 이론의 전통적인 네 가지 차원, 즉 시간적, 공간적, 사회적, 확률적 거리감을 초기 분석 틀로 적용하였다. 그러나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정된 33편의 문헌을 분석한 결과, 일부 심리적 장벽은 기존 네 차원만으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정서적 몰입의 부족, 직접 경험의 부재로 인한 현실감 저하, 복잡한 개념과 시스템에 대한 이해의 어려움, 그리고 정책·거버넌스 구조와의 단절이 나타났다. 이에 본 연구는 문헌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장벽의 성격을 비교·통합하는 귀납적 범주화 과정을 통해 감정적 거리감, 경험적 거리감, 개념적 거리감, 제도적 거리감을 추가 도출하였다. 그 결과, 미래 시나리오 내러티브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거리감을 총 8가지 유형으로 체계화하였다[Table 3].
먼저, 시간적 거리감(Temporal Distance)은 미래가 현재와 동떨어진 일로 느껴져 의사결정이나 참여가 지연되는 심리적 간격을 의미한다. 선행연구에서는 먼 미래 시점이 몰입을 저해하거나 [23, 27], 불확실한 전환 시점이 장기 계획을 가로막는 [21] 상황 등이 주요 쟁점으로 나타났다. 공간적 거리감(Spatial Distance)은 특정 이슈가 ‘내 삶의 공간과는 무관한 일’로 인식되는 간격을 뜻한다. 글로벌 모델과 지역 현실의 불일치 [29, 33]나, ‘우리 지역’과 ‘지구 전체’ 간의 프레이밍 차이 [1, 14] 등에서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사회적 거리감(Social Distance)은 집단, 역할, 세대 등의 차이로 인해 ‘나/우리’와 ‘타자’ 사이에 형성되는 심리적 간격이다. 의사결정권자와 주민 간의 불신 [3], 전문가와 시민의 단절 [20], 미래세대를 타자화하는 경향 [5]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파악되었다. 확률적 거리감(Hypothetical Distance)은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어 내용을 신뢰하기 어려워지는 간격을 의미한다. 급진적 비전의 비현실성 [27]이나 저탄소 전환 경로의 불확실성 [21]이 시나리오의 신뢰도를 저해하는 대표적 요인으로 나타났다.
기존 네 가지 유형으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던 장벽은 다음 네 가지 확장 차원으로 범주화되었다. 감정적 거리감(Emotional Distance)은 공포, 무력감, 압도감, 무감각 등 감정 처리의 실패로 인해 시나리오와의 정서적 연결이 약화되거나 단절되는 현상이다. 특정 정책이나 미래 비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3], 거대 담론이 유발하는 압도감 [22], 재난 이후 상실 경험으로 인한 심리적 경직 [28] 등이 이에 해당한다. 경험적 거리감(Experiential Distance)은 직접 경험, 감각적 체험, 생활세계와의 접속이 부족하여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는 간격을 뜻한다. 비가시적 과정으로 인해 현실과의 연계가 끊기는 경우 [12], 원격 소통이 대면 경험을 충분히 대체하지 못하는 경우 [17], 과학적 서사와 일상 경험이 분리되는 경우 [31]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개념적 거리감(Conceptual Distance)은 용어가 모호하거나 시스템이 복잡·추상적이어서 시나리오를 이해하고 행동과 연결하기 어려워지는 간격이다. 기술·가격 중심 담론이 삶의 맥락과 분리되는 현상 [20], 복잡한 인과관계와 시스템 구조를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 [15, 21], 적응이나 회복력과 같은 개념의 의미가 집단마다 다르게 해석되는 경우 [29] 등이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제도적 거리감(Institutional Distance)은 정책과 제도의 하향식 설계가 지역 현실 및 사용자 경험과 어긋나면서 발생하는 소외와 불신의 간격을 의미한다. 중앙정부 주도의 하향식 정책과 지역 현실의 충돌 [3], 권위주의적 구조로 인한 시민참여의 부재 [21]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확인되었다. 이는 타자와의 관계적 간격을 가리키는 사회적 거리감과 달리, 정책·행정·거버넌스 구조와 사용자 사이의 간극에 초점을 둔다. 제도적 거리감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문헌에서 확인되었으나, 하향식 계획과 참여 제약이 관계적 차원과는 구별되는 장벽으로 확인되어 별도의 유형으로 포함하였다.
4. 3. 심리적 거리감 조절 방식에 따른 사용자 유인 효과 (연구문제 2)
본 절에서는 앞서 도출한 8개의 심리적 거리감 유형을 중심으로, 각 문헌에서 사용된 조절 방식과 그에 따른 사용자 유인 효과를 연계하여 분석하였다. 사용자 유인 효과는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차원으로 구분하였으며, 이는 개별 문헌에서 동일한 형태로 검증된 결과로 보기보다는 미래 시나리오 개입이 사용자의 이해, 감정, 실천 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포괄적으로 해석하기 위한 분석 틀로 활용되었다.
또한 본 연구는 문헌별로 제시된 구체적 기법을 심리적 거리감을 조절하는 작동 목적과 기능적 유사성을 기준으로 상위 수준의 조절 방식으로 재구성하였다. 예를 들어 시간 범위를 구체화하거나 미래 경로를 단계화하는 기법은 시간적 거리감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시각 자료와 공간 정보를 활용하여 장소적 현실감을 높이는 기법은 공간적 거리감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묶었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각 거리감 유형에 연결되는 핵심 조절 방식을 도출하였고, 복수 문헌에서 반복적으로 보고된 사용자 반응의 경향을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차원에서 종합하였다. 그 결과, 각 심리적 거리감 유형은 1~3개의 주요 조절 방식과 연결되는 것으로 정리되었으며 Table 4와 같다.
시간적 거리감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시간 프레이밍, 서사적 경로 설계, 미래 상황 시뮬레이션이 주로 활용되었다. 이러한 방식은 미래를 막연하고 먼 시점이 아니라 현재의 판단과 연결된 경로로 재구성함으로써, 장기적 결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단계적 행동 계획을 가능하게 하는 데 기여하였다. 특히 시간적 거리감의 조절은 인지적 구조화와 행동 준비 차원에서 두드러진 효과를 보였으며, 일부 문헌에서는 책임감, 경각심, 희망과 같은 정서적 반응도 함께 보고되었다.
공간적 거리감은 장소 기반 프레이밍, 공간 정보의 시각화, 참여형 지역 맥락화를 통해 주로 조절되었다. 이러한 방식은 글로벌 또는 추상적 이슈를 구체적인 지역 맥락 속 문제로 전환함으로써, 사용자가 위험과 기회를 자신의 생활세계와 연결해 해석하도록 도왔다. 특히 인지적 측면에서는 문제의 지역적 관련성을 명확히 하고, 정서적 측면에서는 장소감과 친밀감을 강화하며, 행동적 측면에서는 지역 정책 지지와 공동 대응 참여 의지를 높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감의 경우에는 관점 채택, 참여형 공동 설계, 사회적 맥락 프레이밍이 핵심 조절 방식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방식은 사용자가 타자의 처지와 관점을 이해하고, 이질적인 집단 간에 공동의 참조틀을 형성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특히 공감, 신뢰, 포용감과 같은 정서적 유인이 중요하게 나타났으며, 이는 지속 가능성 및 형평성과 관련된 행동 의도와 협력적 참여를 촉진하는 기반으로 작동하였다.
확률적 거리감은 다중 시나리오를 통한 불확실성 탐색과 경로 설계를 통한 개연성 강화 방식과 주로 연결되었다. 이러한 방식은 다양한 미래 가능성을 비교할 수 있는 형태로 구조화하고, 실현 경로와 판단 기준을 더 명확하게 제시하는 데 기여하였다. 특히 인지적 측면에서는 불확실한 미래를 해석할 수 있는 범주로 재조직하고, 행동적 측면에서는 강건한 의사결정과 로드맵 설계를 지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으며, 일부 문헌에서는 효능감이나 안도감과 같은 정서적 효과도 확인되었다.
감정적 거리감을 다루는 방식으로는 감정 조율 프레이밍과 서사를 통한 감정적 연결이 핵심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방식은 공포를 과도하게 자극하는 것이 아닌 경각심과 수용 가능성 사이의 균형을 조정하고, 죄책감이나 방어를 유머·상상·재맥락화를 통해 완화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이에 따라 인지적 측면에서는 위협의 윤리적 의미와 선택의 함의를 다시 이해하게 하고, 정서적 측면에서는 불안과 압도감을 줄이며, 행동적 측면에서는 위기 대응이나 생활 실천의 동기를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경험적 거리감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간접 경험의 현실화와 사변적 상상을 통한 재구성이 주로 활용되었다. 이는 보이지 않던 현실을 감각적으로 드러내거나, what-if 질문을 통해 현재와 다른 가능성을 체험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지적 측면에서는 현실과 결과의 연결을 재인식하게 하고, 정서적 측면에서는 연민과 몰입, 친밀감을 유도하며, 행동적 측면에서는 소비 선택의 변화나 새로운 정책·전략 논의 참여로 이어지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개념적 거리감은 서사적 재맥락화, 상호작용적 시각화 및 구조화, 비판적 프레이밍과 같은 방식으로 조절되었다. 이러한 방식은 추상적 개념이나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 단위로 번역하고, 숨겨진 전제와 인과관계를 가시화하는 데 기여하였다. 특히 인지적 유인이 가장 두드러졌으며, 정서적 측면에서는 혼란을 완화하고 몰입을 높이는 효과가, 행동적 측면에서는 전략적 대화 참여와 실행 가능한 선택지 도출을 촉진하는 효과가 반복적으로 확인되었다.
마지막으로, 제도적 거리감은 참여형 거버넌스 설계를 중심으로 조절되는 경향을 보였다. 주민 참여를 보장하는 절차, 정부-비정부 간 토론 공간의 개방, 하향식 계획과 상향식 현실을 연결하는 방식은 정책과 제도에 대한 이해 가능성을 높이고 절차적 정당성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였다. 특히 정서적 측면에서는 ‘무시당한다’라는 불안과 소외감을 완화하고, 행동적 측면에서는 정책 과정 참여와 공동 전략 실행을 유도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4. 4. 심리적 거리감 유형별 조절 방식의 공통점 및 차이점 (연구문제 3)
본 절에서는 4.3에서 도출한 심리적 거리감 유형별 조절 방식을 다시 종합하여, 이들이 공통적으로 수행하는 상위 수준의 전략과 거리감 유형에 따라 상대적으로 우선되는 전략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문헌별 개별 기법을 그대로 병렬적으로 비교하지 않고, 각 조절 방식이 심리적 거리감을 완화하기 위해 어떠한 기능을 수행하는지에 주목하여 기능 중심으로 재분류하였다. 그 결과, 다양한 조절 방식은 추상적인 미래를 개인의 삶과 맥락에 연결하는 전략, 보이지 않는 변화를 감각적으로 드러내는 전략, 불확실한 미래와 현재 사이의 경로를 설계하는 전략, 사용자를 시나리오 과정의 주체로 포함시키는 전략, 단일한 미래 대신 복수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전략의 다섯 범주로 수렴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각각 맥락화(Contextualization), 가시화(Visualization), 경로화(Path-making), 참여화(Participation), 다중화(Diversification) 전략으로 개념화하였다.
미래 시나리오의 심리적 거리감을 조절하는 다양한 방식들은 크게 5가지 공통 전략으로 수렴되었다. 각 전략의 정의와 핵심 질문, 주요 조절 방식은 Table 5와 같다.
첫째, 맥락화 전략은 추상적인 이슈를 개인의 삶, 지역, 문화, 관계와 같은 친숙한 배경에 연결함으로써 미래 시나리오를 ‘나와 관련된 문제’로 전환하는 접근이다. 이는 사용자가 “이것이 왜 나에게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하며, 지역화 맥락화 프레이밍, 관점 채택 기반 서사화, 현재화된 경험 제시, 역사·회고적 재맥락화와 같은 방식들을 포함한다. 즉, 맥락화는 거리감의 대상을 일상적 현실과 접속시켜 관련성과 의미를 높이는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둘째, 가시화 전략은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 복잡한 시스템, 먼 미래의 변화를 시각적·감각적 형태로 변환하여 체감 가능성을 높이는 접근이다. 이는 “만약 이러한 변화가 발생한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에 응답하며, 몰입형 시뮬레이션 제시, 공간 정보의 증강 시각화, 상호작용적 정보 탐색 시각화, 과정의 감각적 재현과 같은 방식으로 나타났다. 가시화는 특히 추상적이거나 비가시적인 위험을 현실적인 장면과 경험으로 전환함으로써 심리적 거리감을 축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셋째, 경로화 전략은 막연한 미래 목표와 불확실한 현재 사이에 단계적이고 설명 가능한 연결 고리를 제시하는 접근이다. 이는 “어떻게 그곳에 도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며, 목표 기반 역설계, 현실 기반 경로 구체화, 시스템 구조화 및 경로 모델링과 같은 방식들을 포함한다. 다시 말해 경로화는 미래를 단순한 비전이나 예측의 대상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도달할 수 있는 과정과 선택지의 문제로 재구성하는 전략이다.
넷째, 참여화 전략은 사용자를 미래 시나리오의 수동적 수용자가 아니라, 해석과 설계, 토론과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하는 능동적 주체로 전환하는 접근이다. 이는 “이 과정에서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연결되며, 이해관계자 공동설계, 장소 기반 공론 형성, 참여형 거버넌스 설계와 같은 방식들을 포함한다. 참여화는 특히 신뢰, 공동 소유감, 절차적 정당성이 핵심이 되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전략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다중화 전략은 단일한 미래를 정답처럼 제시하는 것을 넘어 여러 갈래의 가능한 미래를 병렬적으로 탐색하도록 하는 접근이다. 이는 “미래는 어떤 다른 방식으로 펼쳐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응하며, 대안 시나리오 제시, 해석 프레임 전환, 사변적 가능성 탐색과 같은 방식으로 구현되었다. 다중화는 불확실성을 관리할 수 있는 탐색 대상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미래에 대한 경직된 사고를 완화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러한 다섯 전략은 모든 심리적 거리감 유형에 동일한 비중으로 작동하지는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각 거리감 유형별 우선 적용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 첫째 해당 전략이 그 유형의 핵심 장벽을 완화하는지, 둘째 관련 문헌군에서 반복적으로 결합되어 나타나는지, 셋째 인지적·정서적·행동적 반응 가운데 둘 이상과 비교적 폭넓게 연결되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이에 따라 Figure 3은 좌측에 각 심리적 거리감 유형의 핵심 장벽과 조절 목표를, 우측에는 대응하는 상대적으로 우선성이 높은 전략과 대표 조절 방식을 배치하여 제시하였다.
먼저, 시간적 거리감은 미래가 현재와 분리되어 인식됨으로써 행동의 시급성과 장기 계획의 필요성이 약화되는 장벽과 관련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경로화, 맥락화, 가시화 전략이 함께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구체적으로, ‘목표 기반 역설계(경로화)’는 미래를 현재의 의사결정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활용되었고, ‘현재화된 경험 제시(맥락화)’와 ‘몰입형 시뮬레이션 제시(가시화)’는 미래를 가까운 현실로 인식하게 하는 방식과 연결되었다.
공간적 거리감은 특정 이슈가 ‘다른 곳의 일’로 인식되어 개인적 관련성이 약화되는 장벽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에는 맥락화, 가시화, 참여화 전략이 주로 결합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지역 맥락화 프레이밍(맥락화)’은 글로벌 이슈를 지역 현실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공간 정보의 증강 시각화(가시화)’는 변화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으로, ‘장소 기반 공론 형성(참여화)’은 지역 수준의 대응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활용되었다.
사회적 거리감은 집단 간 불신, 역할 차이, 세대 차이 등으로 인해 ‘나/우리’와 타자의 단절이 형성되는 문제와 관련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참여화와 맥락화 전략이 활용되었다. ‘이해관계자 공동설계(참여화)’는 공동의 참조틀과 신뢰 형성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나타났으며, ‘관점 채택 기반 서사화(맥락화)’는 타자의 맥락과 경험에 대한 이해를 확장함으로써 공감과 포용을 높이는 방식과 연결되었다.
확률적 거리감은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심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행동 준비가 저하되는 장벽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에는 다중화와 경로화 전략이 주로 함께 활용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대안 시나리오 병렬 제시(다중화)’는 불확실성을 구조화하고 가능한 미래의 범위를 인식하게 하는 방식으로 나타났으며, ‘현실 기반 경로 구체화(경로화)’는 특정 미래가 어떠한 조건과 과정을 통해 실현될 수 있는지를 설명함으로써 개연성과 신뢰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연결되었다.
감정적 거리감은 공포, 무력감, 압도감, 방어적 회피와 같은 정서적 반응으로 인해 시나리오와의 연결이 약화되는 경우와 관련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맥락화 전략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현재화된 경험 제시(맥락화)’는 감정을 해석하고 다룰 수 있는 틀을 제공함으로써, 정서적 방어를 완화하고 행동 가능성을 열어주는 방식으로 활용되었다.
경험적 거리감은 직접 경험의 부재로 인해 시나리오가 실감나지 않거나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는 장벽과 관련되었다. 이 경우에는 가시화, 맥락화, 다중화 전략이 함께 활용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과정의 감각적 재현(가시화)’은 비가시적 현실을 체감할 수 있게 만드는 방식으로, ‘현재화된 경험 제시(맥락화)’는 이를 개인의 삶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사변적 가능성 탐색(다중화)’은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영역까지 상상적 탐색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연결되었다.
개념적 거리감은 복잡한 개념, 추상적 용어, 시스템적 인과관계의 난해함으로 인해 이해와 행동의 연결이 어려워지는 장벽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서는 가시화, 경로화, 맥락화 전략이 주로 결합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상호작용적 정보 탐색 시각화(가시화)’는 난해한 개념과 복잡한 시스템 관계를 시각적 구조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시스템 구조화 및 경로 모델링(경로화)’은 추상적 목표, 조건, 결과 사이의 연결을 단계적으로 조직하는 방식으로, ‘현재화된 경험 제시(맥락화)’는 추상적 개념을 생활세계의 언어로 번역하는 방식으로 활용되었다.
마지막으로 제도적 거리감은 정책, 행정, 거버넌스 구조와 사용자 사이의 단절로 인해 참여와 수용이 저해되는 장벽과 관련되었다. 이 경우에는 참여화 전략이 핵심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참여형 거버넌스 설계(참여화)’는 사용자를 의사결정 과정의 외부자가 아니라 내부 행위자로 위치시키고, 절차적 정당성과 구조적 신뢰를 회복하는 방식과 연결되었다.
5. 미래 시나리오 내러티브의 심리적 거리감 활용 프레임워크 제안
본 장에서는 앞서 도출한 심리적 거리감의 유형, 조절 방식, 사용자 유인 효과를 종합하여, 미래 시나리오 내러티브 개발을 위한 심리적 거리감 활용 프레임워크를 제안한다. 본 프레임워크는 시나리오의 주제를 (1) 경제·기술 발전, (2) 사회·문화 가치 향상, (3) 위험 관리·정책 대응의 세 범주로 구분하고, 각 주제의 목적에 따라 우선으로 고려될 수 있는 심리적 거리감 조절 전략을 연계하여 구조화하였다. 다만 이 세 범주는 상호배타적 분류가 아니라 설계 우선순위를 조직하기 위한 분석적 구분으로, 실제 시나리오에서는 복수의 주제가 중첩될 수 있다. 주제별 심리적 거리감 조절 전략을 종합한 결과는 Table 6과 같다.
5. 1. 경제·기술 발전: 참여화와 경로화를 통한 포용적 정책 및 기술 로드맵 설계
‘경제·기술 발전’ 시나리오는 저탄소 전환, 에너지 시스템 재구조화, 인프라 혁신과 같이 복잡한 사회·기술 시스템의 변화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기술적 불확실성과 제도적 조정 문제를 동시에 수반하므로, 이해관계자 간 공동의 참조틀 형성과 절차적 신뢰 확보가 중요한 설계 과제로 나타난다. 따라서 이 주제에서는 사회적·제도적 거리감, 개념적 거리감, 확률적 거리감을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참여화와 경로화 전략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 구체적으로, ‘이해관계자 공동 설계’와 같은 참여화 방식은 기술 전문가, 정책 주체, 시민, 지역 사회 간의 대화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상호 신뢰 형성과 공동의 해석 틀 마련에 기여할 수 있다. 동시에 ‘목표 기반 역설계’와 ‘시스템 구조화 및 경로 모델링’은 미래 목표와 현재 조건 사이의 연결을 단계적으로 조직함으로써, 복잡한 사회·기술 전환의 실행 경로를 명료하게 제시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여기에 실제 가구 서사나 에너지 불평등 문제와 같은 ‘생활세계 기반 맥락화’를 병행할 경우, 기술적 전환이 개인과 공동체의 삶에 갖는 의미를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
5. 2. 사회·문화 가치 향상: 맥락화와 다중화를 통한 타자 공감 및 지속 가능한 가치 내재화
‘사회·문화 가치 향상’ 시나리오는 기존의 관행과 규범을 재고하게 하고, 미래 세대, 동물, 취약 집단과 같은 타자에 대한 공감과 책임감을 촉진함으로써 자발적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둔다. 정보 전달 자체보다는 정서적 연결, 가치의 재해석, 관점 전환이 핵심이 되므로, 사회적 거리감, 감정적 거리감, 개념적 거리감을 함께 줄이는 방향이 중요하게 나타난다.
이에 따라 맥락화와 다중화 전략을 우선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관점 채택 서사’는 타자의 경험과 세계관을 내러티브 내부로 끌어들여 사용자의 감정적 몰입과 공감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며, ‘현재화된 경험 제시’는 추상적 가치문제를 일상적 경험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데 유효하게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사변적 가능성 탐색’이나 ‘대안 시나리오 제시’와 같은 다중화 전략은 현재의 규범과 편향을 상대화하고, 다른 삶의 방식이나 가치 질서가 가능한 미래를 상상하도록 돕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유머, 상상, 반사실적 서사는 직접적 도덕 훈계에 비해 방어를 낮춘 상태에서 메시지 수용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5. 3. 위험 관리·정책 대응: 맥락화와 가시화를 통한 위협의 현실화 및 대응 행동 촉진
‘위험 관리·정책 대응’ 시나리오는 기후위기, 재난, 환경 변화와 같은 복합 위협의 규모와 긴급성을 인식시키고, 사전 대비와 정책 참여를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경우 핵심 과제는 추상적이고 먼 위협을 사용자가 ‘지금, 여기’의 문제로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이며, 따라서 시간적 거리감과 공간적 거리감을 줄이는 전략이 중심이 된다. 동시에 위협 정보가 과도한 불안이나 무력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감정적 거리감과 사회적 거리감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맥락화와 가시화 전략을 우선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지역화 프레이밍’과 ‘현재화된 경험 제시’는 글로벌 위협을 특정 지역, 가까운 미래, 개인 또는 가족의 삶과 연결된 문제로 재구성함으로써 관련성과 시급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몰입형 시뮬레이션’, ‘공간 증강 시각화’, ‘상호작용적 정보 탐색 시각화’는 재난 피해, 대피 동선, 기후 영향과 같은 정보를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형태로 제시하여 위협 인식과 대응 이해를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문제 인식이 주민 참여형 논의나 지역 대응 계획 수립과 연결될 경우, 정책 수용성과 실제 행동 가능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
앞선 세 가지 주제별 분석을 종합하여, 미래 시나리오 내러티브 개발을 위한 심리적 거리감 활용 프레임워크를 Figure 4와 같이 제안한다.
본 프레임워크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① 주제, ② 목적, ③ 조절 전략, ④ 조절 대상 거리감, ⑤ 조절 방식, ⑥ 사용자 유인의 순서로 확장되는 방사형 구조로 구성된다. 세 가지 시나리오 주제는 중심 층위에서 구분되며, 각 주제별 목적에 따라 상대적으로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는 조절 전략을 바깥 층위로 연결하였다. 특히 ③ 조절 전략 층위에서는 각 주제와 상대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는 전략을 시각적으로 강조하여, 주제별 설계 초점의 차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프레임워크의 활용 방식은 다음과 같다. 먼저 미래 시나리오 설계자는 중심 층위의 ① 주제를 확인하고, 바로 다음 층위에서 해당 주제가 우선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② 목적을 파악한다. 이후 그 목적과 상대적으로 정합성이 높은 ③ 조절 전략을 검토하고, 해당 전략이 주로 대응하는 ④ 심리적 거리감과 구체적인 ⑤ 조절 방식을 순차적으로 탐색할 수 있다. 가장 바깥 층위에서는 이러한 전략 조합이 어떤 ⑥ 사용자 유인 방향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전체 설계의 방향성을 점검할 수 있다.
다만 본 프레임워크는 특정 전략이 특정 사용자 유인을 직접적으로 보장하거나 예측하는 인과 모형이 아니다. 분석 대상으로 최종 선정된 문헌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된 심리적 거리감, 조절 방식, 사용자 반응의 경향을 구조화한 개념적 참조틀로서, 시나리오의 주제와 목적에 따라 적절한 전략 조합을 탐색하는 판단을 지원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6.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통합적 문헌고찰을 통해 미래 시나리오 내러티브에서 심리적 거리감이 작동하는 방식과 그 조절 전략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기존 문헌에 분산되어 있던 심리적 거리감을 8가지 유형으로 재구성하고, 각 유형에 대응하는 조절 방식과 인지적·정서적·행동적 유인 양상을 체계화하였다. 또한 개별 조절 방식을 상위 수준에서 재분류하여 맥락화, 가시화, 경로화, 참여화, 다중화의 5가지 공통 전략을 도출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래 시나리오 내러티브 개발을 위한 심리적 거리감 활용 프레임워크를 제안하였다.
학술적 측면에서 본 연구는 세 가지 기여를 갖는다. 첫째, 해석 수준 이론의 전통적 네 차원을 넘어 감정적·경험적·개념적·제도적 거리감을 추가로 도출함으로써, 미래 시나리오 맥락에서 작동하는 심리적 거리감의 개념적 범위를 확장하였다. 둘째, 거리감 유형, 조절 방식, 사용자 유인 효과 간의 관계를 구조적으로 정리함으로써, 개별 사례나 기법 수준에 머물렀던 기존 논의를 시나리오 설계 차원의 분석 틀로 재구성하였다. 셋째, 5가지 공통 전략과 유형별 우선 전략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범용적 설계 원리와 상황별 차별적 접근을 동시에 제안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디자인 연구와 실천에 대해 일차적인 함의를 갖는다. 사변적 디자인, 디자인 픽션, 프로보타입 등은 미래 시나리오를 핵심 매개로 활용하지만, 어떤 심리적 거리감을 우선 진단하고 어떤 전략을 조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은 충분히 정리되어 있지 않았다. 본 연구의 프레임워크는 이러한 공백을 보완하는 발견적 지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예컨대 기후위기나 기술 전환을 다루는 프로젝트에서는 시간적·확률적 거리감에 대한 대응이 중요할 수 있으며, 의료·돌봄처럼 개인의 일상과 관계적 경험을 다루는 시나리오에서는 사회적·경험적 거리감에 대한 고려가 더욱 중요할 수 있다.
동시에 이러한 관점은 미래 시나리오를 활용하는 정책 커뮤니케이션, 공공 교육, 시민참여 설계 등에서도 참조될 수 있다. 다만 동일한 전략이라도 적용 분야에 따라 구체적 구현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참여화 전략은 디자인 실천에서는 공동 창작 워크숍이나 참여형 프로토타이핑으로 구현될 수 있지만, 정책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공청회나 숙의 과정의 설계로, 공공 교육에서는 시나리오 기반 토론이나 학습 활동으로 변형될 수 있다. 가시화 전략 역시 디자인에서는 사변적 인공물이나 다이어제틱 프로토타입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나, 정책이나 재난 대응 맥락에서는 지역화된 피해 시각화, 대피 경로 지도, 몰입형 시뮬레이션 등으로 구현될 수 있다. 따라서 본 프레임워크는 전략의 방향성을 제공하는 개념적 참조틀로서, 구체적 적용 방식은 각 분야의 목적과 맥락에 따라 조정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를 지닌다. 첫째, 문헌 기반의 이론적 고찰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제안된 조절 방식과 심리적 거리감, 사용자 유인 효과 사이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검증하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제시한 전략과 효과의 연결은 복수의 문헌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된 경향을 구조화한 결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 도출한 세 가지 주제 범주는 분석적 구분에 가까우며, 실제 시나리오에서는 복수의 주제가 중첩되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프레임워크 적용 시 유연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다. 셋째, 분석 대상이 주로 영어권 문헌에 기반하고 있어 문화적 맥락에 따른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넷째, 제도적 거리감과 같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례를 바탕으로 도출된 유형은 후속 연구를 통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향후 연구에서는 본 프레임워크를 실제 디자인 프로젝트와 다양한 시나리오 실천 맥락에 적용하여 전략 조합의 효과를 검토하고, 문화적 배경, 주제 유형, 매체 형식에 따라 심리적 거리감이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를 비교함으로써 더욱 정교한 설계 원리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미래 시나리오의 효과는 무엇을 보여주느냐만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자가 어떤 심리적 거리에서 경험하느냐에 의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궁극적으로 본 연구가 미래 시나리오 연구의 설계 관점을 확장하고, 디자인 실천에서 미래를 다루는 방식에 판단 기준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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