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미디어아트 창작에서의 생성형 AI 활용 패턴 연구
초록
연구배경 최근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비약적인 발전은 미디어아트 창작 과정에 새로운 표현 방식과 제작 기법을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국내 연구는 주로 개별 작품 사례나 기술적 구현 검증에 집중되어 있어, 창작자가 AI를 실제 프로세스에 어떻게 적용하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은 부족한 실정이다. 본 연구는 국내 미디어아트 창작자들의 생성형 AI 활용 방식과 패턴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국내 창작 환경의 특성을 규명하여 실무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방법 문헌 연구를 기반으로 정량적·정성적 분석을 병행하였다. 정량적 분석에서는 국내 주요 학술 데이터베이스에서 선별된 20편의 문헌을 대상으로 텍스트 마이닝(TF-IDF, K-Means 클러스터링)을 수행하여 주요 연구 주제를 도출하였다. 이어지는 정성적 분석에서는 도출된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창작의 3단계(PreProduction, Production, Post-Production)에서 AI의 역할과 창작자의 개입 양상을 사례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연구결과 분석 결과, Pre-Production 단계에서는 GPT 기반 언어 모델이 개념 확장의 협업 도구로 활용되었으며, Production 단계에서는 Midjourney, Stable Diffusion 등이 이미지 생성 및 스타일 변형을 위한 효율적 제작 도구로 기능하였다. Post-Production 단계에서는 Adobe Firefly 등을 활용한 품질 보완이 이루어졌으나, 전시 기획 등에서의 활용은 미비했다. 특히 국내 창작자들은 AI의 독창성 부재와 맥락 이해의 한계를 인지하고, 이를 창작의 주체가 아닌 인간의 창의성을 확장하는 도구로 수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결론 본 연구는 국내 미디어아트 분야의 AI 활용 패턴을 실증적으로 구조화하고, 기술적 한계에 대한 창작자들의 대응 전략을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는 향후 AI 기술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창작 과정에 효과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실천적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Abstract
Background Recent advancements in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AI) have revolutionized the creative process in media art, enabling novel methods of expression and production. However, research on AI-assisted creation in South Korea has primarily focused on individual cases or technical implementations, lacking a systematic investigation into how creators integrate AI into their workflows. This study aims to analyze the utilization patterns of Generative AI by South Korean media artists and to derive characteristics of the domestic creative environment and their practical implications.
Methods A mixed-methods approach combining literature review with quantitative and qualitative analyses was employed. For the quantitative analysis, 20 relevant academic articles were collected from major domestic databases. Text data was vectorized using Term Frequency Inverse Document Frequency(TF-IDF) and analyzed via K-Means clustering to extract key themes. Subsequently, a qualitative case study was conducted to examine the roles of AI and creator intervention methods across three creative stages: Pre-Production, Production, and Post-Production.
Results South Korean creators utilized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GPT)-based language models as ‘partners for concept expansion’ in the Pre-Production stage. In the Production stage, tools like Midjourney and Stable Diffusion served as ‘efficient production tools’ for image generation and style transformation. In the Post-Production stage, while specialized tools like Adobe Firefly were used for refinement, their application in exhibition planning and documentation was relatively limited. Notably, despite limitations such as a lack of originality and cultural context understanding, domestic creators actively employed AI as a ‘collaborative tool’ to assist and expand human creativity rather than as an autonomous creator.
Conclusions This study provides empirical analysis of AI utilization patterns in South Korean media art. The study systematically categorizes the limitations encountered and the strategies creators use to overcome them, offering practical implications for effectively integrating AI technology into the creative process.
Keywords:
Media Art,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Design Process, Utilization Patterns, Collaborative Tools, 미디어아트, 생성형 인공지능, 디자인 프로세스, 활용 패턴, 협업 도구1. 서론
1.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미디어아트는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창작 방식과 표현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온 분야로 디자인학의 주요 탐구 대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창작자와 관객 간의 상호작용, 시각적·공간적 경험의 실험 등은 사용자 경험 디자인(UX Design) 및 창의적 문제 해결 과정과 그 맥락을 같이한다. 특히, 기술과 디자인적 사고가 결합된 인터랙티브 미디어 작품이나 증강현실(AR) 기반의 작업은 두 분야의 교차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따라서 미디어아트 창작 사례를 분석하는 것은 디자인 연구 측면에서 창작자의 사고 과정과 실험적 접근 방식을 규명하는 유효한 방법론이 될 수 있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등장은 미디어아트의 창작 환경에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데이터에 기반하여 이미지, 사운드, 텍스트 등 다양한 매체를 생성함으로써 미디어아트의 창작 방식과 표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창작자의 구상을 구체화하고 결과물을 도출하는 창작 과정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한 예술 창작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국내 미디어아트 분야의 현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기존 국내 연구들은 주로 개별 작품 사례를 중심으로 기술적 특징이나 미학적 의의를 논의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창작자들이 실제 작업 과정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인식하는지에 대한 실증적 분석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내 미디어아트 창작 현장에서의 AI 활용 양상과 실무적 어려움을 종합적으로 탐색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국내 학술 문헌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한국적 맥락에서의 생성형 AI 활용 패턴을 규명하고, 향후 국제 비교 연구 및 실무적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설정한 구체적인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 • 국내 미디어아트 창작자들은 생성형 AI를 창작 과정의 각 단계에서 어떻게 활용하는가?
- • AI 기반 창작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요 한계점은 무엇이며, 국내 창작자들은 이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1. 2. 연구의 범위 및 방법
본 연구는 국내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생성형 AI를 적용한 연구 문헌 20편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의 시간적 범위는 생성형 AI 관련 논의가 본격화된 2010년부터 2024년까지로 설정하였으며, 국내 주요 학술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수집된 문헌을 토대로 분석을 수행하였다.
연구 방법으로는 패턴 도출을 위한 정량적 분석과 심층적인 의미 해석을 위한 정성적 분석을 병행하였다. 먼저 정량적 단계에서는 수집된 문헌의 텍스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요 키워드를 추출하고 이를 그룹화하여 연구 동향을 거시적으로 파악하였다. 이어지는 정성적 단계에서는 도출된 결과를 미디어아트 창작 과정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AI 도구의 구체적인 역할과 창작자의 개입 방식을 미시적으로 분석하였다.
정량적 분석은 국내 미디어아트 분야 내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양상을 데이터에 근거해 유형화하고, 그 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RISS, KCI, KISS 등 국내 주요 학술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문헌을 수집하였으며, ‘미디어아트’와 ‘생성형 AI’를 검색 키워드로 설정하였다. 수집된 문헌 가운데 사용한 생성형 AI 기술을 단순히 언급하는 수준에 그친 경우는 배제하고, 구체적인 창작 방식과 활용 사례를 기술한 문헌만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별하였다. 분석 방법으로는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적용하였다. 우선 TF-IDF 알고리즘을 통해 각 문헌의 핵심 주제어를 추출하여 문헌을 벡터화하였으며, 백터화된 문서에 대해 K-Means 클러스터링을 수행하여 문헌 간의 주제적 유사성에 따른 주요 패턴과 동향을 도출하였다.
도출된 클러스터의 특성을 해석하기 위한 분석 프레임워크로는 예술 창작 단계 모델을 적용하였다. 구체적으로 루트번스타인(Root-Bernstein, 2010)의 창작 3단계 모델(Accumulation-Conceptualization-Expression)을 미디어아트 창작 과정에 맞추어 Pre-Production(기획), Production(제작), Post-Production(후반 작업)으로 재구조화하였다. 단, 기술과 예술이 상호 작용하며 발전하는 미디어아트의 비선형적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로버트슨과 맥다니엘(Robertson & McDaniel)의 이론을 보완적으로 수용하였으며, 이를 통해 단계 간의 순환적 과정과 유기적 연결성을 분석에 포함하였다.
이어지는 4장 정성적 분석 단계에서는 앞서 도출된 클러스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개별 문헌에 대한 심층적인 사례 연구를 진행하였다. 실제 창작 현장에서 생성형 AI가 Pre-Production, Production, Post-Production의 각 단계에서 수행하는 구체적인 역할과 기능적 한계를 검토하였다. 나아가 창작자들이 기술적 제약에 직면했을 때 이를 어떻게 기술적·미학적으로 극복하고 수용하는지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내 미디어아트 창작 환경의 특수성과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실무적인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2. 이론적 배경
2. 1. 미디어아트와 기술의 발전
미디어아트는 디지털 사진, 비디오, 인터랙티브 설치물 등 다양한 기술적 도구를 활용하여 새로운 예술적 표현 방식을 창출하는 현대 예술의 한 형태이다(Safiyyah M. Guo, L., 2022). 1950년대에서 1970년대 당시 백남준과 같은 선구자들은 아날로그 기술을 활용해 예술과 기술의 상호작용 가능성을 탐구함으로써 미디어아트의 초기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보급은 디지털 네트워크 기반의 작업을 활성화시켰고, 이는 미디어아트의 표현 범위를 물리적 공간에서 가상 네트워크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Meng Xi, 2022).
2010년대 이후 딥러닝과 생성형 AI의 발전은 미디어아트에 데이터 기반 창작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창작 도구와 표현 영역을 비약적으로 확장하였다. 과거에는 기술의 발전이 단순히 매체의 확장을 의미했다면, 최근의 인공지능 기술은 창작 과정 전반에 개입하는 도구로 자리 잡으며 미디어아트의 표현 방식과 제작 방식을 동시에 변화시키고 있다.
오늘날 미디어아트는 이러한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관객에게 몰입적이고 상호작용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은 관객이 작품 속으로 들어가는 환경을 조성하였으며, 여기에 생성형 AI가 결합되면서 관객의 참여에 따라 작품이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변화하는 고도화된 인터랙션이 가능해졌다(Meng Xi, 2022; Sudeshna Sinha et al., 2024). 예컨대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을 활용해 독창적인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생성하거나, 관객의 반응 데이터를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설치 작업은 기술과 예술, 관객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현대 미디어아트의 실험적 성격을 잘 보여준다.
2. 2. 생성형 AI 기술의 개념과 원리
생성형 AI는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텍스트, 이미지, 사운드 등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로, 기존 데이터를 단순히 변형하거나 재구성하는 것을 넘어 독창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기존 AI와 차별화된다(Mogbojuri Babatunde Oluwagbenro, 2024; Sudeshna Sinha et al., 2024).
•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s) 생성자와 판별자가 상호 경쟁하며 학습하는 구조로, 생성자는 실제와 유사한 데이터를 생성하고 판별자는 진위 여부를 구분한다. 이 원리를 통해 GAN은 초해상도(Super-Resolution), 스타일 변환(Style-Transfer) 등 이미지 복원 및 변환 작업에 폭넓게 활용된다. 초기에는 학습 불안정성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기술 발전으로 현재는 안정적이고 고충실도 데이터 생성이 가능해졌다.
• 확산 모델(Diffusion Models) 데이터에 점진적으로 노이즈를 추가하고 이를 역으로 제거하며 데이터를 복원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의 복잡한 분포와 세부 구조를 학습할 수 있어 고충실도의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으며, 학습 과정의 안정성 측면에서 GAN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특히 텍스트-이미지 합성이나 이미지 복원 작업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며, Stable Diffusion과 DALL-E와 같은 모델의 핵심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 트랜스포머(Transformer) 어텐션 메커니즘(Attention Mechanism)을 통해 데이터 내의 문맥적 관계와 장기 의존성(Long-range Dependencies)을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모델이다. 입력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던 기존의 RNN이나 LSTM 모델과 달리 병렬 연산이 가능하여 학습 효율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으며, 기계 번역, 질의응답, 텍스트 요약 등 자연어 처리(NLP) 전반에서 표준 아키텍처로 자리 잡았다. 특히 GPT-3, GPT-4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기술적 근간이 되어, 복잡한 문맥 이해와 고도화된 텍스트 생성 작업에서 탁월한 성능을 입증하고 있다.
• 이미지-이미지(Image-to-Image) 생성형 AI 입력 데이터와 출력 데이터가 모두 이미지 형식을 따르는 유형이다. 이는 사용자가 제공한 참조 이미지를 분석하여, 의도에 맞게 시각적 요소를 변형하거나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주요 기능으로는 저해상도 이미지를 고해상도로 복원하는 초해상도(Super-Resolution) 기술과(Dong et al., 2015), 원본의 구조를 유지하며 화풍이나 질감을 변환하는 스타일 전이(Style-Transfer)(Karras et al., 2019) 기술이 있다.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는 모델의 핵심 아키텍처로는 주로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s)과 확산 모델(Diffusion Models)이 활용된다(Goodfellow et al., 2020; Song et al., 2020).
• 텍스트-텍스트(Text-to-Text) 생성형 AI 입력된 텍스트의 문맥과 의도를 파악하여 이에 상응하는 자연어 텍스트를 산출하는 유형이다. 사용자의 질의에 대해 최적의 응답을 제공하는 질의응답(Raffel et al., 2020) 시스템이나, 제시된 키워드를 바탕으로 창의적 서사를 구성하는 텍스트 생성(Lewis, 2019) 작업 등이 대표적인 활용 사례이다. 이러한 모델은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되어 긴 문맥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으며(Vaswani, 2017), 최근에는 GPT 시리즈(ChatGPT, GPT-3, GPT-4 등)와 같은 초거대 언어 모델(LLM)로 진화하여 독해 및 작문 능력에서 비약적인 성능 향상을 보이고 있다(Radford et al., 2019; Mann et al., 2020).
• 텍스트-이미지(Text-to-Image) 생성형 AI 마지막으로, 텍스트 프롬프트를 입력받아 이를 시각적 결과물로 변환하는 유형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이미지의 속성이나 스타일을 언어로 기술하면, AI가 이를 해석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기존 이미지를 정교하게 변형한다. 주요 응용 분야로는 텍스트 설명으로부터 이미지를 합성하는 텍스트-이미지 생성과, 텍스트 명령어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수정하는 텍스트 기반 이미지 변환 등이 있다. 이 분야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모델로는 Stable Diffusion, DALL-E, Midjourney 등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Rombach et al., 2022; Ramesh et al., 2021).
2. 3. 미디어아트와 생성형 AI의 융합
생성형 AI는 디지털 기반 창작을 주도하며 예술적 가치와 상업적 가능성을 동시에 입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제이슨 앨런(Jason Allen)의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éâtre D’opéra Spatial)>은 미술 공모전 수상을 통해 AI 창작물의 예술적 위상과 저작권에 대한 사회적인 담론을 촉발하였다. 또한, 오비우스(Obvious)가 제작한 <에드몽 드 벨라미의 초상(Portrait of Edmond de Belamy)>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고가에 낙찰된 사례는 AI 예술의 시장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생성형 AI가 단순한 제작 도구를 넘어 독자적인 미적 표현을 생성하는 주체로 역할을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생성형 AI의 활용은 이미지 생성 외에도 공연, 문학, 영화 등 시간성과 서사를 다루는 예술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공연 예술에서는 작곡, 연주, 믹싱 등의 공정을 자동화하여 제작의 효율성을 높이고, 음성 합성 기술을 기존 콘텐츠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한다. 또한, 서사 중심의 문학·영화 분야에서는 인간과 AI의 공동 창작이 새로운 방법론으로 자리 잡고 있다. 로스 굿윈(Ross Goodwin)의 AI가 생성한 문장을 큐레이팅하여 완성한 소설《1 the Road》와, AI가 집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작된 단편 영화 <선스프링(Sunspring)>은 스토리텔링의 주체가 인간 독점에서 기계와의 협력적 관계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결론적으로 생성형 AI는 시각적 표현뿐만 아니라 청각·서사 등 다양한 예술 층위에서 인간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창작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각 분야의 실험과 성과는 전통적인 창작 과정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접근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3. 생성형 AI 활용 패턴 도출을 위한 클러스터링 분석
본 연구는 문헌 조사를 기반으로 국내 미디어아트 창작 과정에서 생성형 AI의 역할을 분석하고, 그 패턴과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연구 절차는 크게 문헌 수집, 문헌 선정, 문헌 분석 및 구조화의 3단계로 구성된다.
3. 1. 문헌 수집
문헌 수집은 국내 주요 학술 데이터베이스(RISS, KCI, KISS)를 활용하여 진행하였다. 초기 검색에서는 ‘미디어아트’와 ‘생성형 AI’를 주요 키워드로 설정하였으며, ‘AR’, ‘VR’, ‘디지털 아트’, ‘Stable Diffusion’, ‘GANs’ 등 관련 기술 및 모델명을 포함한 세부 키워드를 추가하여 검색 범위와 정확도를 높였다(Table 1 참조).
자료 수집 기간은 생성형 AI 기술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시점을 고려하여 2010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로 한정하였다. 이러한 검색 전략과 기간 설정을 통해 총 84건의 관련 문헌이 1차적으로 수집되었다.
3. 2. 문헌 선정
초기 수집된 84건의 문헌을 대상으로 연구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다단계 선별 과정을 진행하였다. 1차적으로 각 문헌의 초록과 핵심어를 검토하여 연구 주제와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평가하였으며, 이를 통해 추출된 문헌을 대상으로 2차 전문 검토를 수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교차 검증을 통해 생성형 AI의 역할과 창작 과정이 구체적으로 기술되지 않은 문헌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분석 대상 문헌 20편을 선정하였다.
최종 선정된 20편의 문헌은 학위논문 14편(석사 9편, 박사 5편)과 학술지 게재 논문 6편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구성은 학문적 엄격성을 갖춘 학위논문과 최신 기술 트렌드를 반영한 학술지 논문을 고루 포함하여 분석의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었다.
또한 본 연구는 분석 대상이 되는 미디어아트의 범주를 디지털 기술을 매체로 시각·청각·공간적 경험을 제공하는 예술로 정의하였으며, 구체적으로 프로젝션 매핑, VR/AR 기반 인터랙티브 설치, 생성형 비디오 아트 작품을 포함하는 사례로 한정하였다. 이러한 범주 내에서 첫째, 생성형 AI가 창작 과정에서 보조 수단을 넘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문헌, 둘째, 사용된 AI의 종류와 역할이 구체적으로 기술된 문헌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3. 3. 문헌 분석 및 구조화
선정된 20편의 문헌을 대상으로 창작 단계별 생성형 AI의 적용 패턴을 규명하기 위해 정량적 분석을 수행하였다. 본 분석은 다음 두 가지 목적을 위해 설계되었다. 첫째, 데이터에 기반하여 핵심 주제와 잠재적 키워드를 객관적으로 식별하고, 둘째, 도출된 주제를 변수로 활용하여 문헌을 유형별로 군집화(Clustering)함으로써 전체적인 연구 동향과 구조적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는 연구자의 주관적 해석이 개입하기 쉬운 문헌 분석의 한계를 보완하고, 생성형 AI 모델의 유형과 기술적 활용 방식과 같은 잠재된 패턴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 20편의 문헌 본문 전체에서 텍스트 데이터를 추출하여 분석을 위한 텍스트 코퍼스(Corpus)를 구축하였다. 데이터 전처리 및 분석은 Python 3.13 환경에서 수행되었으며, 한국어 자연어 처리(NLP)를 위해 KoNLPy 패키지의 Okt(Open Korean Text) 형태소 분석기를 활용하였다. Okt를 활용해 문장의 핵심 의미를 담고 있는 명사, 동사, 형용사를 텍스트 코퍼스 내에서 선별적으로 추출하였으며, 특수기호, 이모지, 조사 및 어미 등 의미적 가치가 낮은 불용어를 제거하였다.
전처리가 완료된 텍스트 데이터를 수치 벡터로 변환하기 위해 scikit-learn 라이브러리의 TF-IDF Vectorizer를 사용하였다. TF-IDF(Term Frequency-Inverse Document Frequency)는 특정 문헌 내에서의 단어 중요도를 가중치로 반영하는 알고리즘으로, TF-IDF 가중치는 다음과 같은 식을 통해 산출된다.
그 결과, 각 문헌을 총 2,337개의 차원을 가진 고유 벡터로 표현하였다.
이렇게 산출된 TF-IDF 벡터를 바탕으로 문헌 간의 주제적 유사성을 유형화하기 위해 K-Means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을 수행하였다. K-Means는 각 데이터 포인트를 가장 가까운 중심점에 할당하여 군집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본 연구에서는 고차원 텍스트 데이터 간의 거리를 측정하기 위한 유사도 척도로 유클리드 거리(Euclidean Distance)를 채택하였다. 군집 분석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적의 군집 개수(K) 결정에는 엘보우 기법(Elbow Method)을 적용하였다. 엘보우 기법은 군집 수(K)를 순차적으로 증가시키며 군집 내 오차 제곱합(SSE: Sum of Squared Errors)의 변동 추이를 시각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으로, 응집도의 개선 폭이 급격히 줄어드는 변곡점(Elbow Point)을 최적의 K 값으로 선정하였다. 또한, 고차원 결과를 2차원 평면에 시각화하기 위해 주성분 분석(PCA: Principal Component Analysis)을 활용하였다(Figure 1 참조).
분석 결과, 20편의 문헌은 총 5개의 주요 클러스터로 군집화되었다. 각 클러스터는 창작 과정의 특정 단계 및 목적과 연관성을 보였다(Table 2 참조). 구체적으로 2개의 클러스터는 Pre-Production 단계의 ‘아이디어 구상’ 및 ‘기술 기반 설계’, 다른 2개는 Production 단계의 ‘콘텐츠 제작 및 변형’과 ‘상호작용 구현’에 해당하였고 나머지 1개는 Post-Production 단계의 ‘후처리 및 품질 개선’, ‘전시 설계 및 기록 작업’과 관련되었다. Post-Production 클러스터는 주제가 개별 문헌의 특성에 국한되어 전체 단계를 대표하기 어려워 후속 정성적 분석에서 보완 검토하였다. Table 2는 TF-IDF 및 K-Means 분석 결과를 창작 단계별로 요약한 것으로, 미디어아트 창작 프로세스에서 생성형 AI 활용 양상을 개괄적으로 보여준다.
4. 국내 미디어아트 분야에서의 생성형 AI 활용 현황
본 장에서는 정량적 분석에서 도출된 클러스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생성형 AI가 국내 미디어아트 창작 과정 전반에 걸쳐 활용되는 양상을 단계별 특성에 따라 심층 분석한다. 그러나 클러스터링에서는 다루지 못하는 중복 사례의 경우도 고려한다. 구체적으로 아이디어 발상부터 최종 결과물 도출에 이르는 각 단계에서 AI의 역할을 규명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한계와 이에 대한 창작자들의 능동적 대처 방안을 추적한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생성형 AI 도입으로 변화하고 있는 창작 방법론을 디자인 프로세스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고찰한다.
4. 1. 창작 단계별 생성형 AI 활용 사례 및 분석
본 절에서는 생성형 AI가 창작 과정의 세 단계(Pre-Production, Production, Post-Production)에서 수행하는 주요 역할과 사례를 기술적 세부 사항과 함께 분석한다. <Figure 2>와 <Table 3>은 각 단계에서 활용된 AI 모델의 분포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분석 결과,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Pre-Production 단계에서는 GPT 시리즈와 같은 텍스트 기반 언어 모델의 사용 빈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지는 Production 단계에서는 GAN, Midjourney, Stable Diffusion 등 이미지 생성 모델이 지배적인 비중을 차지하였다. 이는 기획 단계의 언어적 구체화와 제작 단계의 시각적 구현이라는 각 단계의 목표에 따라 활용되는 AI 도구의 패턴이 명확히 구분됨을 시사한다. 반면, Post-Production 단계에서는 후처리 과정의 품질 개선과 전시 설계 및 기록 작업에 활용된 사례들이 확인되었다.
이 단계의 문헌들은 클러스터링 분석을 통해 창작의 접근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개의 그룹으로 구분되었다. 첫 번째 클러스터는 ‘인간’, ‘협업’, ‘아이디어’, ‘철학’ 등의 키워드가 높은 TF-IDF 값을 보여 ‘아이디어 구상: 인간-AI 협업’으로 명명하였다. 이는 AI를 단순 도구가 아닌 상호작용의 파트너로 인식하는 경향을 반영한다. 두 번째 클러스터는 ‘설계’, ‘프로세스’, ‘VR’, ‘모델’ 등의 키워드가 중심을 이루어, 기술적 구현을 위한 사전 준비 단계인 ‘아이디어 설계: 기술 기반 프로세스’로 분류하였다.
• 아이디어 구상: 인간-AI의 협업
먼저 아이디어 구상 측면에서 김기범과 장재원(Kim & Chang, 2024)은 ChatGPT를 활용하여 창작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포스트휴먼’이라는 추상적인 철학적 개념을 시각화하기 위해 AI가 제안한 키워드를 선별하고, 이를 바탕으로 Midjourney를 통해 초현실적 이미지를 생성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는 AI가 생성한 시각적 데이터가 창작자에게 새로운 영감을 제공하며, 철학적 개념을 시각적으로 해석하는 유효한 도구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 아이디어 설계: 기술 기반 프로세스
다음으로 아이디어 설계 측면에서 이승엽(Lee, 2024)은 VR 기반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제작을 위한 기술적 프로토타이핑 과정을 제시하였다. 해당 연구는 ChatGPT가 생성한 텍스트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VQGAN+CLIP 모델을 활용하여 VR 환경을 설계하는 방식을 적용하였다. 텍스트 입력을 통해 이미지를 생성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조정하여 최적화하는 과정은 생성형 AI가 가상 공간 구축을 위한 비주얼 프로토타이핑 도구로서 높은 효용성을 가짐을 보여주었다.
Production 단계는 실제 작품 제작이 이루어지는 핵심 과정으로, 분석 결과 두 가지 주요 흐름이 포착되었다. 첫 번째는 ‘이미지’, ‘생성’, ‘스타일’, ‘변형’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제작 및 변형’ 그룹이며, 두 번째는 ‘관객’, ‘상호작용’, ‘실시간’, ‘데이터’ 등의 키워드가 두드러진 ‘상호작용 구현’ 그룹이다. 이 단계에서는 시각적 결과물 도출을 위해 Midjourney와 Stable Diffusion 같은 텍스트-이미지 모델이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었다.
• 콘텐츠 제작 및 변형 사례
콘텐츠 제작 및 변형과 관련하여 이문예(Lee, 2024)와 김태은(Kim, 2024)의 연구는 AI를 통한 미적 스타일의 구현에 주목하였다. 이문예는 GAN을 활용하여 ‘수묵화 스타일’, ‘추상적 형상’ 프롬프트를 통해 동양 철학의 자연 경관을 시각화함으로써 동양적 미학의 재해석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김태은은 Midjourney를 활용해 비발디의 <사계>가 지닌 음악적 서사와 계절의 변화를 자연 경관 이미지로 변환하여, 청각적 감성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공감각적 표현을 시도하였다.
• 상호작용 구현 사례
상호작용 구현 측면에서 이완(Lee, 2024)은 GAN 기반 기술을 활용하여 관객의 움직임을 실시간 예술로 승화시켰다. LIDAR 및 Kinect 센서로 수집된 관객의 동작 데이터는 StyleGAN의 잠재 공간(Latent Space)에 매핑되어 작품의 색감과 형태를 즉각적으로 변화시켰다. 이는 생성형 AI가 정적인 이미지 생성을 넘어, 관객의 참여를 작품의 생성 원리로 삼는 동적인 인터랙티브아트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Post-Production 단계는 창작물을 완성하고 품질을 개선하는 과정으로, 앞선 단계들에 비해 문헌 수가 적어 정성적 분석을 통해 그 특성을 고찰하였다. 이 단계에서의 AI 활용은 크게 ‘후처리 및 품질 개선’과 ‘전시 설계 및 기록 작업’이라는 두 가지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기술적 도구 측면에서는 Stable Diffusion, Adobe Firefly와 같은 고정밀 이미지 생성 도구와 GPT 기반의 텍스트 생성 도구가 각 목적에 맞춰 상호보완적으로 활용되는 양상을 보였다.
• 품질 개선 사례
품질 개선 사례로 윤재환 외(Yun et al., 2024)의 연구에서는 전통 예술을 미디어아트로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생성형 AI 도구가 복합적으로 활용되었다. Adobe Firefly는 전통 문양과 색감을 미세 조정하여 디테일을 보강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Avatarify와 D-ID는 정적인 인물 이미지에 표정 변화와 시선 이동 같은 애니메이션을 부여하는 데 기여하였다. 이는 생성형 AI가 단순 보정을 넘어 작품에 생동감과 몰입감을 더하는 고도화된 후처리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전시 설계 및 기록 사례
전시 설계 및 기록 측면에서 김채이(Kim, 2024)는 GPT 시리즈를 활용한 아카이빙 사례를 제시하였다. 조세민 작가는 방대한 양의 창작 데이터를 GPT에 입력하여 논리적인 서술을 자동 생성함으로써, 창작자 노트와 작품 설명을 체계적으로 작성하였다. 이는 생성형 AI가 시각적 작업뿐만 아니라, 창작자의 의도를 명확히 정리하고 작품의 맥락을 언어적으로 전달하는 기록 과정에서도 효율적인 보조 도구로 기능함을 시사한다.
분석 결과, 국내 미디어아트 창작자들은 생성형 AI를 창작 프로세스 전반에 도입하고 있으나,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기획, 제작, 후반 작업 등 각 단계가 갖는 고유한 목적과 특성에 맞춰 그 기능과 역할을 전략적으로 세분화하여 활용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4. 2. 생성형 AI 활용의 한계점
Pre-Production 단계에서 나타난 주된 한계는 AI의 데이터 의존성으로 인한 창작자의 고유한 철학 및 의도 반영의 어려움이다. AI는 기존 데이터를 학습하여 결과를 도출하므로, 창작자가 추구하는 독창적인 메시지나 미묘한 철학적 뉘앙스를 온전히 구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실제로 이문예(Lee, 2024)는 동양적 자연관을 AI로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프롬프트만으로는 깊이 있는 철학적 함의를 표현하는 데 한계를 느껴 상당한 후반 개입이 필요했음을 지적하였다.
또한, 김기범과 장재원(Kim & Chang, 2024)의 연구에서도 AI가 생성한 ‘포스트휴먼’ 이미지가 초기 의도와 달라 이를 비판적으로 선별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었다. 이는 AI가 아이디어 확장의 파트너로는 유용하나, 창작자의 철학을 대체할 수는 없음을 시사한다. 더불어 저작권 문제와 데이터 편향성과 같은 윤리적 이슈 또한 이 단계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확인되었다.
Production 단계에서는 예술가의 내밀한 감정을 재현하거나 관객과 정서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데 있어 기술적 한계가 드러났다. 특히 관객 참여형 인터랙티브 작품에서 이완(Lee, 2024)은 실시간 데이터 처리의 지연(Latency)과 예측 불가능한 오류가 관객의 감성적 몰입을 저해하는 요인이 됨을 언급하였다. 또한, AI는 학습된 스타일을 모방하고 변형하는 데는 탁월하지만,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예술 사조나 감각을 창출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를 보였다. 이는 AI가 기술적 도구로서의 기능성은 높으나 인간 고유의 정서적 교감을 완벽히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Post-Production 단계의 한계는 AI의 역할이 단순 보조에 머물러 있으며, 결과물의 완성도를 위해 인간의 개입이 필연적이라는 점이다. 이 단계의 활용 사례는 주로 이미지 품질 보완에 국한되어 있었으며, 윤재환 외(Yun et al., 2024)의 연구에서도 Adobe Firefly가 세부 디테일 추가에는 기여했으나 작품 전체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창작자의 섬세한 수작업이 필수적이었음을 밝혔다. 이는 전시 설계, 아카이빙 등 창작의 후반부 영역에서 AI의 잠재력이 아직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AI가 독립적인 마무리 도구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술적 발전이 요구됨을 시사한다.
한편, 생성형 AI 기반의 창작 과정에서는 독창성의 제약이나 맥락적 이해의 부족과 같은 본질적인 한계가 지속적으로 관찰되었다. 그러나 국내 창작자들은 이러한 제약을 단순한 기술적 결함으로 치부하거나 수동적으로 수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은 산출된 결과를 비판적으로 선별하고, 정교한 수정 및 재해석 과정을 거쳐 창작 의도에 부합하도록 결과물을 조정하는 주체적인 대응 전략을 취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4. 3. 국내 창작 환경의 특성과 시사점
앞서 규명된 제약에도 불구하고, 국내 미디어아트 창작자들은 이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적인 전략을 통해 능동적으로 극복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Figure 3>에 요약된 문헌들을 종합적으로 고찰해 볼 때, 국내 창작 환경은 생성형 AI를 창작의 본질을 재탐색하고 확장하는 핵심 매개체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도출된 주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 창작자들은 AI를 창작의 주체가 아닌 협업 도구로 규정하여 인간의 주체성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AI의 독창성 부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수의 연구(Kim & Chang, 2024; Lee, 2024)는 AI의 결과물을 최종 작품이 아닌, 아이디어를 촉발하거나 확장하는 중간 재료(Medium)로 활용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는 AI 기술 자체에 의존하기보다, 인간의 창의성을 보조하고 확장하는 도구로 인식함으로써 기술 종속을 경계하고 창작의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국내 연구의 주된 흐름을 보여준다.
둘째, 기술적 한계를 오히려 창작의 재료로 삼는 실험적 접근이 돋보인다. AI가 생성하는 예측 불가능한 오류나 글리치를 의도적으로 작품에 포함시켜 기술의 불완전성을 미학적 요소로 승화시키는 사례(Lee, 2024)가 확인되었다. 이는 AI가 가진 기술적 결함을 실패로 규정하지 않고, 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여 디지털 예술의 우연성이라는 새로운 예술적 담론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
셋째, AI는 생산성 향상을 넘어 철학적·인문학적 주제를 탐구하는 사유의 도구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포스트휴먼’, ‘동양 자연관’ 등 추상적이고 복잡한 개념을 AI와 대화하며 시각화하는 과정을 통해, 창작자들은 기술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창작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Kim & Chang, 2024; Lee, 2024). 이러한 경향은 국내 미디어아트가 AI를 통해 단순한 시각적 유희를 넘어 깊이 있는 인문학적 성찰을 시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특징들은 국내 창작자들이 생성형 AI라는 거대한 기술적 흐름 앞에서 위축되지 않고, 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들은 AI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면서도, 이를 자신의 창작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재정의하며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생성형 AI를 단순한 자동화 기술이 아닌, 디자인적 사고와 창작 과정에 통합되는 협업적 도구로 이해하려는 국내 미디어아트 연구의 태도를 시사한다.
5. 결론
본 연구는 국내 미디어아트 창작 환경에서 생성형 AI의 역할과 활용 가능성을 규명하기 위해 문헌 연구와 클러스터링 기법을 적용한 실증적 분석을 수행하였다. 연구 결과, 국내 창작자들은 창작의 전 과정에 걸쳐 AI를 도입하고 있었으나, 각 단계에 따라 그 역할과 활용 패턴은 명확히 구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Pre-Production 단계에서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개념 확장 도구로, Production 단계에서는 제작 효율을 극대화하는 제작 도구로, Post-Production 단계에서는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품질 보완 도구로서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국내 미디어아트 창작자들이 AI 기술이 가진 내재적 한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창작자들은 AI의 오류나 불완전성을 단순히 회피해야 할 결함으로 여기지 않고, 이를 협업 과정으로 재정의하거나 불완전성 자체를 작품의 미학적 요소로 수용하는 전략을 보여주었다. 이는 국내 미디어아트 연구와 창작이 단순히 새로운 기술의 기능적 도입에 머물지 않고, 기술을 매개로 인문학적 성찰과 철학적 담론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본 연구는 국내 미디어아트 창작 환경에서의 AI 활용 패턴을 체계적으로 구조화한 기초 연구로서 학술적 의의를 가진다. 기존의 선행 연구들이 주로 개별 작품의 사례 분석이나 기술적 구현 가능성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본 연구는 창작의 전 과정을 단계별로 범주화하고 각 단계에서 나타나는 실제적 한계와 이에 대한 창작자들의 대응 전략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현장의 실무적 시사점을 도출하고, 향후 AI 미디어아트 연구를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이러한 의의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갖는다. 첫째, 분석 대상을 국내 문헌으로 한정하였기에 급변하는 글로벌 AI 창작 트렌드와 기술적 흐름을 포괄적으로 반영하지 못하였다. 둘째, 문헌 연구를 중심으로 분석이 진행되어, 실제 창작 현장에서 예술가들이 겪는 구체적인 시행착오나 감각적인 피드백 등 미시적인 경험을 심층적으로 담아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분석 범위를 확장하여 국제적 사례를 포함한 비교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문헌 분석을 넘어 현업 창작자를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나 참여 관찰을 병행함으로써, 창작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AI 기반 창작 환경의 실질적인 최적화 방안을 제시하는 후속 연구가 요구된다.
Acknowledgments
YL was supported and funded by the Korea government (MSIT) through No. RS-2025-02304717 (IITP).
Notes
Copyright :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educational and non-commercial use,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ferences
- Bae, G. T. (2023).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 모델을 사용한 미디어아트 제작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Media Art Production Using Artificial Intelligence Image Generation Model] (Master's thesis). Chung-Ang University.
-
Dong, C., Loy, C. C., He, K., & Tang, X. (2015). Image super-resolution using deep convolutional networks. IEEE Transactions on Pattern Analysis and Machine Intelligence, 38(2), 295-307.
[https://doi.org/10.1109/TPAMI.2015.2439281]
-
Goodfellow, I., Pouget-Abadie, J., Mirza, M., Xu, B., Warde-Farley, D., Ozair, S., Courville, A., & Bengio, Y. (2020).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Communications of the ACM, 63(11), 139-144.
[https://doi.org/10.1145/3422622]
-
Guo, L., & Zhang, L. (2022). Exploration on the application of new media interactive art to the protection of traditional culture. Scientific Programming, 2022(1), 5418622.
[https://doi.org/10.1155/2022/5418622]
- Han, Y. (2024). 생성형 AI를 활용한 모바일 AR 콘텐츠 개발: 이야기와 삽화 생성 중심으로 [Development of Mobile AR Content using Generative AI: Focusing on Story and Illustration Generation] (Master's thesis). Changwon National University.
-
Karras, T., Laine, S., & Aila, T. (2019). A style-based generator architecture for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In Proceedings of the IEEE/CVF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 (pp. 4401-4410).
[https://doi.org/10.1109/CVPR.2019.00453]
- Kim, A. (2023). Ecologically Engaged Art Through Text-based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Doctoral dissertation).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 Kim, C. Y. (2024). 미술창작 분야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연구: 국내 4인 작가의 창작 과정을 중심으로 [Research on the perception of generative AI in the field of artistic creation: focusing on the creative process of four Korean artists] (Master's thesis). Chung-Ang University.
-
Kim, K., & Chang, J. W. (2024). A Study on Generative AI-based Posthuman Expression Media Art Production. Journal of Digital Art Engineering and Multimedia, 11(2), 169.
[https://doi.org/10.29056/jdaem.2024.06.03]
-
Kim, K. H., & Kim, H. G. (2023). ChatGPT 와 Midjourney 의 활용 사례 연구-AI를 활용한 예술과 창작을 위한 사용 가능성 탐색 [A case study of ChatGPT and Midjourney -Exploring the possibility of use for art and creation using AI-]. Journal of Plastic Media, 26(2), 1-10.
[https://doi.org/10.35280/KOTPM.2023.26.2.1]
- Kim, T. E. (2024). 시각 예술과 인공지능의 교차점: 인공지능 창작 미술 사례를 중심으로 [Intersection of visual art and artificial intelligence : Focusing on Artificial Intelligence Creation Art Case] (Master's thesis). Korea University.
-
Kwak, S. J., Jeong, S. Y., Jeong, W. H., & Kwon, J. E. (2024). 이미지 생성 AI를 활용한 미디어아트에 관한 연구 [A Study on Media Art Using Image Generation AI]. Journal of Digital Art Engineering and Multimedia, 11(3), 325-334.
[https://doi.org/10.29056/jdaem.2024.09.04]
- Lee, K. B. (2024).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을 활용한 영상의 추상 표현 방법 연구: 본인 작품 '사계의 봄'을 중심으로 [A Study on Abstract Expression Methods in Video Using Image Generative AI : Focus on 'Spring of the Four Seasons'] (Master's thesis). Ewha Womans University.
- Lee, M. Y. (2024). 동양 자연관과 AI 뉴미디어아트 연구: 본인 작품 중심으로 [Research on oriental view of nature and AI new media art : focused on my artworks] (Doctoral dissertation). Chung-Ang University.
- Lee, S. Y. (2024).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예술 창작 행위에 대한 연구: 대화형 VR 인공지능 미디어아트 <신세대 호문쿨루스>제작을 중심으로 [A study on the act of artistic creation using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 focusing on the production of VR interactive AI media art <New Generation Homunculus>] (Master's thesis). Chung-Ang University.
- Lee, W. (2024). 뉴미디어와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및 조형예술작품 연구 [Research on Fine Art Utilizing New Media Art and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Master's thesis). Dongguk University.
-
Lewis, M. (2019). BART: Denoising sequence-to-sequence pre-training for natural language generation, translation, and comprehension. arXiv preprint, arXiv:1910.13461.
[https://doi.org/10.18653/v1/2020.acl-main.703]
-
Ma, J., & Kim, H. G. (2020). AI 기술을 이용한 관객 상호작용 노화현상 생성 미디어아트-연구자의 미디어아트 작품 <Chemistry>를 중심으로 [Media Art of Aging Phenomenon Generation by Audience Interaction using AI technology - Focused on the Media Art Work <Chemistry> of the Researcher]. Art and Media, 19(1), 117-142.
[https://doi.org/10.36726/cammp.2020.19.1.117]
-
Mogbojuri, B. O. (2024). Generative AI: Definition, Concepts, Applications, and Future Prospects. TechRxiv. June 04, 2024.
[https://doi.org/10.36227/techrxiv.171746875.59016695/v1]
- Radford, A., Wu, J., Child, R., Luan, D., Amodei, D., Sutskever, I., et al. (2019). Language models are unsupervised multitask learners. OpenAI Blog, 1(8), 9.
-
Raffel, C., Shazeer, N., Roberts, A., Lee, K., Narang, S., Matena, M., Zhou, Y., Li, W., & Liu, P. J. (2020). Exploring the limits of transfer learning with a unified text-to-text transformer. Journal of Machine Learning Research, 21(140), 1-67.
[https://doi.org/10.48550/arXiv.1910.10683]
-
Ramesh, A., Pavlov, M., Goh, G., Gray, S., Voss, C., Radford, A., Chen, M., & Sutskever, I. (2021). Zero-shot text-to-image generation. In Proceedings of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chine Learning (pp. 8821-8831). PMLR.
[https://doi.org/10.48550/arXiv.2102.12092]
- Robertson, J., & McDaniel, C. (2011). 테마 현대미술 노트: 1980년 이후 동시대 미술 읽기, 무엇을, 왜, 어떻게 (H. J. Moon, Trans.). Paju, Korea: Doosung Books.
-
Rombach, R., Blattmann, A., Lorenz, D., Esser, P., & Ommer, B. (2022). High-resolution image synthesis with latent diffusion models. In Proceedings of the IEEE/CVF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 (pp. 10684-10695).
[https://doi.org/10.1109/CVPR52688.2022.01042]
-
Sinha, S., Datta, S. S., Kumar, R. S., Bhattacharya, S., Sarkar, A., & Das, K. (2024). Exploring creativity: The Development and Uses of Generative AI. In R. S. Panda, A. Mishra, & A. Mohanty (Eds.), The Pioneering Applications of Generative AI (pp. 167-198). IGI Global.
[https://doi.org/10.4018/979-8-3693-3278-8.ch008]
- Sun, S. (2024). 영상예술의 기호 구조와 생성형 인공지능 작품 분석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Symbol Structure of Image Art and the Analysis of Generative AI works] (Doctoral dissertation). Chung-Ang University.
- Vaswani, A. (2017). Attention is all you need. Advances in Neural Information Processing Systems.
- Wang, J. Y. (2024). 영상 사운드 시각화의 인공지능 생성 작품에 관한 연구: 본인 작품 <Meta-Voice>를 중심으로 [A study on AI-generated works in video sound visualization : focused on my work <Meta-Voice>] (Doctoral dissertation). Chung-Ang University.
-
Xi, M. (2022). [Retracted] Reconstruction of New Media Art Ecology Based on Intelligent Technology Environment. Wireless Communications and Mobile Computing, 2022(1), 8084536.
[https://doi.org/10.1155/2022/8084536]
- Yang, J. H. (2023). GPT-3 기반 Human-AI Interaction의 경험 설계: 인공지능 예술을 중심으로 [Experience design of Human-AI interaction based on GPT-3: Focusing on AI art] (Master's thesis). Kookmin University.
-
Yang, J. H. (2024). 생성형 AI를 활용한 영상작품 제작-본인 작품 '기억의 전경'을 중심으로 [Creating Video Works Using Generative AI - Based on My Work 'Foreground of Memory']. Journal of Korean Society of Media & Arts, 22(4), 5-14.
[https://doi.org/10.14728/KCP.2024.22.04.005]
- Yin, P. (2024). 인공지능을 이용한 컴퓨터 비전 영상예술의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 [Research on computer vision imaging art interaction with AI] (Doctoral dissertation). Chung-Ang University.
- Yoo, J. H. (2024).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을 활용한 회화작품의 제작과정과 가치 연구: 미드저니(Midjourney)와 달리3(DALL·E 3)의 프롬프트(Prompt)를 중심으로 [A study on the production process and value of painting works using Generative AI : focusing on the prompt from Midjourney and DALL·E 3] (Master's thesis). Chung-Ang University.
-
Yun, J., Park, G., Choi, M., Hwang, H., & Jang, S. (2024). 미디어 아트로서 생성형 AI를 통한 훼손된 조선시대 왕의 초상화 복원 활용 가능성 탐색 [Exploration on the Possibility of Restoration of the Damaged Portrait of King in the Joseon Dynasty as Media Art through Generative AI]. Design Works, 7(2), 49-59.
[https://doi.org/10.15187/dw.2024.06.7.2.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