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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utions for Design Taking into Consideration People Vulnerable to Disasters from the Perspective of Universal Design
유니버설디자인 관점의 재해약자(災害弱者) 배려를 위한 디자인 유의점
  • Hosoong Lee : Department of Product Design, Kyungsung University, Busan, Korea

Background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nduce considerations for people vulnerable to disasters to which a universal design concept is applied in order to search for the contribution of a risk management system to reduce the losses and damages to properties and humans from disasters.

Method Multiple cases were collected such as document information and documentary videos focusing on disaster damage phenomena and people vulnerable to disasters through disasters overseas. Finally, we defined the concept of a universal design and induced design cautions to take into consideration people vulnerable to disasters.

Results Inconveniences that people vulnerable to disasters felt were classified as the following 4 categories: ‘information’, ‘evacuation behavior’, ‘life maintenance’ and ‘adaptation to disaster environments.’ Additionally, 8 representative design cautions and 21 detailed cautions were induced.

Conclusion Inconveniences that people vulnerable to disasters experience can be easily repeated and thus aggravate potential handicaps. Therefore, as they may experience damages in greater severity than other people and the restoration periods following disasters can be prolonged, it is needed to plan and provide designs reflecting an understanding of disaster environments and the characteristics of people vulnerable to disasters.

Abstract, Translated

연구배경 세계적으로 대규모재해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자력에 의한 피난행동이나 위험회피가 곤란한 재해약자에게서 상대적으로 희생이 많아지고 있다. 본 연구는 재해 피해를 감소시키고, 인명손실을 줄이려는 위기관리 시스템에 있어서 디자인 관점의 문제해결 기여 가능성 모색으로 유니버설디자인 개념이 적용된 재해약자 배려점 도출을 연구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방법 연구절차의 첫 번째로 해외에서 발생한 재해 사건에 있어서 ‘응급피난행동’과 ‘대피소생활’에 관한 정황을 중심으로 문헌정보, 재해현장 르포 및 다큐멘트 영상 등, 경험 기반의 2차 자료를 수집하였다. 두 번째로 수집된 자료 가운데 재해약자가 직면하는 주요 불편요소 파악을 위해 친화도법과 같은 내용분석을 통해 질적연구방법을 사용하였다. 최종적으로는 재해약자를 포함한 다양한 처지의 사용자를 반영하기 위해 방재 유니버설디자인 개념을 정립하고 재해약자를 배려하기 위한 디자인 유의점을 도출하였다.

연구결과 재해약자가 느끼는 주요 애로사항에 대해 ‘위기상황 인지 및 재해정보 이해와 판단 곤란’, ‘자력에 의한 신속하고 안전한 피난행동 곤란’, ‘라이프라인 단절로 인한 생활유지 곤란’, ‘공동피난시설 환경에 대한 적응 곤란’ 등의 4가지 불편원인으로 대별하였다. 또한 4가지 불편원인에 대한 대표적 디자인 유의점 8개 항목과 세부 유의점 21개 항목을 도출하였다.

결론 재해약자가 겪는 불편한 점은 중복되기 쉽고, 재해약자의 잠재적 장애가 커지는 경우도 나타난다. 따라서 재해로 인한 피해를 크게 겪을 수 있고 재해로부터 각종 회복이 늦어지기 쉬우므로 재해환경과 재해약자의 특성을 이해한 디자인 기획과 제공이 필요하다.본 연구가 재해약자의 피해를 감소하고 재해 대응력을 갖춘 디자인 제공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을 기대한다.

Keywords:
disasters, shelter, people vulnerable, universal design, design reference, 재해, 대피소, 재해약자, 유니버설디자인, 디자인 고려사항.
pISSN: 1226-8046
eISSN: 2288-2987
Publisher: Korean Society of Design Science
Received: 02 Jul, 2013
Revised: 13 Aug, 2013
Accepted: 23 Aug, 2013
Printed: Nov, 2013
Volume: 26 Issue: 4
Page: 219 ~ 233
DOI: https://doi.org/10.15187/adr.2013.11.26.4.219
Corresponding Author: Hosoong Lee (lhs@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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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ation: Lee, H. (2013). Cautions for Design Taking into Consideration People Vulnerable to Disasters from the Perspective of Universal Design. Archives of Design Research, 26(4), 218-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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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UN 국제방재전략(UNISDR)의 보고에 의하면 2010년 세계의 자연재해 건수는 373건이며, 이는 1975년보다 약 5배 증가된 것이다. 2008년 중국 쓰촨성과 2010년 아이티에서의 강진, 2011년 동일본대지진, 2012년 미국 오클라호마의 토네이도에 이르기까지 대규모재해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동일본대지진의 경우, 자연재해와 인위재해가 겹쳐지며 연쇄적 대규모 피해로 나타나는 ‘다중∙복합화 재해’ 특징이 나타났다. 한반도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위치하는 주변국보다는 비교적 지진에 안전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지진 형태가 바뀌고, 지진발생빈도 증가 등을 고려할 때 M6.5 이상의 지진발생 가능성이 대두되며,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방재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재해전문가들의 중론도 있다. 재해가 발생하고 위기상황에 처해있을 때 가장 기본적인 대응은 생존유지를 위한 위험회피행동이다. 그러나 심신기능 능력이 저하되거나 배려를 필요로 하는 노약자와 같은 재해약자(災害弱者, vulnerable people to disasters)는 일반적으로 자기보호 능력이 충분치 못한 상태이므로 재해에 희생당할 확률이 높다. 다음에 제시하는 동일본대지진(Thoku earthquake and tsunami) 당시의 사망자 연령분포(Figure 1)에서와 같이 재해약자들이 상대적으로 인적피해가 높았다는 조사결과를 놓고 피해방지 대책에 관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Figure 1 Age ditribution of deaths_Great East Japan earthquake (Cabinet Office, Government of Japan)

게다가, 재해로 인해 라이프라인(lifeline)의 단절과 더불어 물질적 자산, 환경, 산업·유통, 행정기능 등에 걸친 폭넓은 피해가 발생하는 비일상적 생활(extraordinary life) 속에서 재해약자는 더 큰 고통을 겪게 된다.

본 연구는 발생 예측이 불가한 대규모 재난재해에 의한 피해를 감소시키고, 인명손실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문제해결 기여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그를 위해 재해약자들이 느끼는 불편원인과 피해정황 관련 질적 자료의 분석결과에 근거하여 유니버설디자인 개념이 적용된 재해약자 배려점 도출을 연구목표로 하고 있다.

2. 연구방법 및 범위

본 연구는, 보다 다양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디자인 결과물의 적응 확장성을 추구하는 유니버설디자인의 기본 특성에서 볼 때 ‘재해 시 약자가 느끼는 다양한 어려움에 대한 디자인 차원의 대응방안으로 유니버설디자인의 적용 역시 효과적일 것’이라는 잠정 결론(hyperthesis)을 내리고 있다. 그에 따른 연구절차의 첫 번째로 해외에서 발생한 대규모재해 사건에 있어서 재해약자가 느끼는 주요 곤란함에 대한 파악을 위해 수집된 질적 자료1에 대한 문헌고찰을 진행한다. 두 번째로 수집된 자료 가운데 재해약자가 직면하는 주요 불편요소에 대한 특성요인을 도출하며 내용분석을 진행하는 질적연구방법을 사용하였다.


Figure 2 Research methods and process

연구범위는 대규모 재난 발생 직후 ‘재해피해로 인한 혼란기’로 구분되는 72시간을 거쳐, ‘피해지역의 응급 대응기’로 구분되는 약 3주까지를 시간적 범위로 설정하고 있다. 이 기간은 급작스런 재해 발생으로 인해 각종 피해와 응급 상황이 전개되는 상황 속에서 이재민의 피난행동과 구명, 구조지원활동이 이루어지는 매우 긴박하고 중요한 기간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간적 정황배경 설정은 피난행동이 발행하는 거주지 주변과 응급대피 목적지인 재난대피소 등지에서 발생하는 주요 재해 진행상황을 연구범위로 한다.


Figure 3 Range of a research

3. 재해의 일반적 특성

근래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재해 발생상황을 보면 자연재해와 함께 인위재해도 증가하고 있다. 대규모재해는 생명에 대한 위협뿐만 아니고, 위기를 극복한 뒤에도 주거, 재산, 커뮤니티, 인생 가치관 등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일상과 생활기반을 근본적으로 파괴해버린다. 세계 각국은 해마다 지진, 가뭄, 홍수, 태풍 등의 자연재해나 화재, 붕괴, 폭발, 화생방사고 등과 같은 인위재난의 발생으로 수많은 인적·물적 피해를 입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리적·기상적인 특성으로 인해 집중호우와 태풍이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건축물과 교량의 붕괴, 도시가스폭발 등으로 인한 피해규모가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Lee, J., 2002).

이와 같은 재난2의 진행은 예방→대비→대응→복구(→예방)와 같이 네 단계의 순환 사이클을 형성한다. 처음 두 단계는 재난이 발생하기 이전에 해당하며 나머지는 재난 이후에 해당한다(KDPA, 2010).

①예방(mitigation) : 재난에 대해서 발생원인 및 취약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행동, ②대비(prepardness) :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사전에 취하는 활동과 대책, ③대응(response) : 재난발생 중 또는 재난발생 직후, 인명구조 등 재난에 대처하기 위한 비상상황 활동, ④복구(recovery) : 재난이후 피해복구, 국가기반체계의 복원, 재난대응구조물 설치 등의 활동이다.

한편 최병학(2005)은 재난진행 단계가 실제로는 매우 밀접하게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어서 각각을 분리시킨 검토는 무의미하므로 각 과정 모두를 전체적으로 고려한 재난·재해관리시스템을 설계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4. 재해피해 주요현상

라이프라인 단절 대규모재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가옥의 손괴(損壞), 수도·전기·가스·교통망·통신망 등과 같은 라이프라인의 공급이 단절될 수 있다. 그와 같은 상황과 2차재해의 위험회피 목적 등으로 다수의 주민은 대피소로 피난하는 이재민 처지가 될 수 있다. 1995년 1월, 도심지 직하형(直下型)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킨 일본의 한신∙아와지대지진(Great Hanshin-Awaji earthquake. 이하, 한신대지진)의 예를 보면 지진발생 다음날 전기의 약 80%가 복구된 것에 비해 수도와 가스 복구는 빠른 곳이 1주일 정도 소요되었다. 또 다른 대규모재해인 2011년 3월에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에서는 1개월이 지나도 전기가 복구되지 못하는 지역이 상당수 존재했다. 재해 규모와도 관련이 있으나, 라이프라인 중에도 수도와 도시가스는 전면 복구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장기적 대책수립이 필요하다.

단수(斷水)피해 재해 시 단수로 인한 물 부족 상황에서 발생되는 가장 큰 문제는 생존유지를 위한 음용수 확보이며, 다음 문제는 화장실, 청소, 세탁 등에 필요한 생활용수 확보이다. 소방방재청은 평상 시 최소 3일분의 충분한 음료(1일 1명당 약 4ℓ 기준)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재해 발생으로 인한 단수조치 시 정부나 구호단체에 의한 급수차가 3일 안에 도착한다는 전제에 의한 것이나, 이 경우에도 필요량의 물이 반드시 공급 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한신대지진 당시, 본격적으로 고베(神戸)시 전역에 급수차가 도착하던 시점은 지진발생 2~3일 후부터였다. 대피소에서 물 부족으로 인해 면역성이 약한 어린이를 비롯한 재해약자의 감염증, 여성의 생리현상, 청결유지 측면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나타났다. 또한 규칙적인 양치질이 곤란한 상황에 놓인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충치, 구내염(口內炎) 등이 급증한 보고도 있다(Nobue K., 2011).

화장실 문제 대피소 내에서 대규모 인원의 피난생활이 시작되자 화장실 문제가 각지에서 나타났다. 그 원인은 지진으로 인한 단수, 정전 상황에서 일시에 대량의 이재민들이 안심하고 사용 가능한 화장실의 절대수 부족, 제한적인 물 사용 여건 등을 들 수 있으며, 이 때 평상시 자택에서와 같은 위생적인 배설행위를 기대할 수 없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시적 현상이지만 대피소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배뇨생활이 동물과 다름없는 참혹한 원시적 상태로 나타나기도 했다. 재해 시 임시화장실은 100명에 1기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수적 부족 문제뿐만 아니고 휠체어이용자에 대한 배려나 손잡이가 설치된 임시화장실이 부족하여 고령자와 장애인들의 이용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임시화장실(Figure 4)은 분뇨통 위에 변기가 놓이는 구조적 특성상 접근 시 단차가 크게 생기므로 고령자와 휠체어 사용자 같은 재해약자는 이용이 힘들었다.


Figure 4 Step occurs in the structure of temporal toilets_Great Hanshin-Awaji earthquake

여성 중에는 자유스런 용변이 어려운 탓에 방광염(膀胱炎)을 겪는 사람도 나타났다. 여러 가지 제약조건이 많은 재해 현장에서의 임시화장실은 구조적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정전문제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일본 동북부지방의 3월 중순은 대피소의 미흡한 난방설비와 연료공급 차단 등으로 이재민의 기침소리가 끊이지 않는 환경이었다. 연료공급이 차단된 주된 이유는 전술한 급수차와 마찬가지로 일부 피해지역의 주유소에 정유사의 탱크로리(tank lorry)가 접근하지 못함에 따라 물량고갈을 맞게 된 것이다. 예기치 못한 비상상황에서 정전이 발생할 경우, 동절기에 체온유지를 위한 난방수단과 야간에 동떨어진 곳에 설치된 임시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한 조명시설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2012년 11월에는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Hurricane Sandy)의 영향으로 미국동부 해안지방에 전기가 끊기자, 자가발전기(generators)에 사용할 연료를 구매하기 위한 긴 행렬을 주유소마다 목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내에서 발전기를 사용한 이재민 중에는 일산화탄소(CO)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였다. 교실이나 체육관 같이 냉온공조장치가 완전하지 못한 학교시설이 대피장소로 사용되는 경우, 노약자를 비롯한 면역력이 약한 재해약자의 건강관리 대책수립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건강문제 대규모재해인 경우 대피소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이재민들의 심신 건강문제가 대두되며, 그 중에서도 여성의 건강과 위생 등의 요구사항이 주목된다. 재해 직후에는 라이프라인이 끊기는 것이 원인이 되어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쉬운 환경에 처하게 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악조건이 중복될 경우에는 신체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 냉난방기기 작동불가로 인해 실내 온도관리가 안될 때

· 물 부족으로 몸을 씻기 어렵고 비위생 상태에 처할 때

· 균형 잡힌 식사를 하지 못해 영양 불균형 상태에 처할 때

· 지진 피해 이후의 극단적인 흙먼지와 수해(水害) 이후의 곰팡이, 악취 발생 등, 비위생적인 환경에 처할 때

· 스트레스, 식욕부진, 불면에 시달리고 면역력이 저하 상태에 처할 때

또한 하절기에는 이질, 식중독이 우려되며, 동절기에는 감기와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우려가 있으므로 최대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자기방위에 유념해야 한다. 특히 체력적으로 약한 부상 중인 사람과 고령자, 자각증상을 소호하지 못하는 어린이에게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Hayashi, H., 2011). 그 외 재해를 겪는 동안에는 스트레스와 불안이 나타나고 엄청난 공포와 공황 상태를 맞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심리와 생리적인 상태는 신체에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재난재해 시 대피소에서의 물질적인 대응 측면 이외에도 심리적 치유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프라이버시 침해 이재민 긴급수용 대피소로 사용되는 학교의 체육관이나 공공시설은 개방된 구조의 공간이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과의 공동생활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가 큰 스트레스로 나타났다. 공간적, 물질적, 인적 문제로 인한 시각, 후각, 청각 차원의 프라이버시가 다양하게 존재하며, 특히 타인의 시선 중 성(gender) 차이에서 비롯되는 시각적 침해가 민감하게 느껴질 수 있다. 대표적 예로써 동일본대지진 발생 약 1개월경과 시점인 2011년 4월에 일본정부 내각부(內閣府)가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여성이 개인적 공간을 확보 가능했던 것은 대피소 전체의 26% 정도에 불과했으며, 많은 대피소에 있어서 여성들은 담요를 덮어 쓰거나, 화장실을 이용해서 옷을 갈아입는 고충을 겪어야만 했다(The UN의 여성지위위원회(CSW)는 ‘자연재해에 있어서 양성평등과 여성의 권한부여(Gender equality and the empowerment of women in natural disasters)’ 결의를 한바 있다. 주요 내용 가운데 재해약자들의 특별한 요구에 대한 고려와 참여기회의 평등, 의사결정 권한부여 등, 상호부조와 인간중심의 포괄적인 접근에 대한 중요성이 언급되었다. 그 이유는 재난대피소의 운영조직이 대부분 남성중심이어서 여성 고유의 요구사항을 표현하기 어렵고, 여성에 대한 배려가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피소 공간 내에 여성용 세탁물 건조장소, 탈의실, 수유실, 입욕설비 등과 같은 여성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전용공간을 확보하고, 여성의 대피소 운영진 참여가 필요하다.


Figure 5 Temporal partitions to cut off others’ visions for privacy_Great East Japan earthquake (Webronza, 2011.3.20.)

5. 재해약자 및 피난행동(evacuation behavior) 특성

‘재해약자’란 안전대책이 불충분한 장소나 환경에 처해 있거나, 평상시부터 무엇인가에 의한 핸디캡을 갖고 있으며, 재해 시에 일반사람들과 같은 위험회피 행동과 피난행동, 피난생활, 복구와 부흥활동 등이 불가능하고, 다른 사람에 의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총칭이다. 이러한 재해약자가 가진 핸디캡은 (재해)정보입수와 발신, (대처)행동 등의 능력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며, 재해의 국면과 시기에 따라 요구되는 배려 내용이 다르므로 세심한 대책을 필요로 한다.


Figure 6 Scope of major vulnerable people to disaster

재해약자가 느끼는 주요 문제점은 정보의 이해와 의사소통이 어려운 ‘정보곤란’, 재해를 모면하기 위한 ‘위험회피행동곤란’, 일상 이동공간이 피해 입은 경우에 따른 ‘이동행동곤란’, 재해에 의한 일상생활행동이 좁아지는 ‘생활행동지장’, 급격한 생활환경의 변화에 심리적·정신적으로 대응 불가능한 ‘적응지장’, 그리고 생활환경면에서는 주택·건물구조 등의 ‘구조지장’, 생활재건에 있어서의 ‘경제지장’ 등과 같이 다양하다(Guidelines for measures of vulnerable people, 2006).

외국인의 경우, 재해에 직면하여 정보입수와 대피소 생활, 고액 의료비 부담 등 다양한 상황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한신대지진 당시에는 불법체류 노동자에 대한 특례조치와 외국어로 된 재해정보지 발행, 생활상담 등과 같은 외국인지원 자원봉사가 실시되었다. 그러나 일부 대피소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행위로 거주조건이 열악한 장소를 배정하거나, 외국인에 대한 부당한 폭력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재해가 발생한 지역에 방문 중인 외지인이나 외국어로 된 재해정보를 인지하지 못하는 관광객 등도 재난위기에 노출된 상태이다. 재해가 발생하고 피난행동이 완료되기까지 필요한 일련의 행동에는 다양한 처지의 사람들이 안전하고 신속한 대피 행동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유니버설디자인의 적용이 필요하다.

‘피난행동’은 위기에 조우하고 그 사태를 회피하기 위한 이동행위로 위험정보가 인지되면서 시작된다. 재난 위협으로부터의 성공적인 대처행동(coping behavior)은 생존과 인명피해 최소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재해약자의 대부분은 일반적인 성인보다 각종 재난에 대응하여 피난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혹은 재난 발생 시 사실상 피난불능 상태에 처해있다. 1994년 한신대지진 당시 희생자 가운데 65세 이상의 고령 사망자수를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1,000여명 더 많았으며, 특히 독거노인 여성 고령자가 많았다(Yamasaki, E., 2008). 살아난 사람의 경우 80%가 이웃사람에게 도움을 받은 것을 보았을 때, 평상시 재해약자와 이웃 간의 교제 필요성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동일본대지진 역시 사망자의 2/3는 60세 이상 고령자였으며, 이렇듯 신체 기능∙능력상의 문제로 피난행동 또는 피난정보 입수 등이 불가능하여 거주지에 남겨지거나 피난 도중에 희생된 재해약자 실태를 통해 피난지원방안의 수립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6. 내용분석 및 불편요인 도출

재해약자의 불편요소에 대한 분석 결과를 4개의 그룹핑 결과에 따른 친화도로 나타내고 주요 키워드를 추출하였다(Figure 7). 재해약자가 재해에 직면하여 느끼는 다양한 어려움은 ‘재해정보이해와 의사소통곤란’, ‘위험회피 동작과 피난행동곤란’, ‘건강유지와 일상생활유지곤란’, ‘대피소 또는 피난처에서의 환경적응곤란’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Figure 7 Diagram of the result of extracting keyword

특히 장애를 가진 사람과 고령자들은 심신기능 능력상의 문제로 인해 재해에 대한 직간접적 피해에 처할 우려가 있으며, 이는 누구나 익숙하지 못한 비일상적 생활환경에 대한 사전 방재준비가 요구됨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7. 재해약자 배려 유니버설디자인 방향

유니버설디자인을 지향하는 의미는 디자인 시작단계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약자를 배려함으로써 디자인 결과물이 다양한 처지의 사람들 속에서 평등하게 접근되고, 사용이 편리한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니버설디자인의 대상층에 대해서는 최대사용자층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사용자도 배제하지 않는 인간지향 디자인으로 양적이 아닌 질적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위기관리 기반의 유니버설디자인은 위기에 대처하는 종합능력이 취약한 대상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방재 기능과 재해 발생 후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감재(disaster risk reduction) 기능이 고려된 디자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음 표는 전술한 다양한 재해 현상을 비롯한 수집된 실증자료에 근거하여 재해약자와 이재민이 재해 상황에서 겪는 각종 애로사항들을 대표적 불편원인 4가지로 분류한 다음, 유니버설디자인 관점에서 재해약자 배려점에 대한 체크포인트와 리소스를 작성한 것이다.

Table 1
Cautions in design considering the vulnerable people to disaster

불편요인 재해약자 배려 유니버설디자인 고려사항
I. 정보이해·
의사소통 곤란
위기상황 인지 및 재해정보 이해와 판단이 힘들다.
피난경보, 재해정보 공지와 같은 중요 정보는 복수의 인지수단(매체의 다양성)을 활용할 것.
내용의 이해가 쉽고 각성도가 높은 의미전달이 될 것.
· 청각장애 경우, 시각정보 활용(문자와 그림을 활용한 포스터, 전단, 스티커, 팩스, SNS, 수화방송, 자막, 필담, 필기도구 등)
· 시각장애 경우, 음성 가이던스, 점자 활용
· 외국인, 인바운드 관광객 고려 중요 재해 및 방재정보는 다국어 정보제공, 문자와 픽토그램을 함께 활용
· 재해 발생 시 신속한 정보전달과 피난유도, 안부확인 및 상황파악 등이 필요
II. 위험회피 · 피난행동 곤란 자력에 의한 신속·안전한 피난행동이 힘들다.
원활한 피난행동 수행을 위한 넓이·접근성·배치가 고려될 것.
재해약자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개인정보 파악 및 조력자를 확보할 것.
· 지진으로 인한 가구 전도와 낙하물 방지 구조 또는 안전장치를 고려
· 지진피해로 인해 탈출경로가 폐쇄되지 않도록 가구나 집기류를 배치
· 재해약자에 대한 도우미의 유무가 구명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이웃과 주변사람이 피난 도움을 주는 협조가 필요
· 단독 피난행동이 어려운 재해약자를 대상으로 사전에 개인정보파악이 필요(단, 개인정보보호에 유의)
· 휠체어나 지팡이, 목발 사용자가 통행 가능한 공간의 확보와 단차제거가 필요
· 여행 중에는 누구나 재해약자가 될 수 있으므로 관광시설에는 방재정보 전달체계를 확보
III. 건강유지·일상생활 유지곤란 수도, 전기 등 라이프라인 단절로 인한 생활유지 곤란 발생
라이프라인 단절에 대비한 대체수단과 구호물자 비축 및 비상시 조달체계를 사전 확보할 것.
기존의 양호시설에 재해약자 및 부상자 발생을 배려한 복지대피소 기능을 겸비할 것.
· 지역의 대피소 및 방재용품보관소에는 적정양의 음용수(1인, 3ℓ, 3일분)를 정기적으로 교체 비축이 필요
· 대량이재민 동시발생에 대비한 적정수의 임시화장실(남녀구분, 어프로치· 손잡이 시설, 세정용수/분뇨처리시설, 조명시설 확보)을 자치단체별 비축이 필요
· 가설목욕/샤워시설, 세탁기, 난방기 등의 확보 또는 조달대책이 필요
· 지속가능에너지(solar energy, dynamo 등)를 이용한 충전식 전기제품(보안조명 및 손전등, 라디오 등)의 도입이 바람직하다.
· 식사메뉴의 다양화, 따뜻한 조리음식, 영양균형에 유의 필요
· 노인복지시설, 학교 양호실 등을 재해약자를 고려한 복지대피소 기능화(24시간 케어, 수발, 약물복용관리, 인슐린주사, 산소봄베 등 응급용품 비치)
IV. 대피소·피난처 환경적응 곤란 공동피난시설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부족하다.
심리적 안정 공간, 프라이버시 보호 등의 목적으로 개별공간이 필요시에는 우선순위에 따라 확보하며, 재해약자의 편의를 반영한 거주공간 배치가 이루어질 것.
대피소 시설, 구호물자, 운영진 등에 여성과 재해약자의 요구사항이 반영되는 조직구조일 것.
· 정신적 장애사유에 대한 주변 이재민들의 이해와 도움이 필요하나, 대피소 내 독립적 공간을 제공하여 심리적 안정이 필요
· 심리 안정시키면서 안전한 장소로 유도하거나 생활행동 지원 필요
· 부족한 대피소 공간 여건에서 개별실이 필요한 우선순위는 수유실, 탈의실, 재해약자와 그 가족의 거주공간 등으로 배려할 필요
· 임산부와 영유아를 위한 분유, 일회용우유병을 준비
· 여성전용 및 외국인을 위한 대피소 내 상담창구를 설치

8. 결론

본 연구는 재해에 처하여 인명손실과 물적 피해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유니버설디자인 개념이 적용된 재해약자 배려사항을 연구하였다. 재해약자가 느끼는 주요 문제점에 대해 ‘위기상황 인지 및 재해정보 이해와 판단 곤란’, ‘자력에 의한 신속하고 안전한 피난행동 곤란’, ‘라이프라인 단절로 인한 생활유지 곤란’, ‘공동피난시설 환경에 대한 적응 곤란’ 등의 4가지 불편원인으로 대별하였다. 불편원인별 재해약자 배려 디자인 방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피난경보, 재해정보 공지와 같은 중요 정보는 복수의 인지수단, 즉 매체의 다양성을 활용하여 다룰 것.

· 이해가 쉽고 각성도가 높은 의미전달이 될 것.

· 원활한 피난행동 수행을 위한 넓이 접근성 배치가 고려될 것.

· 재해약자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개인정보 및 조력자를 확보할 것.

· 라이프라인 단절에 대비한 대체수단과 구호물자 비축 및 비상시 조달체계를 사전 확보할 것.

· 기존의 양호시설에 재해약자 및 부상자 발생을 배려한 복지대피소 기능을 겸비할 것.

· 심리적 안정 공간, 프라이버시 보호 등의 목적으로 개별공간이 필요시에는 우선순위(수유실, 탈의실, 재해약자와 그 가족의 거주공간 등)에 따라 확보하며, 재해약자의 편의를 반영한 거주공간 배치가 이루어질 것.

· 대피소 시설, 구호물자, 운영진 등에 여성과 재해약자의 요구사항이 반영되는 조직구조일 것.

이상, 재해약자가 겪는 불편한 점은 재해원인의 종류와 재해발생 후 시간 경과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불편한 요소들이 중복되기 쉽고, 피해정도에 따라 잠재적으로 지니고 있던 장애가 커지는 경우도 나타난다.

본 연구는 해외에서 발생한 대규모재해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도 기후온난화가 진행되고 아열대성 기후 환경으로 변모해 가고 있으며, 과학기술재해(technological disaster)에 의한 다중∙복합화 재해 가능성 또한 무시하지 못할 상황에 처해 있다. 이와 같은 예기치 못한 재해의 발생에 대비하여 재해약자의 피해를 감소하고 재해 대응력(disaster response force)을 갖춘 디자인 제공을 위한 기초자료로서의 활용이 기대된다.

Notes

1. 질적 자료는 재해현장의 경험 기반에서 작성된 문헌정보, 재해현장 리포, 다큐멘트 영상, 공공기관 보고서 등의 2차 자료(secondary data)를 활용하고자 한다.

2. 재난과 유사용어로서 언급되는 ‘재해 (disaster)’는 “재난으로 받은 피해” 라고 정의할 수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물의 인용에 따라 재난과 재해를 혼용하고 있으며, 크게는 본문 중에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Acknowledgments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Kyungsung University. Research Grants in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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