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Vol. 25, No. 1

A Study on Seoul Color and City Identity
서울색과 도시 정체성에 관한 연구
  • Hyun-Suk Kim : hongik university
  • Eun-Yeong Byeon : hongik university graduate school
  • Jung-In Yoon : hongik university graduate school
  • Shin-Hwa Yi : hongik university graduate school
  • Soong-Yeul Kim : hongik university graduate school

Many cities are showing their unique urban image reflecting their own culture and, history. However, despite its long history and cultural background, Seoul as the capital city of Korea has not been successful in showing a unique city image with the in respect to color. Thus, Seoul is trying to make to own an urban identity through the symbolic environmental color, ‘Seoul Color’. Nevertheless, most citizens are unaware of the Seoul Color.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dentify the perception on the Seoul Color established by Seoul. In order to make a unique urban image of Seoul based on the color, this study suggests that history, public civic engagement and regional characteristics are required

Abstract, Translated

2008년 서울시는 디자인총괄본부를 통해 서울만의 고유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며, 공공디자인에 적용되어 조화로운 도시환경을 만들어가겠다는 목적으로 서울의 상징물로서 서울색을 선정하였다. 이 연구는 제정된 서울색이 서울시 도시 정체성 구축에 이바지하고 있는지 여부를 분석해보고, 문제점 및 개선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연구의 내용은 도시 정체성과 색에 관한 이론검토를 통하여 역사성, 시민과의 소통, 지역성을 분석 기준으로 도출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사례분석과 서울색이 도시 정체성에 기여하는지를 서울시민이 서울색을 인지하는 의식 조사 및 색채관련 사업현황 등을 중심으로 분석해보았다. 이를 위해 문헌조사 및 사례분석을 진행하였다.

분석 결과, 서울색의 제정 과정에서 의견이 다양하게 수렴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시민들의 인지도는 여전히 낮게 나타나 제정된 서울색이 도시 정체성을 구축 또는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므로 서울색이 도시 정체성을 구축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서울시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쌓아온 역사성, 시민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한 시민과의 소통, 도시가 본래 내재적으로 가지는 지역성을 통해 도시 정체성을 구현하는데 의의를 두어야 한다.

Keywords:
city, identity, color, seoul color, 도시, 정체성, , 서울색.
pISSN: 1226-8046
eISSN: 2288-2987
Publisher: Korean Society of Design Science
Received: 21 Dec, 2011
Accepted: 09 Feb, 2012
Printed: Feb, 2012
Volume: 25 Issue: 1
Page: 303 ~ 312
PDF Download:

Citation: Kim, H., Byeon, E., Yoon, J., Yi, S., & Kim, S. (2012). A Study on Seoul Color and City Identity. Archives of Design Research, 25(1), 303-312.
1. 서 론

서울은 수십 년간의 다양한 국가정책에 따른 개발을 통해 급속한 현대화를 이룬 세계적 도시 중 하나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오던 다양한 자연환경 요소, 역사적 전통성, 문화적 특성들은 그 가치가 지속되지 못한 채 서울의 모습은 기능적 편리함과 경제적 편익 측면만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개발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하였다. 또한 우리의 전통과 문화, 환경이 조화되지 못하고 특색 없는 도시 이미지로 전락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에 서울시는 고유한 도시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하여 2008년 5월 20일 ‘서울색 정립 및 체계화 사업’을 통해 서울의 이미지를 담은 대표색 10색과 서울현상색 250색, 서울지역색 50종을 선정하였다. (디자인서울총괄본부, 2008). 이와 같이 서울색은 서울의 상징물 구축 사업 중 하나로 ‘해치’, ‘서울 서체’등과 함께 “디자인서울 가이드라인”과 함께 제정되었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서울만의 고유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며, 공공디자인에 적용되어 조화로운 도시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하였다. (디자인서울총괄본부, 2009)

이 연구는 이렇게 제정된 서울색이 디자인서울총괄본부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 적합하게 제정되었는지에 대해 분석하고 그 과정에서 도출될 수 있는 문제점을 고찰하고자 한다.

2. 도시 정체성
2.1. 도시 이미지의 형성

케빈 린치1)는 차별화된 도시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이 환경과 관찰자 간의 상호작용 과정의 결과이고 환경적 이미지는 정체성(identity), 구조(structure), 의미(meaning)의 세 가지로 구성된다고 하였다. 정체성은 물체가 다른 물체와 구별될 수 있고 독립된 실체로서 확인되는 것을 말하고, 구조는 관찰자가 만드는 보이는 대상 등의 패턴을 말한다. 그리고 의미는 개념, 추억, 동경 등 다양한 종류의 기억의 총체이다. 다시 말해, 도시 이미지의 형성은 정체성의 확립이 다른 것들과 연관되어 하나의 구조를 형성해야 하며 이 구조가 관찰자에게 어떤 특정한 의미를 전달해야만 성립될 수 있다.

2.2. 도시 정체성

도시 정체성의 개념은 크게 두 가지 측면을 가진다. 하나의 집단으로 보았을 경우에는 그 구성원 간의 공유되는 특징인 동일성이라는 측면이 있고, 하나의 개체로 보았을 경우에는 다른 개체와 구별되는 특성인 개별성의 측면이 있다. 동일성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많은 것이 변화함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그 무엇은 변함이 없다’는 연속성이며 ‘나는 주위 사람과 환경에 잘 어울린다’는 소속감이라고 할 수 있다. 개별성은 ‘도시가 다른 도시와 다르다’와 혹은 ‘뛰어나다’는 특이성과 우월성을 의미한다.

요약하자면, 도시 정체성이란 어떤 도시가 다른 도시와 차별화 되는 그 도시의 자기다움이며, 이러한 도시 정체성은 도시의 역사·문화·사회, 경제적 특성 등으로 형성되고, 도시 이미지를 형성하는 중요한 인자이다. 또한 도시 커뮤니케이션 과정으로서 도시 정체성의 구성요소로, 자기인식으로서의 정서적 인식(Mind Identity), 자기 확인과 행동으로서의 활동체계(Behavior Identity), 자기표현으로서의 도시 이미지(Visual Identity)라는 구조를 통해 도시 정체성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았다.

2.3. 도시 정체성의 확립 요건

도시의 정체성을 가지기 위해서 몇 가지 기본으로 전제되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도시 정체성의 본질은 역사의 보존과 공공 영역의 보존으로 ‘집단의 기억’2)이라고 하는 공동의 가치이다. 이것은 시민으로 하여금 공공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도시의 대표 상징물인 파리의 에펠탑,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박물관은 도시를 상징할 목적으로 상징물을 제작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필연처럼 공유되는 가치로서 장소성을 부여받고 오랜 시간에 걸쳐 객관적인 가치를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둘째, 도시 정체성은 지역성에 기반 하여야 한다. 계기석, 천현숙(2001)은 지방에 고유한 전통과 지역의 내생적인 발전 에너지에 의해 창조되는 지역문화는 도시 정체성 확립의 기축이 된다고 설명한다. 도시 정체성의 효과적 확립을 위해서 우선 중앙집권적인 개발여건과 경제적 효율성 위주의 개발철학에서 탈피하여, 지역이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시행하는 지역주의의 활성화와 도시발전에 대한 개념을 새로이 하는 도시 계획 패러다임의 변화가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야 한다.

셋째, 도시 정체성은 시민과의 소통에 기반 되어야 한다. 도시의 정체성을 드러내려면 도시의 주체가 되는 시민을 중심으로 의사결정 과정이 이루어져야 하며, 앞서 살펴본 역사성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의 역사성을 찾기 위해서는 역사를 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가능한 많은 시민의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논의 구조에서 도출되어야 한다.

3. 도시 정체성과 색
3.1. 정체성과 색

색채는 인간으로 하여금 복잡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요인이다. 생활이나 사회적으로 사용되는 색채는 인간에게 미칠 수 있는 반응 효과를 고려하여야 한다. 이현수(2007)는 색채가 우리의 시선을 효과적으로 끌어들이면서 여러 가지 상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유정화, 박영순(2005)은 시각적 이미지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색채가 가지는 영향력이 크다고 말했다. 색채는 시각적으로 사물의 형태나 이미지를 가장 빨리 전달하며 쉽게 기억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곽민정(2010)은 국가가 자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주로 정치·경제적인 부강함일 것이나 단숨에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없는 나라들은 나름대로의 특성을 살려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 한다고 설명한다. 브라질의 축구를 생각하면 세계인들의 머리에는 자연스럽게 브라질 선수들의 황색유니폼이 연상되는데, 이와 같이 브라질 축구가 자국 브랜드 가치에 공헌하게 된 이면에는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색채의 운영에 의한 상승효과가 분명히 존재한다. 사람은 오감을 가지고 있고 어떤 상황을 기억해 낼 때, 당시의 ‘시각적’자극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므로 한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국의 특징적인 요소 또는 강점을 내세울 때, 적극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색채 계획 및 운영이 필요하다.

국가 간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사회에서, 이원호(2010)는 도시가 국가 경쟁력향상을 위한 역할을 함에 따라 도시의 관점에서도 색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와 같은 색채의 성격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와 정체성 확립을 위해 색채가 기반 된다.

3.2. 도시 정체성과 색

정체성에 있어서 색은 시각적 인지를 통해 구축되는 과정을 거쳐 나타나는 결과물이다. 정체성은 도시를 형성하기 위해 지어지는 건물, 사람들의 유입과 주거를 통한 문화 형성, 도시이기 전에 이미 그러했던 자연을 통해 얻어진 지역의 특성들이다. 유동적으로 느껴지는 이미지는 전반적으로 색채를 통해 기억하게 되고, 이러한 색채의 특성을 통해서 상징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도시를 정책적으로 계획하기에 이르게 된다.

도시 이미지 형성은 대상 자체의 물리적 요소와 대상 사이의 비물리적인 요소에 의해 그 도시 전체를 하나의 이미지로 기억되게 한다. 대상 자체의 물리적 요소에는 크기, 높이, 형태, 색, 질감, 재료 등이 해당하며, 대상 사이의 관계에 의한 비물리적 요소는 유리한 접근성, 경험 등을 말한다. 이는 케빈 린치의 정체성이 대상 자체의 물리적 요소와 연관되어 하나의 구조를 형성하고 비물리적 요소의 의미로 상호 작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도시의 정체성과 물리적 요소인 색채가 맞물릴 때 시각적, 정서적으로 강한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차별화된 도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효과적이다. 이진영, 김영주(2009)에 따르면 색채의 장점을 잘 활용하고 있는 도시에서는 건축물, 안내표지판, 공공 공간 등 여러 부분에서 도시의 특성을 나타내는 색채를 일관성 있게 사용하여 누구나 쉽게 그 도시의 모습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과거에는 자연 그대로의 색채가 지배적이었지만 도시가 발전하고 복잡해질수록 문화적, 의식적으로 상징화된 색채가 사용된다. 최인규(2008)는 도시의 색채를 형성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건축물, 도로 등으로 도시의 문화가 발전할수록 인공 환경의 비중과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색채의 특징을 통해서 도시는 상징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도시를 정책적으로 계획하기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도시는 브랜드화를 통해 사회·경제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목적을 가진다.

이론적 고찰을 종합하면 도시 정체성은 그 구성원간에 공유되는 특징인 동일성, 연속성과 소속감이라는 측면으로 볼 수 있고, 하나의 개체로서 보았을 때는 다른 개체와 구별되는 개별성 을 지니고 있다. 도시 정체성의 동일성과 개별성이라는 측면과 연관지어 볼 때 색채는 효과적 수단이다. 다만, 물리적이고 시각적인 현상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색을 통해 비물리적인 요소인 주체자의 의미구현이 이루어져야만 색을 통한 도시 이미지 창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 그것은 한 순간에 소수에 의해서 형성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도시의 주체인 시민이 공감하고 그들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상징으로의 색을 만들기 위해 우선 도시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역사성, 지역성, 시민과의 소통이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는 서울시가 도시 정체성과 색의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울색을 제정하였는지를 살펴보고 그 문제점을 분석하겠다. 분석의 과정으로 먼저 사례를 살펴보자.

런던은 색채관리를 통해 문화의 차별화, 감성화, 고급화를 전략적으로 추구하여 도시의 문화적, 감성적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그 세부적 특성으로 각기 다른 풍토, 기후 등 자연환경, 그리고 역사적으로 지속되어온 문화현상과 차별화된 색채디자인을 통해 도시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있다. 산업혁명 발상지이자 보수와 진보의 복합문화, 영연방 국가들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는 문화 환경적 특징을 가지며, 전통성 유지가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대중문화와 다양성 및 도시재생에 대한 노력이 눈에 띈다. 확고한 전통적 기반의 도시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지만, 개방적 차원에서 도시 정체성 확장을 이루는 양면적 대비현상을 보인다. 그 예로 도시의 인상을 좌우하는 기차역에도 전통의 모습과 모던한 색채를 코디네이션하여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리사이클링 전략에서는 차별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런던의 경우 도시 산업화로 야기된 심각한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자연 발생적인 대중문화현상을 팝아트로 재창출하고 있다. 따라서 색채도 다소 거칠고 원초적이지만 활력이 넘쳐흐르는 지역문화로 재탄생 시키고 있는 것이다.

런던이 구축하는 색에 대해서 산업혁명에 따른 문화적 양상과 더불어 자유로운 전통성 유지에 초점을 두고, 도시를 새롭게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재생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이는 체계화의 기준은 꾸준히 변화하지만 그 틀이 역사성에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수용의 범위가 넓고 자연스럽게 정체성을 공유함으로 타 국가의 국민이라도 런던이라는 단어에서 떠올릴 수 있는 상징성을 표출한다는 점을 살펴볼 수 있었다.

각 지역들은 그 지역의 기후와 풍토에 맞는 색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데, 이는 그 지역 속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이나 관습에 맞게 건축물이 지어지면서 저마다 고유한 색을 지니게 된다. 이 대표적인 사례를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산토리니 섬은 전체적으로 통일된 색채를 가지고 있는데, 많은 가설들 가운데 그리스가 외세에 대한 저항의 의미를 가진 외벽 칠을 하면서 그 색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진다. 그리스가 외세에 점령당했을 때 그리스 국기 좌상단의 십자가 색을 따 외벽을 하얗게 칠했고, 파랑 바탕색으로 창틀을 장식했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조치로 건물 색을 파랑색과 흰색만 쓰도록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 관광 자원 보호를 위해 주기적으로 건물 색을 칠하도록 하는데, 지키지 않을 경우 벌금을 낸다. 이러한 외관의 통일성 있는 색채와 상징색으로 기억되는 산토리니 섬은 세계적인 섬 관광지로 성장하였다. 그리스는 에게해를 배경으로 절벽 위에 지어진 주택을 통해서 지역성을 띄는 색을 여실히 보여 준다.

사례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정부가 개입되는 지점이 지역성으로서의 색이 구축된 다음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보여주는 것은 지역이 가지는 특성을 잘 살려 유지하려는 노력을 정부가 하고 있고, 지역민들은 지역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관광 사업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규제를 규정으로써 수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일본의 자발적인 운동인 마치즈쿠리3)활동에 대한 사례를 통해 시민중심성의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 사례는 상징으로서 색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사례는 아니지만, 시민 참여의 단계를 체계화하는 과정을 통해 보여주는 시민중심성이 본 논문에서 연구하는 방향에 적합한 요점이라 생각하여 조사하게 되었다.

마치즈쿠리 활동은 전체 인구의 83.7%가 관심도를 드러내고 15%가 직접 참여하고 있는 운동으로, 시민참여 단계와 참여를 위한 학습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시민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정책 과정을 알아보려고 한다. 시민 참여의 유형론으로는 다무리 아키라의 '시민 참여의 9단계'가 있다. '가토 히데토시(1988)는 개인으로서의 시민'이 행정에 관심을 가지는 단계에서 시작하고 최종적으로는 '조직으로서의 시민'이 정책 집행까지 실시해 나가는 과정을 시민자치의 입장에서 9개의 단계로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실행의 단계로 첫째, 관심단계가 있다. 이는 행정활동에 대해서 시민이 관심을 가지는 것과 동시에 행정 홍보에 대해서 활발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결정의 단계로 둘째, 지식단계이다. 시민이 행정활동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행정활동에 관한 지식을 수집하게 된다. 입안단계로 셋째, 의견단계는 행정이 시책의 형성과정에서 시민개인·시민단체가 해당되는 문제에 대해서 스스로의 의견을 주장하는 단계이다. 심의·토의단계에는 넷째, 의견교환단계와 다섯째, 심의단계가 있다. 의견교환단계에서는 해당문제에 대해서 시민상호의 입장에서 의견교환을 실시하고, 문제점을 명확하게 정리하게 된다. 심의단계에서는 해당 문제에 대한 심의를 실시하고 수정·추가 등 대안의 작성단계에서 시민전체의 의견이 집중적으로 모아지게 되는 단계이다. 의견·의견교환단계로 넘어가면 여섯째, 토의단계와 일곱째, 입안단계를 살펴볼 수 있다. 토의단계는 시민상호의 대안을 논의하여 최종적으로 문제점을 좁혀가는 단계로, 최종적으로 시민이 의견조정을 해 나간다. 이어 입안단계에서는 시민의 입장에서 해당 문제(계획)에 전문적으로 대항할 수 있는 안건을 입안해 나가게 되는데, 이 단계에서는 시책이 입안이라는 고도로 전문적인 단계까지 진전해 가는 것이다. 관심·수집단계로, 여덟째 결정단계와 아홉째 실행단계가 있다. 결정단계에서는 해당 문제(계획)에 대한 조건·문제점 정리·논점·결정의 영향 등을 배려하면서, 시민 스스로가 행정에 대한 대안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결정하게 된다. 실행단계에서는 시민 스스로가 결정한 시책을 시민이 관리하는 단계이며, 시민이 시책을 시민전체의 이익으로서 실행해 나가게 된다. 시민참가의 9단계 과정을 통해서 살펴 볼 수 있는 것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주민의 의견을 조사하는 시간을 확보하고, 널리 활용하는데 의의가 있다.

또 같이 살펴 볼 것은 마치즈쿠리의 시민 참여를 위한 학습 과정이다. 마치즈쿠리 안에서 1970년대부터 교육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했고, 1980년대 들어가면서 ‘지역학습’에 대한 지원에서부터(아마가사키시, 1982)이후 90년대에는 건축학회를 비롯하여 여러 전문가나 시민단체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서 다양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마치즈쿠리 학습’이란 ‘환경’을 위한 학습이며 주된 목적은 마치즈쿠리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관여해 나가려고 하는 주체적 의식을 키우고, 자신의 ‘환경’을 스스로 판단하기 위한 가치관의 학습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지역개발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마치즈쿠리의 학습은 첫째로 실천에 의한 학습으로 지역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나 지역문제해결을 위한 운동, 지역 마스터플랜 책정에 관여하는 워크숍 등의 참가 프로세스를 구축하여 실천에 필요한 지식 습득이 가능하고, 마치즈쿠리 자체도 추진과 더불어 네트워크나 신뢰관계의 형성도 가능 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 번째로는 도서에 의한 학습으로 마치즈쿠리 입문서·안내서, 지자체나 마치즈쿠리 단체 등이 작성한 책자 등이 있고 이는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레벨의 도서를 일반 서점에서도 입수 가능하게 한다. 셋째, 시민용 강좌에 의한 학습으로 지자체나 NPO, 대학 등이 개설되어 학습이 이루어진다. 네 번째, 인터넷을 이용한 학습이다. 자택에서 수강이 가능하고 스스로의 관심사에 대한 정보 수집 및 정보교환이 가능하다. 다섯 번째로 심포지움이나 연구회 등 참가에 의한 학습이다. 시민 스스로가 관심 있는 과제의 해결책에 대해 연구회를 가지며, 지방자치단체·시민조직 등에 의한 심포지움 등이 있다. 이는 스스로의 관심사에 대한 정보 수집, 특히 이 분야의 선진사례 등에 대한 정보 수집이 가능하고 인적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4. 서울색
4.1. 서울색의 이해

서울시는 건설과 산업, 기능과 효율 중심의 개발이 우선시 되는 하드시티에서 문화와 디자인 중심의 소프트 시티로 거듭나고자 'SOFT SEOUL'이라는 비전 아래, 자연성에 기초하고 문화를 기반으로 서울의 도시경관을 변화시켜 나가는 계획을 세웠다. 디자인 서울 사업은 비우고(Airy), 통합하고(Integrated), 더불어 하며(Collaborative), 지속가능한(Sustainable)디자인을 원칙으로 추진되었다.(2008, 디자인총괄본부) 이에 따라 2007년 5월에 디자인서울총괄본부를 설립하여 디자인서울 사업을 전담하게 하였으며, 2007년 10월에는 '2010년 세계디자인 수도 (World Capital Design)'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본격화 되었다가, 2010년 9월에 문화관광디자인본부로 통합되었다.

디자인서울 총괄본부(2008)에 따르면 디자인서울의 구체적인 사업 내용으로는 서울시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서울색, 서울서체, 서울상징과 같은 이미지요소를 개발하여 디자인도시 만들기와, 공공시설물, 공공 공간, 옥외광고물 등 공공 디자인의 개선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중 서울색 정립을 통하여 무분별한 도시환경 색채를 개선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디자인서울의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추진을 위한 공공 디자인 분야 등에 색채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4.2. 서울색의 제정과정

서울시의 도시 이미지를 질서 있고 조화롭게 만들기 위하여 서울색 정립 및 체계화 연구가 우선되었고,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600년의 이야기가 있는 도시로서 서울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할 수 있는 상징색을 개발하고 상징색을 통한 도시 이미지를 확립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해외도시 사례를 통해서 색의 이미지가 상징적으로 떠오르는 현상에만 주목하였고, 그 이면에 도시와 함께 연상될 수 있는 컨텐츠가 축적되고 상징성을 획득하기까지의 시간이 간과되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서울색의 제정과정을 살펴보면 서울의 대표항목을 추출하여 9,800여 컷의 촬영과 색채현황의 조사 및 분석과 자문회의를 통해 서울현상색 250색을 선정하고 서울지역색 50색과 서울대표색 10색으로 압축하였다. 시민과 색채관련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를 통해 서울기조색과 서울상징색을 선정하고, 서울현상색 250색과의 배색 조화에 따라 서울권장색 600색을 선정하였다.

서울색 관련 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현재까지의 사업비 중 76%가 개발 사업에 사용되었고, 24%가 홍보사업에 투입되었으며, 전체의 64%가 한 업체에 편중되어 있다. 이점에서 필자는 어떤 인물들에 의해 서울색 사업이 주도되었는지와 서울시는 서울색을 어떤 시선에서 바라보는지에 주목했다.

서울색 제정에 관여한 인물들을 살펴보면 서울시 소속에서 직원을 제외한 5명과 자문위원 6명, 연구용역업체의 대표 1명을 포함한 총 12명 중 7명이 한국색채학회 임원이고, 7명이 서울대학교 출신이며, 5명이 공공디자인학회에 소속되어 있고, 1명은 서울색 관련 다른 용역을 수행한 업체의 대표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서울색 선정을 위한 연구자 구성이 연구의 보편적 다양성을 확보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서울색 정립을 위한 의식조사 결과는 다음 [표 1]과 같이 정리할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시민선호도가 높은 단청빨간색이 서울 상징색으로 선정되었고, 색채전문가의 선호도가 높은 한강은백색이 서울기조색으로 선정되었다.

[표 1]
서울색 정립을 위한 의식조사 결과

순위 서울시민 (733명) 색채전문가 (73명)
서울연상색 서울기호색 서울대표색
1위 서울하늘색 단청빨간색 한강은백색
서울하늘색 꽃담황토색
2위 남산초록색 한강은백색 서울하늘색
3위 강은백색 단청빨간색

이진영, 김영주(2009)의 ‘서울시 도시이미지 구축을 위한 ‘서울색’활용방안에 대한 디자인 실무자들의 의식 연구’에 따르면, 서울시의 현재 도시이미지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서울은 충분히 개발되어 현대적이고 도회적인 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 상당히 분주하고 불안정한 도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전통적인’, ‘전원적인’, ‘생산적인’ 등의 이상적 요구정도가 나타났다. 다시 말해 응답자의 의식 속에서 서울의 이미지는 지금까지의 도회적이고 현대적이며 소비 지향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우리의 전통과 문화에 근거한 역사성 있는 도시의 모습을 갖추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반영한다.

[표 2]
서울색 관련 사업 현황 (단위 :천원)

연도 사업 내역 업체 사업비
2007 서울색 정립 및 체계화 연구용역 김현선디자인연구소 135,000
2008 서울색표집 기획 및 제작 ㈜자인씨앤티 85,140
2008 서울색 예술공간화 조성사업 김현선디자인연구소 369,600
2009 서울 상징색 적용 가이드라인 개발 김현선디자인연구소 77,600
2009 서울색 팔레트 프로그램 개발용역 ㈜델타온 27,940
2009 서울색 도서 기획 및 제작용역 ㈜씨에이플랜 49,100
2009 서울색 서울서체 홍보영상물 제작 용역 ㈜메이드인엔터 35,600
2011 서울색 서울서체 UCC 공모전 및 콘텐츠 개발 ㈜대홍기획 115,000
2011 서울색 패션쇼 이공이커뮤니케이션 19,780

서울색 관련 사업을 개발사업과 홍보사업으로 나눠 살펴 볼 수 있다. 서울색 정립 및 체계화 연구용역은 2007년 10월 19일에 착수하여 2008년 5월 20일에 완료되었다. 2007년부터 2009년에 걸쳐 시행한 개발사업에서 눈에 띄는 점은 용역업체의 편중된 사업비 진행부분이다. 디자인총괄본부의 2007년, 2008년 각각 총 실제 예산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07년에는 사업비 178억9천7백만원(예산 179억4천1백만원), 2008년에는 717억6천4백만원(예산 720억8천7백만원)이 사용되었는데 그 중 색채용역 사업에 선정된 김현선 연구소에 2007년 1억5천3백만원(1%), 2008년 36억9천6백만원(5%)가 사용되었다. 이는 초기 디자인서울 사업에서 적지 않게 색채관련 사업에 예산을 사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색채관련 사업에서 다른 용역업체에 비해 큰 비중으로 김현선디자인연구소에 사업비가 집중되어 진행되었다. 이는 예산과 색채산업 구성이 일정한 곳에 편중되었으며, 색채에 관한 의견 수렴에 있어 다양성이 부족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색의 제정과정에서 서울색 정립을 위한 시민들의 의식조사가 이루어졌다.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시민 총 733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 설문에서 서울대표색 10색을 대상으로 하여 ‘당신에게 서울하면 떠오르는 색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으로 서울 연상색을 조사하고, ‘당신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색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으로 서울기호색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서울연상색은 서울하늘색으로, 서울 기호색은 단청빨간색과 서울하늘색으로 응답한 시민이 가장 많았다. 2008년 당시 10,456천명이었던 서울 시민의 인구수와 비교하여 0.007%에 불과한 매우 적은 수의 시민에게 설문조사가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시민의견과 더불어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였다. 10명의 교수와 30대 후반에서 50대 후반의 색채 전문가 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식조사에서 ‘서울을 대표하는 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으로 서울대표색을 조사하였다. 서울대표색으로 한강은백색과 꽃담황토색으로 응답한 색채관련 전문가가 가장 많았다.

서울색 정립 과정에서의 시민의식조사가 744명에 불과한 적은 수의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단편적인 질문을 통해 시민의견조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조사 결과에 따른 개연성에 신뢰도를 부여할 수 없다. 이 과정은 시민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반영했다기보다 참고 자료로 쓰인 것에 더 가깝다. 설문조사를 시민중심성 즉, 시민과의 소통을 획득하려는 시도로 볼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시민들이 제정과정에서 서울색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였고 설문조사 참여 인원 또한 적었다. 결국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대외적으로 당위성을 얻기 위한 형식적인 과정에 그쳤다고 볼 수 있다.

서울색 정립 및 체계화가 이루어지고, 이틀 뒤인 5월 22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자회견에서 서울색 제정을 발표한다. 이는 서울색 정립 및 체계화에 대해 충분한 논의 시간이 없이 편중된 시선에서 제정되었다고 해석될 수 있다. 단적으로 보면 서울색이 전시행정의 형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후 서울색 관련 사업은 메뉴얼을 제작하고 보급하며 세계화 추진과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라도삼, 백선혜, 여혜진(2009)에 따르면 홍보는 사업을 홍보하는 일방적인 기사 중심으로, 심층 취재보다는 인터넷 언론을 통해서만 보도된 경우가 많으며, 공식적으로 신문을 통해서는 보도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서울색의 활용 사례들을 살펴보면 공공자전거에 단청빨강색을 적용하고 해치택시에 꽃담황토색을 적용하였으며 가로 판매대와 공공 시설물에 기와진회색을 적용하였다. 그러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서울빨강체험 전시를 하고 서울시립미술관에 서울색 조형물을 설치하였으며, 교량하부 공간의 이미지 개선과 시민고객을 위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마포대교 남단에는 총 사업비 3억6960만원을 들여 서울색 공원을 조성하는 등 홍보에 치우친 사업에 집중하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색 사업 정립과 홍보 이후 시민들이 서울색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하여, 2011년 5월 12일부터 22일까지 1,577명을 대상으로 서울색에 대한 인지도 조사가 진행되었다. 조사 결과, 서울색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응답자가 375명으로 전체의 23.8%에 해당하며, 서울색 적용사례와 색 이름에 대한 인지도는 해치택시와 꽃담황토색이 가장 높았다.

조사 결과는 서울색 홍보에 대한 평가로도 볼 수 있다. 서울시가 서울상징색으로 홍보에 집중하였던 단청빨간색보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해치택시와 꽃담황토색의 인지도가 더 높다는 결과에서도 정책 홍보의 한계를 살펴볼 수 있다. 상징색은 홍보를 통해 확립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콘텐츠를 통해 연상되고 시민이 공감하며 방문객들이 인식할 수 있는 과정과 시간이 축적되어야 하는 것이다. 서울색 제정 당시인 2008년부터 제정 이후인 현재, 2011년까지 도시색이 가지는 의미의 미묘한 변화가 눈에 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지역색에 대해 논의가 시작되었고, 2000년대 초반 이후 색채계획에 관한 논의가 열기를 띤다. 2008년 서울색 제정이후 논의만 되던 지역색 색채계획이 실효성을 가지고 실질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부산시 색채계획 등이 있는데, 대도시의 색채계획 뿐만 아니라 시흥시, 김포 신도시 권역별, 동대문구, 안양천 등 세분화된 도시 및 특정장소 색채계획까지 적용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도시색이 도시정체성을 구축하는데 있어서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이며, 논의가 시작된 이후 단기간이긴 하나, 시간이 축적되면서 미묘한 변화를 보이는 것은 도시 정체성을 설명하는데 도시색이 유의미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서울색 제정을 통해 제기되는 문제점들과 다르지 않은 형태로 계획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는 색채계획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나타낸다.

4.3. 서울색의 제반 문제점

2011년에 들어 디자인서울총괄본부가 문화디자인 본부로 바뀌면서 도시문화 중심의 소프트파워에 집중하려 하지만 관광지로서의 서울 이미지 구축에만 과도하게 전략이 집중되어있고 각종 도시개발과 정비사업, 공공디자인 추진 등 시각적으로 부각되는 하드웨어만을 정비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정체성이나 도시의 비전을 담고 있지 못해 서울 시민이 바라는 도시상과 도시발전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

서울색은 도시 정체성의 관점에서 역사성과 시민중심성을 본질적으로 반영하지 못했다. 지역색을 추출하고 상징적인 이름을 붙임으로써 지역성을 반영하고자 하였으나 색을 통해 그 가치나 역사성이 연상되기 어려우며, 색의 상징성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맥락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측면이 간과되었다. 서울색을 정책적으로 제정하고 홍보를 통해 상징색으로 구축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도시 정체성의 확립 요건에 기반하여 더 작은 단위의 지역과 시민들의 공감으로부터 형성되는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서울색의 제정과정에서 시민과의 충분한 논의와 공감대 형성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홍보 과정 속에서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전략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문제제기에서부터 정책집행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의 참여를 충분히 유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언론에 대한 접근법을 달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언론을 일방적인 홍보의 수단으로만 이용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유도하는 매체로 활용하여 시민들이 서울색에 대해 토론할 수 있도록 한다. 직접 참여하는 것은 준비된 몇 가지 질문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의식을 부여하여 정체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더불어 해외도시 사례에서 상징색의 존재만이 아니라 그 이면에 축적된 컨텐츠에 주목하여 문화 컨텐츠를 개발하고 각 지역의 개성을 충분히 살려 지역에 기반한 다양한 서울의 색을 상징색으로 자연스럽게 연상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5. 제 언

본 연구는 도시 정체성이라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연구에 임했기 때문에 디자인서울에서 색을 도출 하는 과정이 도시 정체성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가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그러나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인 ‘도시 정체성이 상징적 의미로서 색의 확립에 필요요건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충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세계의 각 지방정부들은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하여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도시의 자립적인 경제 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한 도시 브랜딩 작업이 한창이다. 이원춘(2008)에 따르면 도시를 이처럼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는 의식의 저변에는 도시를 하나의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대변한다. 도시가 사회·경제적으로 효과를 내기 위한 방안으로 정체성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브랜드화를 위한 방안으로서 도시 정체성을 이해하는 입장이 있다. 이는 필요에 의한 정체성 구축으로, 시민 개개인의 의견 보다는 정부의 입장에서 구축되는 정체성이라는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 위와 같은 논의를 통해 연구를 진행할 것을 제언하는 바이다.

6. 결 론

도시는 시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개발되었고 도시민에게 수많은 이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발전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그 도시만의 고유한 문화와 역사적 특성을 잃어버린 채 기능적인 편익 측면만 강조되어 왔다. 서울은 그동안의 산업화와 현대화 과정 속에서 놀라운 발전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결국 특색을 잃어버린 도시로 경제적인 개발에 집중하는 부작용을 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서울색에 대한 의식이 낮은 편이라 생각하고 있다. 본 연구를 통해 현재의 서울색은 도시 이미지의 측면에서 색채를 담고 있고 불규칙하고 혼돈스러운 색의 난립을 정돈하는 규제적인 의미로 적용하고 있다. 또한 도시 정체성이 상징적 의미로서의 색의 확립에 필요한 요소인가를 본질적으로 짚어 보아야 정책의 비전이 성립된다고 본다.

따라서 서울의 물리적 도시공간 환경보다는 사람과 사회를 중시하는 정서적 가치와 행동 양식을 고려한 도시 정체성을 확립해 전략적, 거시적 정책으로 서울색을 모색해야한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첫째, 시간과 과정의 축적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문화를 바탕으로 역사성 있는 서울시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확립하여 서울색을 점진적으로 개발하여야 한다. 둘째, 지방에 고유한 전통과 내생적인 발전 에너지에 의해 지역성이 창조된다는 점에서 각 지역 스스로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시행하는 지역 중심의 활성화를 기대해야 한다. 각 지역들은 그 지역의 기후와 풍토에 맞는 색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데, 이는 지역 속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이나 관습에 맞게 생활환경이 형성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존중하여 현상을 유지하고 필요하다면 국가가 나서서 특정한 지역성이 변형되지 않도록 보존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다. 셋째, 단순히 홍보위주의 정책보다는 일상적이고 자발적인 방식으로 시민 스스로 주체로서의 인식을 갖게 함으로써 서울색이 시민의 의견과 상호 연계되는 도시 이미지를 형성해야 한다.

서울시가 시민에게 사랑 받고 외국인들에게 서울시의 이미지를 원활히 전달하기 위해 서울시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는 색을 찾고 개발하고자 한 제정 의도는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서울색은 시민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띠기 때문에 제정과정에서 도시 정체성을 잘 구현할 수 있도록 심사숙고하여야 한다.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은 대체로 의도적으로 조작되거나 투표로 정해질 성질의 것이 아니다. 여러 역사 도시들의 상징색들은 한 도시를 상징할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필연처럼 공유되는 가치로 인해 수용한 것이라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것이 모두 건조물이거나 그와 관련된 장소성을 통해 콘텐츠가 내포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며, 대내외적으로 인정되는 '상징물'로서 적어도 오랜 시간에 걸쳐 객관적인 가치를 획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시적인 효과에 우선하고 특정집단이나 행정 편의주의의 개발논리에 치우친 정책으로 제정된 서울색은 서울 시민 누구나가 공감하거나 서울시를 상징하기 어려운 본질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Notes

1) 미국 M.I.T의 도시계획가인 Kevin Lynch는 1960년대에 “도시의 이미지(The Image of City)"라는 책을 통하여 도시를 시각적 도시에서 이미지를 가진 도시가 되어야한다고 저술하였다.

2) 집단기억(Collective Memory)이란 개념은 사람들의 집단의 공동(집합적인)의 기억수행을 뜻한다. 한 민족이나 한 사회의 집단 기억은 그 구성원에게 먼저 집단에 대한 자부심을 불러 일으켜 그 집단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는데 동기를 부여하는 기능을 한다.

3) 마치즈쿠리(まちづくり)는 한국에서는 마을 가꾸기나 마을 만들기로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마치즈쿠리는 단순히 도시 계획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계획을 포함한 마을 가꾸기의 모든 분야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어휘의 의미는 街와町라는 단어에 つくり가합성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街づくり, 町づくり는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정확하게 세분한다면 街는 하드웨어 적인 이미지가 있고 町는 소프트웨어적인 이미지가 있다.

References
  1. 계기석, 천현숙. (2001). 지방화시대의 도시정체성 확립 방안 연구. 국토연구원.
  2. 곽민정. (2010). 한국의 색채 이미지 분석과 현대적 관점에서의 정체성 확인 연구. 경희대학교 디자인교육.
  3. 김민수. (2002). 도시디자인 탐사 (p. 19). 그린비.
  4. 김소연. (2009). 국내도시브랜드슬로건의 색채배색에 관한 연구.
  5. 김한수. (2009). 日本마치즈쿠리(まちづくり)硏究, 경상대학교 일본학과(협동)역사 및 사회문화.
  6. 김향란. (2001). 시지각기호로서 링크 아이콘의 형태와 색채에 관한 연구. 홍익대학교 산업대학원 광고디자인.
  7. 김현선. (2010). 서울의 지역색 추출에 관한 연구 (p. 30). 한국색채학회지 Vol. 24 No. 4.
  8. 디자인서울총괄본부(2008), 공담: 공공디자인담론 vol. 2, 서울특별시.
  9. 디자인서울총괄본부(2009), 디자인서울, 소프트서울, 서울특별시.
  10. 라도삼, 백선혜, 여혜진. (2009)서울 도시디자인 전략 연구 (p. 122). 서울시정개발연구원.
  11. 류학철. (2008). 지역의 아이덴티티 강화를 위한 색채 이미지 활용에 관한 연구. 홍익대학교 도시설계.
  12. 부산시정연구단. (1993). 자치단체의 혁신과 지역의 이미지 전략.
  13. 이원춘. (2008). 도시브랜드 구축을 위한 디자인경영 전략 연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디자인매니지먼트.
  14. 이원호. (2010).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가도시정책.
  15. 이진영. (2009). 색채를 이용한 서울의 도시이미지 형성 방안에 관한 연구. 중앙대학교 대학원 주거환경.
  16. 이진영, 김영주. (2009). 서울시 도시이미지 구축을 위한 서울시 제정 서울색 활용방안에 대한 실무자들의 의식연구.
  17. 이혜신. (2005). 색지각 이론에 관한 고찰.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18. 정기용. (2008). 서울 이야기 (p. 176, 178). 현실문화.
  19. 하유나. (2005). 색채의 전략적 활용을 위한 기호학적 접근방법에 관한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디자인매니지먼트.
  20. 한국조경학회. (1995). 지방화시대의 도시정체성회복과 조경의 과제를 위한 세미나 (p. 5).
  21. 황기원. (1996). 도시의 정체성과 쾌적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