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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mparative study appears in the furniture Design Signification and Characteristics in Korea and China between 15 ~ 19 Century
15~19C 한국과 중국 가구디자인의 표현양식 및 특성
  • Tie-Jun Liu : Tsinghua University, Beijing, China
  • Kyung-Ran Choi : Kookmin University, Seoul, Korea

This study is focused on the signification and characteristics of Korean and Chinese furniture design during the 15~19th century in the aspects of ethic ideas, productivity, life habit, emotion and aesthetic sense prevailing that period. I compared and studied such factors of concept as moral thoughts, philosophies, symbols/meaning, aesthetic senses / aesthetics, etc, which formed the furniture system then. Korea and China were influenced in same way by Confucius’ idea of family ritual courtesy directly on their residing spaces and furniture shapes, so that both countries of such showed close relation in wide range of symbols and technologies for furniture decoration. Having been influenced by Confucianism in both countries of such, furniture played a tool for interchange while each showing unique characteristics in furniture form and disposition, and shapes of residing space, subject to the idea of distinguishing of male and female. Korean and Chinese furniture is so similar each other also in symbol that they expressed another object or idea from a shape as a decorative language for furniture form. Such factors of concept composed occult, unintuitive and immaterial forms of furniture connoting humanistic characteristics, national religions, spiritual philosophies and aesthetic tastes of such nation and region as Korea and China.

Abstract, Translated

본 연구는 15~19세기 한국과 중국의 가구 디자인에 나타난 표현양식 및 특성을 그 당시의 윤리 사상, 생산 발전, 생활습관, 감정 및 심미적 정취 등의 측면에서 연구하였다. 각기 다른 특성으로 발전한 윤리관념, 철학사상, 상징·의미, 심미·미학 등을 가구체계를 형성한 개념적 요소들로 보고 비교연구 하였다. 한·중 양국은 동일하게 유가의 예제사상(禮制思想)이 주거 공간과 가구 형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가구 장식의 상징이나 기술에 있어서 광범위한 연계성을 보였다. 유가사상의 영향을 받아 가구는 교류의 도구이며 남녀유별의 가구유형과 배치는 주거공간의 형태에 따라 각각의 특색이 있다. 한·중 가구는 상징에 있어서도 매우 유사한 점이 많고, 가구 조형의 장식 언어로 하나의 형상을 빌어 다른 물상이나 관념을 나타내는 등 가구 형태에 있어서도 유사점을 보였다. 개념적 요소는 가구 형성의 비현성, 비직관성, 비물질성의 주도적인 구성인자이며 국가와 지역의 인문특색, 민족 신앙과 정신 철학 및 심미 취향을 내포했다.

Keywords:
Cultural factor, Symbol, Aesthetic, Traditional Furniture, 상징, 윤리사상, 심미, 문화적 요소, 전통가구.
pISSN: 1226-8046
eISSN: 2288-2987
Publisher: Korean Society of Design Science
Received: 01 Jul, 2011
Accepted: 27 Jan, 2012
Printed: Feb, 2012
Volume: 25 Issue: 1
Page: 279 ~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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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논문은 2011년도 국민대학교의 교내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Citation: Liu, T., & Choi, K. (2012). The Comparative study appears in the furniture Design Signification and Characteristics in Korea and China between 15 ~ 19 Century. Archives of Design Research, 25(1), 279-290.

1. 서 론
1.1. 연구 배경과 목적

동아시아 지역에 위치한 중국과 한국은 문화, 기술 등의 영역에서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오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교류하였다. 문화는 인류와 자연이 공존하며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지역성을 갖고, 그 전통 관념이 쌓여서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역사성을 갖게 된다. 이와 같은 문화의 특징 속에서 문화적 요소(Cultural factor)1)란 동양사상의 영향을 크게 받아왔다고 할 수 있다. 문화적 요소에는 인식, 사상, 태도, 습관, 제도, 관습, 가치 등이 있다.2)

한·중은 긴 역사 과정에서 각자의 찬란한 민족 문화를 창조해 냈다. 그 중 가구 문화는 민족 문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몇 천 년 간 선조들의 노고로 점차 풍격과 특색을 구비하면서 시대에 따른 독특한 형식을 형성하였다. 동시에 생활방식의 차이 때문에 가구 요소와 가구 사용에 있어 많은 차이점이 나타난다.

본 연구는 15~19세기 한국 중국의 가구 디자인에 나타난 문화적 특성을 그 당시 윤리 사상, 생산 발전, 생활습관, 감정 및 심미적 정취 등의 측면에서 각기 다른 특성으로 발전한 윤리관념, 철학사상, 상징·의미, 심미·미학가구체계를 형성한 개념적 요소들로 보고 비교연구 하였다.

1.2. 연구 방법

15-19세기 한·중 양국 모두 유가의 예제사상(禮制思想)의 영향 아래 주거자의 거주, 생활 방식 및 가구 형식면에 있어 깊은 영향을 받았다. 한국과 중국 가구체계 형성의 개념적 요소인 윤리·사상, 상징·의미, 심미·미학적 측면에서 비교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표 1]
가구의 개념적 요소의 분석틀


1.3. 연구 시대적 범위

15-19세기는 중국의 명(明)중후기 시대에서부터 청(淸)초기 시대까지로 한국의 조선시대와 맞물리는 시기이다. 이 시기는 한·중 양국 최후의 봉건 사회이자, 현대사회와 역사상 가장 가까우며, 현대 주거와 가구의 생산 발전에 있어서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시기에 존재하는 주거와 가구의 역사자료 및 실존 자료가 풍부하여, 영향 관계에 대한 그 근거를 찾아 볼 수 있다.

[표 2]
한국과 중국의 시대적 배경


2. 가구의 개념적 특성 및 유교 영향
2.1. 가구의 개념적 특성
2.1.1. 윤리 / 사상

한·중 양국에서의 예의제도는 가족을 중심으로 형성되었고, ‘천-지-인’의 관계를 중시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선조의 가족 숭배사상은 한·중 가구문화개념에 깊이 각인되었다. 가족 숭배사상은 그에 대응되는 가구 조직 형식으로 나타났고, 가구의 구도는 가족형태에 따라 가족과 사회의 종법관계의 윤리화, 제도화를 표현했다. 가구의 사용 방법과 형태는 존비유서(尊卑有序), 남녀유별(男女有別), 내외유서(內外有序)의 윤리 등급 관념을 나타냈다.

2.1.2. 상징 / 의미

넓은 의미에서의 상징은 한 유형의 사물이 기타 사물을 대표하고 표시함을 가리킨다. 좁은 의미에서의 상징은 일반적 부호의 확장이고 어떤 부호의 변체(變體)다. 상징에 내포된 뜻은 어떤 사물과 정감(情感)관념을 암시하거나, 여러 가지 사물이나 정감관념의 구상물과 추상적인 형식을 가리킨다. 가구의 상징성은 가구의 형태에서 표현되었고 형태는 주로 가구조형의 장식언어를 통해 또 하나의 형상을 특히 다른 물상 혹은 관념을 표명했다.

‘상징적 의미는 하나의 경험적인 의의에서 다른 하나의 매개물로 전화된다.’3) 가구의 상징성은 가구의 장식형태 및 가구의 사용에서 구현된다. 한·중 가구는 장식에서 장수, 건강, 다자자복, 공명, 이익과 관록, 인격, 인품과 덕성 등을 상징하는 은유의 동물, 식물, 상서로운 도안, 문장 등 형태를 적용하였다.

2.1.3. 심미 / 미학

한·중 가구의 문화개념 구성에서 심미와 미학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심미적 특성에 의해 가구형태 특징이 나타난다. 한·중 심미문화는 모두 생명에 내포된 의미를 중시하는데 이는 생명의 특질에 대한 독특한 해석이다. 동방 미학에서 생명과 예술은 언제나 서로 연계되어 있다.

공자는 ‘천지의 운행을 하늘이 무엇을 말하더냐? 그래도 사시절이 운행되고, 모든 것이 생겨난다. 하늘이 무엇을 말하더냐(天何言哉, 四時行焉, 萬物生焉, 天何言哉)’4) 라고 칭송했고, 장자는 ‘천지의 큰 아름다움은 말하지 않음에 있다 (天地有大美而不言)’5)고 직접적으로 찬미했다. 다시 말하면 천지의 아름다움은 생명으로 인해 생기가 넘치고 생명의 아름다움은 창조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은 중국 예술형식의 기본 원리다. 중국의 전통 미학은 실상 생명미학(生命美學)이다. ‘중국 건축은 전통적이면서도 지속적인 관념, 즉 끊이지 않는 관념을 기반으로 한다. (中國建筑是基于一種傳統延續的觀念,就是生生不息的觀念)’6)

조선시기와 청나라, 명나라 시기의 가구형태는 노자의 ‘방이 비어 있음으로 방으로 사용한다. (當其無,有室之用)‘는 공간 개념의 영향을 받은 가구 공간의 구도와 기능의 관계를 표현했고 ’무(無)‘(구조)야말로 ’사용(用)‘(기능)의 근본이라는 주장을 제출했다.

2.2. 한·중 가구에 나타난 유교 영향
2.2.1. 제사(祭祀)·의례(儀禮)

제구(祭具)는 의식용으로 전통적으로 대를 물려가며 사용하고 보존하는 것으로, 가재집기가 새롭게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제기는 새롭게 바꾸지 않고, 오히려 예스러운 것을 전세품(傳世品)으로 사용하는 것을 가문의 법도요 자랑으로 여긴다. 그래서 제기는 형태상 한결같이 고격(古格)을 띤다.7)

제사 활동의 제사 의식은 모든 규칙, 습관 및 예의제도 등이 융합된다. 제사용 가구는 물질적 도구의 일종으로 매우 중요시된다. 제사용 제기(祭器), 제복(祭服), 제품은 모두 제사용 가구에 의존해야 제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제사활동은 사회적 지위가 다름에 따라 단계별로 구분된다. 제사용 가구로는 제상, 의자, 탁자, 침대, 자리(席), 향로, 향합, 선반, 화로 등이 있다. 제사용 가구는 사용하고 난 후에는 깨끗하게 씻고 정리해서 따로 보관해두어야 하며 조상들을 공경하고 성실하게 효도하는 마음으로 제사용 가구들은 항상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

제사용 가구 중에서도 제상은 수량에서 등급의 차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상에 여러 가지 제기 등을 배열하는데 종류별로 서로 다른 제상에 놓는다. 향불 혹은 음식을 놓는 제상도 서로 다르고, 각기 다른 조합 형식으로 배열한다. 조상 위패와 가장 가까운 곳에 놓는 제상이 체적이 가장 크고 장식도 가장 화려하다. 탁자류 가구는 가장 바깥쪽에 놓는다.

[표 3]
한중 제사 가구 비교 분석


유교 사상에 의해 제사는 사당에서 지내고 있으나 한국은 남자만 예식을 하며, 중국은 남녀 모두 제사 공간에서 함께 예식을 한다. 제사 가구는 모두 입식 형태의 가구를 사용하는데 한국은 교의를 사용하지만 중국은 건축물 벽체 안쪽공간에 위패를 모시고 별도의 가구가 없다. 제사를 지내는 공간은 한국은 주거공간에 떨어진 곳에 사당에서, 중국은 사합원 중간의 공간에서 지낸다. 양국 모두 돌아가신 분을 모시는 가구는 입식 형태의 가구이고, 예를 갖추는 사람은 좌식 형태로 행위를 취한다.

위와 같은 분석을 통해 한·중 모두 유가사상의 영향을 받아 조상을 섬기는 제사행위를 중시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구는 조상께 제사를 드리는 일종의 도구이며, 조상에 대한 숭배와 추모의식이 가구의 유형, 배치, 사용방법 등을 통해 드러난다. 가구는 살아있는 사람과 돌아가신 조상을 이어주는 교류의 도구이며, 가구 자체가 원래 지니고 있던 사용 혹은 감상의 단순한 지위에서 벗어난다.

2.2.2. 남녀유별(男女有別)

사랑방 가구에 있어서 중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가구를 신분반영의 매체로 보기보다는 사상과 신념의 표현으로 다루었고 유교의 금욕적인 윤리관이 반영되었다. 한국의 가구는 조선시대에는 고려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수해지고 대중화 되었지만, 이는 사회적[지역사회의 지도자로서의 본보기상], 사상적 여건에 맞춰 인위적인 절제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책상, 사방탁자, 문갑 등 선비 방의 전형적인 재중기용(齎中器用)이 약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들이 최선으로 여기는 문기(文氣)에 기인한다. 여러 개를 덧붙이거나 울긋불긋 치장하는 것을 금기로 여기면서 간결명료한 물건에 애착을 두는 것이 바로 선비의 신조요 품격이었다. 한 사회의 역사적 현실이 사치 규제를 몸에 익혔고, 그런 오랜 체험과 불리한 여건 속에서 근검절약하며 새로운 문화 능력으로 가다듬어낸 것이 선비의 문방 가구인 것이다.8) 소박하면서도 안정감 있게 선비의 기품이 분위기로 공간에 스며들어야 했기 때문에 크지 않은 공간에 단순한 구조, 쾌적한 비례, 간결한 선을 지닌 목가구가 제작되었다.

사합원에서는 가구의 형태 및 사용면에서도 남녀유별을 구현했다. 남자가 바깥일을 주관하고, 여자가 안채 일을 주관하는 생활 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유교의 남녀유별 사상은 가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남녀는 생리적으로도 구별된다. 남자는 여자보다 키가 큰 것이 보편적이다. 동양의 미학관념을 살펴보면, ‘양(陽)’, ‘포만(飽滿)’, ‘실체(實體)’등이 남자를 대표하고 ‘음(陰)’, 수렴(收斂), 허체(許遞)등이 여자를 대표한다.

[표 4]
남녀 유별에 따른 가구 사용 비교 분석


위와 같은 비교분석을 통해 남녀유별의 가구유형과 배치는 주거공간의 형태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양반주택에서 남녀의 공간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고, 남성과 여성이 집안에서 담당하는 역할이 다르고 종사하는 집안활동이 다르므로 가구의 종류도 완전히 분리되어 여성화된 안방가구와 남성화된 사랑방 가구로 구분된다. 가구형태상 안방가구는 여성적인 장식특징을 보이며, 조형의 변화가 풍부하고 금속장식이 많다. 반면 사랑방 가구는 남성적인 장식 특징을 보이며, 조형이 단순하고 금속장식이 적다.

중국 사합원 주택을 살펴보면 역시 유가사상의 영향을 받았지만, 남녀공간의 분리에 있어서는 한국양반주택처럼 철저하지 않았다. 단지 공간사용상에 있어서 여성은 마음대로 이도문(二道门)을 드나들 수 없었을 뿐이다. 입식생활위주의 사합원주택 생활에서 남녀유별의 차이는 가구종류와 사용성에 있어서 나타난다. 특히 좌구(坐具)종류와 사용성에 있어서 남녀유별이 확연히 드러난다. 가구의 스케일 상에 있어서도 남녀유별을 찾아 볼 수 있는데, 남성좌구의 척도는 여성좌구의 척도에 비해 큰 편이다. 장식문양을 보면, 여성가구는 다산다복을 상징하는 장식을 많이 사용하였고, 남성가구는 품격과 포부를 상징하는 장식을 많이 사용하였다.

2.2.3. 상·하유서(上下有序)

과거 봉건 사회에 있어서 가구는 신분 계층에 따라 현격한 차이를 나타낸다. 궁중의 가구는 가구 제작자나 사용자의 의견을 통해 발전됐다기보다 신분차이에 따른 권위의 상징으로 작위적(作爲的)요소를 가미 하였다. 또한 색감을 표출하여 상층계급으로서의 차별성을 드러내려 했다.

명·청시기 좌구(座具)는 형태와 종류가 매우 세분화되었다. 좌구의 종류를 살펴보면, 등(凳)받이가 없는 작은 걸상, 돈(墩), 둥근 걸상, 의자 등이 있다. 등(凳)과 돈(墩)은 비공식 장소에서 사용하는 좌구로 체적과 무게가 작고 유연한 사용이 가능하다. 보통 일반 여성 혹은 가족 중 나이가 비교적 어린 남자가 사용했다. 등(凳)과 돈(墩)은 대청으로 놓는 경우가 적으며 임시 좌구9)라고 한다. 팔걸이가 없는 의자보다는 팔걸이가 달린 의자에 앉는 사람이 지위나 신분이 높다. 보좌는 크기가 비교적 크고 가장 엄숙하고 장중한 좌구(座具)로 임금이나 왕비만이 앉을 수 있는 것으로 다시 말해 보좌는 황제의 권력과 지위를 상징한다.

탁자류는 사용 기능 및 사용 장소가 다름으로서 유교 사상의 상하유서를 구현했다. 그 중 안(案)의 등급이 가장 높아 대청 가구의 주체를 이룬다. 안(案)은 제사용 가구로도 사용된다. 공안(供案), 향안(香案)등이다. ‘안’중에서도 ‘교두안(翹頭案)의 등급이 가장 높다. 궤(幾)는 원래 중국에서 가장 오래 된 가구의 일종이다.10) 명·청시기의 화궤(花幾), 향궤(香幾), 조궤(條幾), 각궤(擱幾)등은 옛날의 궤와 사용유형이 다르고 위에 놓은 물품이 모두 진열품이지만 테이블류에 비해서는 여전히 고급 탁자류에 속했다.

[표 4]
상하 유서에 따른 가구 사용 비교 분석


한국, 중국 모두 장유유서에 따른 공간 배치가 나타났다. 한국은 문을 기준으로 문의 중앙 안쪽에 주인이 앉으며 서열에 따라 앉는 위치가 달라지고 부부도 같은 위치에 나란히 앉지 않는다. 중국은 상하 유서 구별이 강하여 가구(의자)교의도 신분과 지위에 따라 각각 구별되고 앉는 자리가 정해지고 주인이 정중앙에 앉고 부부의 경우 나란히 앉는다.

좌식생활위주의 양반주택에서 가구가 주인의 신분은 명확히 나타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입식생활 위주의 사합원 주택에서 거실 가구의 배치 및 사용에 있어서 장유서의 윤리사상이 잘 나타난다. 가구 중 안(案)과 탁자가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인 실내공간의 축선에 위치한다. 좌구는 탁자의 양쪽에 대칭으로 배치하는데, 일반적으로 집에서 가장 높은 위치의 사람이 사용하는 것으로 가구종류는 권의(圈椅)를 사용한다. 집안에서 비교적 지위가 낮은 사람은 동쪽이나 서쪽을 향해서 남쪽에 붙어 앉는데 좌구는 마주보게 놓는다. 지위가 가장 낮은 사람은 방등(方凳)에만 앉을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거실가구의 스케일이 주방가구의 스케일 보다 크다. 그 외 가구 재질에 있어서도 신분의 차이를 볼 수 있는데, 귀족, 사대부계층은 경목이나 질이 좋은 시목을 사용했고, 평민들은 보통 시목으로 만든 가구를 사용했다.

장유유서의 윤리사상은 공통적으로 한중 가구의 형태 및 사용에 영향을 끼친 것을 볼 수 있었다. 중국의 경우는 가구종류의 세분화를 통해 상하유서의 개념을 나타내었고, 한국은 남녀사용 공간의 분화에 따라 가구에 있어서 상하유서의 개념이 잘 드러난 것을 알 수 있다.

3. 한·중 가구에 나타난 상징적 요소

한·중 가구는 상징에 있어서 매우 유사한 점이 많은데, 가구 형태에 있어서 가구 조형의 장식 언어로 하나의 형상을 빌어 다른 물상이나 관념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그렇다.

가구에 있어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는 것으로서 장식의 문양만큼 확실한 것은 없을 것이다. 미학적 측면에서의 유형과 특성을 통해 장식 문양을 알아봄으로써 계급과 남녀에 대한 상징성과 길복, 장수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기도 하는 등 표현 방법으로 문양을 이해하고자 한다.

3.1. 장수(長壽)

가구에 학, 거북이, 소나무, 영지, 복숭아 등의 동식물문양 그리고 한자 ‘수(壽)’등의 글자를 통해 한·중 전통관념 중의 장수를 나타내었다. 상징 부호는 원래의 실물부호를 대신하는 것으로 ‘자연물을 인공물로 전환한 것’11)을 말한다. 장수는 오복중의 으뜸으로 한중의 관념의식 중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매우 중요하다. 장수는 영구불변 한다는 개념으로 수련양생을 통해 불로장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장수관은 종교 문화적 의미를 내포한다. 또 다른 하나는 민간의 장수관으로 오래 살면 살수록 좋다는 것이다. 이런 두 가지 장수관은 양국의 생활방식에 많은 영향을 끼쳐 장수를 기원하는 것과 관련된 상징 부호들이 많이 나타났다.

3.2. 가정관념(家庭觀念)

가구에 나비, 물고기, 넝쿨 등의 동식물 문양과 한자‘喜’를 사용해서 가정의 행복을 기원함으로써 전통관념의 가정관을 표현하였다. 한·중 전통사회에서 가족의 번영은 지극히 중요시 되었던 부분이다. 가장 많이 쓰였던 표지로 자손만당(子孫滿堂), 가정생활행복미만(家庭生活幸福美滿), 가족성원간 단결화목(家庭成員之間團結和睦)등이 가정의 번영과 행복 아름답고 원만함 등의 상징부호가 생겨났다.

3.3. 생식(生殖)

중국에 '不孝有三, 無後爲大'라는 글귀는 자식을 낳지 못하면 주위 사람들의 평가 대상이 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자손 번영이 시대를 막론하고 중요한 의무이고 이런 생식의 욕구를 장식에 표현하여 추구하였다.12) 가구에 다자 손을 상징하는 포도, 석류, 조롱박 등의 식물문양을 사용해서 한·중 전통관념 중 생식관을 표현하였다. 조롱박은 전통관념 상 길상물로 인식되며, 호로(葫蘆)라는 한자음법의 해음법에 따라 '호록(護祿)', '복록(福祿)'으로도 해석13)된다. 사람들은 생활 속의 흔한 식물을 통하여 수복을 추구하였고, 자손번영, 가정의 발전을 이루는 중요한 상징물이며, 또한 '호로생자(葫蘆生子)'14)라는 언어적 표현도 사용한다. 가정생활 중에 생육과 자손을 원하는 의식 활동에 대한 각종상징을 형성하였다. 이러한 부호는 일반적으로 여성과 관련 있는 가구의 장식에 사용 되었는데 예를 들면 안방가구의 농을 살펴보면 조롱박의 형상이 금속경첩으로 사용된 것을 들 수 있다. 중국 가구는 일반적으로 가자상(골조침대, 架子床)의 위반(圍板)장식에 나타난다.

3.4. 신분(身份)

가구에 용, 봉황 등의 동물문양과 금색, 황색 등 색채 및 귀한 금속 등을 통한 가구장식으로 사용자의 신분을 나타내고 권위를 대표하였다. 한·중 모두 용은 최고 권위의 상징물로 사용되었다. 또한 고대에 선조로 숭상되었던 봉황은, 사람들에게 보호신(保護神)으로 인식되었고 미적 요소가 첨가되면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의 황색은 음양(陰陽)상, 중앙의 토(土)에 해당하며, 중화를 대표하는 색이기 때문이다.’15) 홍색은 고대 건축에서 신앙과 등급의 표시로 사용되었으며 중요한 장식의 수단이 되었다. 시대별 색의 등급에 변화가 있었다고 보는데 명·청 시기에는 ‘홍색이 생명력을 상징’16)하기 때문에 가구 장식에 사용되었던 것이며, 그 외에 가구에 있어서 신분을 암시하는 요소로 스케일과 장식의 양 수량(數量)등이 있다

3.5. 품격(品格)

가구에 매, 란, 국, 죽의 식물문양 및 서예를 통해서 문인들의 심미적 추구와 기호를 나타내었다. 매화는 추운 겨울에도 꽃을 피운다하여 길상과 기쁨을 예견하는 상징물로 사용되며, 꽃받침이 5개라는 것은 오복, 쾌락, 행복, 장수, 순리, 평화의 상징으로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매, 죽, 난은 ‘歲寒三友’라 하여 영원한 우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난초 혹은 난화에 대해 『群芳譜』에서 설명하기를, ‘蘭,幽香淸遠,馥郁襲衣,彌旬不歇。常開于春初,雖冰霜之后,高深自如,古江南以蘭為香祖。’하였는데, 이는 항상 초봄과 같이 꽃을 피우고 서리와 결빙 후에도 그 깊이를 유지하고 침착 태연하다 하여 강남에서는 난을 향주라 하였다.17)

죽(竹)은 사람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식물로 건축과 가구 공구 등에 사용된다. 대나무는 독특한 심미적 가치가 있고 곧은 자체 성질 때문에 군자에 비유되기도 한다. 중국 전통길상도안 중에 죽, 매, 난, 송, 석과 조합하여 우정의 영원함을 상징한다.18) 사대부 문인의 청렴, 고결, 강인, 백절불굴의 고상한 품격에 대한 추구와 숭상을 표현했다.

3.6. 종교(宗敎)

가구에 불교, 도교 중의 상징성 부호를 사용하여 종교적으로 하늘, 땅, 귀신, 신에 대해 경외하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또한 종교에서 많은 상징물이 종교적인 관념을 표현하게 사용되었는데, 불교의 덕법륜과 문자‘万’19)은 원래 범어(불경)로 불교의 상징부호로써 불교의 윤회사상을 나타낸다.

3.7. 자연우주관(自然宇宙觀)

음양팔괘와 오행의 철학은 한중의 공통 철학사상으로 음양태극도와 오행을 상징하는 ‘十’자 형태를 볼 수 있다. 음양철학은 역사가 유구하고 뿌리가 깊은데 일종의 관념적 양식을 형성하여 생활의 각종방면에 영향을 끼쳤다. 가구의 장식 및 조형이 그러하며, 많은 종류의 음양 상징 도형사례의 파생이 일어났는데 용봉문이 바로 음양부호의 대표적인 예이다.

3.8. 복과 건강(福和健康)

가구에 나비, 까치, 모란 등의 동물문양이나 화폐 문양, ‘福’등의 부호를 사용해서 전통 관념의 부귀관념, 안전관념, 안강(安康)관념을 표현하였다. 여기서 '福'자는 직접적인 언어적 표현으로 복이 바로 앞에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며 다양한 조형과 다양한 길상 의미로 해석된다. 목단20)은 송 대에 자주 사용되던 길상장식으로 목단의 꽃, 잎, 가지 등의 다양한 변화를 가진 조형적 특징이 있다. 이 장식의 도안에는 집안에서나 바깥에서의 생활 중에서 위협이나 해를 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중국에서 평안 기원하는 부호로는 화병(花甁)이 주로 사용되었는데 이는 ‘甁’과 ‘平’의 해음에 따른 상징적 표현으로, 화병이 있는데, 가구의 장식에 널리 사용된다.

한·중 가구에서 상징부호는 일종의 비언어적 정보 전달 방식으로서 사람들이 마음을 표현하는 다리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상징부호는 사람들 속에 내재된 각종관념의식과 심리상태를 농축하여 인류의 마음속에 보편적인 의미를 가지는 가치를 반영하여 방대한 상징체계를 형성하였다. 여기에는 전통적인 애정관, 결혼관, 생육관, 가정관, 재복관, 인생관, 지혜관, 심미관, 건강안전관, 장수관, 가족관, 윤리관, 등급(신분)관, 우주관, 종교관 등 한·중 전통문화의 각종 방면을 거의 포괄한다. 한·중 가구의 상징성언어에 대한 연구는 좀 더 진일보한 연구가 필요하나, 본 논문에서는 가구에 사용된 개념적 요소에 대한 기초 분석만 한다.

[표 5]
가구 장식 문양 요소 비교


4. 한·중 가구에 나타난 미학적 요소
4.1. 음양미(陰陽美)

가구의 음·양 관계는 폐쇄와 개방, 허와 실의 구분을 의미한다. 가구 구조상의 폐쇄성은 기둥(프레임) 내 판재 위주로 된 가구 및 판식(板式)가구를 말하며, 개방성은 부분적 혹은 전체적으로 열린 형태의 기둥(프레임)류 가구를 말한다. 실제(實体)가구는 안정감을 주고 체적감이 강하며, 개방성의 기둥(프레임)가구는 체적감이 가볍고, 구조의 가시성이 좋다. 가구의 허실관계는 상호작용을 일으켜 실중유허(實中有虛), 허중유실(虛中有實)의 가구만의 음양미를 형성한다.


[그림 1] 한중 가구 음양미의 비교 분포도

한국은 폐쇄성이 강한 가구가 비교적 많다. 예를 들면 장/농/반닫이/함/궤/뒤주/문갑 등이 있으며, 조형은 장방형 위주이고, 입면에서 보면 상실하허(上實下虛)를 볼 수 있다. 개방성이 강한 가구는 주로 사방탁자/소반 류의 가구에 집중 되어 있으며 특히 사방탁자는 개방성(허)가구의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소반류 가구의 다리부분 다양한 조형미를 지니고 있다. 중국의 폐쇄성이 강한 가구는 궤와 상자 류의 가구에 많이 나타난다. 궤는 조형에 있어서 수직방향에 실(實)위주이고 상자의 조형은 수평방향의 실(實)위주이다. 중국가구는 개방성(虛)의 표현에 있어서 다양한 기법을 볼 수 있다. 가구종류는 좌구(坐具), 와구(臥具), 탁, 안 등이 있다. 가자상 (골조침대, 架子床)으로 구성된 개인공간은 허실상생 가구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한·중 모두 조형적으로 허실상생의 미학적 특징을 나타내고는 있으며 한국 가구는 실의 가구에 편중되어 있고, 중국 가구는 허의 가구에 편중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4.2. 구성미(構成美)

한·중 가구는 목조구조로 구조적으로 공통점과 다른 점이 있는데, 각기 한·중 각국의 특색으로 구조적 특징을 나타내고, 골조구조와 판식구조, 다리구조 등 세가지 방면에 있어서 양국이 다른 구성미의 특징을 나타낸다.

1) 골조구조의 미 (框架结构的美):

한·중 가구는 건축구조의 기법인 골조구조를 응용해서 가구를 제작한다는데 있어서 전체적으로 유사하다. 한국가구의 골조구조는 겉으로 드러나는 형태로서 골조가 튀어나와서 척도가 면판보다 높다. 주로 장류의 가구에 많이 보이며, 가구 입면을 여러 개의 면판이 나누고 있어서 마치 창문 같은 형태이다. 중간에는 여러 층의 평개문(平開門)이 설치되어 있고 작은 면적의 면판은 큰 판재가 가져 올 수 있는 답답한 느낌을 분산하여, 활기 있고 가벼운 느낌을 준다. 뒤주의 골조구조는 건축구조가 가구에 영향을 준 사례이다. 중국의 궤 가구의 골조구조는 겉으로 드러나는 형과 평면형으로 나뉜다. 겉으로 드러나는 형태는 한국과 비슷하나, 면판의 나눔이 적어서 두 개의 문만이 있다. 평면 형태는 구조는 골조가 튀어나오지 않으며 면판과 가지런히 정렬되고, 면판은 정판을 사용하여 판재의 무늬 변화를 표현한다.

[표 6]
골조 구조의 미적 비교


2) 판식구조의 미 (板式结构的美)

가구의 구조가 판과 판의 결합으로 주로 상자 형태 가구의 구조가 많이 나타난다. 한국 가구는 판식구조의 가구유형이 많은데 농, 반닫이, 함, 궤, 서안 등이 있다. 그 중 농의 구조는 면판과 측판의 결합에 있어서 결합구조가 밖으로 드러나는 면과 면의 부분을 유쾌하고 거리낌 없이 표현해 내었다. 중국 가구는 판식구조의 가구가 많지 않다. 상자류의 가구에서만 판과 판의 결합을 부분을 보이지 않게 처리하고, 시목가구의 판식결합은 주로 연미순(燕尾榫)방식을 사용하였다.

[표 7]
판식 구조미의 미적 비교


3) 다리구조의 미 (腿部结构的美)

가구의 다리 부분은 가구의 무게를 지지해 주는 주요 구조로, 일반적으로 가구 다리 부분의 조형에 따라, 곧은 다리, 안으로 휜 다리, 세 번 휜 다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한국 가구 다리구조의 특징은 주로 소반과 찬장가구의 밑받침에 나타난다. 다리부분은 안으로 굽은 형태, 개다리형태, 곧은다리로 나뉜다. 소반의 구조는 면판과 다리가 만나는 부분에 나타난다. 다리부분은 아판(牙板)과 면판의 결합을 통해 독특한 연결방식을 형성한다. 찬장가구의 밑받침은 상대적으로 독립된 구조로서 조형이 풍만하다. 중국 가구의 곧은 다리는 측면의 다리가 뚜렷이 안으로 향했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가구 구조에서 대목 대들보 구조의 건축 양식을 본받아 제작했기 때문이며, 아래가 넓고 위가 좁은 형태가 시각상 안정감을 준다는 장점이 있다. 장조등(長條凳)을 예로 들면 네 다리가 네 개 방향으로 뻗어져, 정면과 측면을 불문하고 바깥으로 향해 뻗었다. 이런 형태는 다리가 원형일 때 더욱 뚜렷하고, 사각형일 때는 이런 특징이 있지만 정도가 심하지 않아 때로는 눈으로도 직접 확인할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 자로 재어야 확인하는 상황도 있다.

[표 8]
직선형 다리 구조미의 비교


4) 안으로 휜 다리 구조

한국 가구에서 안으로 휜 다리는 궤짝형 가구에 많이 적용되며, 문이 달린 장롱 같은 것으로 지면 습기의 침식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해 뜨거운 고온에 견디는 받침대에 올려놓는다. 이런 직사각형 궤는 원래는 중국 당나라 시가의 상형문자 ‘ㄷ’가 대표하는 원시적인 궤짝에서 유래된 것이다. 중국 가구에서 안으로 휜 가구는 대부분 직사각형 재료로 되었으며, 형태에 따라 내번마제(內翻馬蹄)와 고퇴팽아(鼓腿膨牙)로 구분되고 가구에 허리를 매는 듯 한 속요(束腰) 구조가 있다. 속요란 가구면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양상으로, 길이가 밖으로 휘어나간 부분보다는 짧은 것을 말한다. 속요에는 또 고(高)속요와 저(低)속요의 구분이 있으며, 속요식 가구는 15-19세기 중국 가구의 중요한 특징이다.

[표 9]
안으로 휜 다리(內彎腿) 비교


5)족대와 탁니(托泥)

족대와 탁니(托泥)는 가장 동양적인 가구 구조라고 할 수 있다. 탁니란 다리 밑에 놓는 별도의 나무틀이나 받침대로 가구의 다리가 습기에 부식되는 것을 방지하며 한국에서는 족대라고 불린다. 탁니의 구조에 대해 중국의 조기 틀형 가구인 궤(几)와 조(俎)의 다리 구조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탁니의 형태상 두 다리가 앞뒤로 연결되어 반탁니(半托泥)라고 불리웠다. 탁니는 가구의 중요한 구조로 가구 보호와 다리 부분이 더 견고질 뿐만 아니라 다리 부분의 받침대가 지면 습기과 열기의 침식을 받지 않게도 되었다. Gustav ecke가 쓴 『中國華梨家具圖考』의 논증에 의하면 가구에서 탁니는 네 다리가 연결된 형태이며, 중국에서 네 다리가 연결된 탁니가 유행된 시기는 13-14세기로21), 궤와 앉는 가구 등에 많이 나타난다. 15-19세기에 이르러서는 가구 재료로 단단한 목재가 많이 사용되어, 견실함을 보장하기에 충분하여 명나라 가구에서는 탁니 구조가 점차 퇴화되고, 형태상 섬세하고 정교해졌다. 탁니 구조를 가진 가구는 대부분 궤 유형의 가구로, 탁자형 가구에도 반탁니형 일부 보유되어 있다.

[표 10]
족대와 탁니(托泥)비교


다리부분의 구조와 조형에 있어서 한·중가구의 차이는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가구의 다리부분은 독립되어 있어서 양족상연(兩足相連)이나 사족상연(四足相連)의 밑받침을 형성하고 대부분의 가구 종류에 고루 분포되어 있다. 중국 가구의 다리에서 양족상연(兩足相連)이나 사족상연(四足相連)에 해당하는 탁니구조는 긴탁자(几案)류 가구에만 집중되어 나타나고, 가구 다리부분의 안정성은 다리간의 횡정(橫枨)에 의지한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에 의해 양국이 각기 다른 다리부분의 조형미적 특징을 나타낸다.

4.3. 선(線)의 미(美)

선(線)은 직선과 곡선으로 가구조형표현에 있어서 가장 직관적으로 가구의 형태적 특징을 반영한다. 직선의 가구는 강건함, 정태적(情態的)인 미를 구현함으로써 일종의 힘을 표현하고, 곡선의 가구는 풍만함과 유창한 동태적(動態的)인 미를 구현한다.

한국 가구는 곡선이나 장식적 세선(細線)이 아니라 몇 개의 직선과 구조로 형성되었다. 면분할은 단정하고 간결하며 쾌적한 데 특징이 있다. 장롱을 예로 들면 뼈대의 구성이 창호 구성의 기본형처럼 성글게 분할되어 있고, 단정하게 대칭을 이룸으로써 한층 면의 배치가 분명해진다. 좋은 가구들은 장식마저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나뭇결과 짜임새가 함께 어우러져 시각적인 구조미를 돋보이게 한다.22)

특히 선과 면의 미학은 단순히 가구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건축에서 보여주는 구조미와 더불어 생각해볼 수 있는데, 이는 건축의 소목장이 실제 가구 분야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건축공간상의 특징인 측도, 비례, 대비, 통일에 기초’23)하여 비례미와 면과 선의 분할을 가구에 있어서도 고려하였다고 볼 수 있다.

명·청시기 가구는 ‘선’이 간결하고 대범하며, 자연스럽고 유연하며,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다. 부채의 큰 곡선과 장식선으로 사용된 작은 곡선을 막론하고 모두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고 유연하면서도 자연스럽다. 직선과 곡선의 완벽한 조합은 양화합, 중화, 중행 사상의 반영이다. 권의(圈椅, 팔걸이가 붙은 둥근 의자)를 예로 들 경우, 전체 구조는 대칭형이고, 팔걸이는 밖으로 확장되고 안으로 수렴해 ‘둥근 하늘과 네모난 땅’의 조형을 이루었다. 또 직선과 곡선의 조화로운 운용을 통해 중국 고대 미학과 철학의 내포를 구현했다. 《老子·七十六목선》에 쓰기를, "堅强者死之徒, 柔弱者生之徒".라 하였는데 도가는 부드러운 미를 숭상하고, 이 '柔'는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외상(外象)이라 할 수 있어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이는 선사용과 선의 유연성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된다.24)

명·청시기 가구는 ‘선(線)’이 유창하고 변화무궁하며 조화롭다. 목선(木線)을 표현함에 있어서, 중국 전통 예술의 일관된 수법과 일체를 승계했다. 특히 목조가구가 많았기 때문에 ‘목조의 대표적인 표현수법인 선각(線刻), 투조(透雕), 부조(浮雕)그리고 원조(圓雕)의 수법’25)들이 사용되었다 볼 수 있다. 특히 곡선과 직선은 네모난 가운데 둥글고 형태도 다양하다. 자유 곡선은 물론이고 ‘S’자, ‘C’자 형태 등 기하 곡선도 있으며 2개 혹은 여러 개 ‘선’을 자연스럽고 완벽하게 연결했다. 장인들은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선’의 미를 살리는데 ‘견본(線樣)’을 많이 사용했다. 예를 들어 탁자 다리 조형에 사용되는 ‘말발굽 형태(馬蹄式)’, ‘삼만퇴(三彎腿)’등 견본이 있다.


1) 직선



2) 사선



(3) 곡선


한국은 대부분 직선과 면으로 이루어져 있고, 소반의 다리와 외형 형태는 곡선이 사용 되었다. 사선은 가구의 디테일 부분에 많이 사용되었고, 신분이 높은 사람이 사용하는 접는 의자와 제례용 교의에만 사용될 뿐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중국은 곡선이 가구 조형 전체에 영향을 주고 의자 외형에도 많이 적용되었다. 직선은 수납용 가구 외 가구 모서리, 다리 정(棖)부분은 거의 직선이고 의미 있는 부위이다. 한국에선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은 사선 가구가 많은데 의자 다리구조(x자), 의자의 형태부분에서도 많이 나타며, 수납가구와 의자도 상.협.하.관의 사선형태가 많다.

5. 결 론

본 논문은 한·중 양국의 자연, 인문사회, 문화적 사상체계 등 가구 체계 형성에 영향을 끼치는 개념적 요소들에 대해 비교 연구 하였다.

개념적 요소는 가구 형성의 비현성, 비직관성, 비물질성의 주도적인 구성 인자이며, 개념적 요소 증 윤리·사상, 상징·의의. 심미·미학은 국가와 지역의 인문특색, 민족 신앙과 정신 철학 및 심미 취향을 내포한다. 특히, 유가의 윤리 사상은 주거 공간과 가구 형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 가구 장식 상징이나 기술에 있어서 광범위한 연계성을 보인다. 또한 개념적 요소는 가구의 사용 방법과 형태 등 여러 측면에서 영향을 주고. 한·중 양국 가구의 예술성과는 동, 서방에 일정한 영향을 주었고 세계가구체계에서 각각 중요한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Notes

1) Edword, Tylor, Primitive Culture, New York: Harper & Row, 1958, Vol.1, p.1. Lee Kun-pyo, Culture and its effects on human interaction with design, University of Tsukuba, 2001, p.47 재인용.

2) 최경란 외, 한국과 일본의 다도 공간 디자인에 영향을 준 문화적 요소에 관한 연구,한국디자인학회 학술발표대회 논문집, Vol.No.5, 2009, p.208.

3) 크리스티앙 노베르그-슐츠(Christian Norberg-Schulz), 『場所的精神(GENIUS LOGI)』,타이베이.(臺北). 台北田園城市文化事業有限公司, 1995

4) 『논어·양화(陽貨)』에서 발췌

5) 『장자·지북유(知北游)』에서 발췌

6) 한바오더(漢寶德),『중국 미학논집(中國美學論集)』,台北天南書店,1987,p.7

7) 李宗碩,韓國의 木工藝,悅話堂美術選書,1988, p.16

8) Ibid., p.104

9) ‘등’은 당(唐)나라 시녀도(仕女圖)에 자주 등장하는 낮은 좌구(座具)이다.등(凳)은 처음에는 침대에 오를 때 딛고 올라가는 “등구(登具)”로 사용되었었다.“탑등(榻登)은 큰 침대 앞에 놓고 침대에 올라갈 때 딛는 것이다” <釋名>釋床帳

10) 濮安國,『明清蘇式家具』,浙江攝影出版社,1999,p89

11) 烏丙安 著,『민속학 원리』, 요녕교육출판사, 2001, p255

12) 苑利,顧軍,『中國民俗學敎程』,光明日報出版社,2003, p186.

13) 班昆, 『中國傳統圖案大觀』, 人民美術出版社, 2001, p121.

14) 李宏複,劉全,「民間绣品上的植物象徵符號」,2004. 1권2), p37.

15) 烏丙安 著,『民俗學原理』,遼寧敎育出版社,2001, p258.

16) 居閱時,『傳統建筑中等級象征現分析』,建築,2001, p87

17) (淸)江凝等撰,嚴群芳譜,上海書店,1985, (44卷), p104

18) 李宏复,劉全,『民間绣品上的植物象征符号』,內蒙古大學藝術學院學報, 2004(Vol.1 No.2).p36.

19) 万(卍)자문은 고대에 사용되던 일종의 부적으로 호신부(護身符)혹은 종교적 표지로 사용되었으며 태양 혹은 화(火)의 상징으로도 인식되었다.또한 범문으로 사용되면 길상이 집중된 곳'으로 해석되기도 하며,불교에서는 석가모니의 흉부에서 나온 상서로운 상(相)으로 알려져 있다.영원함 장구를 상징한다. 唐彩云,「關于中國傳統家具五金紋樣裝飾探究」2009. http://www.studa.net/meishu/100312/09442792-2.html 2011.6.17참조

20) 陸紅陽,喩湘龍,『圖案設計基礎敎程』,2008, p12

21) Gustav ecke, 『中國花梨家具圖考』,中國:地震出版社,1991,p14-15

22) 李宗碩,『韓國의 木工藝』,悅話堂美術選書, 1988,p.93

23) 李萬軍,矮歡,「室內設計」,美術(China Academic Journal Electronic Publishing House. 제공 2011.6.17참고

24) 孫羽,「淺析明式家具的哲學設計思想」2009. http://www.studa.net/Designs/100322/14212432.html. 2011.6.17.참고

25) 王其鈞,王謝燕著,『中國工業美術史』,기계공업출판사, 2008, p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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