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Vol. 25, No. 2

An Exploration of Expression Encouraging Formative Imagination Through Ambiguous Forms
모호한 형태에 있어서의 조형적 상상력의 발현
  • Eunyoung Park : Ewha Womans University

Imagination has been the driving force behind culture and civilization. Since the beginning of the 21st century, images have become more readily available thanks to new media such as computers, and our imagination as the result of our receiving new inspiration.

But ironically, imagination has moved away from pure creativity and become more commercial and standardized. Thus, a study on quality image production and well-guided concepts of imagination is required.

This study focuses on the abovementioned point and aims to encourage the public to use their imagination more by providing them with quality images.

To fulfill this objective, the following were carried out. First, "imagination" was comprehensively defined, and a comparison and contrast of formative imagination and conceptional imagination were performed. Second, the process of formative imagination was looked into with a focus on association by similarity and recognition by visual experience. Third, the expression of ambiguous forms that encourage formative imagination was studied, and supporting theories for the formative imagination were explored. Fourth, the way in which ambiguous form was used in graphics design and its implications were investigated.

I researched what is needed for imagination development in terms of formative part. I was able to identify which kinds of forms are more effective, and how they can be implemented in graphic designs. I believe that such knowledge will have a positive impact on the path that our culture will take in the future.

Abstract, Translated

상상력은 인류의 문화와 문명을 생성하고 발전시키는 창조적 원동력이 되어왔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컴퓨터, 디지털의 급격한 발전은 이미지의 범람을 가져왔고, 이는 우리의 상상력을 더욱 부추기게 되었다. 그러나 상상력이 개인의 창의적 사고와 무관하게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되면서 상상력이라는 말 자체가 유행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우리의 사고는 오히려 획일화되고 고정화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양질의 이미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고 이를 유도하기 위한 그래픽 디자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본 연구는 이러한 맥락에서 그래픽 디자인이 대중의 상상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하고, 창의적인 발상과 미래지향적인 사고에 기여하는 방법을 모색하였다. 연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상력의 포괄적인 개념을 정의하고, 상상력의 유형을 조형적 상상과 개념적 상상으로 구분하여 비교 고찰하였다. 둘째, 조형적 상상을 중심으로 그 발달 과정을 투사에 의한 연상 추리와 경험에 의한 재인 작용으로 나누어 조명하였다. 셋째, 조형적 상상을 유발하는 모호한 형태의 표현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였고, 이를 뒷받침하는 지각 원리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넷째, 모호한 형태가 그래픽 디자인에 적용된 사례를 살펴보고 그에 대한 조형적 상상력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전술된 것을 토대로 상상력의 개념과 영향력에 대해 보다 정확한 이해를 얻을 수 있었고, 조형적인 부분에 입각하여 상상력 발달에 필요한 필수적인 요인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었다. 또한 현대인의 상상력 증진을 위한 모호한 형태의 표현 가능성과 기대 효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Keywords:
imagination, formative imagination, ambiguous form, 상상력, 조형적 상상력, 모호한 형태.
pISSN: 1226-8046
eISSN: 2288-2987
Publisher: Korean Society of Design Science
Received: 07 Mar, 2012
Accepted: 14 Apr, 2012
Printed: May, 2012
Volume: 25 Issue: 2
Page: 251 ~ 263
PDF Download:

Citation: Park, E. (2012). An Exploration of Expression Encouraging Formative Imagination Through Ambiguous Forms. Archives of Design Research, 25(2), 251-263.
1. 서 론
1.1. 연구 배경 및 목적

오늘날 우리는 디지털 기술의 급진적 발달과 그로 인한 이미지 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다량의 이미지가 생산되어 우리는 일상에서 보다 많은 이미지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이미지가 파생하는 영향권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의 범람은 과거 예술가의 전유물이었던 이미지와 그것을 만드는 힘, 즉 상상력이 일반 대중에게까지 보편적인 행동 양식으로 확대되었음을 의미하며, 이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지의 범람은 개개인의 주체와 개성을 존중하기보다는 유행적인 매스미디어 값으로 환원된 소비적 이미지를 강조하기 쉽다. 또한 우리의 사고를 획일화시키며 상업적인 이용물로 전락시켜, 상상력을 증가시키기 보다는 개개인의 상상력을 고정화시키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에 이미지 생산의 주체적 역할을 하고 있고,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을 그 수단으로 삼고 있는 그래픽 디자인에 있어서 이미지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상상력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연구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그래픽 디자인은 시각적인 정보가 되는 이미지들을 가지고 대중과 소통해야 하고, 이를 위한 효율적인 조형 구성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떠한 형상을 보고 그것을 어떻게 지각하고 무엇을 상상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조형을 창작하고 소통하는데 있어 보다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대중에게 보다 많은 상상을 유도할 수 있는 조형적 형태 연구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그래픽 디자인 제시와 올바른 이미지 문화의 선도에 그 의의를 두고, 더 나아가 창의적인 발상과 미래지향적인 사고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1.2. 연구 범위 및 방법

본 논문은 상상력에 의한 이미지의 이해를 형태 지각에 입각한 조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하였다. 또한 조형적 상상이 비정형적이며 모호한 형태에서 더욱 고무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어 이를 문헌적 자료와 실제 그래픽 디자인 예시 자료들을 근거로 들면서 고찰해 나갔다.

그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본적으로 상상력이 무엇이고 그로 인해 우리에게 파생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상상력의 포괄적인 개념을 정의하였다. 더불어 상상력에 의해 떠오르는 이미지를 조형적인 것과 비조형적인 것으로 구분하여 이를 상상력의 유형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둘째, 지각된 대상이 어떠한 경로로 상상력을 유발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상상력 생성에 어떤 인자가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는지를 알아보았다. 이에 의해 도출된 추리연상 작용과 경험에 의한 재인과정은 조형적 상상력이 어떻게 상상력을 유도하는지를 판단하는데 주요한 근거가 되었다. 셋째, 비정형적인 모호한 형태에 있어서의 조형적 상상력의 가능성을 조명해 보기 위해 여러 문헌을 인용하여 근거로 삼았으며, 전체성, 유사성, 다각성, 다의성 등의 지각 원리를 모호한 형태의 조형적 상상의 바탕이 되는 기본 원리로 설정하여 설명하였다. 넷째, 모호한 형태의 실제 그래픽 디자인에 적용된 사례들을 들어 조형적 상상력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2. 상상력의 이해
2.1. 상상력의 개념

상상력(Imagination)은 심상(image) 혹은 표상(representation)을 의미하는 라틴어의 imago에서 유래하였고, 의식의 영역에 결합시키면서 존재하려고 시도하는 인간의 모든 떠오름이라 정의된다.1) 상상은 이미지라는 형식으로 우리의 머릿속에서 떠올려지고, 상상력은 우리의 사고를 시각화하여 이미지로 표출된다. 가스통 바슐라르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힘 즉 상상력은 무의식의 활동이 아니라 인간 내면 속의 의식의 활동 결과로서 그 자체 놀라운 창조력의 발현”이라고 보았다.2) 또한 철학자 칸트(E. Kant)에 의하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상상력은 보편적 개념에 따라 개별적 감각 내용들을 종합하는 능력”이라고도 정의하였다.3) 여기서 보편화하는 힘이란 부분에서 전체를 읽어내는 힘을 말한다. 어떤 실체의 부분만을 보고도 우리는 아직 보이지 않는 그 실체의 전체 모습을 읽어 낼 수 있는데, 이것이 보편화하는 힘이며 상상력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상상력이란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떠올리는 힘이고, 풍부한 상상력은 머릿속의 이미지가 구체적인 형상으로 현실에 표현되는 창의력의 전제조건이 된다.

2.2. 상상력의 유형

상상력을 인간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는 힘이라 정의할 때, 본 논자는 그 떠올림에 의한 이미지 유형에 따라 상상을 조형적 상상과 개념적 상상으로 구분하고자 한다. 이미지는 일반적으로 물질적 대상을 통해 지각된 감각적 내용이 형태, 그림 등으로 연상되는 것이라 할 수 있고, 제공된 실체나 형태, 또는 표현해 내는 주체의 정신적 심리적 요소에 따라 그 형상과 개념이 달라진다. 조형적 상상력이란 우리에게 이미지를 제공해주는 대상을 형상으로서 파악하여 조형적인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하며, 개념적 상상력이란 대상을 형이 아닌 그 본질적인 내용이나 스토리 등으로 연상하는 경우를 말한다.

조형적 상상은 우리가 어떤 대상을 보았을 때, 그 대상의 지각 요소로부터 떠오르는 것이 어떤 형태적 이미지일 때를 말하는 것이다. 이는 바슐라르가 제시한 형태적 이미지에 근거한다.

우리는 정육면체의 형태를 보고 여러 가지 상상을 통해 다양한 이미지들을 마음속에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육면체로부터 빌딩의 이미지를 가질 수도 있고 자동차나 기차를 그릴 수도 있다. 우리는 주어진 하나의 육면체로부터 무한한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그것들의 공통점은 모두 여섯 개의 사각형을 가진 육면체들의 변형들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하나의 대상이 주어졌을 때 그것의 외적 형태로 인해 생겨나는 이미지들을 형태적 이미지라고 부를 수 있다4)

이렇게 형태적 이미지를 떠올리는 조형적 상상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접하고 또 만들어내는 상상들이다. 루돌프 아른하임이 “보는 일(seeing)은 형태 확인(identification)이다.”5)라고 집약적으로 말한 바와 같이 우리가 어떤 대상을 본다는 것은 일단 형을 지각하는 것이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형태적 이미지를 떠올리는 조형적 상상력이라 부를 만하다.

이에 반해 개념적 상상은 우리에게 이미지를 제공해주는 대상을 형태 이외의 추상적인 의미, 스토리 등의 비정형적인 요소로 파악하는 것이다. 즉 개념적인 해석이다. 가스통 바슐라르에 의하면, 우리에게 제공 되는 대상의 물질에 의해 우리는 더 이상 정육면체가 아니라 무한한 무정형의 이미지를 만들며 그것은 즉각적이지 않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만들어진다.6) 우리는 대상을 보는 즉시 형태를 파악하고 그 다음에 그것의 세밀한 부분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조형적 상상은 형태를 보는 순간 즉각적으로 형태 확인을 위한 연상이 시작되지만, 개념적 의미를 위한 상상은 대상을 본 순간 즉각적으로 연상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느릿한 몽상 속에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변화를 하면서 그 본질적 개념에 접근한다고 한다고 할 수 있다.

조형적 상상과 개념적 상상의 예는 피카소의 <황소머리>에서 나타난 조형성과 르네 마그리트 <헤겔의 휴일>의 초현실적인 상상에서 가늠할 수 있다. 피카소의 <황소머리>는 조형적 상상력을 보여준다. 낡은 자전거의 핸들과 안장을 결합하여 소의 뿔과 머리의 조형적 본질을 유발시킬 수 있었다.

낡은 자전거의 형태에서 황소의 형태를 끌어내는 상상력의 비약은 바로 조형적 상상력에 해당된다.

반면, 르네 마그리트의 <헤겔의 휴일>은 친숙한 대상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그러면서도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물의 모순, 대립되는 요소들을 동일한 화폭에 결합시켜 개념적인 상상을 낳았다. 우산과 물컵이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이지만, 물을 거부하는 개념과 물을 담는 개념의 연관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어떤 이에게는 컵이 비를 주는 희망을 연상하게 할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게는 비를 피하는 보호막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우리는 풍부한 판타지와 무의식의 상상력을 느낄 수 있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조형적 연상이 아니라 그 실체가 지닌 본질에 대한 개념적 접근이다.


[그림 1] 조형적 상상력, 피카소 <황소 머리>

[그림 2] 개념적 상상력, 르네 마그리트 <헤겔의 휴일>
3. 조형적 상상력의 발달 과정

상상력의 유발은 우리의 지각에 의한 인지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현대 프랑스의 과학철학자 가스똥 바술라르(Gaston Bachelard)는 "상상력은 지각으로 주어진 이미지를 변형시키는 능력"이라 하였다.7) 또한 칸트(E. Kant)는 이미지를 인간의 인식과정에 편입시키고, 상상력에 의해 이미지의 생성이 단순한 지각의 조합이 아닌 이성과 사고의 통합으로까지 확대되어 나타날 수 있다고 상상력의 영향력을 강조하였다.8)

구체적으로 상상력을 위한 인지과정은 대상의 요소들이 우리의 감각을 통해 지각하고 인식하는 단계를 거치며 이미지화 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지각은 감각을 거친 외부요소에 대한 의식적인 표상의 형성을 말한다."9) 우리는 지각을 통해 대상의 개별적인 감각자료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료들을 정리하여 해석하는 과정을 거쳐, 의미 있는 표상을 만들어 대상을 인식한다. 따라서 우리에게 있어 감각상의 자극은 사고의 출발점이고, 내부적으로 유사한 형태 연상의 시작인 셈이다. 조형적 상상에 있어서도 형을 갖는 대상의 자극이 감각을 통하여 전달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감각 기관을 통해 받아들인 자극 요소들을 체계화하여 해석, 이해 산출하는 일련의 표상형성 과정은 조형적 상상력 생성의 기본 경로가 된다.

이 경로에서 다음의 두 요건이 필수적으로 작용하는데, 지각된 대상에 대한 투사와 주관적 경험과 기억 등의 정신적 측면의 영향이 그것이다.

3.1. 투사에 의한 추리 과정

대상을 지각하고 인식하는 과정에서 추리적인 연상은 조형적 상상을 유발하고 고무시키는 필수요건이 된다. 우리는 어떤 대상을 보고 그것이 무엇인지 무엇과 흡사한지 등을 여러 가지 알고 있는 사물과 연관 지어 연상하고 맞추어본다. 하늘에 떠가는 무정형의 구름에서 낯익은 얼굴을 연상하기도 하며, 걸어놓은 옷의 실루엣에서 커다란 곰을 연상하기도 한다. 이러한 연상은 모두 그 대상의 형태적 유사성에 의한 접근으로 조형적 구성과 연관된다. 따라서 이는 조형적 상상력 발달의 중요한 요인이 되며, 그 형성과정은 복잡한 추리의 과정을 거친다.

바로우(Barrow)는 구성주의적 관점에서 상상력을 “사고 과정에서 다양한 연상 법칙에 따라 모인 심상들을 조합하는 능력”이라고 보았다.10) 이런 구성은 독일 생리학자 헬름홀쯔(Helmholtz)의 무의식적 추리(likelihood principle)라 명명한 이론에서도 언급되었다.11) 무의식적 추리란 감각 자극으로 인한 지각의 그림 단서가 주어지면 그 문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보기를 기억해 냄으로써 문제를 푼다는 가설로 자신의 경험을 기초로 새로운 사고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간주되었다.

비고츠키(Vygotsky) 또한 인간의 사고 과정에 의한 상상력 형성에 있어서 추론 과정을 강조하고 있다. 상상력에 의해 형성된 지각 요소에 대한 “표상이란 감각적인 측면에서의 분류, 종합 추론을 거친 인식의 과정 및 결과이며, 이 과정에서 한 개 인에게 지각된 인상은 계속적으로 통합되거나 수정된다.”라고 보았다.12) 이렇듯 우리는 지각한 어떤 대상에 대한 요소들을 연상 작용의 예측, 검증을 통해 수정, 통합함으로써 조형적인 표상을 형성해 나간다.

이러한 추리과정은 유사성에 의한 투사(投射)의 메커니즘으로 수행되며, 이는 조형적 상상의 성격을 더욱 명확히 하는 형태적 추리의 근간이 된다. 우리는 어떤 대상을 접했을 때 그 대상의 형태를 파악할 때까지 그것과 유사한 그 무엇들을 연상하고 유사한 형태들을 계속적으로 대치시켜 본다. 즉 투사란 퍼즐을 맞추듯이 어느 한 형상에 유사한 다른 형상들을 대체하여 수정하고 조정하는 방법을 말한다. 에른스트 곰브리치(Ernst H. Gombrich)는 투사의 특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나무등결, 흙무더기 혹은 다른 사물에서 약간의 변화만 가하면 자연의 대상과 흡사하게 보일 형상이 우연하게 눈에 띌 수도 있는데 사람들은 그런 형상에 주목하면서 부족한 것을 더하거나 불필요한 것을 빼버리면 완벽한 유사성을 갖춘 형상으로 되지 않을까 하고 궁리를 하게 된다. 따라서 대상 자체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윤곽과 평면에 첨삭과 조정을 가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성취시키고 희열을 느꼈던 것이다.13)

조형적 상상력이란 우리의 감각기관을 투과한 지각 요소들에 대해 유사한 형태들을 투사하여 예측하고 검증하는 추리과정을 거쳐 적합한 조형적 표상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고무되며 이 추론적 투사 과정은 조형적 상상의 필수 요건이 된다.

3.2. 경험에 근거한 재인

우리의 경험과 기억 등의 정신적 요건은 상상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형에 대한 지각 경험은 조형적 상상력을 위한 복잡한 추리 과정에서 영향력 있는 요건으로 작용한다. 과거에 습득한 시각 지식은 시야에 나타난 어떤 물체의 형태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우리가 지각하는 형이란 대상을 관찰하는 순간 감각기관에 투과된 자극만이 아닌 그 이상의 것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그 이미지는 과거에 지각되었던 형에 대한 기억들과 상호작용한다.

대상의 지각과 기억 간의 상호 작용은 이전에 지각하였던 유사한 형태를 가진 물체의 재인(再認)과정에서 일어난다.14) 재인이란 현재 접한 대상에 대해 과거에 보았거나 접촉했던 경험이 있음을 기억해내어 유사한 지각 표상들을 만들어 그 물체를 재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어떤 대상의 조형적 표상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그 자극과 연관된 가장 적합한 도형 패턴을 찾도록 검색하고, 그 과정에서 형에 대한 기억들은 유연하게 이 검색을 도와준다. 경험에 의존된 조형적 재인 과정을 아른하임은 셰마의 도식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개인지 또는 고양이인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만약 고양이라면, 즉 고양이에 대한 셰마를 참조할 경우 주둥이 부근에 긴 털이 있는지의 여부, 작은 귀를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그 대상이 주둥이 부근에 긴 털을 가지고 있고 매우 작은 귀를 가지고 있다면 그 대상은 개가 아니고 고양이이며, 더 이상 그 대상을 살펴볼 필요가 없고, 이러한 탐문의 결과 더 구체적으로는 가설 검증의 결과 그 대상을 고양이라고 분류하게 된다.15)

여기서 셰마는 형태적 지각 카테고리 묶음을 의미하며 오래된 경험을 통해 뇌에 구축해 놓은 구조 덩어리라 할 수 있다. 과거의 시각적 경험은 현재 지각하는 대상에 대한 정보를 비교하고 분석하는 탐문을 제기하고 그 자료를 통합하여 적합한 표상을 형성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조형적 상상에서 경험의 중요성을 알아볼 수 있는 버클리트(F. C. Bartlett)의 실험은 다분히 의미가 있다.16) 버클리트는 학생들에게 선사시대 도끼를 암시하는 형상을 보여주고 그 형상이 무엇 같은지를 그리게 하였다. 이 형태를 보고 어떤 학생은 곡괭이라고 보고 끝이 뾰족하게 그렸고, 또 다른 학생들은 닻으로 여겨 고리 모양을 과장시켜 그렸다. 그 오브제를 분류하는 훈련을 쌓은 적이 있어 그 형상을 익히 알고 있었던 한 학생만이 “선사시대의 전사용 도끼”라는 명칭을 붙여 형상을 정확히 재현하였다. 이는 경험에 따라 대상의 형태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고, 조형적 상상에 의한 생성된 표상에 경험이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준다. 선사시대 도끼를 한 번도 보지 못해 기억에 없는 사람은 아무리 그와 비슷한 형을 제시하여 보여주어도 도끼를 연상하지 못할 것이다. 풍부한 경험은 추리작용을 위한 사고에 영향을 주어 풍부하고 남과 다른 연상을 만들어 내어 조형적 상상력을 높인다.

[표 1]
조형적 상상의 발달 과정


4. 조형적 상상력과 모호한 형태
4.1. 모호한 형태에 있어서의 조형적 상상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조형적 상상력을 위한 추리 연상 과정에서 경험이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그러나 현재 지각된 표상 그 자체가 어떤 형을 갖고 있지 않으면 과거에 경험한 그 어떤 형도 현재 보고 있는 것에 적용될 수 없다. 그러면 어떠한 형이 지각 될 때 우리는 조형적 상상을 더욱 유발시킬까? 논자는 사실적이고 정형적인 형태보다 부정확하고 정형적이지 않아 무엇이라 단박에 알 수 없는 형태, 즉 모호한 형태에서 조형적 상상이 더욱 활발하게 유발된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자 한다.

모호한 형태란 시각적 대상이 그 속에 조직화된 지각적 양식을 발견할 수 없을 때, 즉 비구조적이라든가 비정형일 때의 형태를 의미한다. 어떤 종류의 구름이나 지형과 같이 주어진 형태가 매우 막연해서 눈이 뚜렷한 형과 색채의 특징을 잡을 수가 없는 형태이다.

모호한 형태에 대한 조형적 상상의 가능성은 일찍이 레오나드로 다빈치(Leonardo Da Vinci)에 의해서 시도 된 바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그의 저서 <회화론>에서, 물감에 흠뻑 적신 솜뭉치를 벽에 던져 나온 형상에서 사람의 모양, 여러 동물의 모양 등을 볼 수 있고, 습기로 얼룩진 담벼락이나 색깔이 고르지 않은 바위에서 결렬하게 움직이는 인물, 갖가지의 얼굴표정 등의 형태를 환원시킬 수 있음을 지적 하였다.17) 조형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모호한 형태의 제시는 부르노 무나리(Bruno Munari)의 판타지 실험에서도 구체적으로 드러난다.18) 그의 상상의 눈에는 습기가 차 곰팡이가 핀 벽면이 수많은 섬들이 떠 있는 바다처럼 보였으며, 그 수많은 섬들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식으로 훨씬 구체적인 조형적 상상의 제안을 하였다

모호한 형태는 그 특유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고정관념화 된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는 복잡한 추리와 연상을 요구한다. 이는 한 가지 사고에서 그치지 않고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 사고하여 궁극적으로 조형적 상상력을 고무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한 근거는 다음 몇 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우리는 직면한 시각적 자극에 있어서 모호한 형상에 더 많은 매력을 느끼는데, 이것은 뇌가 이미 너무나 흔한, 잘 알고 있는, 확실하게 모든 것이 드러난 시각정보보다는 무언지 확실하게 알 수 없는 형태에 더 많은 호기심을 유발시킨다는 것이다. 로저 쉐퍼드(Roger Shepard)에 의하면 “애매한 도형은 보는 순간 비상한 주의를 끌기 마련이고, 이런 그림은 즉각적이고 습관적인 인식과 다르기 때문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떤 심층적인 수준에서 사람들을 사로잡는다.”라는 것이다.19) 또한 우리의 뇌는 효율성을 지향하여 새롭고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정보, 부족함을 가지고 있는 미완성인 부분, 새로운 정보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20) 아른하임이 말한 내용에서도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윤곽이 선명한 이미지들은 때로 기억의 흔적이 가지는 뚜렷한 영향력을 충분히 억제할 만큼 강할 수도 있다. 그것은 때때로 어떠한 적절한 영향력 하에서 변하기도 하고 애매모호한 양상을 띠기도 한다, 과거와 연결된 이 유대는 과거 기억이 현재의 지각 형상의 구조적 약점(애매성)을 압도하리만큼 작용하느냐 않느냐의 여부에 따라 뚜렷한 효과를 가질 수도 있고 못 가질 수도 있다. 그것은 현재의 자극과 그에 상응하는 기억 흔적의 힘을 비교했을 때 가지는 상대적인 강도의 문제이다.21)

이는 눈앞에 보이는 형상이 선명하고 명백한 이미지이면 우리 기억의 영향력은 축소되어 효과적이지 않게 되고, 그 형상이 명명하기에 애매모호한 양상을 띠면 우리의 기억과 추리는 효과적으로 활발히 작동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근거는 모호한 형태는 명확한 형태에 비해 그 형태 해석에 있어서 두 가지 이상의 다양한 유추가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곰브리치는 형태의 불확실성은 그 판독에 있어서 상상의 여지를 많이 남기며 모호성이란 이미지를 읽는 문제의 열쇠라고 피력하였는데, 그의 모호한 형태의 조형적 상상의 가능성에 대한 이해는 다음의 그림에서 확실히 알 수 있다.22) [그림3]은 보기에 따라 토끼로도 보이고 오리로도 보인다. 토끼인가 오리인가 하는 이 모호성은 이미지 판독을 위한 열쇠가 된다. 이는 모호한 대상을 납득할 때까지 대상과 연상 이미지를 조율시켜 여러 가지 대안을 투사시키면서, 가능한 경험의 범주 내에서 이미지 전체를 판독하고 있음을 설명해 준다. 다시 말해 모호한 형태가 투사에 의한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해 자연스럽게 조형적 상상을 돋운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 로르샤흐에 의해 개발된 테스트에선 형태가 뚜렷하지 않은 모호한 잉크반점 카드를 제시하여 무엇처럼 보이는지, 무슨 생각이 나는지 등의 자유로운 조형적 상상을 하게하여 그 판독 결과를 가지고 인간의 심리검사를 하였다. 그 결과 한 잉크 얼룩이 나비, 박쥐 등의 수많은 다른 형태로 해석 되었다. 이 예는 저마다 내린 판독의 결과가 무엇이든 간에 모호한 형태는 다양한 조형적 상상을 유발 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 3] 곰브리치의 제시그림

셋째로 모호한 형은 그 형태에 대해 즉각적인 판독이 어려워 그를 위해 심적 노력을 기울이게 되며, 조형적 상상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이는 두 번째 근거와도 관련이 있는데, 한 형태에서 특별한 요소를 읽어내는 과정은 자극을 의미 있게 구성하려는 심적 노력이 필요하다. 아른하임은 “심적 노력이 많이 드는 지각은 모호한 자극을 놓고 두 가지 이상의 지각 추리가 가능할 경우, 또는 자극이 모호해서 감각자료가 지각 추리를 즉각적으로 이끌지 못할 때 경험된다.”라고 하였다.23) 형태가 모호한 경우, 저장된 기억으로부터 더 많은 노력을 들여 가장 잘 맞는 모형을 반복 검색하게 되어 다른 도형 패턴을 찾으려 노력하며, 이러한 형태의 치환을 반복하여 최종적으로 적절한 하나가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림 4]는 명확한 형과 모호한 형을 비교하여 모호한 형에 대한 조형적 상상을 위한 심적 노력을 드러내는 실험이다. [그림 4]의 a는 다른 어떤 대안이 있을 수 없는 누가 보아도 하나의 원이다. b는 뾰족한 것으로 보다 세분되어 특징화되고 있지만 우리는 별임을 단번에 알아본다. 그러나 c의 형태는 우리의 경험과 지각된 자극 요소 간에 마찰을 낸다. 우리는 a, b의 경우와는 달리 c 도형을 볼 때, 제 나름대로의 형상을 찾으려고 밀고 당기고 하는 노력을 들이게 되고 마침내 이 도형의 전체 패턴은 삼각형과 직사각형으로 분열되어 버린다.24)


[그림 4]

“이것이 어떤 형이다.”라고 눈에 뚜렷이 들어오는 정형적인 도형일 때 그에 대한 답은 명확해진다. 반면 모호한 형상은 즉각적인 이미지 판독에 어려움을 주어 그것을 읽어내는 데에 많은 심적 노력을 기울이게 되며 이것은 조형적 상상을 유발하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 윤곽과 면의 형이 모호할수록 오히려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고,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4.2. 모호한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지각 원리

우리의 눈이 본능적으로 지각되는 형상의 모호함에 더 많은 연상과 노력을 들여 조형적 상상을 유발한다면, 지각된 모호한 형상들에 대한 조형적 상상력은 다음의 지각 원리의 틀을 바탕으로 유발된다.

4.2.1. 전체성과 필수적인 단서

부분보다는 전체를 우선하는 지각의 원리는 모호한 형태에서 어떠한 형상을 유추해 내는데 주요한 요소가 된다. 우리는 어떤 형태를 지각할 때 그것을 각각의 산만한 부분들이 아닌 하나의 의미 있는 전체로 지각하며 따라서 그 대상의 전체적인 형태나 윤곽이 중요성을 가지게 된다.25) 대상의 지각에 있어서 그 전체적인 특징이 그 대상의 부분들을 인식하는 것 보다 빠르게 파악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전체성의 파악은 다음의 두 가지 요소에 의해 작동된다.

그 하나는 단순성이다. 이것은 형태를 지각함에 있어 본질적으로 우리의 지각은 어떠한 형태이든 가능한 한 대상을 단순하게 파악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나머지 부분적인 것들은 삭제되어 각개 부분의 속성이 아닌 전체성을 갖는다는 것이다.26) 우리는 사람의 얼굴을 보면 전체적인 이미지를 인지하지 얼굴에 점이 있었는지 정확히 코가 어떻게 생겼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즉 대상의 작은 세부는 한 층 큰 전체로 인하여 간과되기 쉽고, 지각적으로는 판독을 지나친다. 예를 들어, [그림 5]를 지각 할 때 우리는 우둘투둘한 외곽의 부분들을 무시하고 머릿속에서 단순화시켜 전체적인 삼각형을 먼저 인지한다.


[그림 5]

두 번째 요소는 우리는 그 형태를 짐작케 하는 힌트만으로 전체 형상을 상상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 형태를 짐작케 하는 힌트는 매우 의미 있는 말이다. 곰브리치는 이 필수적인 힌트를 “단서”라고 칭하며, “대담하고도 명확하게 제시되는 몇 가지 단서는 우리로 하여금 그 이미지가 제시하는 수수께끼의 해답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라고 하였다.27) 즉 몇 가지 단서가 어떤 복잡한 대상을 충분히 어떤 것으로 상기시켜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른하임 또한 지각을 위한 최소한의 단서를 “몇 개의 선택된 표시”라고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실제 그것만으로 어떤 사물의 형상임을 알아보는 데 충분할 뿐만 아니라 실제 사물의 생생한 인상도 지닐 수 있다. 몇 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들은 지각된 대상의 아이덴티티를 결정짓고 통합된 전체 패턴을 만든다.28)

살펴본 바와 같이 모호한 형태에 있어서 본질적인 몇 가지 단서는 주어진 형이 어떤 그 대상이게 하는 필수적인 요소이며, 이 필수적인 요소를 배재하면 우리의 지각은 상상의 방향을 잃게 된다. 모호한 형태의 조형적 상상에 있어서 전체성과 필수적인 단서가 주요한 틀로 작용한다면, 그 구체적인 예를 다음의 [그림 6]에서 볼 수 있다. 고양이의 긴 꼬리와 삼각형 형태의 귀는 고양이를 다른 동물들과 구분 짓는 특징적인 단서이다. 우리의 지각은 정형적이지 않은 이 모호한 형태를 귀와 눈, 꼬리를 암시하는 뾰족한 삼각형과 조그만 원, 길쭉한 면을 힌트삼아, 구불구불한 복잡한 외곽선을 무시하고 전체의 윤곽을 우선적으로 파악하여, 여러 가지 연상추리과정을 거쳐 마침내 고양이를 판독하게 된다.


[그림 6] 박은영 <Red Cat>

또 다른 예를 부르노 무나리(Bruno Munari)의 얼굴 형태에 관한 디자인 [그림 7]에서 볼 수 있다.


[그림 7] 부루노 무나리 <Look into my eyes>

우리는 보름달 등에서 사람얼굴을 상상하기도 한다. 이때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 조형적 상상의 단서는 무엇일까? 그것은 머리 윤곽, 눈, 코, 입 등에서 발견되는 원과 같은 특수한 아우트라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브루노 무나리는 얼굴의 필수적인 단서로 눈 코 입과 대치될 수 있는 조그만 동그라미 세 개를 주요하게 보았으며, 그 요소에 다른 이미지들을 대입하여 다양한 사람의 얼굴을 표현하여 우리의 조형적 상상력을 자극하였다. 기본이 되는 필수적인 단서들을 제외하고 여타 어떤 다른 형들이 부수적으로 제시되어도 우리는 그것들을 무시하고 단서를 힌트삼아 얼굴을 떠올리게 된다.

4.2.2. 유사성

부르노 무나리(Bruno Munari)는 상상의 기본 활동 중 하나를 “시각적으로 유사한 것끼리 등치시키는 유비(類比)”로 꼽았다.29) 조형적 상상은 전체성과 필수적인 단서를 근거로 유비에 의해 진행된다. 그것은 필수적인 단서를 가지고 그것과 대치될 유사한 형태를 계속적으로 연상하여 추리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런 유비에 의한 추리는 조형적 상상의 중요한 원리가 된다.

앞서 논자는 투사에 의한 추리와 경험에 의한 지각 카테고리에 대해 설명하였다. 조형적 상상이란 외부적 요소에 대해서 형태 지각 카테고리를 투사 적용시키는 것에 의해 성립된다. 이는 주어진 형의 구조에 의해서 불러일으켜지는 형태적 유사성에 기인한다. 애매모호한 형태에서의 조형적 상상은 그 의미를 추출하고자 우리가 아는 범위 내에서 비슷한 것들을 연상하는 구조적 유사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앞서 예를 든 피카소의 <황소머리>는 자전거 안장으로 머리를 자전거 핸들로 뿔을 붙여 황소 머리를 만들어 이런 구조적 유사성이 여실히 드러난 대표적 예이다.

4.2.3. 다각성, 다의성, 다양성

하나의 모호한 지각 대상물이 주어졌을 때 우리는 다각도로 보려한다. 즉 우리는 머릿속에서 이미지를 자유롭게 회전하여 상상하고 인식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메츨러와 세퍼드의 심적 회전(mental rotation)실험은 우리의 다각적인 형의 상상을 간접적으로 입증한다. 심적 회전 실험은 방향이 다른 같은 모양의 도형 한 쌍이 그려진 그림을 제시하고 그것이 같은 물체인지를 판단하는 실험이다.30) 피험자들은 두 도형을 맞추기 위해 꺾여 있는 정육면체를 머릿속으로 떠올린 후 하나의 도형이 다른 도형과 일치할 때까지 머릿속에서 이미지를 회전시켜 인식한다. 이것은 우리가 지각 대상인 형이 다소 삐뚤거나 각도가 변형 되어도 마음속의 상상 작용을 작동시켜 인식함을 보여준다.


[그림 8] 메츨러와 세퍼드의 심적 회전 실험

다각적인 상상은 더 나아가 다의미를 가진 조형적 상상으로 확장될 수 있다. 다의미의 조형적 상상은 반전과 회전 등으로 인해 다수의 의미가 내포되고, 우리로 하여금 신기하고 혼란스러우면서도 새로운 시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림 9]의 a와 b는 하나의 동일한 형태를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이것을 바로 했을 때 우리는 새를 상상 할 수 있고(a), 이것을 회전하여 각도를 달리 해서 보면 소년의 모습이 보인다(b). 다각성과 다의성에 입각해 우리는 애매한 형을 뒤집어보고 바로 보고 회전시켜 다양한 의미를 축출해 내며 이것이 모호한 형태에 있어서 조형적 상상을 확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림 9]
4.3. 그래픽 디자인 적용사례

복잡한 추리 과정을 포함하고 있는 조형적 상상은 우리에게 독특한 시지각적 체험을 줄 뿐만 아니라 인간의 내재된 경험의 세계를 통한 심리적 만족감을 동반하여 효과적인 이해와 설득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물리적인 측정과 일치하지 않는 모호한 형은 신기하고 흥미로운 지각현상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거나 주위를 환기시키는 작용을 하기에 시각적 효과를 높이고 독특한 시각적 전달을 강조하는 수단으로 널리 사용될 수 있다.

조형적 상상력이 우리가 창조해낸 표현을 커뮤니케이션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표현을 벗어나 많은 다양성과 은유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그래픽을 활용한 디자인 전반에 걸친 적용에 주요한 이유가 된다. 직관적 유사성에 의한 조형적 상상의 유추는 은유로 인한 개념 형성을 위한 비유적 개념과 본래의 개념을 이어주는 촉매 구실을 하여 단조롭지 않고 재미있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효과적이다. 비록 무슨 내용인지 문자정보가 충분치 않더라도 그 이미지만으로 형상이 무엇인지를 판독상상하고 그것이 주는 내용과 느낌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다. 실제적으로 조형적 상상에 의한 모호한 형태의 표현은 포스터, 광고, 일러스트 등등 다양한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림 10]의 a는 영화 스타워즈의 주인공 로봇 “다스베이더”(b)를 형상화한 그래픽이다. 이 그래픽디자인은 경험이 상상력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준다. 영화 스타워즈를 보지 못한 사람은 이 모호한 형상에서 “다스베이더”의 형상을 떠올리지 못한다. 그러나 영화를 접하고 다스베이더의 형상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모호한 형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렵지 않게 판독한다. 이 모호한 형상은 분명 대상을 있는 그대로 옮겨 놓은 직접적인 표현보다 “이것이 무엇인가?”하는 호기심을 유발하면서 시각을 한 번 더 끌고 집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림 10]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

[그림 11]

[그림 12]

[그림 11]는 휘트니스 클럽의 광고 그래픽이다. 이 그래픽디자인은 뚱뚱한 사람의 몸통 일부를 확대 형상화하여 언뜻 무엇인지 판독이 모호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것은 마치 울상을 짓고 있는 열굴 표정을 연상하는 조형적 상상을 유도한다. 이 조형적 상상은 살찐 몸에 대한 스트레스를 울상을 짓고 있는 얼굴을 조형적으로 연상하게 하여 불행한 당신의 몸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곳이라는 의미까지 확장된다.

[그림 12]은 무엇으로 보이는가? 이 이미지는 언뜻 보면 사람의 귀처럼 보인다. 그러나 완벽한 귀의 형태라기 보기에는 어딘가 모호한 구석이 있다. 얼마간의 시간을 갖고 조형적 상상을 작동시켜 이미지를 읽으면 우리는 귀의 모습에서 사람 얼굴의 형상을 찾아낼 수 있다. 이것은 귀와 음악을 듣는 사람을 대표이미지로 하여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디자인 컨셉으로 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위한 그래픽 디자인이다.

[그림 13]은 도시바 SD메모리 카드 광고를 위한 그래픽 디자인이다. 충분한 저장 공간을 가진 메모리 카드를 강조하려는 디자인 의도가 숨어있다. 이는 작은 동물이 큰 동물을 삼켜버린 이미지를 아용하여 삼켜진 동물이 무엇인지를 조형적으로 상상하게끔 한다. 우리는 이 이미지를 보고 그것의 희미하고 모호하게 보이는 동물 윤곽의 실루엣을 통해 뱃속에 삼켜진 동물의 모양을 조형적으로 상상한다.


[그림 13]

[그림 14]

이는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에 실린 보아뱀이 코끼리를 삼켜버린 내용의 일러스트레이션[그림 14]에서도 볼 수 있는 형상이다.


[그림 15]

[그림 15], [그림 16], [그림 17]는 유사성에 입각한 조형적 상상의 예를 보여준다. [그림 15]은 걸려 있는 핑크색 옷을 클로즈업해서 찍은 사진으로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 이미지를 자세히 보면 핑크색 코트에 달린 단추가 마치 까만 눈과 코를 가진 강아지처럼 연상된다. 또 [그림 16]은 안장에서 돌고래를 연상시키며, [그림 17]은 나사와 초록색 페인트에서 개구리의 형태를 떠올리게 한다. 이 이미지들은 “If you see an animal, you're missing something"라는 주제를 가진 공익 캠페인들로 평범한 물건들에서 동물의 모습을 발견하게 하는 조형적 상상을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동물의 존재를 알리는 장치로 사용하였다. 이 그래픽 디자인들은 형태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일부러 이미지를 즉각적으로 알아보기 어렵게 동물들을 형상화해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동물들을 강조하였다.


[그림 16]

[그림 17]

[그림 18]와 [그림 19]은 부엉이를 연상시키는 조형적 상상을 바탕으로 하는 이미지들이다. [그림 18]은 “Beans & Beyond”라는 커피제조 회사의 “Extra Strong Coffee”라는 컨셉으로 제작된 커피 광고 이미지이다. 커피 잔과 커피 알갱이를 모아 부엉이를 형상화하여 이미지를 만들었으며 실제적으로 단순성과 전체성의 지각원리에 입각해 우리는 커피 잔과 커피 알갱이가 아닌 부엉이의 형을 전체적으로 지각하게 된다. 이는 커피 알갱이와 부엉이의 형태를 오버랩 시키는 조형적 상상을 통해 각성효과가 아주 뛰어난 커피를 강조한다. [그림 19]의 부엉이 이미지는 부엉이의 필수적인 형태적 단서를 가지고 부엉이의 형을 만들고 있다. 즉 부엉이의 큰 눈과 부리에 해당하는 둥그런 큰 원들과 타원을 부엉이 형상의 필수적인 단서로 보고 디자인하여 모호한 형태로부터의 추리 작용을 극대화시키는 조형적 상상을 유도하고 있다.


[그림 18]

[그림 19]

[그림 20]과 [그림 21]은 재료의 물질성에서 이루어지는 우연적인 모호성에서 모티브를 찾아, 직관적으로 비정형적인 형태를 유도하여 조형적 상상을 유발하고 있다. [그림 20]은 액체인 우유가 튄 부분의 모양이 자세히 보면 나비가 날아가는 형상을 연상시키는 조형적 상상을 일으킨다. 나비처럼 상쾌한 우유를 강조한 “Drink milk, feel lightness!”라는 카피의 우유광고이다. [그림 21]의 경우, 우리는 이 이미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의 추리로 인해 이것의 짧지만 강한 메시지에 공감한다. 화면 가득히 매운 모호한 하얀 연기는 악마의 형상을 연상시키는 조형적 상상력의 매개가 된다. 이 그래픽디자인은 브라질의 한 광고회사인 Neogama BBH의 공익 광고로 조형적 상상을 유도하여 금연에 대한 중요성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그림 20]

[그림 21]

[그림 22]은 지구 온난화를 경고하는 포스터이다. 우리는 조각난 얼음 덩어리들의 형에서 연상적 추리를 통해 북극곰의 형상을 읽어낸다. 하얀 조각들은 얼핏 보면 조각난 얼음들 같아 보이지만 북극곰의 형상이 오버랩 되는 조형적 상상을 유도한다. 얼음 조각으로 묘사된 북극곰의 다리가 잘린 조형적 상상 표현은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얘기하는 장치 가 된다.


[그림 22]
5. 결 론

상상력은 그것이 개념적이든 조형적이든 간에 이성에 유연한 힘과 활기를 불어넣어 우리들이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필요한 활동 중 하나이다. 상상은 현시점에 존재하지만 과거 경험에 기초하고 미래 지향적인 도약을 준비한다.

그래픽 디자인에 있어 상상은 창의적 창작활동의 절대적인 첫 시작점이 된다.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되는 그래픽 디자인은 단순한 시각적 만족뿐 아니라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어떻게 전달해야 될 지가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어떤 간결한 형태를 통해 그 의미를 넓게 확장 시키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명료하게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이에 조형적 상상력이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논자는 조형적 상상을 개념적 상상과 비교하여 그 개념을 설명하였고, 이미지 판독을 위한 반복적인 연상을 유도하기 위해 투사에 의한 추리와 경험에 근거한 재인을 필수적인 요소로 지적하면서 그 발달과정을 설명하였다. 특히 눈앞에 보이는 형상이 명확하고 ‘무엇이다’라고 단박에 알 수 있는 정형적인 형상보다, 형상을 정확히 명명하기에 애매모호한 형태에서 보다 많은 조형적 상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검토 하였다. 모호한 형상이 우리의 비상한 주의를 끌고 호기심을 일으키는데 용이하고 다양한 유추가 가능하여 그것의 판독을 위해 더 많은 심적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는 점을 문헌적 근거와 예시를 통해 설명하였다. 이러한 모호한 형태에서 조형적 상상의 유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유사성, 전체성, 다각성의 지각 원리와 필수적인 단서가 될 수 있는 시각적 요소를 들었으며 이를 다양한 그래픽 디자인의 예시를 통해 확인하였다.

모호한 형태에 대한 조형적 상상은 시각적 경험을 바탕으로 추리와 연상을 이용해 대중에게 은유적 표현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확장된 의미를 전달해 준다. 이를 통해 어떤 이미지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한계가 통상적인 경계를 넘어 얼마나 멀리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비 개연적인 것에 의해 주의를 끌고 판독과정을 확대시킴으로써 그래픽 디자인의 기능을 더욱 극대화시킬 수 있다. 모호한 형태의 조형적 상상을 통한 시각경험의 확대, 다양한 표현의 내포는 많은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본 연구가 모든 상상에 대한 이론을 완벽하게 포함할 수는 없다. 향후 상상력과 그것을 유발하는 표현, 또 그에 대한 방법론적 연구가 지속적이고 깊이 있게 이루어져 이를 참조한 디자이너들의 창의적인 발상과 표현이 디자인에 발전적으로 적용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연구는 디자인 영역뿐 아니라 창의적 사고와 발상이 필요한 모든 영역의 발전에 기여하리라 사료된다.

Notes

1) 허승희, 박동섭, 강승희, 아동의 상상력발달, 서울:학지사, 1999, p.16.

2) 유평근, 진형준, 이미지. 살림출판사, 2001 p.45.

3) 허승희 외, 앞의 책, p.25.

4) 홍명희,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살림, 2005, p.31.

5) 루돌프 아른하임, 미술과 시지각, 미진사, 1995, p.48.

6) 홍명희, 앞의 책, p.33.

7) 김정초, 내재된 세계의 상상적 표현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석사, 2001, p.18.

8) 유평근, 진형준, 이미지, 살림출판사, 2001, p. 125에서 재인용.

9) 이지애. Gestalt 이론을 활용한 조형 표현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2001, p. 6.

10) 허승희 외, 앞의 책, p.18.

11) 에른스튼 곰브리치. 예술과 환영.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1956, p.23.

12) 허승희 외, 앞의 책, p.18.

13) 에른스튼 곰브리치, 앞의 책, p.164.

14) 루돌프 아른하임, 시각적 사고,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1969, p.140.

15) 위의 책, p.471.

16) 에른스튼 곰브리치, 앞의 책, p.116.

17) 위의 책, p.288.

18) 브루노 무나리, Fantasia, 서울:두성북스, 1968, p.225.

19) 로저 셰퍼드, 마음의 시각, 동아출판사, 1990, p.11.

20) 오병권. 디자인과 이미지 질서.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1999.

21) 루돌프 아른하임(1995), 앞의 책, p.54.

22) 에른스튼 곰브리치. 앞의 책, p.7.

23) 루돌프 아른하임(1969), 앞의 책, p. 465.

24) 루돌프 아른하임(1995), 앞의 책, p.73.

25) 이지애, 앞의 논문, p. 15.

26) 위의 논문, p. 18.

27) 에른스튼 곰브리치, 앞의 책, p. 352.

28) 루돌프 아른하임(1995), 앞의 책, p. 50.

29) 브루노 무나리, 앞의 책, 1968, p. 41.

30) 이수진 외, 디자인상상 스물하나, 두성북스, 2009, p. 39.

References
  1. 1) 김민희. (2007). 게슈탈트 이론 적용을 통한 포스터디자인 표현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
  2. 2) 김정초. (2001). 내재된 세계의 상상적 표현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
  3. 3) 안지현. (2004). 우연성을 활용한 텍스츄어와 추상형태 표현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
  4. 4) 오병권. (1999). 디자인과 이미지 질서. 서울: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5. 5) 유평근, 진형준. (2001). 이미지. 서울:살림출판사.
  6. 6) 이수진외.(2009). 디자인상상 스물하나. 두성북스.
  7. 7) 이지애. (2001). Gestalt 이론을 활용한 조형 표현연구. 이화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 석사학위 논문.
  8. 8) 허승희, 박동섭, 강승희. (1999). 아동의 상상력발달. 서울:학지사.
  9. 9) 홍명희. (2005).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서울: 살림출판사.
  10. 10) Barrow, R. (1988). Some Observations on the Con- cept of Imagination. In K Egan & D. Nadaner. Imagination and Education. Milton Keynes : Open University Press.
  11. 11) 브루노 무나리. (1968). Fantasia. 서울:두성북스.
  12. 12) 브루노 무나리. (1977). 디자인과 시각 커뮤니케이션. 서울:두성북스.
  13. 13) 에른스트 곰브리치. (1956). 예술과 환영. 서울: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14. 14) 장 폴 사르트르. (2008). 사르트르의 상상력. 서울:도서출판 기파랑.
  15. 15) 로저 셰퍼드. (1990). 마음의 시각. 서울:동아출판사.
  16. 16) 루돌프 아른하임 (1966). 예술심리학. 서울: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17. 17) 루돌프 아른하임. (1969). 시각적 사고. 서울: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18. 18) 루돌프 아른하임. (1995) 미술과 시지각. 서울: 미진사.
  19. 19) Michael J. Gelb. (1998). How to think Leonardo Da Vinci. New York : Random House.
  20. 20) 사무엘 테일러 코울리지. (1997). 상상력이란 무엇인가. 서울:살림출판사.
  21. 21) 티모시 사마라. (2009). 디자인 언어. 아트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