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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lim women’s fashion based on the social and the cultural background of the Middle East
: Centered on veil (hijab and abaya)
중동의 사회ㆍ문화적 배경에 따른 무슬림 여성패션 연구
: 베일(Veil) (히잡(Hijab)과 아바야(Abaya))을 중심으로
  • Hyun-Joo Kim : Dep. of Fashion merchandise Design, College of Art, Dankook University
  • Hye-Yeon Kim : Ewha Womans University
  • Sul-A Han : Kaiserine R&D Center (Harriette Kim) 연구소장
  • Jin-Soo Jeon : STEREOTYPE 대표

From the perspective of Western colonialism, Christianity and feminism, the practice of Muslim women wearing veils is viewed as a "culture derived from Islam" or a "suppression of women's rights". However, the traditional clothing of Muslim women is a symbol of their identity and a tool of communication which represents a complex phenomenon of their ethnicity, religion, and tradition. In addition, it is a language that conveys the message of their religion, society, and culture; therefore, it is necessary to analyze Muslim women's traditional clothing's exact meaning and symbolism considering the Muslim society as a whole.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nquire into the true meaning of the traditional clothing of Muslim women based on Middle Eastern society, culture, and customs, and to analyze changes in modern Muslim women's fashion trends.

The aim of this research is to break the Eurocentric stereotype against Islam civilization and women and to broaden people's view of studying the fashion of Muslim culture.

Abstract, Translated

무슬림 여성의 베일 착용 관습은 서구에서 식민주의나 기독교 혹은 페미니즘(feminism)의 관점에서‘이슬람에서 비롯된 문화’ 혹은 ‘여성 인권 탄압의 기제’로 인식되며 탄압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의상은 그들 정체성의 상징이며 커뮤니케이션의 한 도구로서 무슬림 여성들의 신분, 계습, 민족, 종교 등을 나타내는 복잡한 현상이다. 또한 종교와 사회, 그리고 문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언어이므로, 그 정확한 의미와 상징성은 그 사회 전체에서 분석하여야 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이슬람 사회, 문화, 관습과 이슬람에 따라 상황화된 옷의 한 부분으로서 무슬림 여성의 전통의상이 지닌 의미와 상징을 고찰하고, 점차 변화되어가는 현대 무슬림 여성 패션의 동향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이를 통하여 서구 중심의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 이슬람과 문명과 여성, 그들의 패션을 읽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Keywords:
Middle east, Muslim, Islam, Traditional Clothing of Muslim women, Abaya, Chador, Burka, Veil, Hijab, 중동, 무슬림, 이슬람, 무슬림 여성 의상, 이슬람 전통 복식, 아바야, 차도르, 부르카, 베일, 히잡.
pISSN: 1226-8046
eISSN: 2288-2987
Publisher: Korean Society of Design Science
Received: 14 Feb, 2012
Accepted: 19 Mar, 2012
Printed: May, 2012
Volume: 25 Issue: 2
Page: 147 ~ 156
Corresponding Author: (harriette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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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ation: Kim, H., Kim, H., Han, S., & Jeon, J. (2012). Muslim women’s fashion based on the social and the cultural background of the Middle East - Centered on veil (hijab and abaya). Archives of Design Research, 25(2), 147-156.
1. 서 론
1.1. 연구목적

최근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 의상에 대한 국제적인 논쟁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2010년 7월, 유럽 내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인 프랑스의 의회에서는 이슬람 전통 복장인 부르카(Burca)를 착용한 여성에 대해 최대 750유로(약 1,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상정했다. 이에 앞서 프랑스에서는 부르키니(Burquini, 부르카와 비키니의 합성어로 얼굴을 포함해 신체 전부를 가리는 무슬림 여성의 전통의상이다.)가 수영장에서 비위생적이고 다른 입장객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며 부르키니를 입은 여성의 수영장 입장을 금지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부르키니 착용에 대한 논란은 이미 프랑스 의회가 부르카 조사 위원회를 구성해 프랑스 내에서 여성들의 부르카 착용을 허용할지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이었었는데,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도 의회 연설에서 부르카에 관한 부정적 입장을 언급하며 그 어느 때 보다도 국제적으로 큰 이슈(issue)를 몰고 왔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화재가 발생했는데 베일을 쓰지 않은 여성은 집 밖으로 나올 수 없다는 이유로 소방관들이 구출해주지 않아 건물에 있던 여성 모두가 불타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여, 베일 착용이 비난과 논쟁의 대상이 되며 이에 대한 견해가 좌충우돌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무슬림 여성의 베일 착용 관습은 서구에서 식민주의나 기독교 혹은 페미니즘(feminism)의 관점에서‘이슬람에서 비롯된 문화’ 혹은 ‘여성 인권 탄압의 기제’로 인식되며 탄압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타문화를 바라보는 편파적인 시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의상은 그들 정체성의 상징이며 커뮤니케이션의 한 도구로서 무슬림 여성들의 신분, 계습, 민족, 종교 등을 나타내는 복잡한 현상이다. 또한 종교와 사회, 그리고 문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언어이므로, 그 정확한 의미와 상징성은 그 사회 전체 맥락에서 분석하여야 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중앙아시아 지역의 사회, 문화, 관습과 종교에 따라 상황화된 옷의 한 부분으로서 무슬림 여성의 전통의상이 지닌 의미와 상징을 고찰하고, 현대 무슬림 여성 패션의 동향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1.2. 연구의 범위

무슬림 여성의 패션을 다룬 이론적 자료 및 선행 연구는 종교 현상학적 해석이나 페미니즘 관련 시각에서 접근한 것 외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특히 무슬림 여성들의 패션에 하루가 다르게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는 현 상황에 따라 문헌을 통한 이론적 분석 및 통계 자료 수집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일차적으로는 문헌 자료를 분석하고 이차적으로 보완과 실질적인 검증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현지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구체적인 연구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일차적으로 이슬람과 기독교, 이슬람 여성과 페미니즘 관련 논문, 단행본, 신문, 저널 , 백과사전 등으로 이슬람에 관한 이론적 연구를 진행 하였으며, KOTRA와 같은 유관기관의 각종 보고서 및 내부 자료 및 배포자료로 중동 문화와 전통, 그리고 현재 동향에 관하여 문헌 조사를 하였다. 이차적으로 UAE(아랍에미리트연합)를 중심으로 한 패션 잡지와 웹사이트 분석을 통하여 두바이 패션위크에서의 아바야(abaya) 트렌드를 조사하였으며, 무슬림 여성 전통 의상을 취급하는 현지 바이어(buyer)들을 심층면접(In-depth interview)하여 현대 무슬림 여성 패션의 동향을 살펴보았다.

2. 이슬람 문화와 이슬람 전통복식에 대한 이해
2.1. 이슬람에 대한 이해

이슬람(Islam)은 ‘유일신 알라의 가르침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것’을 의미하며, 아랍의 예언자 무함마드(Mohammed, 영어로는 ‘마호메트‘라고 부른다.)가 7세기 초(610년)에 제창하고 완성시킨 일신교이다. 현재 아프리카 서쪽 끝으로부터 동쪽으로는 필리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분포되어 있고 약 13억에서 16억으로 추정되는 신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리스도교·불교와 함께 세계 3대 종교 중의 하나이다.

이슬람은 무함마드를 믿는 종교라고 하기 보다는 하나의 제도, 체제라고 할 수 있는데, 알라를 단일 신으로 믿고 무함마드를 예언자로 믿어야 이슬람 신자가 될 수 있다. 이슬람 신자를 무슬림이라고 부르는데,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자’라는 뜻이다. 본 논문에서는 문맥에 따라 ‘무슬림 여성’과 ‘이슬람 여성’이라는 용어를 같은 개념으로 함께 사용하였다.

알라의 가르침은 무함마드에게 계시되었고, ⟪꾸란⟫1)(영문 표기로는 ⟪코란, Koran⟫이라고 한다.)이라 불리는 이슬람교의 경전에 정리 되었다. 기독교의 성경이 여러 시대에 걸쳐(약 850년간) 여러 사람들이 각기 다른 언어로 쓴 것을 결집한 것인데 비해 코란은 한 장소에서 한 인물에게 비교적 짧은 기간(23년) 동안 한 언어(아랍어)로 계시되어 완성되었다. 또한 ⟪꾸란⟫은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내려지는 것을 그대로 받아 적은 것으로, 계시의 매체는 성령이지만 말씀의 주체는 알라 자신이다. 따라서 무슬림들은 신의 말씀이 직접 코란이 되어 내려왔다고 믿으며, 일생동안 코란을 부단히 읽고 암송하면서 신에 대한 믿음과 복종을 표현한다.2)

⟪하디스⟫는 기록·전승이라는 뜻으로 이슬람에서 ⟪꾸란⟫ 다음으로 꼽히는 경전이며 무함마드 사후 200년 동안 구두로 전해 내려온 그의 언행을 수록하고 있다.

⟪수나(sunna)⟫는 이슬람교도가 모범으로 삼아야 할 무함마드의 언행을 따르는 관행을 모은 것이다. 그리고 이 경전은 음식, 의복, 가정, 사업 활동 등 모든 이슬람교도의 사회적 삶과 종교의 확고한 기초적 바탕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슬람의 관념과 문화, 전통을 연구할 때에 필수적인 연구영역이다.

2.2. 이슬람 문화와 무슬림 여성의 베일 착장 관습

무슬림 여성들의 전통적인 의상 스타일인 머리 베일과 긴 가운의 옷은 이슬람에 의해서 새롭게 소개된 것은 아니고 이미 옷이 존재하던 시대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었다. 심지어 기독교의 구약(창세기 24:65, 이사야47:2, 고린도전서 11:4-6 등)에서도 베일에 대한 언급이 종종 등장한다. 이처럼 베일 착의 문화는 이슬람이 그 발원지라고 보기는 어렵고, 비잔틴(동로마 제국)과 페르시아 문화권에서 행해지고 있던 베일 관습이 이슬람 문화권으로 전파됨과 함께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제도적인 것으로 정비되었으며 널리 확산되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슬람에서 베일의 관습을 고안하지 않았으나 베일이 이슬람 고유의 문화이자 이슬람의 상징이라고 널리 인식되고 있는 것은 이슬람이 베일 착용을 체제화 시키고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이후에 이슬람 지역에서 베일은 하나의 율법 및 무슬림 정체성의 상징이 되어, 무슬림 여성들을 대상으로 베일 착용을 폐지하는 일은 비(非)이슬람 지역에서 베일 관습을 폐지하는 일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 되었다.

초기 이슬람에서 지역적 관습으로 받아들여졌던 베일은, 이슬람이 제도화되고 베일 착용이 ⟪꾸란⟫에 명시되면서 중세 이슬람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상징하는 것으로 변화되었다. ⟪꾸란⟫에서는 다음과 같이 여성의 베일을 언급하고 있다.

“밖으로 나타내는 것 외에는 유혹하는 어떤 것도 보여서는 아니 되니라. 그리고 가슴을 가리는 수건을 써서 남편과 그녀의 아버지, 남편의 아버지, 그녀의 아들, 남편의 아들, 그녀의 형제, 그녀 형제의 아들, 그녀 자매의 아들, 여성 무슬림 그녀가 소유하고 있는 하녀, 성욕을 갖지 못하는 하인, 그리고 성에 대한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는 어린이 외에는 드러내지 않도록 해야 되니라”(꾸란 24장 31절)*

이슬람교의 예언자 사도 무함마드는 기존 사회에 존재하던 전통과 관습에 알라로부터 받은 계시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질서를 재편했다. 이슬람에서 베일을 받아들인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슬람에서 종교적 의미가 부여된 베일을 처음 쓴 여성은 사도 무함마드의 부인인 아이샤(Aysha)로 알려져 있다.3) 무함마드는 여성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 아내들과 자유 여성들에게 베일을 쓰도록 명하였고, 여성 노예들은 베일을 쓰지 못하게 하였다. 이렇듯 상류층 여성들에게는 베일을 쓰도록 격려한 반면에 비(非)자유 여성들에게는 베일 착용을 허락하지 않은 것은 그 여성에 대한 남편의 의무와 권위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는 의견이 많다. 즉, 정숙한 여성은 베일을 씀으로써 다른 남성의 접근을 막는 경계의 표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베일은 그 여성이 어느 남성에게 속한 여성인지 아닌 지 알 수 있는 하나의 상징물이었기 때문에, 이후에 서구 여성주의자들의 비판과 공격을 많이 받게 된다.

베일은 이슬람의 전통으로 수용된 이후로 그 스타일이 역사와 당대의 사회·문화·유행에 따라 변화하게 된다.

3. 이슬람 문화의 사회 문화적 배경과 이슬람 여성관

이슬람 세계는 무척 광범위하여 그 특성을 간단히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 이슬람 각국은 지리적 위치와 토속문화, 정치체제와 경제수준, 사회개방화 정도 등에서 다양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같은 이슬람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그 여성이 속한 지역이나 국가에 따라 그들이 누리는 권리나 지위가 다르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이슬람 중에서도 중동 지역의 문화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중동의 무슬림 여성들은 동부아시아에 있는 무슬림 여성들과 다르다. 무슬림 중에서 중동은 하나의 통일된 단일민족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은 꽤 다양한 사회, 경제적, 문화적인 배경 가운데에 있고 정형화된 원형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3.1. 이슬람의 여성관

이슬람의 여성관은 시대에 따라 많은 변천을 겪어 왔다. 이슬람 초기와 그 이후의 여성의 위치가 다르고, ⟪꾸란⟫에서 언급하고 있는 이상적인 여성관과 현실에 나타난 실제적인 여성관이 차이를 보인다. 즉, 지구촌 곳곳의 무슬림 여성들이 겪고 있는 부적절한 억압과 대우가 종교적이기 보다는 비(非)종교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이슬람에서 여성을 보는 관점에 대한 구절은 ⟪꾸란⟫등의 경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 ⟪꾸란⟫에는 남녀가 인간적으로 평등하다는 것을 주지시키는 많은 구절이 등장하고, 남성 신자와 여성 신자를 정신적, 물질적 관점에서 공히 동격에 놓고 있다.

⟪꾸란⟫에서는 남녀 간의 ‘평등’과 더불어 ‘유별’도 언급하고 있다. 남성과 여성 간의 생물학적 차이에서 비롯된 역할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선 ⟪꾸란⟫에서는 남성이 여성의 위에 있음을 인정하고(꾸란 2:228), 남성이 여성의 보호자가 됨을 언급하고 있다(꾸란 4:34). 하지만 권리에 있어서는 남성과 여성이 동등함을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꾸란 2:228)

예를 들어, ⟪꾸란⟫에서는 이혼 후에도 이혼녀의 생계비를 전 남편이 책임져야 한다(꾸란 65:6)고 명시하는 등 경제적 부분에 대해서는 남성에게 절대적인 책임을 지우고 있다. 그리고 남성이 아내와 가족을 부양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상속 부분에 있어서는 여성이 남성 몫의 1/2을 물려받도록 재산권과 상속권을 규정하고 있다. (꾸란 4:11)

이처럼 ⟪꾸란⟫에는 남녀의 차별과 유별을 언급하는 일부 구절을 제외하고는 남녀평등을 이야기 하는 구절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슬람은 본질적으로는 세계의 그 어떤 종교보다도 여성의 지위 향상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당시 주변 국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권리를 여성들에게 확보해주었다.

3.2. 이슬람 사회에서 여성관의 변질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슬람은 ⟪꾸란⟫에서 남녀의 역할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 이슬람 경전에서는 여성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남녀의 역할을 확실히 규정하였으나, 후에 이 구분은 여성이 하나의 소유물처럼 대우받게 되고 차별받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슬람은 각 부족의 전통에 대해 특별한 제제를 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각 부족은 ⟪꾸란⟫을 자신들의 전통에 맞게 해석하기 시작했다.

초기 무슬림 여성의 지위는 오늘날의 이슬람 사회만큼 열악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슬람의 여성관은 역사가 깊어짐에 따라 현실 속에서 변질되기 시작하였다. 이슬람 세계가 팽창함에 따라 이슬람 공동체에서는 ⟪꾸란⟫과 ⟪하디스⟫만 가지고 공동체를 운영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예언자 무함마드가 사망한 지 200여년 가량이 지난 후에 ⟪꾸란⟫과 ⟪하디스⟫를 근거로 이슬람법인 ⟪샤리아⟫가 제정되었다. 그러나 이 당시 이슬람 제국은 종교적이기 보다는 남성주의 사상에 젖어있던 정치인이나 종교인, 법학자들에 의해 다스려지는 세속적인 왕국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더군다나 종교를 해석하여 법제화시킨 법학자나 신학자들의 상당수가 비(非)아랍인들로 이루어져 여성에 관한 ⟪꾸란⟫의 구절을 해석하는 데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옛 문화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였다. 결국⟪꾸란⟫의 해석은 계시 당시의 배경과 의도와는 관계없이 가부장제도가 더욱 강화된 이슬람 중기의 남성들에 의해 원하는 부분만 취사선택되어 남용되고 해석이 원래와는 완전히 달라지며 여성들에게 독소적인 구절로 작용하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어 ⟪꾸란⟫에는 품행이 단정치 못한 여성에게 가하는 제제가 명시되어 있다.

"남성은 여성을 그들의 모든 수단으로서 부양하나니 여성은 헌신적으로 남편을 따를 것이며 남편이 없을 경우, 남편의 명예와 자신의 순결을 보호할 것이로다. 품행이 단정치 못하다고 생각되는 여성에게는 먼저 충고를 하고 그 다음으로는 잠자리를 같이 하지 말 것이며, 셋째로는 가볍게 때려 줄 것이로다." (꾸란 4:34)

바로 이 부분에서, 앞의 "남성이 경제적 책임을 지는 대신" 이라는 부분보다 "여성에게는 남성에게 순종할 책임"이라는 부분이 점차 강조된다. 때문에, 앞의 전제조건인 "남성이 여성을 부양하는 대신"이라는 부분은 약화되면서 뒷부분의 "여성은 헌신적으로 남편을 따른다."를 절대적으로 강화시킨다. 결국 "가볍게 때려준다"가 "죽여 버린다."까지 변질된다. 그 결과 이슬람법 ⟪샤리아⟫에서 이 구절은 아내가 남편에게 불복종하였을 경우 남편이 아내를 심하게 다룰 수 있는 ‘누슈즈’라는 법으로 정착되었다. 그리고 여성이 다른 남성과 혼외관계를 맺었을 경우 후견인이 그 여성을 살해해도 살인죄가 성립되지 않는 ‘명예살인’이라는 악습으로 발전하기도 하였다.4) 명예살인은 순결을 잃거나 불륜 등으로 남편이나 가족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여성에게 가족회의를 통해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해당여성을 살해하는 관습으로, 가족 안에서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슬람 사회에서 가정은 축소화된 하나의 사회이며, 연합된 무슬림 공동체로 사회적 관계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기본 바탕이기 때문에 ‘명예살인’은 가정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차원에서 국제적인 이슈가 되기 시작하였다. 2000년에는 제네바 국제연합 인권위원회에서 명예살인에 대한 실태보고서가 작성된 이후, 세계적으로 민간단체들을 중심으로 명예살인 반대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는 이런 부분들이 이슬람 문화가 아닌 ‘부족 전통’의 산물이고 ‘비(非)이슬람’적 이라는 것에 대해 이슬람교도의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지만 ‘전통’이라는 이유로 아직도 중동 등지의 국가들에서 공공연히 시행되고 있으며, UNFPA(The United Nations Population Fund)는 전 세계적으로 많게는 연간 5000명이 명예 살인으로 희생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슬람 이전의 관행에 근거한 문화적 소산이지만, 무슬림의 의무이자 종교적인 신념으로 치부되며 이슬람 여성인권 문제의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예로 ‘여성 할례(Female Genital Mutilation: FGM)’관행이 있다.

4. 무슬림 여성의상의 특징

세계 4대 종교인 불교, 힌두교, 기독교, 이슬람의 지도자들은 각각 그들의 종교를 상징하는 옷들을 입는다. 그러나 이슬람만이 일반인들 특히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자기의 종교를 나타내는 베일을 전 세계적으로 착용하고 있다. 또한 무슬림의 여성들은 서구의 여권운동가나 인권운동가와 세속주의자들에게 베일 착용 관습에 대해 공격당하면서도 그들의 베일 착용 문화를 유지, 확산시키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간과할 수 없으며 지난 수백 년의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무엇이 베일 착용을 유지시키고 있는 지를 파악하는 것은 이슬람 사회를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5)

4.1. 무슬림 여성의 베일과 베일의 종류

무슬림 여성의 베일은 지역, 일의 종류, 상황, 문화 기준, 사회의 윤리적 표준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또한 사회 환경 환경과 기후 등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오늘날 이슬람 사회에서 통용되는 베일은 국가와 민족에 따라 그 명칭과 모양이 다른데, 일반적으로는 아랍 국가에서 히잡(hijab)으로 통용된다. ‘히잡’의 어원이 되는 동사는 하자바(ḥajaba)이다. 이는 아랍어로 ‘격리하기 위하여(to seclude)’, ‘감추기 위하여(to conceal)'라는 뜻에서 파생된 단어로, 어떤 것을 시야로부터 감추는 것을 의미한다. 베일은 형태에 따라 전신 은폐용, 두건 형, 복면 형 등으로 나뉘고, 종류로는 히잡, 차도르, 부르카, 카마르, 바쉬외르튀쉬, 니깝 등 다양하며, 지역에 따라서 다음의 [표 1]과 같이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표 1]
베일의 종류

명칭 부르카(Bur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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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여성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이슬람 전통 비롯된 복식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아라비아반도 일부와 탈레반,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베두인족의 일부 여성, 인도와 파키스탄의 일부 여성들이 쓰는 베일의 형태이다. 베일 중에서 가장 보수적인 형태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든 부분을 가리며 눈은 망사로 처리해 인상착의를 알아보기 힘든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인도와 파키스탄 지역의 부르카는 눈이나 얼굴 부위를 개방하고 있어 나라나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70년대까지 대체로 청색이 애용되었으나 후에 검은색도 등장하였다. 차드리(chadri)로 불리기도 하며 손에는 장감을 끼기도 한다.
명칭 차도르(Ch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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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주로 이란에서 쓰는 베일로 망토 형 이다. 전체가 모두 검은 색이며, 속에는 양장을 입는다. ‘차도르(chadda, chador)는 원래 ’덮는다‘는 의미의 이란어이다. 1930년대까지는 두 가지 방식이 있었다. 구식 차도르는 흰색 목면으로 만든 좁고 긴 천을 드리우는데, 그 천에는 작은 눈구멍이 있어 그물로 처리되어 있으며, 머리 뒤에 있는 버클로 고정시키는데 이를 루밴드(ruabnmda)라고 했다. 새로운 형태의 차도르는 앞이 개방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천 두 폭을 이어서 자루처럼 꿰매어 만든 것이다. 앞은 가슴에서 핀으로 고정시키고 뒤는 머리에 쓴 뒤 안에 꿰매진 두 개의 끈으로 이마에 묶는 형태다. 20세기 초반까지는 차도르의 색상도 다양하고 직물도 다양해 꽃무늬가 있을 정도로 화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이란에서는 검은색 차도르가 보편적인 색상으로 굳어졌다.6)
명칭 히잡(Hij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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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아바야(Abaya)'라고도 부른다. ⟪꾸란⟫에 언급된 의상으로 그 역사가 매우 깊으며, 스카프 혹은 두건 모양과 비슷하다. 얼굴과 상체까지 가리는 것과, 얼굴만 내놓고 나머지 상체는 가리는 것의 두 종류로 나뉜다. 가슴부위 까지만 가리므로, 입고 벗기가 쉽고, 색상이 다양한 게 특징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튀니지 등의 북아프리카 국가나 시리아, 쿠웨이트 등에서 많이 착용한다. 종파에 따라 스카프를 다르게 묶기도 한다. 색상은 매우 다양하며, 주로 스카프와 더불어 긴 외투를 입는다.
이론 상 으로는 아바야가 히잡의 한 종류이기는 하지만, 그 형태적인 특성상 히잡은 두건(스카프)으로, 아바야는 머리와 손을 제외한 몸(어깨부터 발 끝 까지)을 가리는 의상으로 구분하여 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래에 별도로 히잡과 구분되어 지칭되는 아바야에 대한 설명을 별도로 첨부하였으며, 본 논문에서도 히잡과 아바야를 별도로 지칭하였다.

[표 1]에 기재된 네 가지 종류의 베일이 가장 광범위하게 착용되기는 하지만, 이 밖에도 다음 [표 2] 같이 여미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표 2]
그 밖의 베일

명칭 아미라(Al-Am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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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알 아미라(al-amira)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two-piece) 베일이다.
즉, 두건 같은 걸 쓰고 그 위에 스카프를 두른 형태의 베일로 보통 무명 또는 폴리에스테르로 된 꼭 끼는 두건과 튜브 모양의 스카프로 이루어져 있다.
명칭 샤일라(Shay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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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샤일라(shaylaa)는 Al-Amira보다 조금 긴 직사각형의 스카프로, 머리를 감싸고, 어깨 부분은 걷어 올려서 두르거나 핀으로 고정시킨다.
명칭 키마르(Khi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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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망토를 머리에 둘러쓴 것 같은 형태의 삼각형 또는 원형의 베일(머리를 가리는 스카프)로서 가슴 혹은 허리까지 내려온다. 머리카락, 목, 어깨는 완전히 감추지만 얼굴은 드러낸다.

4.2. 무슬림 여성에게 베일의 의미와 상징성

무슬림 여성이 착용하는 베일에 부여된 의미와 그 착용에 대한 공방은 정치·경제·문화·사회·종교적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으며, 단순한 전통의복이 아니라 하나의 상징(symbol)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그 해석에 따라 때로는 억압의 상징으로, 때로는 자유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베일의 상징성은 특히 종교담론과 연관된 ‘여성주의’에서 핵심적인 논쟁의 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슬람 세계에서 여성의 명예는 남성의 명예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의 명예훼손은 곧 남성, 나아가서는 사회 전체에 대한 모독이 된다. 이러한 현상을 파악한 서구의 식민주의와 기독교 담론은 아랍·이슬람 사회의 후진성을 공격하기 위해 여성의 문제를 들고 나왔다. 여성의 문제 가운데에서도 가장 외적으로 눈에 띄는 베일, 즉 히잡은 여성 억압의 상징으로 간주되며 제 1의 공격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정작 이슬람 세계에서 베일은 전혀 다른 의미와 상징성을 가진다.

무슬림 여성들에게 베일이 주는 의미와 상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먼저 종교적인 관점에서 베일을 착용하는 것은 무슬림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종교적 정체성과 경건함을 나타낸다. 그리고 이슬람을 전파하는 하나의 도구로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베일을 착용함으로써 종교적으로 동질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 둘째, 사회적으로는 ‘정숙함’과 ‘도덕성’을 타인에게 표출하여 남성과 여성 사이의 접촉을 조정하고 공공장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성희롱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다. 이는 여성의 ‘신분 및 권위’, 나아가서 여성과 그 가족의 ‘명예’를 상징함으로써 무슬림 여성들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표현한다. 셋째, 문화적으로는 서구와 차별화되는 문화적 상징을 나타낸다. 또한, 물리적으로는 사막 지역 특유의 고온저습(高溫低濕)한 자연조건에서 전신을 가려, 강한 햇빛과 직사광선으로부터는 신체를 보호하고, 피부에서 과도하게 수분이 증발되는 것을 막으며, 강한 모래바람과 밤의 한기(寒氣)를 막을 수 있다. 넷째, 경제적으로는 중·하류층 여성들에게 교복과도 같은 실용적인 역할을 하여, 유행에 민감할 필요성을 줄여 의복 착용에 관련한 일용잡비 지출을 줄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제적 의미는 최근까지도 대량생산되는 저가 및 중저가의 의상들에게는 변함없이 해당되기는 하지만, 최근 히잡과 아바야가 미적 표현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면서 그 경제적 의미는 점차 변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무슬림 여성들의 베일에는 정치적인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지역에 따라 서구 세력이나 식민지 세력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베일을 활용한다. 알제리 독립 전쟁 기간(1954~1962년)동안 무슬림 여성들은 프랑스에 저항하고, 식민지배에서 독립하기 위해 저항의 상징으로 베일을 착용하여 그들의 정체성을 구현하고 독재와 부패정치에 저항하는 기제로 사용하였다. 또 1979년 이란 혁명이나 주요 전쟁 때에는 여성들이 무기나 중요 문서, 돈, 음식물, 의약품 등을 감추기 위하여 차도르 또는 베일을 착용함으로써 큰 공헌을 하였다.

4.3. 현대 무슬림 여성 패션의 동향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무슬림 여성들의 전통의상은 이슬람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하여 율법의 완고함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였기 때문에 투박했고 색상은 검은색이거나 갈색 이외의 다양한 칼라는 용납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 히잡과 아바야를 중심으로 한 전통의상들은 종교나 율법의 상징 보다는 미적 표현의 수단인 패션 아이템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특히 위성방송의 확산과 인터넷의 발달을 통한 ‘디지털 이슬람(digital Islam)'시대의 개막은 무슬림 여성들의 패션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알 자지라(Al-Jazeera)등의 방송에서 비춰지는 역동적인 여성들의 모습이나, 고위 계층 여성들의 해외 순방용 패션들은 ‘역동적인 이슬람의 새로운 여성성’을 유포하며 무슬림 여성들의 패션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검은 색상 일색이었던 아바야에 흰색 등의 밝은 색 옷감이 쓰이기도 하고, 반짝이는 비즈(beads)와 보석 자수가 놓이며, 매듭과 문양은 매우 다양해졌다. 심지어 어린이용 아바야의 안감에는 디즈니(Disney)캐릭터가 날염되기도 하는 등 ‘21세기의 새로운 패션 코드’로 변모하고 있다. 또한 많은 여성들이 샤넬이나 크리스찬 디오르 등의 명품 스카프를 히잡 대용으로 착용하여 자신이 속한 계층의 소속감이나 부를 과시하는 경우도 있다. 즉, 무슬림 여성들의 패션에 관한 문제는 상당히 유연해졌으며 점차 감추기 위한 옷에서 표현하기 위한 옷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바이 패션위크(Dubai Fashion Week) 등의 패션 행사에서 발표되는 각종 아바야와 히잡, 언더 아바야 드레스(under abaya dress: 아바야 안에 입는 드레스를 지칭)을 살펴보면, 매 시즌마다 점점 더 화려해지고 서구의 의상과 교묘히 결합되며 그 표현 방식이 다양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유명 디자이너의 최신 스타일의 의상은 점점 더 각광을 받고 있다. 맞춤 아바야를 주문 받아 1천500리얄(약 402달러)-8천리얄(약 2천145달러)에 판매하고 있는 유명 아바야 디자이너 하난 알-마다니(Hanan Al-Madani)[그림 1]는 “이제 아바야는 여성들의 취향과 성격을 보여주는 패션 상품”이라고 하였다.


[그림 1] Hanan Al-Madani(좌)가 2010년 3월 Beirut에서 선보인 $2,000 상당의 맞춤 아바야(우)

무슬림 전통의상에 대한 관심과 재해석은 비단 중동 출신 디자이너들만의 몫이 아니며 현재 세계 패션시장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추세이다. 한 예로, 유명 패션디자이너인 Hussein Chalayan과 Undercover의 디자이너인 Jun Takahashi가 파리 George V호텔 에서 선보인 그들의 컬렉션에 아바야와 부르카를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림 2]

21세기에 들어서는 프라다, 구찌 같은 명품 브랜드들도 무슬림 전통 여성복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경쟁적으로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일 만큼 하나의 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루이비통에서는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으로 한화 3,000만원 대의 아바야를 내놓아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그림 2] Redesigned abayas at George V Hotel in Paris

결론적으로, 중동 이슬람 문화권 여성들은 전통과 현대, 이슬람과 서구화의 물결 속에서 전통적인 이슬람 복장 착용의 형식에서 벗어나 점차 자유롭고 다채로운 스타일의 베일을 연출함으로써 전통적인 이슬람식 복장 착용에서 융통성을 발휘하고 있다.

5. 결 론

최근 파리, 런던, 시카고, 뉴욕 등지에서 이슬람 전통복장 착용에 대한 허용 여부가 논쟁의 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구의 시각에서 볼 때에 무슬림 여성들의 전통의상은 이슬람 세계의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춰지며 다소 부정적인 시각으로 치부되고 이슈화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슬림 여성들의 ‘베일’에 관한 논쟁은 단순히 베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독특한 이슬람 사회구조 내에서 ‘여성의 지위와 인권’, 그리고 ‘문화적 상대주의, ‘서구와 근대’ 등과 관련한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포괄적인 문제를 상징화한 화두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다양한 문화와 역사적인 시기에 따라 그 형태와 작용 및 의미가 변화되어 온 베일은 그것이 사용되었던 시기와 장소의 역사·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슬람의 역사, 문화, 해당 지역의 배경과 관습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이 문제는 아주 오래된 역사적 전통과 종교적 사회구조, 근대 이후 서구 열강과의 대결 속에서 빚어진 민족주의 갈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중층적이고도 다성적인 함의를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무슬림 여성들의 전통 의상은 무슬림 여성에게 개별적인 신앙적 결단이자 종교적 상징으로 풀이되는 종교적인 의미와 함께 여성 정체성 구현의 상징으로, 서구 식민주의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자 독재와 부패정치에 저항하는 기제로까지 사용되고 있었다. 또한 그 베일을 착용하는 여성들의 다양한 삶 전체를 반영하였다.

특히 21세기로 들어서며 히잡, 차도르, 아바야 등의 이슬람 전통의상은 중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패션의 코드로 등장하는 등 보다 다양한 의미, 때로는 모순된 의미들을 함축하며 표상하는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하여 서구 중심의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 이슬람 문명과 여성, 그들의 패션을 읽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Notes

1) 이슬람 경전의 이름. ‘읽다’(아랍어: 까리아)의 동명사로서 그 뜻은 ‘읽기’이다. 이는 무함마드가 받은 첫 계시가 “읽어라! 창조주이신 너의 주님의 이름으로.” 라고 시작되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2) 코란 [Koran ] | 네이버 백과사전

3) 엄익란. (2009). 무슬림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한울아카데미

4) 조희선, 이슬람 여성의 이해, P122, 세창

5) 이정순, 이슬람 문화와 여성, p.186, 기독교문서선교회

6) 오은경. (2008), 베일 속의 이슬람과 여성. 프로네시스. P.75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2011 지식경제부 패션스트림 지원금(과제번호10039576) 중 학술연구비(1년)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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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엄익란. (2009). 무슬림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한울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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