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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의 역습: 디지털 시계를 보면 신제품 수용이 감소한다
Digital Strikes Back: Reading Digital Clocks Decreases New Product Adoption
  • Thi Thuc Nguyen : College of Business Administration, Kookmin University, Seoul, Korea
  • 응웬 티툭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서울, 대한민국
  • Jaewoo Joo : College of Business Administration, Kookmin University, Seoul, Korea
  • 주 재우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서울, 대한민국

연구배경 신제품 수용에 대해 오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연구는 부족하다. 본 연구에서는 제품과 무관한 정보를 디지털로 표시할 때보다 아날로그로 표시하는 경우 사용자의 해석 수준이 증가한다는 가설을 수립하고, 해석 수준이 증가할수록 신제품 수용의도가 증가한다는 또 다른 가설을 수립했다.

연구방법 2개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혁신 상품인 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를 사용하여 베트남 하노이에서 실험을 수행했다.

연구결과 실험 결과, 아날로그 시계를 본 뒤 3시간 15분이 지난 시간을 아날로그 시계 형태로 표시한 실험 참가자들은 디지털 시계를 본 뒤 3시간 15분이 지난 시간을 디지털 시계 형태로 표시한 실험 참가자들에 비해서 해석 수준이 증가했다. 또한 해석 수준이 증가할수록 신제품 수용의도가 증가했다. 추가로 수행된 매개 분석에 따르면,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의도에 미치는 영향은 해석 수준을 통해서 매개됨을 확인했다.

결론 본 실험은 기존 연구에서 좀처럼 다루어지지 않은 상황 변수인 정보 표시 방법이 사용자의 심리적 변수인 해석 수준을 통해서 신제품 수용의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 주었기에, 신제품 수용의도를 높이려는 행동경제학의 새로운 개입을 제안했다는데에 학문적 의의가 있다. 특히 기존의 실험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던 디지털 정보 표시의 단점과 아날로그 정보 표시의 장점은 연구자들에게 흥미로운 가설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내 디자인 실무자들은 매장 방문자에게 신제품 판매를 장려하기 위해서, 제품과 무관한 매장 내 환경 정보인 시간, 온도, 습도 등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표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Abstract, Translated

Background Although new product adoption has been extensively discussed, the impact of display mode on new product adoption has been little discussed. We hypothesize that when product-irrelevant information is displayed in a digital way (vs. analog), the construal level of users decreases, which in turn decreases their new product adoption.

Methods We conducted an experiment in Hanoi, Vietnam using a new product by LG Electronics called Tromm Styler.

Results We found that when participants read an analog (vs. digital) clock and reported time in the analog (vs. digital) way, their construal level increased, supporting H1. We also found that when their construal level increased, their willingness to adopt the new product increased, supporting H2. We further obtained evidence that the effect of display mode on new product adoption was mediated by construal level.

Conclusions Our findings contribute to the academic discussions of behavioral economics in the context of new product adoption by introducing display mode as a new intervention. In particular, the dark side of digital display mode provides counter-intuitive insights into researchers who primarily shed light on its bright side. For the design practitioners, we recommend them to display product-irrelevant information (e.g., time, temperature, and humidity) in an analog way to encourage shop visitors to think abstractly and adopt new products.

Keywords:
New Product Adoption, Display Mode, Analog, Digital, Construal Level Theory, Really New Product, Behavioral Economics, Intervention, 신제품 수용의도, 정보 표시 방법, 아날로그, 디지털, 해석 수준, 혁신 상품, 행동경제학, 개입.
pISSN: 1226-8046
eISSN: 2288-2987
Publisher: 한국디자인학회Publisher: Korean Society of Design Science
Received: 06 Nov, 2018
Revised: 08 Apr, 2019
Accepted: 08 Apr, 2019
Printed: 31, May, 2019
Volume: 32 Issue: 2
Page: 103 ~ 115
DOI: https://doi.org/10.15187/adr.2019.05.32.2.103
Corresponding Author: Jaewoo Joo (designmarketing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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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ation: Nguyen, T. T., & Joo, J. (2019). Digital Strikes Back: Reading Digital Clocks Decreases New Product Adoption. Archives of Design Research, 32(2), 103-115.

Copyright :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educational and non-commercial use,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오늘날 기업들은 다양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출시하고 있으나, 출시된 신제품의 40% 이상이 시장에서 실패하며, 이러한 높은 실패율은 지난 25년간 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생활용품 산업(packaged goods industry)의 경우, 매년 30,000개의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지만 70-90%의 제품이 12개월 이내에 매장에서 사라진다. 혁신 상품(Really New Product: RNP) 중에서 가장 처음 시장에 진입하는 제품의 47%가 시장에서 실패하고, 제품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 만큼 색다른 제품도 절반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ourville, 2006).

이에 따라 어떠한 사용자나 소비자가 언제, 어떠한 이유로 신제품을 수용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Joo, Im, and Kim (2014)의 리뷰 연구에 따르면, 2000년-2014년 동안 국내의 주요 학술지에 출간된 신제품 개발과 혁신 관리에 관한 연구를 정리했더니 총 40편중에서 신제품 수용에 관한 연구가 가장 비중이 높은 45%를 차지했다. 신제품 수용 연구는 크게 4가지로 나뉘어 졌는데 (1) 혁신성, 최적자극수준 등의 개인 특성이 연구되기도 했고, (2) 제품의 지각된 용이성이나 지각된 유용성 등 제품 특성이 연구되기도 했다. (3) 상황에 따라서 변하는 사용자의 심리적 특성인 조절 초점 종류나 시뮬레이션 방법이 연구되기도 했고, 마지막으로 (4) 사용자의 신제품에 대한 저항이나 제품 변형 등이 연구되기도 했다. 사용자의 심리적 특성인 조절 초점(Regulatory focus) 연구를 예로 들면 (Higgins, 1998) 사람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촉진과 방지라는 2개의 상반된 자기 규제 프로세스를 거치는데, 열망과 이상을 따르는데 집중하면 촉진 조절 초점(promotion focus)이 형성되고, 의무와 책임을 지키는데 집중하면 방지 조절 초점(prevention focus)이 형성된다고 한다. 이러한 사용자 심리를 신제품 수용에 응용하여, 촉진 조절 초점 상황일 때에는 사용자의 혁신성이 높을수록 신제품에 대한 구매의도가 증가하지만, 예방 조절 초점 상황일 때에는 사용자의 혁신성이 신제품 구매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신제품 수용이 중요한 연구 주제이고 이에 관한 기존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된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 특성이나 제품 특성을 벗어난 다양한 상황 특성이 신제품 수용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관한 연구는 추가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에는 휴대폰, 랩탑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가 기존의 책과 노트 등 아날로그 제품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에, 제공되는 정보의 방식이 디지털이면 사용자나 소비자가 매장에서 신제품을 더 많이 수용하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Lee & Nam, 2016).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제공하는 매장은 대부분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일모직 빈폴 딜라이트점은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패션과 IT가 공존하는 패션매장을 열었는데, 벽면에 디지털 미러와 디지털 행거가 설치되어 있고, 결제기가 장착된 갤러시탭이 이용된 모바일 포스로 제품 구매를 끝낼 수 있다. 다날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 브랜드인 달콤커피(dal.komm)도 디지털 보드와 무선 충전기를 동원하여 매장을 디지털화 하고 있다. 이와 달리 제품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운 제품을 공개하고 홍보하는데 디지털 방식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런던 Luton 공항에서는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가상의 사람을 통해서 체크인부터 출국장까지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며, Microsoft가 개발 중인 IllumiRoom은 TV 내에서 상영 중인 게임 내용과 TV 주변 공간을 연동하여 게임 몰입도를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Ng, 2014). 이처럼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공간 내부에 디지털 기기가 많이 도입되는 추세이고 공간 외부에도 디지털 사이니지가 추가되고 있지만, 디지털 방식으로 정보가 제공되면 사용자나 소비자가 신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는지에 관해서는 토의가 부족하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제품과 관련된 정보의 경우, 정보가 표시되는 방식이 사용자나 소비자의 제품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숫자가 들어간 구체적인 사양을 추구하는(Specification seeking) 경향이 있어서 메가 픽셀이 숫자로 표시된 디지털 카메라를 선호하고 에어백 개수가 숫자로 표시된 마사지 기계를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Hsee, Yang, Gu, & Chen, 2009).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라도 제품 정보가 단순히 숫자로 표시되기만 하면 선호도가 증가하는 비합리적인 구매 패턴을 보인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똑같은 정보라도 게임화 된 형태로 정보가 표시되면(Gamified information) 신제품을 더 많이 받아들인다는 연구도 있다 (Müller-Stewens, Schlager, Häubl, & Herrmann, 2017). 실험 결과에 따르면 미끄러운 도로에서 차량을 운전하는 게임을 하고 나면 차선을 자동으로 지켜주는 부가 기능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증가하고, 어두운 밤에 자전거를 타는 게임을 하고 나면 바퀴와 연결되어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 자전거 램프를 구매할 확률이 증가한다. 즉, 신제품의 기능 정보를 게임화하면 혜택이 분명해지고 제품을 사용할 때 얻을 즐거움이 강조되기 때문에 신제품 수용도가 올라간다는 연구이다.

이처럼 제품과 관련된 정보가 숫자로 표시되거나 게임화 되어 표시되면 신제품 수용도가 증가한다. 하지만 제품과 관련이 없는 정보의 경우에는 어떠할까? 본 연구에서는 특히 제품과 상관없는 정보이면서 디자이너의 결정에 따라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표시 방법을 바꿀 수 있는 정보로서 환경 정보에 주목한다. 환경 정보란 사용자가 어떠한 환경에 속해 있는지 드러내주는 정보이며(예, 시간, 온도, 습도), 매장에 전시된 제품과는 무관하다. 이러한 정보는 디자이너의 결정에 따라서 디스플레이 방법을 교체하기만 하면, 디지털 숫자로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고 아날로그 바늘로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제품과 무관한 정보가 디지털 방식으로 표시되면, 동일한 정보가 아날로그 방식으로 표시될 때 비해서, 사용자/소비자의 신제품 수용의도가 증가하는지를 연구한다. 정보가 표시되는 방법과 신제품 수용의도의 연결 고리를 좀 더 강하게 검증하기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심리학에서 광범위하게 연구된 심리 변수인 해석 수준(Construal level)에 의해 두 변수가 연결됨을 추가적으로 제안한다. 즉, 본 연구의 목적은 (1) 제품과 무관한 정보 표시 방법이 달라짐에 따라 사용자/소비자의 해석 수준이 달라짐을 밝히고, (2) 해석 수준이 달라짐에 따라서 신제품 수용의도가 달라짐을 밝히는 것이다. 두 개의 다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하나의 실험을 진행하며, 실험 결과 얻어진 참가자들의 설문 응답을 SPSS 통계 패키지로 분석할 예정이다.

2. 이론
2. 1. 정보 표시 방법(Display mode)

정보를 표시하는 방법은 크게 아날로그와 디지털 2가지로 나뉜다. 아날로그(Analog)는 유사하다 라는 의미를 지닌 아날로거스(Analogous)에서 유래했는데, 연속적으로 변하는 물리량을 실제 양과 유사한 크기로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전에서는 길이, 각도, 전류 등 연속된 물리량을 유사하게 나타낸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아날로그로 정보를 표현하는 경우, 표현된 상징이 지시하는 대상이 여러 개이면서 표현과 지시대상이 지속적인 대응을 유지하기 때문에 미세한 차이를 나타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불분명하고 정확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하여 디지털(Digital)은 사람의 손가락이나 동물의 발가락에서 유래했는데, 정보를 0과 1로 이루어진 이진수 형태로 전환하여 비트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Choi, 2008). 디지털로 정보를 표시하는 경우, 표현과 지시대상을 지속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 표현된 상징을 임의로 단위를 나누어 지정한 기호와 대응시키기 때문에 분명하고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다.

시간을 표시하는 방법을 예로 들어 보자. 시침, 분침, 초침이 연속적으로 움직이면서 바늘로 시간 정보를 표시하는 아날로그 시계와 시, 분, 초를 숫자로 알려주는 디지털 시계가 있다. 아날로그 시계는 바늘이 꾸준히 움직여 시간을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회전 속도가 맞아야 하고 정밀한 기계적 조정이 필요하다. 디지털 시계는 전자 진동의 횟수를 세어 몇만 번의 진동이 지나가면 1초가 지나갔다는 계산을 하고 이를 문자판에 숫자로 알려준다. 디지털 시계의 경우 기계적 움직임이 아니라 논리적 계산을 통해 시간 정보를 표시하며, 결과적으로 연속된 양을 일정한 간격으로 끊어서 숫자의 형태로 명확하게 나타낸다는 특징이 있다. 시계뿐만 아니라 체중계, 나침반, 온도계, 자를 통해서 밝기, 무게, 방향, 온도, 길이 등 다양한 물리적 정보가 아날로그 방식으로 표시될 수도 있고 디지털 방식으로 표시될 수도 있다.

동일한 정보라도 디지털 방식이 아니라 아날로그 방식으로 표시되면 객관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주관적 정서나 감정이 추가로 전달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Messaris, 1993). 정보가 아날로그로 표시되는 경우,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의 개인적 관점이 투영되거나 정보를 받는 사람의 정서적 참여가 일어나기 때문에, 객관적 정보 만큼이나 중요한 주관적 관점이나 정서를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게 된다. 이에 따라 동일한 정보라도 디지털 방식이 아니라 아날로그 방식으로 표시되면 추상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는 가설을 제안하고자 한다.

H1: 제품과 무관한 정보가 아날로그로 표시되면(vs. 디지털로 표시될 때 비해서) 사용자/소비자의 해석 수준이 증가할 것이다.

2. 2. 해석 수준(Construal level)

해석 수준 이론은 동일한 현상이 다양한 수준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밝힌 심리학 이론이다 (Construal Level Theory in Trope & Liberman, 2010).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이 사물이나 현상과 얼마나 심리적으로 멀고 가까운가에 따라서 해당 사물이나 현상을 해석하는 방식이 추상적이거나 구체적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높은 해석 수준에서는 사물이나 현상이 추상적으로 이해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장점이나 달성하고자 하는 이상적인 목표가 주로 전달되며, 낮은 해석 수준에서는 사물이나 현상이 구체적으로 이해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단점이나 목표에 다다르는 단계가 주로 전달된다.

해석 수준의 차이는 사람의 생각하는 방식의 차이로 이어진다. 높은 해석 수준이 활성화되어 추상적으로 생각하게 되면 제품을 더 넓고, 더 일관적이며, 더 통합적인 범주에 넣으려고 하는 반면, 낮은 해석 수준이 활성화되어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면 제품을 더 좁고, 더 구체적이며, 더 이질적인 범주에 넣으려고 한다 (Trope & Liberman, 2010). 어떤 행위를 왜 하는지, 즉 얼마나 바람직한지 생각하는 것은 높은 해석 수준과 관련이 있고, 어떤 행위를 어떻게 하는지, 즉 실행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은 낮은 해석 수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발견되었다 (Freitas, Gollwitzer, & Trope, 2004).

해석 수준의 차이는 제품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높은 해석 수준으로 생각하면 제품이 제공하는 이상적인 쓸모에 집중하고, 낮은 해석 수준으로 생각하면 제품의 세부적인 단점이나 소비할 때 발생하는 구체적인 문제점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이다. 초콜릿을 예로 들면 높은 해석 수준으로 생각할 때에는 “배고픔을 해결해 준다”는 일반적인 장점을 떠올리지만 낮은 해석 수준으로 생각하면 “살이 찐다,” “먹을 때 손에 묻는다,” “땅콩은 싫다” 등 제품 속성, 섭취 상황, 단점이 떠오른다. 따라서 높은 해석 수준으로 생각하면 제품을 좀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제품에 대한 태도가 더 긍정적이며, 따라서 제품에 대한 구매 의도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Liberman, Sagristano, & Trope, 2002). 높은 해석 수준으로 생각할 때 사과를 보여주면 자신이 좋아하는 과일을 사과라고 선택하는 경향이 증가했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Fiedler, 2007).

이러한 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하면, 사용자의 해석 수준을 올리는 것만으로 신제품 수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신제품을 수용함으로서 얻는 이익(문제 해결 또는 새로운 경험)은 높은 해석 수준과 관련이 있고, 신제품을 수용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금전적 비용이나 신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학습에 들어가는 노력)은 낮은 해석 수준에서 강하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Zhao, Dahl, & Hoeffler, 2014). 결국 신제품을 선택함으로서 얻는 이익을 더 많이 떠올리고 신제품이 더 많이 수용되도록 유도하려면, 사용자나 소비자의 해석 수준을 높여서 추상적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H2: 사용자/소비자의 해석 수준이 증가하면, 신제품 수용의도가 증가할 것이다.


Figure 1 Research framework

결국 총 연구 모형은 1개이고, 하나의 연구 모형 안에 3개의 변수로 이루어진 2개의 다른 가설이 포함되어 있다. 가설 1은 앞의 두 개의 변수(정보 표시 방법과 해석 수준)의 인과 관계이며 이를 증명한 실험 결과가 이후에 등장하는 Figure 3이고, 가설 2는 뒤의 두 개의 변수(해석 수준과 신제품 수용 의도) 의 인과 관계이며 이를 증명한 실험 결과가 이후에 등장하는 Figure 4이다.

연구 모형에서 제시된 2개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아래의 실험을 실시했다. 본 연구의 목표는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고 해석 수준이 이러한 효과를 매개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므로, 독립 변수는 정보 표시 방법, 매개 변수는 해석 수준, 그리고 종속 변수는 신제품 수용의도로 설정하였다.

3. 실험
3. 1. 실험 설계

본 실험은 사용자/소비자가 신제품을 얼마나 수용하는지를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실험 참가자가 제품이나 매장에 대한 노출이 최소화되는 동시에 실험자가 실험 참가자에게 제품을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어야 했다. 따라서 LG 전자의 Tromm Styler를 실험 자극물로 선정했다. 이 제품은 집에서 간편하게 드라이하듯 사용할 수 있는 의류 관리기로 베트남에서는 아직 판매량이 많지 않은 신제품이다. 특히 이 제품의 베트남어 설명은 베트남어와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제 1저자가 베트남 현지어로 자연스럽게 수정했으며, 실험의 오류를 최소화하고자 참가자를 모집하고 응답을 수집하는 과정을 현지에서 직접 수행했다. 주목할 점은 Hofstede 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베트남과 한국이 문화를 구성하는 6개의 요소 중에서 4개에서는 매우 일치하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기에(Power distance, individualism, masculinity, and indulgence), 본 실험의 결과를 한국이 포함된 아시아 문화권에서 얻을 수 있는 하나의 결과로 보아도 무방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 하노이(Hanoi, Vietnam)에 소재한 어학원을 다니는 베트남 학생 8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본 실험의 목표는 제품과 무관한 정보가 다른 방식으로 표시되는 경우, 해석 수준이 변하고 신제품 수용의도가 변함을 검증하는 것이다. 제품과 무관한 정보를 조작해서 제공한 상태에서, 해석 수준과 신제품 수용의도를 측정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먼저 제품과 무관한 정보를 조작했다.

매장 내에 존재하는 제품과 무관한 정보 중에서, 표시 방법을 쉽게 조작할 수 있고 참가자들도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시계에 나타나는 시간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실험은 2(정보 표시 방법: Digital vs. Analog) between-subjects design으로 진행되었다. 모든 참가자들에게 현재 시각보다 3시간 15분이 지난 후 시계가 어떤 모습일지 종이에 그려 보라고 요청했는데, 절반의 참가자에게는 현재 시각을 디지털 시계로 보여주었고 다른 절반의 참가자에게는 현재 시각을 아날로그 시계로 보여주었다. 참고로, 두 개의 시계는 비슷한 크기를 가지고 있고 동일한 시각을 나타내고 있었으며, 현실 매장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고자 둘 중 하나의 시계가 실험실 벽에 걸려 있었는데, 참가자가 의자에 앉은 뒤 고개를 위로 들어 벽을 바라보면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했다.

참가자들에게 단순히 시계를 보지 않고, 3시간 15분이 지난 후의 시계를 그려보라는 요청을 한 이유는, 본 실험을 수행하기 전에 12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예비 실험을 진행하면서 발견된 세 가지 문제점을 보완한 방식이었다. 예비 실험에서는 둘 중 하나의 벽시계를 걸어둔 뒤 참가자들에게 지금이 몇 시인지 응답하라고 요청했는데, (1) 시계를 보지 않고 아무 시간이나 적거나 (2) 벽시계 대신 휴대폰의 디지털 시계를 확인한 뒤 현재 시간을 숫자로 적거나 (3) 아날로그 벽시계를 본 뒤 현재 시간을 숫자로(즉, 디지털 방식으로) 적어서 해석 수준이 상위가 되었다가 다시 하위로 변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서 본 실험에서는 시간을 확인하는지, 정보 표시 방법이 서로 다른 벽시계로 확인하는 것이 맞는지, 그리고 정보 표시 방법에 맞게 해석 수준이 나뉘어져서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단순히 벽시계를 보라는 요청 대신에, 계산하기 어려운 미래의 시간을 노출된 정보 표시 방법과 동일하게 응답하라고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현실에서는 표시 방법이 다른 정보에만 노출되는 것으로 단순하게 그치지만, 실험에서는 핵심 독립변수인 정보 표시 방법을 올바르게 조작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Figure 2 Display mode

시계 그림을 그린 후 모든 참가자들의 생각이 얼마나 구체적이거나 추상적인지 측정하기 위해서Vallacher and Wegner (1987)가 개발한 해석 수준 측정 도구(Behavioral Identification Form: BIF)를 이용하여 질문했다. BIF는 25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질문의 총 점수가 높을수록 해석 수준이 높은 것으로, 측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본다. 각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오른쪽에 제시된 2개의 응답(제시물 1 또는 제시물 2) 중에서 하나를 고르도록 요청했다. 제시물 1을 고르면 해당 상황을 상위(추상적) 해석한 것으로, 제시물 2를 고르면 동일한 상황을 하위(구체적) 해석한 것으로 판단하며, 기존 연구를 따라서 제시물 1을 선택한 개수를 모두 더하여 개별 응답자의 해석 수준을 파악했다.

Table 1
Behavioral Identification Form (Vallacher and Wegner 1987)

질문 상황 제시물1(상위 해석) 제시물2(하위 해석)
1 빨래 옷의 더러움을 제거하는 것 세탁기에 옷을 넣는 것
2 집청소 나의 청결함을 보이는 것 마루를 진공청소기로 청소하는 것
3 나무 베기 장작을 얻는 것 도끼를 휘두르는 것
4 방을 페인트 하기 방을 새롭게 보이게 만드는 것 페인트 붓으로 페인트칠하는 것
5 화초 돌보기 방을 보기 좋게 만드는 것 식물에게 물을 주는 것
6 문 잠그기 집을 안전하게 하는 것 자물쇠에 열쇠를 넣는 것
7 칫솔질하기 충치를 예방하는 것 칫솔을 입 안에서 움직이는 것
8 음식 먹기 영양분을 얻는 것 씹어 삼키는 것
9 어린아이에게 말하기 어린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 단순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
10 충치 치료 치아를 보호하는 것 치과에 가는 것
11 리스트 만들기 체계화하는 것 종이에 적어 놓는 것
12 읽기 지식을 얻는 것 글의 라인을 따라 읽는 것
13 군대 가입하기 나라 위해 공헌하는 것 등록하는 것
14 사과를 따기 먹을 것을 얻는 것 나뭇가지에 있는 사과를 따는 것
15 방 크기를 재기 방 재구성할 준비하는 것 줄자를 쓰는 것
16 월세를 내기 살 곳을 유지하는 것 돈을 내는 것
17 투표하기 선거 결과에 영향 주는 것 투표 용지에 표시하는 것
18 나무 올라가기 좋은 보기 얻는 것 나뭇가지를 잡는 것
19 심리 테스트 하기 본인에 대한 알아보는 것 질문을 답하는 것
20 시험보기 지식을 보이는 것 질문을 답하는 것
21 인사하기 친절함을 보이는 것 “안녕”라고 말하는 것
22 유혹을 거절하기 도덕적 용기를 보이는 것 “아니”라고 말하는 것
23 정원을 만들기 깨끗한 야채를 얻는 것 씨앗을 심는 것
24 차 타고 여행 떠나기 시골 풍경을 구경하는 것 지도를 따라가는 것
25 초인종을 누르기 집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

모든 응답자들은 4개의 질문으로 구성된 제품의 새로움에 관해서 대답했다 (Alexander, Lynch, & Wang, 2008) (나는 이 제품을 구매하면 내가 기대하는 편익을 얻을 수 있는 것에 확신한다 / 나는 이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할 때, 드는 비용과 얻을 편익간의 적절한 등가관계에 대해 확신한다 / 이 신제품의 잠재적인 편익을 얻으려면 내 습관을 많이 바꿔야 한다 / 이 신제품을 사용하면 내가 지금 쉽게 못 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전혀 그렇지 않다, 7=매우 그렇다).

마지막으로 2개의 질문으로 구성된 신제품 수용의도에 대답했다 (Claudy, Garcia, & O’Driscoll, 2015) (이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 / 가까운 친구에게 이 제품을 귄유할 의향이 있다) (1=전혀 그렇지 않다, 7=매우 그렇다).

3. 2. 통계 분석방법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총 3가지 통계 분석을 실시했다. 첫째, 실험 참가자들의 성별, 나이, 직업과 같은 인구통계 특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빈도 분석과 기술 통계 분석을 수행했다. 둘째, 자극물로 사용된 제품이 얼마나 새로운지 측정하기 위해서 새로움 점수의 평균을 계산하였다. 셋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정보 표시 방법이 해석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회귀 분석(Regression analysis)과 분산 분석(Analysis of Variance: ANOVA)로 분석하고(H1), 해석 수준이 신제품 수용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회귀 분석과 분산 분석으로 분석한 뒤(H2), 마지막으로 정보 표시 방법의 신제품 수용의도에 미치는 영향이 해석 수준을 통해서 매개됨을 확인하기 위해서, Preacher and Hayes (2004)의 Bootstrapping 기법에 근거한 최신 매개 분석과, Baron and Kenny (1986)가 제시한 전통적 매개 분석을 함께 수행했다. 모든 통계분석은 SPSS 통계 패키지를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3. 3. 결과
3. 3. 1. 표본 특성

실험 참가자의 성별은 남성이 42명(52.5%), 여성이 38명(47.5%)이며, 연령은 10대 후반 43명(53.7%), 20대 초반 30명(37.6%), 20대 후반 7명(8.7%)으로 나타났다. 직업으로는, 학생이 55명이고 68.8%를 자치했으며, 회사원이 19명(23.8%), 공무원 2명(2.5%), 다른 직업은 4명(4.9%)으로 나타났다.

3. 3. 2. 신제품 새로움 측정

참가자들에게 제품을 사용한 경험을 물어보니, 모든 참가자들이 Tromm Styler를 단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답하였다. 새로움을 측정하는 질문 4개의 응답을 합산한 결과 Tromm Styler의 새로움 지수는 9.47점으로 나타났다 (Alexander et al., 2008).

3. 3. 3. 가설 검증

H1을 검증하기 위해서, 독립 변수를 정보 표시 방법으로 하고 종속 변수를 해석 수준으로 정한 뒤 회귀 분석을 실시했다. 회귀식과 회귀 계수가 유의하며, 정보 표시 방법이 해석 수준을 결정하는 계수가 +0.727 로 나타났다. 정보 표시 방법이 다른 두 집단의 해석 수준(BIF 점수)을 ANOVA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시간이 아날로그 시계로 표시된 경우 디지털로 표시된 경우에 비해서 해석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Mdigital = 11.55 vs. Manalog = 16.44, F(1,78) = 95.633, p < .001). 따라서 H1은 채택되었다.

Table 2
Results of experiment

종속변수 독립변수 R제곱 수정된
R제곱
F ß t p 가설
해석 수준 정보 표시 방법 .529 .523 87.466 .727 9.352 .000*** 가설 1
신제품 해석 수준 .821 .819 357.440 .906 18.906 .000*** 가설 2
p <.05*, p< .001***


Figure 3 Construal level as a fundtion of display mode

H2를 검증하기 위해서, 독립 변수를 해석 수준으로 하고 종속 변수를 신제품 수용 의도로 정한 뒤 회귀 분석을 실시했다. 회귀식과 회귀 계수가 유의수준 내에 있으며, 해석 수준이 신제품 수용을 결정하는 계수가 +0.906 (F(1,78) = 357.440, p < .001)으로 나타났으므로, H2가 채택되었다. 즉, 해석 수준이 높은 그룹이 해석 수준이 낮은 그룹에 비해서 신제품 수용의도가 높다고 이해할 수 있다.


Figure 4 New product adoption as a function of construal level

마지막으로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의도에 미치는 영향이 해석 수준에 따라서 매개되는지 검증하기 위해, SPSS macro 프로그램인 PROCESS를 통해 경로 모형을 검증하는 Bootstrapping 방법을 시행했다 (Preacher & Hayes, 2004). 독립변수는 정보 표시 방법(디지털 = 0 vs. 아날로그 = 1), 매개 변수는 해석 수준, 종속 변수는 신제품 수용의도이며, 분석은 5000 Bootstrap 샘플과 bias-corrected 95% 신뢰구간을 사용하여 이루어졌다. 분석 결과, 정보 표시 방법은 신제품 수용의도에 미치는 영향이 해석 수준을 통해서 매개됨을 확인했다. 95% 수준에서 신뢰 구간에 0이 들어가지 않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의도에 미치는 직접효과(direct effect)는 +1.221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만,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의도에 미치는 간접 효과(indirect effect)도 +1.616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므로,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의도에 미치는 효과는 해석 수준에 의해 매개가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Table 3
Total effect, direct effect, and indirect effect of display mode on new product adoption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의도에 미치는 총효과
effect
2.836
SE
.219
LLCI
2.401
ULCI
3.272
t
12.959
p
.000***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의도에 미치는 직접효과
effect
1.221
SE
.197
LLCIbi.828 ULCI
1.613
t
6.197
p
.000***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의도에 미치는 간접효과-해석수준
effect
1.616
Boot SE
.184
Boot LLCI
1.265
Boot ULCI
1.997
1. p< .05*, p< .001***

해석 수준의 매개효과를 한 번 더 검증하기 위해서 Baron and Kenny (1986)의 전통적 매개 분석과 함께 Sobel test를 실시하였다. 정보 표시 방법을 독립 변수로, 신제품 수용의도를 종속변수로 한 회귀분석의 회귀 계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고(.826, p < .001), 정보 표시 방법으로 해석 수준을 예측하면 회귀계수가 유의미하게 나타났다(.727, p < .001). 즉, 정보 표시 방법은 해석 수준과 신제품 수용의도 모두에게 영향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정보 표시 방법과 해석 수준을 모두 독립 변수로 하고, 신제품 수용의도를 종속변수로 한 회귀 분석을 실시했더니, 정보 표시 방법의 계수가 유의미하기는 했으나(.356, p < .001), 해석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회귀 분석을 했을 때에 비해서(.826) 낮아졌다. Sobel test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z = 5.165, p < .001). 즉, 해석 수준은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부분 매개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Table 4
Mediation analysis of construal level

종속변수 독립변수 검증단계 비표준화 계수 표준화계수 t p R제곱
B값 B값
신제품 수용의도 정보 표시 방법 단계 1 2.836 .219 .826 12.959 .000*** .683
해석 수준 정보 표시 방법 단계 2 4.777 .511 .727 9.352 .000*** .529
신제품 수용의도 정보 표시 방법 단계 3 1.221 .197 .356 6.197 .000*** .880
해석
수준
.338 .030 .906 11.283 .000***
p< .05*, p< .001***


Figure 5 Effect of display mode on new product adoption mediated by construal level
4. 결론
4. 1. 논의

본 실험의 결과 정보 표시 방법이 디지털일 때보다 아날로그일 때 해석 수준이 증가했으며 이러한 해석 수준의 증가가 신제품 수용 의도의 증가로 이어졌다. 특히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 의도에 미치는 영향은 해석 수준을 통해서 매개됨을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아날로그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의 수용도를 높이는 새로운 행동경제학 기법이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최근 연구에서는, 공간을 정리하지 않음으로서 사용자의 창의성을 북돋우거나 (Zhou & Joo, 2019), 아름답지 않은 제품을 곁에 두어 아름다움의 가치를 일깨우거나 (Chen, Kim, & Joo, 2019), 사용자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중에서 대중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작품을 제품에 차용하는 방법이 있었다 (Jung, Lee, & Joo, 2017). 심지어 독특하기만 하면 좋은 디자인이라고 여기는 사용자의 의견은 무시하는 것이 신제품 판매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Joo & Chung, 2019). 공간 정리, 제품 진열, 명화 차용, 사용자 의견 무시와 더불어 아날로그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을 증대하는 또 하나의 행동경제학 기법이 될 수 있다.

좀 더 깊게는 기존의 신제품 수용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상황 변수인 정보 표시 방법(아날로그 vs. 디지털)이 심리적 변수인 해석 수준을 통해서 사용자/소비자의 신제품 수용의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는 데에 학문적 의의가 있다. 해석 수준을 변화시키는 요소는 심리적 거리임을 밝힌 기존 연구가 있었지만, 본 연구에서는 제품과 관련이 없는 시간 정보를 어떻게 표시하는가가 해석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는 점이 흥미롭다. 특히 기존 연구에서 좀처럼 다루지 않았던 디지털의 한계점은 연구자들에게 흥미로운 가설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Choi, 2008; Lee & Nam, 2016; Messaris, 1993).

실험 결과는 연구자뿐만 아니라 실무자에게 강력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오늘날 많은 매장에서는 디지털 정보 표시 방법이 가진 특유의 장점에 기반해 정보를 디지털로 표시하는 것이 하나의 추세이다 (Ng, 2014; Roggeveen, Nordfält, & Grewal, 2016). 하지만, 사용자나 소비자가 좀더 추상적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하여 판매하는 제품의 장점에 집중하게 하려면, 제품과 무관한 환경 정보를(예, 시간, 온도, 습도, 등) 아날로그로 표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본 연구는 아날로그 정보가 중요하다는 의미있는 시사점을 매장 디자이너에게 제공한다. 신규 제품을 선보이는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디지털 방식으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하나의 추세이지만, 제품과 무관한 정보라면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매장의 객단가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데이비드 색스는(David Sax)는 아날로그의 반격이라는 책에서 디지털화되지 않은 아날로그스러운 사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콘텐츠가 종이나 플라스틱 같은 물리적 형태에 담겨 있으면 사람들이 잡거나, 만지거나,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물리적 콘텐츠 특유의 물리적 특성으로 인해서 심리적으로 소유한다는 느낌(psychological ownership)을 강하게 느껴서 디지털 콘텐츠에 비해서 가치를 더욱 크게 느낀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Atasoy & Morewedge, 2018). 이 실험에서는 ‘배트맨 다크나이트’ 영화를 아이튠즈에서 구매하면 5.07달러를 지불한다고 응답했지만 DVD라면 80%를 높여서 8.98달러를 지불한다고 응답했고, 조앤 롤링이 쓴 ‘해리포터’ 책이 킨들에 들어 있다면 6.94달러를 지불하지만 종이책이라면 9.59달러를 지불한다고 답했다.

4. 2. 한계점과 향후 연구 방향

본 연구는 여러 한계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한계점을 단계별로 극복한다면 흥미로운 향후 연구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신제품은 그 종류와 새로움이 다양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실험 자극물을 LG 전자의 Tromm Styler로 한정하면서 신제품의 여러 특성을 다루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같은 신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아날로그형 신제품과 디지털형 신제품에 대한 수용의도는 상황 변수에 따라 다르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신제품이 아니라 신규 서비스의 경우에도 본 실험과는 다른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차후 연구에서는 이를 보완하여 다양한 신제품과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하여 좀더 포괄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 결과는 인구 통계적 변인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보다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수행한다면 이론적으로나 실무적으로 좀더 일반화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특히 디지털 정보 표시 방법이나 아날로그 정보 표시 방법에 얼마나 익숙한지가 중요한 조절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즉, 아날로그 시계를 항상 지니고 다녀서 디지털 정보 표시 방법이 낯선 사람들이라면, 디지털 시계를 본다고 하더라도 정보가 새로운 방식으로 받아들여지니 해석 수준이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올라갈 수 있다. 추가 실험에서는 실험 참가자들이 디지털/아날로그 정보 표시 방법에 대해서 얼마나 익숙한지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본 연구에서 고려하지 못한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교육 및 생활 수준의 차이이다. 예를 들어, 교육 수준이 낮으면 상위(추상적) 해석 수준에 대한 훈련이 부족할 수 있고 생활 수준이 낮아서 매일의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면 상위(추상적) 해석 수준이 일어나지 않고 하위(구체적) 해석 수준이 집중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만약 실험 참가자가 교육 수준이 낮거나 생활 수준이 낮다면, 아날로그로 표시된 정보에 노출된다고 하더라도 해석 수준이 올라가지 않아서 신제품 수용 의도가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본 실험에서 모집한 베트남의 실험 참가자는 학생(70%)과 직장인(30%)으로 구성되었기에 이러한 이슈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지만, 추가 연구에서는 실험 참가자들의 교육 및 생활 수준을 통제하거나 측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1) 다양한 제품군을 대상으로 (2) 다양한 문화권의 참가자들에 대한 응답을 모두 수집하여 제품 카테고리와 사용자/소비자 문화 어디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가설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러한 장기적인 목적에 한걸음 다가가기 위해서는 특정 제품을 가지고 하나의 문화권에 속한 참가자를 대상으로 (a) 새로운 연구 모형과 (b) 새로운 변수를 검증한 현재의 실험이 필요하다. 향후 연구에서는 연구 모형이나 변수를 교체하거나 새롭게 제시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예를 들어, 금융 상품이나 차량 공유 서비스)를 대상으로, 아시아가 아닌 다른 문화권(예, 중동이나 북유럽)의 참가자가 응답하는 실험을 추가적으로 수행하여, 일반화된 결론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Acknowledgments

This research is based on the thesis of Nguyen Thi Thuc directed by Jaewoo Joo.

본 논문은 제1저자인 응웬티툭의 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제 2저자인 주재우가 수정, 보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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