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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sign of a Tactile Map in Public Traffic Facilities for Visually-Impaired People
: Haptic Sight
공공교통시설을 위한 시각장애인용 촉각지도 디자인
: 햅틱사이트
  • Sungho YANG : College of Design, Inje University

This paper shows the development of a tactile map called Haptic Sight for Busan-Gimhae Light Transit and mostly describes the concept and exterior design of a tactile map in the sense of mass production including the refining of the technical details along with its commercial value. Haptic Sight provides walking related-information to the visually impaired in the form of the sense of touch. Haptic Sight, a vast array of bumps which is similar to Braille and is characterized by the bumps’ vertical motion, provides a linear moving path and information for one’s surroundings through the sense of touch. Information about the surroundings is of crucial importance, especially since the information is presented in the form of tactile symbols that function as an universal language in the society of visually impaired people, similar to the concept of a pictogram. When the social degeneration of the digital divide for the visually impaired despite recent technological and sociological improvements is noted, the aim of the study which is to develop the design of an assistive device to support the visually-impaired’s independent walking, is expected to be quite significant. Moreover, the development of Haptic Sight of using a kind of tactile symbol mark for unspecified visually-impaired individuals to communicate with each other is expected to be used as the foundation of future studies and to function as an accelerator to stimulate subsequent researches on the walking assistive device industry for visually-impaired people.

Abstract, Translated

이 작품은 부산-김해경전철 역사에 설치하기 위한 시각장애인용 촉각지도에 관한 것으로, 시각장애인의 보행과 관련한 연구자의 선행연구가 기초로 활용되었으며 산업적 측면에서는 양산형 촉각지도의 개념과 외관 디자인 개발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졌다. 연구 결과 개발된 촉각지도(햅틱사이트)는 경전철역사에서 보행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촉각을 통해 제공한다. 상하운동을 하는 점자와 유사한 작은 돌기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진 햅틱사이트는 각 돌기들의 상하운동으로 보행로와 보행관련 환경정보를 표현하며 특히 보행과 관련된 중요한 요소(계단, 엘리베이터, 화장실 등)에 대해서는 정안인을 위한 픽토그램과 같은 개념의 촉각상징기호를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 사회 전체가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장애인의 정보격차 현상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데, 시각장애인의 독립 보행 보조기기 디자인 개발에 관한 이 연구는 관련 분야에서 큰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본다. 특히 불특정 다수의 시각장애인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촉각 중심의 상징기호를 활용한 촉각지도의 개발 사례는 관련 분야의 후속 연구를 촉발하는 촉매제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Keywords:
visually impaired, walking, tactile map, tactile graphic.
pISSN: 1226-8046
eISSN: 2288-2987
Publisher: Korean Society of Design Science
Received: 19 Sep, 2012
Revised: 15 Nov, 2012
Accepted: 15 Nov, 2012
Printed: Nov, 2012
Volume: 25 Issue: 5
Page: 85 ~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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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ation: YANG S. (2012). The Design of a Tactile Map in Public Traffic Facilities for Visually-Impaired People: Haptic Sight. Archives of Design Research, 25(5), 85-90.
1. 디자인 배경 및 필요성


[그림 0-1]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지도 ‘햅틱 사이트’ - 전체 설명도

인간의 행동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감각인 시각을 상실한 시각장애인은 여러 유형의 장애 중에서도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더 많은 제약에 직면한다. 현재 이들의 일상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었지만 그 결과가 이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현장을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시각의 일부 또는 전체 상실로 인해 시각장애인이 겪는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이동의 제한이다. 최근 들어 이들의 독립보행을 위한 보조기기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보행에 있어서 ‘이동’의 측면에 집중되어 있다.1) 보행은 단순히 ‘이동 한다’는 개념만이 아니라, 방향정위(orientation)와 이동(mobility)의 두 개념이 합쳐진 행동조직이다.2) 방향정위는 주변 환경을 이해하는 능력이며 이동은 잔존감각을 활용하여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움직이는 능력으로, 이동 이전에 현재 내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 까지를 포함한다. 이 두 개념은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방향정위에 관한 단서를 제공받지 못한 상황에서 이동 중에 필요한 정보만으로는 원활한 독립보행을 지원한다고 보기 힘들다. 현재 시각장애인은 흰 지팡이, 유도 블록, 음성 신호기 등을 이용하여 어느 정도 독립보행이 가능하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동 중에 사용되는 편이도구로 이동이전에 기본적인 보행환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지 못한다. 이러한 기존 보조기기의 단점을 보완하고 시각장애인에게 보다 효율적인 보행환경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촉각지도(tactile map, 觸知圖)3)가 보급되었지만, 이것은 시각적 감각기관에 기초한 표현방식으로 이들의 촉지각 특성이 반영되지 않아 정확한 정보습득이 힘들다.

이 연구는 시각장애인들이 평소 자주 방문하는 보행 환경 중에서 공공교통시설에 설치하여 이들의 독립보행을 지원하기 위한 촉각지도 개발에 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부산-김해경전철 ‘가야대역’을 보행환경 모델로 설정하여 시각장애인들의 신체적인 이동 이전에 보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경로의 수월한 파악과 진로상의 안전여부 확인이 가능하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이들의 독립보행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또한 시각장애인의 보행특성과 촉지각 특성이 충분히 반영된 촉각지도 개발의 실천적 사례연구로 향후 시각장애인의 보행보조기기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 개발 목표

이 연구는 시각장애인의 실내 보행특성 분석 및 독립보행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인터페이스 개발을 목표로 2010년 정부(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NRF-2010-327-G00042) 결과를 기초로 수행되었다.

촉각지도 개발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시각장애인들의 촉지각 특성을 반영하여 현실적인 활용성에 초점을 두었으며, 양산형 보행보조기기가 갖추어야 할 요소들로 사용편이성, 유지보수의 편이성 및 생산성 등을 충분히 고려한 현실적인 촉각지도 개발에 그 목표가 있다.[그림 2-1]


[그림 2-1] 촉각지도 개발의 기초가 된 선행연구 내용 및 개발 목표

3. 디자인 프로세스

시각장애인의 독립보행을 보조하기 위한 촉각지도의 디자인 개발을 위해서 장기간의 기초연구가 선행되었는데 이것은 시각장애인의 실내보행의 특성, 보행 관련 정보수집 패턴, 촉지각 특성 분석 및 인터페이스 개발 등을 포함한다. 이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의 결과를 기초로 현실적인 촉각지도의 개념 및 외관 디자인 개발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졌다.

3-1. 촉각지도의 이해 및 한계점 분석

촉각지도는 신체적인 이동 이전에 ‘현재 내가 있는 위치, 목적지까지 이동하기 위한 경로’ 등의 보행 정보를 제공해 주는 기능을 한다. 현재 대부분의 촉각지도는 보행환경과 목적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정안인을 위한 안내 표지판에 점자와 돌기를 병행 표기하여 시각장애인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표현한다.


[그림 3-1] 촉각지도 설치모습 및 촉각지도 (부산-김해경전철)

[그림 3-1]은 부산-김해경전철 ‘가야대역’ 대합실에 설치된 촉각지도의 설치 모습과 지도의 확대 모습으로 정안인과 시각장애인이 같이 사용할 수 있게 시각에 기초한 안내 지도에 시각장애인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표현하기 위해 점자와 돌출 이미지를 사용한 모습이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에 있어 방향정위에 관한 근본적인 단서제공을 목적으로 개발된 현재의 촉각지도는 시각적인 감각에 기초하여 제작된 안내지도를 촉독이 가능하게 표면을 단순히 돌출 시킨 것에 불과하다. 시각장애인이 정안인을 위한 시각정보의 돌출 표면을 촉지하여 명확하게 독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이들의 촉지각 특성에 대한 세심한 고찰이 결여된 결과이다. 이것은 현재의 촉각지도에서 사용하고 있는 촉각 픽토그램에 대한 시각장애인들의 인지능력에 관한 연구에서도 나타난다. 강수진(2009)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지도에서의 픽토그램 실태현황 및 용이도 분석’ 연구에서 현재 촉각지도에 사용된 촉각 픽토그램은 시각적 감각기관에 기초한 표현으로 시각장애인들의 해독이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들의 촉각적 특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고 하였다. 또한 현재의 촉각 픽토그램은 시각적 감각기관에 기초한 표현으로 형태의 단서가 되는 실물의 의미들을 추상적인 형태로 표현하고 있어서 시각을 상실한 장애인에게는 부적합하다고 지적하였다.4)

3-2. 디자인 개발방향 설정

이상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 연구에서는 공공교통시설에서 시각장애인의 독립보행을 지원하기 위한 촉각지도 디자인 개발을 위해 선행연구를 통하여 도출된 발견점 등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디자인 개발방향을 설정하였다. 이것은 연구목표인 시각장애인들의 촉지각 특성이 반영되어 현실적 측면에서 활용성이 높은 양산형 촉각지도 개발을 바탕에 두고 있다.

a. 정보표현의 조형요소로 점자와 유사한 촉각돌기 활용:

시각장애인은 시각 손실로 인해 정안인과 달리 시각적 정보를 촉각에 의해 지각한다. 인간의 손가락 끝의 피부는 탄력성이 높아서 점자와 같은 돌기가 닿으면 일정한 압력이 가해져 돌기가 닿지 않은 부분까지 그 촉압이 전달되는데 이런 이유로 돌기의 모듬을 촉지할 때는 각각의 돌기들이 떨어져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연결된 선으로 인식되어 하나의 도형으로 인지할 수 있다.5) 이는 시각장애인들은 연속된 돌출선 보다는 연결된 돌기들의 집합을 촉각에 의해서 명확히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점자 돌기는 오랫동안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해 왔기 때문에 이들에게 매우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다.

b. 촉각상징기호를 활용한 정보제공:

2009년 우리나라에 등록된 시각장애인 수는 약 240,000명 인데 그 중에서 점자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의 수도 10% 이하로 추정하며 적극적 점자 사용 인구는 2.4% 정도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보행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점자로 표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대신 점자와 유사한 돌기들의 집합을 활용하여 시각적 감각에 기초한 픽토그램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촉각상징기호를 활용하는 것은 매우 유익할 것으로 본다. 촉각지도에서 촉각상징기호의 활용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자인 점자를 활용한 정보 제공에 비해 정안인을 위한 픽토그램의 특징과 같이 정보전달력, 지적능력의 요구 및 공간 절약의 측면에서 많은 이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c. 촉각정보의 가변성:

촉각지도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가변적으로 그것의 형태와 양이 다를 수 있게 한다. 이는 촉각지도가 설치되는 시설에 따라 필요한 지도의 수가 다르거나 촉각지도에서 표현되는 정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경될 수 있기 때문으로 무엇보다도 양산형 촉각지도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3-3. 촉각상징기호 개발 및 촉각돌기의 물리적 특성 규정

시각장애인들의 독립적인 보행을 보조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으며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결정하기 위한 직관적인 공간정보 제공이 요구된다. 디자인 개발방향 단계에서 설정된 지향점을 바탕으로 [표 3-1]에 정리된 선행 연구결과들을 기초로 하여 부산-김해경전철 역사에 설치하기 위한 촉각지도의 개념과 촉각상징기호를 최종 결정하였다.

[표 3-1]
디자인 개발에 활용된 선행연구 및 세부 내용

구분 연구 내용
정제영(2005)7) 시각장애인 생활시설에서 노멀리제이션을 위한 입체지도의 공간인지에 관한 연구로 시각장애인들의 선형적 공간개념 도출.
강수진(2008)8) 점의 물리적 특성에 의한 촉각이미지의 형태적 접근 근거 마련과 시각장애인과 정안인을 위한 촉각 픽토그램 개발의 가능성 모색을 위한 연구로 돌기를 이용한 형태로서 선분, 도형크기 및 거리 변별값을 파악하기 위한 실험 수행.
이해균(2000)9) 특수학교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점자지도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이 점을 촉지 할 때 세로로 3밀리미터 간격으로 배열된 점을 5점 까지는 동시에 촉지 할 수 있지만 6점 이상은 촉지하기 어렵다고 결론.
양승호(2012)10) 촉각상징문자를 활용한 시각장애인용 촉각지도 연구로 촉각을 통해 정보를 제공할 경우의 촉각돌기들의 물리적 특성 규정 및 촉각 상징기호에 대한 사용자 평가 수행.
강수진(2009)11)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지도에서의 픽토그램 실태현황 및 용이도 조사 연구.

촉각지도를 위한 인터페이스에서는 시각장애인들의 선형적 공간 개념에 기초하여 공간정보를 촉각에 의해 인지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보행에 관련된 다양한 주변 환경 정보에 대해서는 촉각에 근거한 상징기호를 활용하였다. 시각장애인의 보행 환경에서 자주 접하고 중요한 환경 정보에 대하여 촉각으로 해독 가능한 상징기호로 표현하는 것은 시스템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이들의 촉지각 특성이 반영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표 3-2].

촉각을 통해서 보행에 요구되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촉지각 특성 반영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양승호(2012)12)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지도의 인터페이스 연구에서 조사된 점자의 용도별 물리적 특성을 기초로 촉각지도 디자인을 위한 촉각돌기들의 물리적 특성을 규정하였다 [그림 3-2]. 연구에서 점자의 물리적 특성을 규정하기 위하여 주요 국가별로 점자 도서와 점자 사인물 제작을 위한 규격을 조사하여 비교하였는데 규정한 점자의 특성은 동일한 점들의 집합을 활용해 촉각 상징기호와 점자를 동시에 표현해야하기 때문에 도서 제작용과 점자사인물의 특성을 적절하게 조합하였다.

[표 3-2]
촉각지도에 활용된 촉각상징기호

현 위치 계단/에스컬레이터
음성정보 화장실(남)
보행로 화장실(여)
보행로 끝 장애물
개찰구 엘리베이터
사무실 문 승차권판매대


[그림 3-2] 촉각지도에 사용된 촉각돌기의 물리적 특성

3-4 촉각지도 인터페이스 개발 및 프로토타입 제작

촉각지도 인터페이스 개발에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보행하는 실제 공간 환경을 표현할 때에는 이들의 ‘선형적 공간개념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연구자는 시각장애인의 독립 보행을 지원하기 위한 촉각지도의 디자인 개발을 위한 선행연구로 촉각상징문자를 활용한 촉각지도의 인터페이스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선행연구에서 개발된 촉각지도 인터페이스 개념을 공공교통시설에 맞게 발전시켜서 이 연구의 목적인 합리적 촉각지도 개발의 기초로 활용하였다.


[그림 3-3] 부산-김해경전철 ‘가야대역’ 구조도

시각장애인들의 실내보행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촉각에 의해 제공할 수 있는 촉각 인터페이스의 기본 개념으로 상하 운동을 하는 매우 작은 돌기들을 활용하였다. 작은 돌기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진 촉각지도는 각 돌기들의 상하운동으로 보행로와 보행에 관련된 환경정보를 시각장애인들의 촉각을 통해 제공하는 특징이 있다. [그림 3-3]과 [그림 3-4]는 각각 이 연구의 모델 환경인 부산-김해경전철 ‘가야대역’의 전체구조와 촉각지도 인터페이스의 개념을 레이어를 나누어서 보여준다.


[그림 3-4] 부산-김해경전철 ‘가야대역’ 촉각지도의 인터페이스 개념도

(촉각지도에서 흰색 돌기는 상부로 올라온 돌기를 의미함.)


인터페이스의 효용성 평가를 위한 프로토타입 제작에 있어서 실제 구동되는 수준의 모델 제작이 가장 합리적인 연구결과를 보장하겠지만, 실제로 상하운동을 하는 돌기들을 제작하기 어려워 연구에서 규정한 촉각돌기들의 크기, 높이 및 간격이 같게 제작하되 고정된 조건에서 유사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하였다.[그림 3-5]


[그림 3-5] 촉각지도 인터페이스에 대한 LF 프로토타입

3-5 촉각지도의 핵심기술에 대한 기술적 검토

개발된 촉각지도 인터페이스의 실제 구현에 있어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촉각 돌기들의 상하 운동을 어떻게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는지 일 것이다. 이것은 열 패턴 (heater pattern)에 의해 일정 공간에 존재하는 공기 온도의 증감을 공기 체적의 증감으로 변환시킴으로써 돌기의 상하 운동을 제어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이 방식은 최근 미세전자제어기술(MEMS)13) 분야에서 실리콘, 수정, 유리 등을 가공해 초고밀도 집적회로, 머리카락 절반 두께의 초소형 기어, 손톱 크기의 하드디스크 등 초미세 기계구조물을 설계할 때 흔히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림 3-6]은 돌기들의 상하 운동을 제어하기 위한 전체구조 개념을 보여주는 분해도(exploded view)이다. 제일 하단에 열판(heater ground)이 있고 열판 상단에 열 패턴(heater pattern)이 존재하는데, 이 패턴은 각각의 돌기들을 따로 제어할 수 있게 되어 있으며 외부로부터 유입된 전기적 신호로 제어된다. 열판과 실리콘 필름에 의해 완전히 밀착된 열 변환 공간(heating cavity)은 각 돌기를 따로 제어하기 위해 돌기 하부에 각각의 공간을 가진다.


[그림 3-6] 촉각지도 인터페이스 구현을 위한 구조 분해도

촉각 돌기의 상하 운동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그림 3-7]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열판(heat ground) 상단에 있는 열 패턴이 외부의 전기적 신호에 의해 가열되고 패턴 상부에 있는 밀폐된 공간의 공기가 열에 의해 팽창한다. 공기의 체적 증가로 인한 에너지는 바로 상단에 밀착된 얇은 실리콘(silicon film)을 부풀어 오르게 만들고, 이 실리콘 필름의 상측으로의 팽창이 상부 돌기를 위로 이동시키는 작용을 하게 된다(공기의 체적 증가로 인한 차이( V.2 – V.1)에 해당하는 에너지는 상측의 실리콘 필름과 돌기를 ‘δ’ 만큼 상측으로 이동시킨다). 이와 반대로 밀폐된 열 변환 공간의 공기 온도가 감소함에 따라 실리콘 필름은 다시 수축을 하고 동시에 상부 돌기는 이전의 위치로 복귀하는 방식이다.


[그림 3-7] 촉각돌기의 상하운동 원리(상) 및 개념 단면도(하)

하지만 상부로 이동한 돌기를 빠른 시간에 아래로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팽창한 공기의 온도 역시 빠르게 내릴 수 있게 열판 아래에 열전도가 매우 높은 소재로 된 구조물이 필요하며, 본체 외관에서도 공기 배출을 빠르게 할 수 있는 구조적 검토가 요구된다. 또한 상하 운동을 하는 촉각 돌기(ball array)와 이것을 덮고 있는 외피(outer seat)는 시각장애인들이 손끝으로 돌기를 감지할 때 쾌적한 경험을 제공하고 서로 분명하게 구분되게 하기 위해 서로 다른 표면질감(surface texture)을 가지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각 돌기의 표면은 부식(texturing) 처리를 하고 외피는 고 강도의 광택이 있는 소재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디자인 결과 : 햅틱사이트(Haptic Sight)

[그림 0-1]은 최종 개발된 시각장애인용 촉각지도의 렌더링 이미지이며 [그림 4-1]은 ‘가야대역’ 대합실에 설치되었을 경우를 보여주는 합성이미지로, 시각장애인들이 지상에서 연결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대합실로 들어서면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입구근처에 위치한다. ‘햅틱사이트(Haptic Sight)’라 명명된 이 촉각지도는 시각장애인의 보행에 있어서 방향정위에 관한 단서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건물의 전체를 한 번에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데 층별로 나누어서 전체 공간 환경 정보를 촉각을 통해 제공한다.


[그림 4-1] 최종 개발된 촉각지도의 설치모습

역사에 들어선 시각장애인은 입구에 위치한 촉각지도를 통해서 이 건물에서 내가 위치한 곳은 어딘지? 각 층은 어떤 공간적 특성을 가지는지? 내가 가야 할 목적지는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그 목적지로 가기 위한 최적의 경로는 무엇인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가야대역’의 경우 대합실과 승강장에 각각 햅틱사이트를 설치하여 이 역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사람들이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햅틱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가변적으로 그것의 형태와 양이 다르게 변경될 수 있다. 이는 햅틱사이트가 설치되는 시설에 따라 필요한 지도의 수가 다르거나 촉각지도에서 제공되는 정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한 번 설치된 햅틱사이트는 건물 내의 실내 환경이 변경되더라도 건물 서버에 있는 맵 데이터의 변경을 통하여 햅틱사이트의 정보를 변경할 수 있다.

[그림 3-4]는 ‘가야대역’의 햅틱사이트 인터페이스의 개념도로 각 층의 촉각지도와 사용법을 나누어서 한 번에 보여준다. 실제로 3종의 촉각지도는 동일한 표면에 존재하지만 사용자가 파악하고자 하는 정보를 선택함으로써 각각 돌기들의 상하 운동으로 필요한 촉각지도만 표현된다. 대합실의 보행 경로에 해당하는 것은 유도 블록의 개념과 같이 돌기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진 선형 경로로 표현된다. 보행과 관련된 환경 요소(개찰구, 화장실, 계단, 엘리베이터, 장애물 등)들은 촉각상징기호로 표현되며 사무실 문과 출입 계단과 같이 구체적인 정보(출구 번호 또는 방향)가 요구되는 경우에는 점자를 병행 표기한다. 점자로 구체적인 정보를 표기한 경우에는 그 끝단에 ‘음성정보’를 의미하는 상징기호를 두어 사용자가 일정시간동안 누르면 음성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여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햅틱사이트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방향정위에 관한 단서 중 가장 중요한 ‘현 위치’는 촉각지도를 이해하기 위한 최초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어떤 정보보다도 시각장애인들이 빨리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현 위치’를 표현하는 상징기호의 돌기 주변에서 작은 소리와 함께 손으로 감지할 수 있을 정도의 바람을 지속적으로 뿜어낸다.


[그림 4-2] 촉각지도의 구조 및 각 요소의 설명

[그림 4-2]와 [표 4-1]은 각각 햅틱사이트의 전체적인 구조 및 벽면 부착을 위한 기본 구성요소와 햅틱사이트의 외관 구성요소 및 기능을 정리한 것이다.

[표 4-1]
외관 구성요소 및 기능

구분 기능
1 [대합실] 버튼 2층 대합실의 촉각지도 표시
2 [승강장] 버튼 3층 승강장의 촉각지도 표시
3 [사용법] 버튼 촉각지도의 사용법을 표시, 촉각상징기호 및 사용방법을 촉각돌기 및 음성으로 제공
4 촉각지도 표시부 각 모드의 촉각지도가 표시되는 부분
5 스피커 음성 정보 송출을 위한 외부 스피커
6 본체고정용 렌치볼트 촉각지도를 벽면에 부착하기 위하여 벽면 블라켓에 고정시키기 위한 육각렌치볼트
7 블라켓 촉각지도의 본체를 벽면에 부착하기 위한 블라켓
8 스크류 블라켓을 벽면에 부착하기 위한 스크류
9 칼브럭 블라켓 고정을 위하여 벽면에 삽입하는 칼브럭

5. 결론 및 향후 계획

이 작품은 시각장애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공교통시설용 촉각지도 개발에 관한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부산-김해경전철 ‘가야대역’에 설치하기 위한 것이다. 최종 개발된 촉각지도인 ‘햅틱사이트’는 경전철역사에서 보행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촉각에 의해 제공하는데 상하운동을 하는 점자와 유사한 작은 돌기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돌기들의 상하운동으로 보행로와 보행관련 환경정보를 실시간으로 표현한다. 특히 보행과 관련된 중요한 환경요소에 대해서는 정안인을 위한 픽토그램과 같은 개념의 촉각상징기호를 활용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이 연구는 시각장애인의 보행과 관련한 연구자의 선행연구 결과가 바탕이 되었으며 산업적 측면에서 양산형 촉각지도의 개념 및 외관 디자인 개발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졌다.

최근 들어 IT를 기반으로 한 제품의 생산과 수출이 국가경제의 큰 축을 형성하고 사회 전체가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장애인의 정보격차 현상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데, 시각장애인의 독립 보행 보조기기 디자인 개발에 관한 이 연구는 관련 분야에서 큰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본다. 특히 불특정 다수의 시각장애인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촉각 중심의 상징기호를 활용한 촉각지도의 개발 사례는 관련 분야의 후속 연구를 촉발하는 촉매제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연구 결과물은 국내 산업계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국내 기업과의 공동 개발을 통한 실용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제 원

• 크기 : 392mm × 287mm × 105mm (W × D × H)

• 재료 : Aluminum, Polycarbonate

• 최초 공개일 : 2012년 7월

Notes

1) 양승호, 시각장애인의 실내 독립보행을 위한 보조기기 인터페이스 연구,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2, pp.27~41

2) 정제영, 시각장애인 생활시설에서 평면 축소모형을 통한 공간인지에 관한 연구, 충주대학교 산업대학원 석사논문, 2006, p.21

3) 촉각지도(촉지도, 촉각안내판, 점자지도, 점자안내판 등으로도 표현함)는 시각장애인이 특정 장소로 이동할 때 방향정위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을 제공해주는 ‘촉각중심의 점자안내지도’이다.

4) 강수진, 손원준, 조승래, 시각장애인 사용자의 픽토그램 현황 및 용이도 분석, 한국과학예술디자인학회, Design Forum, vol.22, 2009, p.214

5) 이은열, 촉각에 의한 수학 도형 변별에 관한 연구, 단국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8, pp.15~16

6)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EDI 2010 장애인 통계, 2010, p.33

7) 정제영, 손태진, 시각장애인 생활시설에서 노멀리제이션을 위한 입체지도의 공간인지에 관한 연구, 대한건축학회 학술발표대회 논문집, 제25권 제1호, 2005, pp.147~150

8) 강수진·손원준·조승래, 촉각 픽토그램의 촉지각적 표현방법과 인지 성향에 관한 고찰 ; 중도 실명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국디자인트렌드학회, 한국디자인포럼, 제19호, 2008, pp.285~294

9) 이해균, 제7차 특수학교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점자지도의 방략, 특수교육연구, 제23권, 제1호, 2000, p.91

10) 양승호, 촉각상징문자를 활용한 시각장애인용 촉각지도 연구, 디지털디자인학회, vol.12, no.2, 2012, pp.103~112

11) 강수진, 손원준, 조승래, 시각장애인 사용자의 픽토그램 현황 및 용이도 분석, 한국과학예술디자인학회, Design Forum, vol.22, 2009, pp.205~214

12) 양승호, 앞의 글, 2012, pp.103~112

13) 멤스(MEMS: 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란 미세전자기계시스템, 미세전자제어기술 등으로 불리는 것으로, 반도체 공정기술을 기반으로 성립되는 마이크론(㎛)이나 밀리미터(㎜)크기의 초소형 정밀기계 제작기술을 말함.

Acknowledgments

* 본 논문은 2011년도 인제대학교 학술연구조성비 보조에 의한 것임

References
  1. ⋅ 양승호, 시각장애인의 실내 독립보행을 위한 보조기기 인터페이스 연구,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2.
  2. ⋅ 정제영, 손태진, 시각장애인 생활시설에서 노멀리제이션을 위한 입체지도의 공간인지에 관한 연구, 대한건축학회 학술발표대회 논문집, 제25권 제1호, 2005, pp.147~150.
  3. ⋅ 강수진, 손원준, 조승래, 시각장애인 사용자의 픽토그램 현황 및 용이도 분석, 한국과학예술디자인학회, Design Forum, vol.22, 2009, pp.205~214.
  4. ⋅ 강수진·손원준·조승래, 촉각 픽토그램의 촉지각적 표현방법과 인지 성향에 관한 고찰 ; 중도 실명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국디자인트렌드학회, 한국디자인포럼, 제19호, 2008, pp.285~294.
  5. ⋅ 이해균, 점자의 물리적 특성과 정보매체에 대한 고찰, 시각 장애연구, vol.17, 2001, pp.15~31.
  6. ⋅ 양승호·송지원·반영환, 시각장애인의 실내 보행용 보조기기 디자인을 위한 촉각 인터페이스 개발, 디지털디자인학회, vol.12, no.1, 2012, pp.83~92.
  7. ⋅ 양승호, 촉각 상징문자를 활용한 시각장애인용 촉각지도 연구, 디지털디자인학회, vol.12, no.2, 2012, pp.103~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