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Vol. 27, No. 1

A Study on Visceral Design Based on the Psychological Mechanisms Evolved by Natural Selection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된 심리 기제에 기초한 본능적 디자인 연구
  • Jisoo Park : Department of Emotion Engineering, Sangmyung University, Seoul, Korea
  • Jaehyung Park : Department of Mechanical Engineering, Yonsei University, Seoul, Korea
  • Yoonhee Lee : Department of Human Environment and Design, Yonsei University, Seoul, Korea
  • Inhee Kim : Department of Human Environment and Design, Yonsei University, Seoul, Korea

Background Evolutionary psychology studies the psychological mechanisms evolved by natural selection, which still affect our behavior and mind. If designers can understand and apply them to product or service design, they can create visceral designs which are attractive on an instinctual level.

Method This paper selected three findings in evolutionary psychology which can be applied to product or service design and suggested three visceral designs.

Results ‘Young male syndrome’ can explain why young males are prone to engage in risky forms of aggregation. This paper suggested a product which can remedy the aggregation, which is a recycling bin for compressing and collecting aluminum cans discarded in the streets. A wooden mortar was used for compressing cans to attract the attention of passersby and lead them to participate in recycling. The recycling bin was installed on a street in Insadong and one in Daehakro and participants' behavior was recorded. The rate of men’s participation was twice as high as that of women’s.

‘Paternity uncertainty’ can explain the situation of less parental care in males than in females. Mothers made the evolved psychological mechanism of saying their children take after the father to lead the father to invest in more parental care. This paper suggested a smartphone application, called ‘The child’s toes take after the father's’, which shows the resemblance between a father and a child. A mother observes the father’s and child’s habitual behavior, takes pictures, and makes an album for comparing the two pictures on a screen and showing the resemblance between them.

Evidence of the mother’s dedication to parental care was found in many studies of evolutionary psychology. However, the dedication, which mothers created, conversely, leads working moms to feel a sense of guilt because they found it difficult to invest their time and effort in parental care. This paper suggested a product for alleviating the mother’s guilt which involves recording the mother’s voice in a greeting card covered with a non-woven fabric on which the mother’s picture was printed.

Conclusion Evolutionary psychology provides useful clues for visceral design. It can present designers with new problems to be solved or provide psychological mechanisms which help them solve the problems they are faced with. If designers can understand the clues, they can make visceral designs which are attractive on an instinctual level.

Abstract, Translated

연구배경 진화심리학은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된 심리적 기제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오랜 기간 동안 진화하면서 생존에 필요한 것들이 자연선택 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심리적 특성이 오늘날 우리의 마음과 행동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를 잘 이해하고 디자인에 응용한다면 본능적으로 끌리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디자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방법 본 논문은 진화심리학 이론 중에서 본능적 디자인에 실마리를 제공하는 세 가지 이론을 선택해서 디자인한 사례를 보여준다.

연구결과 ‘젊은 남자 증후군’은 남자들이 남 앞에서 왜 공격성을 보이는지를 설명해 준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남자들의 공격성을 이용해서 길에서 버려지는 알루미늄 캔을 압축해서 분리수거하는 도구를 디자인하였다. 참여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캔 압축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절구를 이용해서 캔을 압축하는 도구를 디자인하였다. 인사동과 대학로 거리에 절구를 설치하고 관찰한 결과 남자의 참여율이 여자의 참여율 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부성 불확실성’은 아버지가 자식의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어머니는 자식이 아버지를 닮았다고 이야기 하는 것으로 아버지가 자식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려는 심리적 기제를 진화시켰다. 이 특성을 이용해서 아이와 아버지의 닮은 모습을 어머니가 사진으로 찍어서 닮은 모습을 한 화면에서 비교할 수 있도록 앨범을 제작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을 디자인하였다.

어머니의 자식 양육에 대한 헌신적인 노력은 많은 진화심리학 연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어머니들이 진화시킨 자식 양육을 위한 헌신은 워킹 맘에게 자식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게 한다. 워킹 맘이 가지는 자식에 대한 죄책감을 줄여주기 위해서 엄마의 목소리를 녹음했다가 아이에게 들려줄 수 있는 제품을 제안하였다. 음성 녹음 칩을 가지고 있는 축하 카드를 이용해서 엄마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만들어진 카드를 엄마 얼굴이 인쇄된 천으로 감쌌다.

결론 진화심리학이 본능적 디자인에 제공하는 실마리는 디자이너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를 제시할 수도 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심리 특성일 수도 있다. 디자이너가 진화심리학이 제공하는 실마리를 잘 이해한다면 본능적으로 끌리는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을 것이다.

Keywords:
Evolutionary psychology, Visceral design, Young male syndrome, Paternity uncertainty, parental care, 진화심리학, 본능적 디자인, 젊은 남자 증후군, 부성 불확실성, 자녀 양육.
pISSN: 1226-8046
eISSN: 2288-2987
Publisher: Korean Society of Design Science
Received: 26 Sep, 2013
Revised: 06 Nov, 2013
Accepted: 12 Nov, 2013
Printed: Feb, 2014
Volume: 27 Issue: 1
Page: 239 ~ 255
DOI: https://doi.org/10.15187/adr.2014.02.109.1.239
Corresponding Author: Jisoo Park (ppirong@paran.com)
PDF Download:

This journal was supported by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Grant Funded by the Korean Government(MEST)
이 학술지는 2013년도 정부재원(교육과학기술부)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출판되었음
Citation: Park, J., Park, J., Lee, Y., & Kim, I. (2014). A study on visceral design based on the psychological mechanisms evolved by natural selection. Archives of Design Research, 27(1), 239-255.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educational and non-commercial use,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왜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자식의 양육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가? 왜 이모는 고모보다 조카들에게 더 잘 해주나? 왜 외할머니는 친할머니보다 손자에게 더 잘 해주나? 진화심리학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심리학과 진화생물학의 현대적인 원리들을 종합해서 찾는다. 인간의 본성과 행동은 오랜 기간 동안 진화를 거치면서 생존에 필요한 것들이 자연선택 되어 오늘날 우리에게 유전된 결과 형성된 것이다. 예컨대 진화심리학은 위 세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부성 불확실성’ 가설을 제시하였다(Buss, 2012, p. 326). 여성은 자식을 낳았기 때문에 자신의 자식임을 100% 확신한다. 그래서 여성은 자식을 기르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반면에 남성은 자식을 낳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자식이라는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 더군다나 생존을 위해서 많은 여성과의 짝짓기를 통해 자식을 많이 낳아야만 했던 시절에는 자신의 자식임을 확신하기 더 어려웠을 것이다. 이 때 자연선택에 의해 형성된 ‘부성 불확실성’이 오늘날까지 유전되어 현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들이 자식의 양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마찬가지로 이모와 외할머니는 모계 친척이기 때문에 어머니와 비슷한 정도의 확실성을 가진다. 반면에 고모와 친할머니는 부계 친척이기 때문에 아버지와 비슷한 정도의 확실성을 가진다. 이것이 바로 이모와 외할머니가 각각 조카와 손자에게 더 잘 해주는 원인이 된다. 진화심리학은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된 심리적 기제 (Evolved Psychological Mechanisms)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진화심리학이 밝혀낸 심리적 기제는 우리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진화된 심리적 기제에 대한 가설을 검증하는 데는 가설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사용된다(Buss, 2012, p. 109). 서로 다른 종들의 비교, 비교문화적 방법, 생리화학적 방법이나 뇌 영상 방법, 유전학적 방법, 남성과 여성의 비교, 한 종 내 개체들의 비교, 서로 다른 맥락에서 같은 개인들 비교하기, 그리고 실험적 방법이 사용된다. 예를 들어 ‘부성 불확실성’ 가설을 증명하는 데는 양성(남성과 여성)을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남성의 질투가 여성의 질투보다 성적 부정 신호에 훨씬 더 많이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는데(Buss et al., 1992; Schuzwohl, 2006), 이것은 성에 따라 차이가 나는 적응문제, 즉 ‘부성불확실성’을 남성이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진화심리학이 연구하고 있는 심리적 기제는 도널드 노먼이 이야기 한 두뇌 활동의 본능적 단계(Visceral level)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노먼 (Norman, 2006)은 두뇌에서 일어나는 정보처리 단계를 본능적 (Visceral) 단계, 행동적 (Behavioral) 단계, 반성적 (Reflective) 단계로 구분하였다. 본능적 단계는 태어날 때부터 미리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무엇이 좋은지 나쁜지, 안전한지 위험한지를 판단하여 운동체계에 적절한 신호를 보낸다. 행동적 단계는 일상생활의 행동을 제어하는 두뇌 활동을 포함한다. 상황을 분석하고 그에 따라 행동을 변화시키는 좀 더 복잡하고 강력한 두뇌의 작용으로 이루어진다. 행동적 단계는 본능적 단계를 강화하거나 억제할 수 있으며 반성적 단계로부터 강화되거나 억제될 수 있다. 반성적 단계는 두뇌의 명상적인 부분이다.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생각할 수 있고, 새로운 개념을 학습하고, 문학이나 예술품을 감상하며 즐거움을 느낀다. 본능적 단계는 태어날 때부터 우리의 유전자에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바대로 행동하는 단계이므로 진화심리학에서 다루는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된 심리적 기제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이다. 예를 들어 조류 사회에서 화려하고 매혹적인 깃털을 가지고 있는 수컷을 암컷이 선호하기 때문에 화려하고 매혹적인 깃털을 가진 수컷만이 짝짓기에 성공해서 자연선택에 의해 살아남았을 것이다. 이처럼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된 특성을 이해하게 되면 왜 수컷이 화려하고 매혹적인 깃털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오랜 세월 동안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되어 우리의 유전자에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심리적 기제를 이해하고 이를 디자인에 활용한다면 본능적으로 끌리는 디자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본 논문은 본능적으로 끌리는 디자인을 하는 데 진화심리학이 유용한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것을 세 가지 디자인 사례를 들어서 보여주고자 한다. 2장에서는 ‘젊은 남자 증후군’을 이용해서 버려지는 캔을 압축해서 수거할 수 있는 재활용 도구를 제안하였다. 3장에서는 아이가 아버지를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어머니의 특성을 이용해서 아이와 아버지의 닮은 점을 어머니가 사진으로 찍어서 앨범을 만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디자인하였다. 4장에서는 자식의 양육에 최선을 다하는 어머니의 진화심리학적 특성으로 인해 워킹 맘들이 자녀의 양육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못해서 가지는 심리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디자인을 제안하였다.

2. ‘젊은 남자 증후군’을 이용한 캔 재활용 도구 디자인

1974년 탄자니아 국립공원에서 침팬지 여덟 마리가 이웃 세력권을 침입하여 침팬지 한 마리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Buss, 2012, p. 462). 이 사건은 사람만이 동족을 죽인다는 오랜 가정에 의문을 품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1000만 종이 넘는 전체 동물 중에서 수컷들이 조직적으로 이웃 세력을 침입하여 동종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는 종은 사람과 침팬지 단 두 종 밖에 없다고 한다(Wrangham & Peterson, 1996).

인간은 왜 공격성을 가지게 되었을까? 공격성은 진화에 어떤 편익을 가져다 주었을까? 공격성은 적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진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공격성의 기원에 대한 가설은 여러 개가 있다(Buss & Duntley, 2006). 남의 자원을 탈취하기 위해, 공격에 대해 방어하기 위해, 동성 경쟁자에게 값비싼 비용을 치르게 하기 위해, 지위와 권력 서열을 협상하기 위해, 경쟁자의 장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장기적 배우자의 불륜을 억제하기 위해서 공격성을 가진다.

공격성 중에서 젊은 남자들이 가지는 ‘젊은 남자 증후군’은 젊은 남자들이 자기 자신을 위험한 상황으로 내모는 공격성을 가진다는 이론이다(Wilson & Daly, 1985). 이는 젊은 여성을 차지하기 위해서 스스로가 강인한 체력을 가졌으며 자신의 이익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진화된 특성으로 볼 수 있다. 공공연하게 남 앞에서 공격성을 보여줌으로써 단지 여자에게 잘 보인다는 의미 외에도 다른 남자 경쟁자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어 방어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모든 집단에 해당되는 가설은 아니다. 즉 공격성이 보상받는 집단 내에서만 해당하는 가설이다.

반면에 여성은 남성에 비해 폭력성이 덜 하다. 여성은 이성에 대한 접근을 위해 공격성을 보일 필요가 없었고, 신체적으로 부상을 입게 되면 임신과 양육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폭력에 참여하지 않게 된다.

한 때 오락실에 설치되어 젊은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펀치 머신 (Punch Machine)은 ‘젊은 남자 증후군’을 잘 이용한 사례이다. 자신의 펀치가 강함을 과시하기 위해서 젊은 남자들은 돈을 넣고 펀치를 날렸고, 서로 점수를 비교하면서 힘을 과시했다. 펀치 머신은 남성이 가지는 공격성을 억제만 하기 보다는 오히려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본 논문은 젊은 남자의 공격성을 알루미늄 캔을 압축해서 분리수거하는 데 사용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한국환경공단이 제작한 분리배출요령책자를 보면 알루미늄/금속 캔은 안에 있는 담배꽁초 등 이물질을 제거한 뒤에 가능한 압축해서 수거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 남자의 힘을 이용해서 알루미늄 캔을 압축해서 수거한다면 좋은 해결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캔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이마트는 알루미늄 캔을 가지고 오면 포인트를 지급하는 ‘에코로봇’을 운영하고 있다(Cho, 2009, December 17). ‘에코로봇’은 캔을 압착해서 저장하고 소비자에게 개당 OK캐쉬백이나 신세계포인트 5포인트를 지급한다. 보통 1포인트를 적립하려면 물건을 천 원어치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5포인트는 마트에서 5천 원을 구매해야 받을 수 있는 포인트이다. 그러나 캔을 마트까지 가지고 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고객이 감수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캔 재활용률을 높이는 다른 방법으로 캔모아가 있다(재활용 수익사업, 새로운 시장 형성하나, 2012, October 17). 이 사업 시스템은 노래방, PC방, 학교, 병원, 상가에 2,000여 개의 캔을 손쉽게 압축할 수 있는 압축기를 무상으로 설치해주고, 압축기가 모두 차면 이를 수거해 매각하는 방식이다. 대리점은 설치 및 압축기 관리와 수거, 재활용 센터로의 판매의 세 가지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비철 재활용 시장 중에서도 연간 100억여 개가 넘게 버려지는 알루미늄 캔에 주목한 아이템으로 PC방이나 편의점, 학교, 아파트 등에서 처리가 곤란해 골치를 썩고 있는 폐캔을 효율적으로 처리해주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노래방, PC방 같은 업소에서 배출되는 캔을 수거하는 데는 효율적이지만, 길에서 배출되는 캔을 수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본 논문은 ‘젊은 남자 증후군’을 이용해서 길에서 버려지는 캔을 재미있게 압축해서 수거하는 도구를 개발하였다. 이 도구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길을 가던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도록 재미있게 도구를 디자인하는 것이었다. 버리는 캔을 압축해서 분리수거하자는 명분만으로는 길에서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없다. 그래서 절구를 이용해서 캔을 압축하는 방법이 제안되었다. 도시에서 절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길에 절구를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길을 걸어가던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특히 한국 전통 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좋은 방법으로 기대되었다.

도구를 디자인할 때 두 번째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남자들이 캔의 압축된 정도로 힘을 과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압축된 캔을 수거하는 함의 투입구 크기가 가장 작은 것에는 'Great'를 표시하고, 중간 것에는 ‘Nice try', 가장 큰 것에 'Think more'를 표시하였다(그림 1). 참가자들이 캔을 압축한 뒤에 수거함에 넣을 때 압축된 정도에 따라 'Great'부터 ’Think More'까지 점수를 얻도록 하여 힘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였다.


Figure 1 A wood mortar (left) and 3 recycling bins with different sizes (right)

절구를 이용해서 캔을 압축하고 압축된 캔을 수거함에 넣어 점수를 얻는 방법을 설명한 안내판을 제작하였다.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영어 문장도 표시하였다(그림 2).


Figure 2 Information boards showing how to play

토요일 오후에 대학로와 인사동 거리에 안내판과 절구를 설치하고 빈 캔을 제공하였다. 사람들의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카메라를 숨기고 촬영하였다. 다양한 참여 형태가 관찰되었다. 그림 3의 (a)는 혼자 참여한 남자, (b)는 안내문만 읽고 참여하지 않은 여자 세 명, (c)는 20분 동안 차례를 기다렸다가 열심히 절구질 하는 외국 어린이, (d)는 사진만 찍고 참여하지 않은 외국인 부부, (e)는 캔 재활용에 대해 어린이에게 설명해 주고 어린이의 절구질을 도와주는 부모, (f)는 여자 친구가 절구질 하는 것을 사진 찍어 주는 남자 친구이다.

촬영된 비디오를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Figure 3 Screen shots showing various participants

- 안내문을 읽은 남성 67명 중에서 캔 압축에 57명이 참여하였고, 여성은 55명 중에서 23명이 참여하였다. 남성의 참여도는 85.1%이고, 여성의 참여도는 41.8%이었다. 결국 남성의 참여율이 여성보다 더 높았다.

- 외국인의 참여도는 예상보다 낮았다.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접근했을 때 한국 사람들이 절구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게 참여할 기회가 돌아가기 어려웠다. 한 외국 어린이는 20분을 기다렸다가 캔 압축에 참여하였고, 캔을 가장 얇게 만들 때까지 절구질을 해서 ‘Great' 수거함에 넣었고, 다른 곳에 있는 부모를 데리고 와서 자신이 ‘Great' 수거함에 캔을 넣었음을 자랑하였다.

- ‘Great' 수거함의 입구는 부서졌지만, ‘Nice try'와 'Think more' 수거함의 투입구는 부서지지 않았다(그림 4). 이는 참가자들이 ‘Great' 점수를 얻기 위해서 압축된 캔을 억지로 넣으려고 하였음을 보여준다.


Figure 4 ‘Great' bin was broken because the participants were eager for getting 'Great' score

- 지나가는 사람들이 절구를 보고 신기하게 생각했고, 절구가 왜 여기에 있는지 알기 위해서 안내판을 읽었다. 결국 절구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실험에 참여하도록 유인하였다.

- 혼자 안내판을 읽은 한 남성은 머뭇거리다가 참여하였지만, 여성은 여러 명이 함께 안내판을 읽고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리고 혼자 있을 때는 참여를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많은 사람들이 절구 주변에 모여 있을 때는 더 쉽게 참여하였다.

- 어린이의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체험 기회를 주기 위해서 내용을 설명해주고 어린이가 참여하도록 유도하였다.

3. ‘부성 불확실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스마트폰 애플케이션 디자인

여성은 자식을 직접 낳기 때문에 자신의 자식임을 100% 확신한다. 반면에 남성은 여성이 나은 자식이 자신의 자식이라는 것을 확신하기 어렵다. 이것을 남성이 가지는 ‘부성 불확실성’이라고 한다(Buss, 2012, p. 326). 남성이 자신이 친부임을 확인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임신 기간에 배우자가 보인 성적 정절에 관한 정보를 참고하는 방법과, 다른 하나는 아이가 자신을 닮은 정도이다(Buss, 2012, p. 331). 남성은 이 두 가지 정보에 민감한 심리 기제를 진화시켰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또한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정말로 정절을 지켰으며, 태어난 아기가 아버지와 닮았다는 확신을 심어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자식이 아버지를 닮은 정도와 아버지가 자식의 양육에 참여하는 정도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많이 있다. 한 연구에서는 아이가 자신을 닮았다고 지각하는 아버지들이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함께 지내는 시간도 더 많으며, 아이의 학업에 더 많이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Apicella & Marlow, 2004). 다른 연구에서는 아기가 자신을 닮았다고 지각하는 것은 그 후에 남성이 아기에게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데 영향을 준다(Platek et al., 2002). 이와는 대조적으로 여성은 아기가 자기와 닮은 것에 영향을 받는 정도가 덜했다. 결국 아이가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할수록 아버지는 자식의 양육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버지가 자식의 양육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많은 마케팅 방법들이 개발되었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는 아빠와 자녀가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주말여행을 보내주는 ‘아빠 같이 가’ 이벤트를 벌였다(Kim, 2013, June 3). 최근 한 방송국에서 아빠와 아이가 함께 여행을 가서 생활하는 과정을 방송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캠핑을 즐기는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번 행사를 준비한 것이다.

한 회사는 체험단 300명을 대상으로 ‘최고의 프렌디를 찾아라! 아빠와 함께하는 베스트 포토제닉 컨테스트’를 진행했다(Jang, 2013, April 10). 프렌디 (Friendy)는 친구 (Friend)와 아빠 (Daddy)의 합성어로서 친구 같은 아빠를 의미한다. 아빠들이 자녀들과 함께 손 세정제를 사용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는 프렌디 마케팅이다. 아빠가 가정 내 위생 교육을 통해 아이들과 친해지는 계기를 만든다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위에서 살펴본 사례들은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여행을 가고 아빠가 가정 내 위생 교육에 참여한다는 의미는 있지만,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아버지가 자식의 양육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부성 불확실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해결책은 자식이 아버지와 닮았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데일리와 윌슨(Daly & Wilson, 1982)은 미국에서 아기가 출생하는 장면을 찍은 비디오테이프 111개를 구해서 어머니에게 아기가 누구를 닮았는지를 물어 보았다. 확률적으로 전체 중 50%는 아기가 어머니를 닮았다고 이야기하고 나머지 50%는 아버지를 닮았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기가 아버지를 닮았다고 어머니가 이야기하는 사례(80%)가 자신을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사례(20%)보다 4배가 많았다. 어머니의 친척들 역시 같은 편향을 보였다. 또 다른 연구는 어머니는 자신과 아기의 닮은 점보다는 아버지와 아기의 닮은 점을 지적하는 경우가 더 많음을 보여준다(McLain et al., 2000). 그리고 아버지가 같은 방에 있을 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외부 평가자들은 아기가 어머니를 더 닮았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결국 어머니는 자식이 아버지를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아버지가 가지는 ‘부성 불확실성’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제를 진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본 논문은 어머니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서 아버지와 아이의 닮은 모습을 어머니가 사진으로 찍어서 아버지에게 보여줄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발가락도 닮았다’를 제안하였다. 어머니가 평소에 아버지와 자식의 비슷한 점, 예를 들어 자는 모습, 웃는 모습, 습관 등을, 사진으로 찍고 앱을 이용해서 앨범을 만들어서 아버지에게 보여주어 아버지의 자식임을 새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앱의 효용성을 테스트하기 위한 파일럿 테스트로서 한 어머니에게 아이와 아버지의 닮은 모습을 찍어서 앨범을 만들게 하였다(그림 5). 그림 5의 (a)는 아버지와 아이의 돌 사진을 함께 배치해서 어린 시절 모습이 닮았음을 보여준다. (b)는 웃는 모습이 닮았음을 보여주고, (c)는 자는 모습이 닮았음을 보여주고, (d)는 아버지가 술을 마시는 사진과 아이가 맥주 병을 잡는 사진을 함께 배치하여 아버지가 술을 좋아하듯 아이도 그럴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 앨범을 실제 아버지와 아이에게 보여주고 반을 관찰하였다. 아버지는 자신과 아이의 닮은 점을 새삼 느끼고 감동했다고 한다. 아이는 자신과 아버지의 모습을 비교해서 보는 것을 좋아했고 여러 차례 앨범을 보여 달라고 어머니에게 요구했다고 한다. 앨범을 직접 만든 어머니는 사진을 정리하면서 아버지와 아이의 닮은 점을 많이 찾을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고 이야기하였다. 파일럿 테스트 결과 앱의 효용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gure 5 Screen shots showing that a chid takes after his father

4. 자녀 양육에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없는 워킹 맘을 위한 디자인 제안

어머니의 자식 양육을 위한 노력은 많은 진화심리학 이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 번째 이론은 여성이 사회적 지위가 높고 경제력이 있는 남성을 선호하는 이유는 자신과 아이에게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줄 수 있는 남성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Buss et al., 1990). 두 번째 이론은 아버지가 자식 양육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어머니는 자식이 자신보다 아버지를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심리 기제를 진화시켰다는 것이다(Daly & Wilson, 1982). 마지막으로 임신한 여성이 입덧을 하는 이유는 태아를 보호하기 위한 기제이다. 프로펫 (Profet, 1992)은 입덧이 어머니가 기형 유발 물질을 섭취하고 흡수하지 못하게 하려고 발달한 적응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있다. 첫째, 임신한 여자는 첫 3개월 동안 세균의 분해 작용에 의해 독소를 포함할 가능성이 높은 육류를 피하는 특정 기제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Fessler, 2002). 둘째, 입덧은 수태 후 2-4주째에 일어나는데, 이 때가 태아의 주요 기관이 발달하는 때이므로 독소에 가장 취약한 시기이다. 셋째, 임신 첫 3개월 동안 입덧을 경험하지 않은 여자는 경험한 여자보다 유산할 확률이 3배 높다(Perfet, 1992).

그러나 여성이 진화시킨 자식 양육을 위한 노력은 일하는 여성이 증가하는 현대에 와서는 어렵게 되었다. 잡코리아가 워킹 맘 7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6.6%가 퇴사를 생각한 적이 있으며, 92%는 회사를 가는 것에 대해 자녀에게 '미안하고 죄책감이 든다‘고 답했다(43세 직장 녀, 아이때문에 회사 그만두고 싶어도, 2013, April 15). 퇴사 고려 이유 1위는 자녀가 아팠을 때(61.3%), 2위는 자녀의 교육·학습 등 관리가 어려울 때(55.9%), 3위는 자녀가 보육시설·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할 때(39.5%), 4위는 집안일 때문에 회사 일에 집중하지 못할 때(28.0%), 5위는 자녀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26.3%), 6위는 회사일 때문에 집안일을 잘 처리하지 못할 때(24.1%) 순으로 조사되었다. 결국 모두 자녀와 집안일과 관련된 이유들이다.


Figure 6 The korean woman's hiring rates compared with the average of OECD countries in 2009 (stats.oecd.org)

워킹 맘의 육아와 가사 부담은 고용률 저하로 나타났다. OECD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가 조사한 여성의 연령대별 고용률을 보면 우리나라 30-34세 여성의 고용률이 OECD 평균 보다 13.3% 낮은 50.1%를 기록함으로써 전체 연령대 중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그림 6). 이 결과는 우리나라 여성의 육아와 가사 부담이 고용률 저하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리하면, 여성은 자식의 양육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심리 기제를 진화시켰으나 오늘날 한국 워킹 맘들은 일 때문에 자식의 양육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자녀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본 논문은 워킹 맘이 아이에 대해 가지는 미안함을 줄임과 동시에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를 위한 디자인을 제안하였다. 워킹 맘이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아이를 걱정하는 빈도와 아이가 보육시설이나 집에서 혼자 있을 때 엄마를 생각하는 빈도를 비교해 보았을 때 바쁜 엄마에 비해 아이가 훨씬 더 자주 엄마를 생각할 것으로 예상되어 아이를 위한 디자인으로 방향을 정하였다.

본 논문은 보육시설이나 집에서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에게 엄마의 목소리를 녹음했다가 들려주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음성 녹음 칩을 가지고 있는 카드를 이용해서 엄마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카드를 엄마 얼굴이 인쇄된 천으로 싼다. 아이가 엄마 얼굴이 인쇄된 부분을 손으로 누르면 녹음된 엄마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디자인의 효용성을 확인하기 위한 파일럿 테스트로서 18개월 된 아이를 가진 어머니에게 카드 제작을 부탁했다(그림 7). 엄마 얼굴이 인쇄된 것이 음성 녹음 칩을 가진 카드이다. 그림 7을 냉장고에 붙여 놓고 엄마가 집에 있을 때와 없는 때 아이의 반응을 관찰하였다. 엄마가 집에 있는 시간에는 음성 녹음 카드에 관심이 없다가 엄마가 집에 없을 때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파일럿 테스트 결과 집에서 혼자 있는 아이에게 엄마 목소리를 들려주는 방식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Figure 7 A greeting card with a voice recording chip is covered with a non-woven fabric on which a mother's picture is printed

5. 결론

‘젊은 남자 증후군’은 남자들이 공공연하게 남 앞에서 공격성을 보여줌으로써 여자에게 잘 보이고 다른 남자 경쟁자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 진화된 심리적 특성이다. 본 논문은 이 특성을 이용해서 길에서 버려지는 알루미늄 캔을 압축해서 분리수거하는 도구를 제안하였다. 남자들이 가지는 공격성을 캔을 압축하는 데 이용하자는 아이디어인 것이다. 절구를 이용해서 캔을 압축하는 도구를 제작해서 인사동과 대학로 거리에 설치하고 관찰한 결과 남자들의 참여율이 여자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 흥미로운 결과는 남자들이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 가장 얇은 두께로 압축된 캔만 들어갈 수 있는 ‘Great' 투입구에 캔을 억지로 넣으려고 했기 때문에 투입구가 부서졌다는 점이다.

‘부성 불확실성’은 생존을 위해 많은 여자와 짝짓기를 해야만 했던 시대를 살아온 남자들이 자신의 자식임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자연선택에 의해 가지게 된 특성이다. 진화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아이가 자신을 닮았다고 지각하는 아버지들이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함께 지내는 시간도 많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어머니들 중에서 아이가 아버지를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비율(80%)이 자신을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비율(20%) 보다 4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이가 아버지를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어머니의 특성을 이용해서 아이와 아버지의 닮은 점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사진을 어머니가 준비해서 아버지에게 보여주는 스마트폰 앱을 제안하였다. 아이와 아버지의 자는 모습, 웃는 모습, 평소 습관 등 닮은 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모아서 앱을 이용해서 닮은 모습을 한 화면에서 비교할 수 있도록 앨범을 구성한다. 실제로 한 어머니가 앨범을 만들어서 아버지에게 보여주었더니 아이가 자신과 닮은 모습을 보고 크게 기뻐했다. 어머니는 아이와 아버지의 닮은 모습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평소에는 잘 몰랐던 닮은 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의견도 이야기 하였다.

여성의 자식 양육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은 진화심리학의 여러 연구 결과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여성이 사회적 지위가 높고 경제력이 높은 남자를 선호하는 이유도, 자식이 어머니보다 아버지를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도, 그리고 임신한 여성이 입덧을 하는 이유도 모두 자식 양육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여성이 진화시킨 자식 양육을 위한 노력은 일하는 여성이 증가하는 현대에 와서 점점 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 결과 자녀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가지는 워킹맘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본 논문은 워킹 맘이 아이에 대해 가지는 미안함을 줄여줄 수 있는 디자인을 제안하였다. 보육시설이나 집에서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를 위해 엄마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제품을 제안하였다. 음성 녹음 칩을 가지고 있는 축하 카드를 이용해서 엄마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카드를 엄마 얼굴이 인쇄된 천으로 감쌌다. 18개월 된 아이에게 제작된 카드를 제시하고 아이의 반응을 관찰하였다. 엄마가 집에 있는 시간에는 아이가 카드에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엄마가 집에 없을 때 카드를 눌러서 엄마 목소리를 듣는 모습이 자주 관찰되었다.

본 논문은 본능적으로 끌리는 디자인을 하는 데 진화심리학이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것을 세 가지 디자인 사례를 이용해서 보여주었다. 남자들이 자연선택에 의해 가지게 된 공격성을 이용해서 캔을 압축하는 도구를 디자인하면,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끌려서 캔을 압축하는 데 자신의 힘을 사용할 것이다. 아이가 아버지를 닮았다고 이야기는 어머니의 특성을 이용해서 아이와 아버지의 닮은 점을 어머니가 사진으로 찍어서 앨범을 만들도록 앱을 개발하면, 어머니들은 본능적으로 이 앱에 끌리게 될 것이다. 워킹맘이 자녀에 대해 미안함을 가진다는 특성을 이용해서 어머니의 목소리를 아이에게 들려주는 제품을 개발한다면, 자식 양육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들에게 끌리는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다. 본 논문이 제시한 세 가지 본능적 디자인이 실제 사용자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지 실험을 통해서 통계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후속연구가 될 것이다.

진화심리학이 본능적 디자인에 제공하는 실마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심리 특성이 될 수도 있고(캔을 압축하는 도구를 디자인하는 데 ‘젊은 남자 증후군’을 이용한 사례), 해결해야 할 심리적 문제를 디자이너에게 제시할 수도 있다(‘부성 불확실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스마트폰 앱 개발 사례). 진화심리학이 디자이너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오랜 시간 동안 자연선택에 의해 형성된 심리 기제가 현재 우리의 행동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디자이너가 이 심리 기제를 이해하고 디자인에 활용한다면 본능적으로 끌리는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본능적 디자인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진화심리학이 연구하고 있는 생존 문제(식량 획득과 선택, 환경적 위험에 맞서 싸우기), 성과 짝짓기 문제(여자의 배우자 선호, 남자의 배우자 선호), 양육과 친족 문제(부모의 보살핌,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집단 생활의 문제 (협력적 동맹, 공격성과 전쟁, 이성 간 갈등, 지위)는 본능적 디자인을 위한 다양한 실마리를 디자이너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References
  1. 1 . Apicella, C. L., & Marlow, F. W. (2004). Perceived mate fidelity and paternal resemblance predict men's investment in children. Evolution and Human Behavior, 25, 371-378. [https://doi.org/10.1016/j.evolhumbehav.2004.06.003]
  2. 2 . Buss, D. (2012). Evolutionary Psychology. Seoul, Korea: Woonggin Think Big.
  3. 3 . Buss, D. M., & Duntley, J. D. (2006). The evolution of aggression. In Schaller, M., Kenrick, D. T., & Simpson, J. A. (Eds.), Evolution and social psychology (pp. 263- 286). New York: Psychology Press.
  4. 4 . Buss, D. M., Larsen, R., Westen, D., & Semmelroth, J. (1992). Sex differences in jealousy: Evolution, physiology, and psychology. Psychological Science, 3 , 251-255. [https://doi.org/10.1111/j.1467-9280.1992.tb00038.x]
  5. 5 . Buss, D. M., Abbott, M., Angleitner, A., Asherian, A., & Biaggio, A. (1990). International preferences in selecting mates: A study of 37 cultures. Journal of Cross-Cultural Psychology, 21, 5-47. [https://doi.org/10.1177/0022022190211001]
  6. 6 . Cho, I. (2009, December 17). Eco-robot for collecting recyclable materials. Asia Economy. Retrieved from http://www.asiae.co.kr/.
  7. 7 . Daly, M., & Wilson, M. (1982). Whom are newborn babies said to resemble? Ethology and Sociobiology, 3 , 69-78. [https://doi.org/10.1016/0162-3095(82)90002-4]
  8. 8 . Fessler, D. M. T. (2002). Reproductive immunosuppression and diet. Current Anthropology, 43 , 19-38. [https://doi.org/10.1086/324128]
  9. 9 . Jang, Y. (2013, April 10). A new ‘Friendy’ marketing. The Kukmin Daily. Retrieved from http://news.kukinews.com/.
  10. 10 . Kim, S. (2013, June 3). An event called 'Making trip with father' sponsored by Nepa. The Kukmin Daily. Retrieved from http://news.kukinews.com/.
  11. 11 . Korea Environment Corporation. A guide book for how to recycle. Retrieved from http://www.keco.or.kr.
  12. 12 . McLain, D. K., Setters, D., Moulton, M. P., & Pratt, A. E. (2000). Ascription of resemblance of newborns by parents of nonrelatives. Evolution and Human Behavior, 21, 11-23. [https://doi.org/10.1016/S1090-5138(99)00029-X]
  13. 13 . Norman, D. (2011). Emotional Design. Seoul, Korea: Hakjisa Publisher.
  14. 14 . Platek, S. M., Burch, R. L., Panyavin, I. S., Wasserman, B. H., & Gallup, G. G., Jr. (2002). Reactions to children's faces: Resemblance affects males more than females. Evolution and Human Behavior, 23, 159-166.
  15. 15 . Profet, M. (1992). Pregnancy sickness as adaptation: A deterrent to maternal ingestion of teratogens. In J. Barkow, L. Cosmides, & J. Tooby (Eds.), The adapted mind (pp. 327-366).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6. 16 . Schuzwohl, A. (2006). Sex differences in jealousy: Information search and cognitive preoccupation.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40, 285-292.
  17. 17 . Wilson, M., & Daly, M. (1985). Competitiveness, risk-taking, and violence: The young male syndrome. Ethology and Sociology, 6, 59-73. [https://doi.org/10.1016/0162-3095(85)90041-X]
  18. 18 . Wrangham, R., & Peterson, D. (1996). Demonic males. Boston: Houghton Mifflin.
  19. 19 . A new emerging market of recycling goods (2012, October 17). Herald Corporation. Retrieved October 17, 2012, from news.heraldcorp.com/.
  20. 20 . A 43-year-old working woman who wants to resign her office (2013, April 15). MK Business News. Retrieved April15, 2013, from http://news.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