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s of Design Research
[ Article ]
Archives of Design Research - Vol. 25, No. 4, pp.175-184
ISSN: 1226-8046 (Print) 2288-298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Nov 2012
Received 10 Oct 2012 Revised 14 Nov 2012 Accepted 14 Nov 2012

A Study on the Appropriateness of Ratio Forming the Visual Dynamic Relationship of Perception on the Figure and Ground

Suhseung-yeon
Yuhan College, of Visual Communication Design
형태와 바탕 지각의 시각적 역학 관계를 유지하는 비율의 적정성 연구

In the field of design, the mathematical approach has always been highlighted as a crucial issue. These traces can also be found in the area of architecture and art in Europe. And the effort to systematize this even more has been constantly made in the later generations, too. This study also attempts to conduct mathematical analysis on the figure and ground, the long, core subject in the research of the visual design field. In order to suggest the criteria of ratio to be maintained at least for the figure and ground to maintain visual dynamic relationship mutually in graphic design, this study formulates hypotheses and conducts positive research based on the survey. Also, to verify this, it selects representative posters verified historically and performs ratio analysis on the figure and ground. According to the research result, under the assumption that there is no interfering factor, establishment of the dynamic proportional relationship of the figure and ground shows the ratio of 9:1 or 1:9. This also indicates the same result both in the positive image and negative image. And it has been found that when the ratio exceeds 9:1 or 1:9, it is difficult to maintain balanced relationship mutually. Also, it has been shown that in the process of verifying the posters, especially the posters using marginal space actively apply the ratio within the range of the figure and ground as 3:7-1:9 or 1:9-3:7. The result in the design works performed by sensitivity and intuition rather than numerical values implies that designer’s criteria for aesthetic judgment internalize some extent of proportional calculation. This study verifies that it is limited to restrict the design area valuing diversity as only the verified result in suggested hypotheses and some areas and also explain it only with numerical values. However, it is thought that the value can be provided in the dimension that it suggests the mathematical ground on the visual dynamic relationship of the figure and ground and also the theoretical criteria for the new design of the figure and ground.

초록

디자인에서 수학이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유럽의 건축, 예술 분야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으며, 이를 보다 체계화하려는 노력은 그 후세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본 연구 또한 디자인 분야에서 오랜 기간 연구의 핵심 주제인 형태와 바탕의 비율관계를 통하여 분석적 연구를 시도하였다. 그래픽디자인에서 형태와 바탕이 서로 시각적 역학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최소한으로 유지해야하는 비율의 기준을 제시하고자, 설문을 토대로 실증 조사를 실시하였다. 또한 이를 입증하기 위하여 역사적으로 검증된 대표적인 포스터들을 선정하여 형태와 바탕의 비율 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 간섭 요인이 없다는 가정 하에 형태와 바탕의 역학적 비율 관계 성립은 9:1 혹은 1:9의 비율이었다. 이것은 양화 및 음화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9:1 혹은 1:9의 비율을 넘어서면 서로의 균형관계는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포스터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특히 여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포스터들은 형태와 바탕의 비율이 3:7 ~ 1:9, 혹은 1:9 ~ 3:7범위 안에서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수치적인 값보다는 감성과 직관에 의하여 작업이 이루어지는 디자인 작품에서의 이러한 결과는 디자이너의 미적 판단 기준은 어느 정도의 비율적인 계산도 내재되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다양성이 중요시되는 디자인 분야에서 제시된 실험과 일부 분야에서 검증된 결과로만 한정하고, 또한 수치적인 결과로만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밝힌다. 그러나 형태와 바탕의 시각적 역학관계에 대한 비율적 근거를 제시하고 형태와 바탕의 이해에 있어서 새로운 기준을 제안하였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Keywords:

figure, ground, perception, ratio, 형태, 바탕, 지각, 비율

1. 서 론

1.1. 연구배경 및 문제제기

본 연구는 디자인에서 다뤄지는 기본 요소인 형태(figure)와 바탕(ground)에 대하여 새로운 관점에서 재조명하기 위함이다. 형태와 바탕은 디자인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도 하나의 분류 기준이 될 수 있다. 특히 동양 철학에서는 예로부터 형태보다는 바탕에 관심을 가지고 빈 공간을 공허(空虛)라 하여 빈 공간의 풍부한 가능성에 대하여 논의되어 왔다. “빈 공간은 풍요로움으로부터 모든 실체가 나오며, 동양인의 미술작품 안에 나타난 커다란 빈 공간은 이러한 이데아의 재현이다.”1)라고 말하고 있다.

형태와 바탕의 지각에 대한 연구는 루빈(Edgar Rubin)과 게슈탈트(Gestalt)의 형태심리학 학자들을 대표로들 수 있다. “루빈은 덴마크의 심리학자로 바탕의 반대 개념으로 형상을 설정하여 형상과 바탕의 관계를 규정한 최초의 학자”이다.2) 또한 게슈탈트의 학자들은 형태와 바탕의 관계 속에서 서로가 어떤 기준에서 조직화되는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들의 연구 결과들은 현세에도 디자인 원리의 근간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연구 결과들은 어느 시점에서 형태가 바탕으로 바탕이 형태로 지각되는지, 또는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형태와 형태가 조직화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형태와 바탕의 지각에 있어서 좀 더 정확한 근간 마련에 시발점이 되고자 한다. 형태는 바탕이 있음으로 존재하고, 바탕은 형태가 있음으로 존재한다. 적절히 구성된 형태 요소에 맞추어 바탕은 과연 잘 비워진 것인지, 너무 형태 요소로만 가득 차 답답함을 주는 것은 아닌지, 남겨진 여백은 독자에게 여운과 휴식을 주며, 아름다운 또 하나의 반형태로서 작용하는 것인지, 디자이너라면 한번쯤은 고민해보았을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고민의 시작에서 출발하여 과연 형태와 바탕의 지각에 있어서 시각적 역학관계를 이루며 균형 있고 아름답게 구성된 형태와 바탕의 비율 관계는 어떠한지, 그리고 그 역학 관계가 깨지는 한계 지점은 어디인지 실증 조사를 통해 검증해보고자 한다.

역학(力學)이란 물리학에서 힘과 힘으로부터 유발되는 물체의 운동을 말하며, 또한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이루는 관계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의 시각적 역학관계란 형태와 바탕이 서로 견제하고 또는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관계를 의미하며, 본 연구에서는 이를 비율적인 측면에서 형태와 바탕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1.2. 연구방법과 범위

본 연구는 형태와 바탕의 개념과 의미에 대하여 개괄적으로 살펴본 후, 형태와 바탕의 지각 원리에 대한 연구 사례를 근거로 실증 조사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실증 조사는 형태와 바탕의 지각에 대하여 체계적인 근거를 제시했던 루빈과 게슈탈트 형태심리학자들의 연구를 기초 자료로 설문 문항과 관련된 도해를 새로 개발하고 조사를 진행하였다. 그에 대한 문항들을 명목형 답변의 형식과 리커트 척도인 5점 척도 형식으로 구성하였다. 설문을 위한 분석 도구로는 통계 소프트웨어인 SPSS 15.0을 사용하였다. 명목형 답변에 대해서는 빈도분석과 교차분석을 실시하였다. 리커트 척도로 이루어진 답변에 대해서는 평균과 표준편차 및 t-test 분석을 실시하였다.

형태와 바탕의 지각에 대한 실증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스위스 국제타이포그래피스타일의 포스터로 한정하여 검증단계를 거쳤다. 21세기는 디지털미디어 시대로 변화하고 있지만 포스터는 대중적 표현 양식을 반영하는 커뮤니케이션의 기능을 가진다. 또한 기술의 변화와 유행하는 양식들에 의하여 대중과 소통하는 다양한 표현 수단이 있기에 독자적 입점에서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를 검증하기 적정한 매체로 사료된다. 또한 스위스 국제타이포그래피스타일은 디자인을 해결하는데 오늘날까지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스위스 국제타이포그래피스타일은 간결하고 기하학적인 형태의 그래픽으로 정밀성과 규율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표준화되고, 객관적이며 합리적인 스타일을 바탕으로 수학적 정밀성을 고려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본 연구를 검증하기에 적절히 부합된다.


2. 형태와 바탕의 개념 및 지각 원리

우리는 어떤 이미지를 바라볼 때, 형태 그리고 형태 외의 것인 바탕으로 분리하여 지각하는 경향이 있다. 보는 사람의 문화적 성향, 성격, 성별, 나이 등의 차이에 따라 분리되는 기준은 다를 수 있으며, 이미지에 따라서는 형태는 바탕으로 바탕은 형태로 지각되기도 한다.

2008년도 EBS에서 진행한 다큐멘터리 <동과 서>라는 프로그램에서는 굉장히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소개한 적이 있다. 사물의 형태와 바탕을 바라보는 동양인과 서양인의 관점 차이를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소개했다. 동양인은 사물을 바탕과의 관계 속에서 바라보지만, 서양인은 사물을 독립된 개체로 지각하는 경향이 짙다고 한다. 따라서 동양인은 관계 지향적 사고로 인하여 빈 공간을 중요시하고 ‘무(無)’, ‘허(虛)’, ‘공(空)’이라 하여, ‘여백(餘白)’ 을 또 하나의 조형요소로서 여백과 형태와의 관계를 중시했다. 이는 동양의 회화 및 문학, 음악 그리고 다른 예술 분야에서도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반면 서양인은 개체 지향적 사고로 인하여, 형태를 원자(atom)라 부르며, 형태를 쪼개고 분해하며, 그 성질과 속성에 더욱 관심을 가진다고 한다. 따라서 본 장에서는 형태와 바탕의 연구를 위하여, 각각 다른 관점에 따른 의미의 해석, 형태와 바탕의 관계성 그리고 지각원리 연구사례를 살펴보도록 한다.

2.1. 형태의 의미와 개념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자연물과 인공물 모두는 형태로 볼 수 있다. 즉, 인간의 눈으로 지각되는 모든 요소들을 형태로 간주할 수 있다. 디자인에서는 시각적 언어를 통해 인지되는 모든 유형 또는 무형의 요소를 형태라 한다.

형(shape)과 형태(form)는 혼동되어 사용되어질 수 있으나, 엄밀히 말하면 형은 대상의 본질적 특징을 규정해주는 모양으로 위치와 방향을 제외한 사물의 공간적 면모를 가리킨다. 다시 말해서 “대상의 원형, 생김새, 성격, 특질을 말해주는 어떤 형체의 윤곽”3)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형태는 지각 되는 대상 혹은 외관(Outline, Shape, Appearance)이고, 3차원의 양감(Mass) 혹은 볼륨을 뜻한다. 또한 도형이나 사물 등의 공간적 형상을 말하기도 하며, 각각의 부분이 아닌 개개의 요소를 이루는 전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처럼 형태는 매우 다의적 의미를 가진다. 형태에 대한 의미나 기능은 시대나 관점에 대한 인간의 사고 변화에 따라 변해 왔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은 “형태는 공간 혹은 바탕과 함께 존재하며, 그 결합관계에 따라 형태의 진정한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4)는 것이다. 따라서 형태는 독립적 개념보다는 형태와 함께 존재하는 또 다른 형태들 그리고 그 것을 둘러싸고 있는 바탕 혹은 공간과의 관계 속에서 진정한 형태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2.2. 바탕의 의미와 개념

바탕에 대한 개념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동서양의 뚜렷한 사고의 차이를 보인다. 서양인에게 바탕은 무(無)의 공간이다. 즉,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며, 빈 공간에서는 어떤 것도 생성되지 않음으로 이해한다. 이것은 하늘과 들판으로 캔버스를 빈틈없이 빽빽이 채우는 서양회화에서 그들의 사고를 엿볼 수 있다. 반면, 동양인은 동양철학에 뿌리를 두고, 표현하는 사물 못지않게 표현하지 않은 빈 여백을 중요시여기며, 여백의 미를 강조한다. 따라서 동양인이 생각하는 바탕 즉, 여백은 또 다른 조형요소로서 생략과 함축적인 의미를 가진다. 이처럼 바탕을 이해하는 서로 다른 동서양의 관점이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고 논할 수는 없으나, 중요한 것은 빈 여백이 모두 의미를 가질 수 없으며, 의미가 없는 여백이라면, 그 존재의 가치는 없는 것이다. 잘 비워진 여백만이 “독자의 참여와 상상을 견인하는 수용 미학적 의의”5)를 가진다.

잘 비워진 여백은 작품 안에서 작가의 의도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여운을 주거나 형태에 대한 잔상을 남기는 공간으로 미학적 확장 공간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특히 20세기 초반 서구의 ‘실험시’를 살펴보면 ‘빈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며, 시에 숨겨진 함축적 의미를 빈 공간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의 공간으로서 독자의 폭 넓은 상상력을 이끌어 능동적인 의미생성의 공간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작품은 좀 더 완성되고 보완되며 전달하고자하는 의미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빈 공간, 무의 공간, 여백을 포괄하는 바탕은 표현되는 형태 이상의 가치와 의미를 내포 한다.

2.3. 형태와 바탕의 시각적 역학 관계

그리스의 정치가이자 피타고라스학파의 수학자였던 아르키타스(Archytas, BC430-BC365)는 “모든 물체는 장소를 차지하며, 물체의 장소가 없다면 물체는 있을 수 없다. 모든 사물이 공간 안에 있지만 공간은 다른 것 안에 결코 있지 않다. 또한 공간의 둘레들은 무한한 허공 자체이다”6)라며 형태와 바탕(공간)의 상호관계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형태는 항상 바탕 안에서 존재하며 바탕을 분할하기도하고 또 다른 바탕을 생성하기도 한다. 즉, 형태와 바탕은 각각으로 양분되기 보다는 서로가 서로의 존재의 이유가 되어 상생하는 것이다.

2.3.1. 대립적 역학관계

[그림1]

음·양을 상징하는 도교의 심벌

형태와 바탕의 대립적 역학관계 중 대표적인 예로 <그림1>의 음·양을 상징하는 도교의 그래픽 심벌을 들 수 있다. 이것은 형태와 바탕이 완벽한 대칭을 이루며 서로 대립하고 있다. 또한 형태는 바탕이 될 수 있고, 바탕은 다시 형태가 될 수 있는 가역적인 전환관계로 이루어진다.

이명현 교수는 음양사상에 대하여 “음양은 맞물림의 전형이다. 여기서 우리는 모순과 부정의 사유로부터 벗어나 맞물림의 관계를 통한 더불어 존재한다는 새로운 차원의 사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7)고 했다. 이처럼 음양사상은 음은 음으로만 양은 양으로만 고정되지 않으며 서로 순환하여 공존한다. 따라서 이 둘은 반대되는 개념인 동시에 둘이 하나가 되어 의미를 더한다. 음양사상은 여자와 남자, 하늘과 땅, 어둠과 밝음 등의 네거티브(Negative)와 포지티브(Positive)의 대립적 개념을 상징하는 방법으로 디자인 분야에서 많이 응용되어 진다.

2.3.2. 공존적 역학관계

<그림2>

강희안의 고사관 수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여백은 형태에 대응하는 또 하나의 형태로 공존한다. 여기서의 무의 공간이란 완결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되지 않는 것을 취함으로 함축과 상징성을 가지고 정향을 이끄는 것이다. 따라서 “여백의 처리는 보다 넓은 상상의 세계를 낳게 하고 암시하거나 함축하는 시각적 표현기술이다. 결국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면 속 무의 공간은 상상의 공간으로 그 의미를 지닌다”.8) <그림2>는 조선 초기 화가인 강희안의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 이다. 바위에 기대어 물을 바라보고 있는 유유자적한 선비의 모습이 비워진 여백으로 인하여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림3>

형태와 바탕의 위장적 착시효과로 흥미를 유발하는 작가 미상의 작품.

<그림3>은 산위에 하얗게 눈이 쌓인 모습과 얼룩말의 모습이 교차되며, 얼룩과 바위의 모습이 배경이 되었다가 다시 말의 형태로 지각되는 교차적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방법은 보였던 영역이 보이지 않도록, 또는 보이지 않던 영역이 다시 등장하도록 하는 착각에서 오는 착시 효과를 이용한 표현 방법 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형태는 바탕이 함께 공존함으로 형성되며, 작가는 이를 통해 또 다른 새로운 형태와 바탕을 창조할 수 있다.

2.4. 형태와 바탕의 지각 원리 연구 사례

“대상을 본다는 것은 대상을 구조적으로 파악하고 직접적인 지각 경험에 의해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9)인데 이를 시지각(視知覺)이라 한다. 어떤 것을 지각한다 함은 커뮤니케이션의 초기단계이다. 수용자가 바라보는 사물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초기 단계는 형태와 바탕을 분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형태와 바탕의 지각에 대한 연구는 많은 학자들에 의하여 이루어져 왔다.

1915년 덴마크의 심리학자 에드가 루빈(Edgar Rubin)은 ‘루빈의 컵’을 예로 들며, 검은 형태의 옆얼굴이 형태로 지각될 때와 흰 면의 컵이 형태로 지각될 때의 교차적인 지각관계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설명 하였다. 1922년 쿠르트 코프카(Kurt Koffka)는 <그림4>‘모호한 울타리 현상’을 제시하며, 세 가지의 결과를 설명하였다.

<그림4>

모호한 울타리 현상

첫째, 두 요소가 근접할수록, 서로 그룹 지어져 형태로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배경 없이는 형태도 있을 수 없다. 셋째, 네 개의 좁은 띠와 세 개의 넓은 띠를 동시에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10)

또한 1921년경 독일 막스 베르트하이머(Max Wertheimer)에 의해 주창된 게슈탈트 심리학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물리학의 장(場, field)이론에 영향을 받아, 시각의 장을 주장하며, 시각 요소는 전체적인 여건 및 장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관점을 지지하였다. 그들은 형태와 배경의 관계에서 형태를 조직하고 지각되는 그루핑의 원리들을 제시하였는데, 대표적인 원리로 근접성, 유사성, 연속성, 폐쇄성의 법칙들을 들 수 있다. Shaun Vecera와 그 동료들(2002)은 “아래쪽 영역들이 위쪽 영역들보다 형으로 지각될 가능성이 많음을 밝혔다.” 11)

이처럼 형태와 바탕이 우리 눈에 어떻게 지각되는지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디자인분야에서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기본적인 이해의 틀을 제공하는 이론적 기초가 되었다. 그러나 미디어와 새로운 기술들은 빠르게 발달하고, 이에 따라 디자인분야에서도 그 표현방법들이 예전과는 다르게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독자에게 그것이 어떻게 지각되고, 의미가 전달되는지에 대한 다각도의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


3. 형과 바탕의 면적 비율의 적정성

3.1. 면적 비율 연구의 필요성

형태와 바탕의 지각에 대하여 진행된 많은 연구 중에 특히, 게슈탈트의 심리학자들은 근접성을 언급 하였다. 근접성이란 ‘두 가지 이상의 시각 요소들은 서로 가까이 있을수록 형태로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 이것은 거리가 형태 지각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하며, 더 넓게는 면적이나 공간의 양적 비율도 형태 지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즉, “면적이나 공간이 적어질수록, 배경이 아닌 형태로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12) 이것은 동일하게 분할된 <그림5>로 설명할 수 있다. <그림5>의 첫 번째 도형은 적은 면적이 흰색으로 큰 면적이 검은색으로 되어있으며, 두 번째 도형은 이와 반대로 적은 면적이 검은색으로 큰 면적이 흰색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두 도형 모두 적은 면적은 형태로 큰 면적은 바탕으로 지각될 가능성이 크다.

<그림5>

방사형 원의 면적 비율에 따른 형태 지각

또한, 첫 번째와 세 번째 도형에 비해 가운데 도형의 작은 부분이 형태로 훨씬 쉽게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시각 요소들이 형태로 지각되기 위해서는 면적 비율과 더불어 적용된 색의 대비가 크게 작용함을 의미한다.

<그림6>

면적에 따른 형태 지각변화

<그림6>의 첫 번째 도형은 검은색과 흰색 면의 면적이 같다. 따라서 검은색 면과 흰색 면 모두 형태 또는 바탕으로 지각될 가능성이 동일하다. 반면 두 번째 도형은 위에서 아래로 시선을 이동할 경우 위 쪽에서는 검은색 면이 형태로 지각되다가 아래쪽으로 시선이 옮겨질수록 흰색 면이 형태로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검은색 면과 흰색 면의 면적 비율이 동일한 지점에서는 첫 번째 도형에서처럼 두 색 모두 형태 또는 바탕으로 지각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시각 요소들이 독자에게 지각될 때 거리와 더불어 면적과 공간 비율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색채는 형태 지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외에도 시각 요소들이 형태로 지각되는 데에는 질감, 패턴, 심리적 영향, 주변 환경 등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게슈탈트의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인 근접성에 근거한 면적 비율에 한정하고, 독자가 형태와 바탕으로 지각하는 최대비율 관계를 실험하고, 실제 사례를 통해 이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3.2. 실험설계

최근 미디어의 변화는 급물살을 타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할 플랫폼의 형태에 맞추어 변화하는 신기술에 따라 디자인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전통적 개념의 형태와 공간에 대한 인식은 점차 변화하고 표현 욕구와 기술력이 결합하여 새로운 디자인 표현 방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독자의 시선을 현란하게 유혹하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디자인의 근본 원리는 변하지 않으며, 더욱 기초이론의 중요성에 대하여 언급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디자인의 기본요소인 형태와 바탕의 지각에 있어서 균형을 이루는 역학적 관계를 증명하고자 실험을 실시하고 이를 검증하고자 한다. 이는 디자인 요소의 의미를 해석하고 관계적, 구조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객관적인 결과물을 제작하는데 지침이 될 것을 기대한다.

1차 연구 조사는 실험 대상을 선정하기 위하여 디자인 교육과 실무를 병행하고 있는 5인의 의견을 구하여 설문을 실시하였다. 예비조사 단계에서 전공자(8명), 비전공자(8명), 연령층은 20대(5명), 30대(4명), 40대(5명), 50대(2명)으로 나누어 실시하였으나, 연구 결과 전공자 및 비전공자 그리고 연령에 따른 지각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2차 조사과정에서는 전공유무 및 연령에 구분 없이 설문을 실시하였다. 2차 실증조사는 총 3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으며, 설문을 위한 분석도구는 통계 소프트웨어인 SPSS v.15.0을 사용하였다. 리커트 척도로 이루어진 답변에 대해서는 평균과 표준편차 및 t-test 분석을 실시하였다. 형태와 바탕의 시각적 역학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비율의 적정성 연구를 위하여 제시된 도해는 응답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단순하고 익숙한 형태로 제시하였다.

3.3. 실험결과

형태와 바탕이 시각적 관계를 위해 최소한으로 유지해야 하는 비율을 알아보기 위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형태와 바탕을 0-10의 비율로 나눌 때 형태와 바탕이 6:4, 7:3, 8:2, 9:1, 9.5:0.5의 비율을 가진 도해를 제시하고 제시된 도해 중에 형태와 바탕의 시각적 관계가 희박하게 지각되는 도해를 선택하도록 하였다. 5:5의 비율은 태극의 심벌처럼 형태와 바탕이 완벽한 대립적 관계를 유지하며 시각적 관계를 형성함으로 이에 대한 실험은 배재하였다.

<그림7>

형태와 바탕의 비율 연구 도형(양화)

<그림7>에서 검은 면의 형태와 흰 면의 바탕의 지각에 있어서 서로의 시각적 관계가 희미해지는 지점은 9:1이 33.2%로 가장 우세했다. 각각의 결과는 6:4비율이 38명(10.9%), 7:3비율이 53명 (15.2%), 8:2비율이 63명(18.1%), 9:1비율은 116명(33.2%), 9.5:0.5비율이 79명(22.6%)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결과 형태와 바탕의 비율이 9:1정도에 이르거나 벗어나기 시작하면, 시각적 관계는 희박해짐을 알 수 있었다.

그림7의 두 개의 형태요소의 비율에 따른 빈도분석

<그림7>의 결과가 형태와 바탕의 색이 반전된 상태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실험하기 위하여 <그림7>과 동일한 조건에서 형태와 바탕을 반전시켜 제시하고 같은 방법으로 설문을 진행하였다.

<그림8>

형태와 바탕의 비율 연구 도형(음화)

<그림8>은 6:4비율이 22명(6.3%), 7:3비율이 46명(13.2%), 8:2비율이 54명(15.5%), 9:1비율이 121명(34.7%), 9.5:0.5비율은 106명(30.4%)으로 나타났다.

그림8의 두 개의 형태요소의 비율에 따른 빈도분석

<그림8>의 결과 역시 <그림7>의 결과와 동일하게 9:1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그림7>과 차이를 보이는 점은 6:4비율은 적어지고 9:1과 9.5:0.5비율이 더 높은 결과로 나타났다. 이것은 검은 바탕이 흰 바탕과는 달리 검은색의 바탕은 비워진 것이 아닌 채워진 바탕으로 지각하여,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의 결과 음화에서도 두 요소의 비율관계가 9:1을 넘어서면 형태와 바탕의 시각적 관계는 약해짐을 알 수 있었으며, 이는 <그림7>의 결과를 뒤 받침 한다. 이것은 형태의 비율이 바탕에 비하여 너무 적어지면 형태로서 재 역할을 하지 못하고 바탕에 묻혀 버린다. 이는 곧 작품으로서 초점을 잃어 화면을 어지럽히거나 또는 바탕에 묻혀 짐을 의미한다.

3.4. 실험검증

실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디자인 작품에서도 그 결과가 적용되는지 입증하고자 한다. 입증하고자하는 작품은 스위스 국제타이포그래피스타일을 대표하는 포스터 중에서 형태와 바탕의 관계가 중요시 다뤄진 역사적으로 입증된 작품을 중심으로 한정하였다. 포스터는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분야이므로 대중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조형미에 적절히 부합되며, 또한 스위스 국제타이포그래피스타일은 지금까지도 디자인 분야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스위스 국제타이포그래피스타일의 작품들은 현시대에도 디자인의 원천으로 작용되고 특히 그 시대에 등장한 수학적 법칙에 기반을 둔 그리드(grid)의 활용은 지금도 디자인의 표준적 기틀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스위스 국제타이포그래피스타일의 대표작 중에서 학술적인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또한 컨셉과 수학적 원리에 기반한 조형성이 잘 반영된 작품을 중심으로 본 연구와 부합되는 작품들로 선정하였다.

실증조사 결과 다른 간섭 요인이 없다고 가정할 때, 형태와 바탕의 지각에 있어서 시각적 관계가 희박해지는 비율의 지점은 약 1:9 또는 9:1의 비율 이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한 첫 번째 작품은 <그림9>테오 발머(Theo Ballmer, 1902-1965)의 ‘국제 사무용품 전시회 포스터’ 이다. 테오 발머는 바젤 출신의 디자이너로 형식적이고 기하학적인 이미지를 사용하여, 전시회와 정치포스터를 주로 제작하였다. <그림9>의 ‘국제 사무용품 전시회 포스터’ 역시 타입들을 기하학적 형태로 모듈화하여 정교하고 질서 정연한 사무실을 상징하여 사무용품으로 인한 사무실의 효율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 포스터의 형태와 바탕의 면적 비율을 분석한 결과 5.5:4.5이다. 이것은 형태와 바탕의 비율이 대등한 것으로 보아서 면적 비율로 인한 대비 효과 보다는 시각적 안정감을 유도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그림9>

국제 사무용품 전시회, 1928

<그림10>은 한스 아르프(Hans Arp)와 발터 실리악스(Walter Cyliax, 1899-1945)가 디자인한 ‘추상과 초현실주적 회화 그리고 조각’이라는 전시회 포스터로 “스위스 디자인의 보편적 요소가 되는 ‘심플한 기하학적 요소’와 ‘소문자만을 사용한 레터링’이라는 두 가지 구성요소를 보여주고 있다.”13) 한스 아르프는 엘 리시츠키(El Lissitzky)와 슈비터스(Kurt Schwitters) 등의 작가와 함께 활동하며, 사각형, 원, 선 등을 이용한 추상 미술적인 그래픽을 선보였다.

<그림10>

추상과 초현실주의적 회화, 1929

<그림10>도 작품의 제목과 같이 추상주의 회화처럼 원의 크고 작은 구성과 가지런히 정렬된 타이포그래피의 배열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작품의 형태와 바탕의 면적 비율은 2.8:7.2로 바탕이 형태보다 우세한 면적을 차지하며, 형태의 동적 배열이 정적인 바탕과 대비를 이루고 있다.

<그림11>은 오토 바움베르거(Otto Baumberger, 1889-1961)의 ‘카펫 재고 세일을 위한 포스터’이다. 그는 주로 실제에 가까운 이미지의 사진을 작품에 사용하며, 객관성(Sachlichkeit)에 입각한 디자인 스타일을 선보였다. “객관성이란 평이하고, 장식적이지 않으며, 직접적, 사실적, 실제적인 스타일을 말한다.”14) ‘카펫 재고 세일을 위한 포스터’는 반 되스브르흐의 회화를 차용한 것으로 보이며, 두꺼운 선으로 된 직사각형은 카펫을 상징하며, 기능적이며 심플한 표현이 그 시대 모더니스트 스타일을 대표하고 있다. 이 포스터의 형태와 바탕의 면적 비율은 3.7:6.3의 비율을 가진다. 대각선으로 배치된 직사각형의 형태에 의해 분할된 여백은 우연적 공간이 아니라 조형적 아름다움을 고려하여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

<그림11>

카펫 재고 세일을 위한 포스터, 1930

<그림12>는 얀 치홀트(Jan Tschihold, 1902-1974)의 ‘구성주의 작가의 전시회’ 포스터 이다. 그는 스위스 스타일에 큰 영향을 끼쳤던 뉴 타이포그래피를 소개했다. 그는 장식적인 면을 배제하고 원, 삼각형, 수평, 수직, 대각선 등의 기하학적 형태들을 작품에 많이 활용 했다.

<그림12>역시 비대칭적인 단순한 구조로 전통적 비율체계에 근거하여 지면을 가르는 수평선 아래 부분을 황금분할에 근접하도록 디자인 했다. 또한 메시지 전달의 중요도에 따라 시각적 위계를 고려하여 논리적이고 섬세하게 배열된 레이아웃이 돋보인다. 이 포스터의 형태와 바탕의 비율은 1.1:8.9로 시각적 관계가 희박해지는 지점인 약 1:9 또는 9:1의 비율에 거의 근접하고 있다. 이는 비율 체계를 철저히 분석하고 있던 얀 치홀트의 예술적 감각으로 바탕의 비율에 대비하여 형태적 요소는 최소한의 임계값으로 철저히 계산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빈 여백과 섬세하게 정렬된 형태 요소들 사이에 극도의 대비를 주기 위함으로 보인다.

<그림12>

구성주의 작가의 전시회 포스터, 1937

<그림13>은 그래픽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였던 요제프 뮐러 브로크만(Josef Muller Brockmann, 1914~1996)의 포스터이다. 그의 초창기 작업은 일러스트레이션과 그로테스크체를 사용하여 혼합적인 디자인스타일을 구사하다가 이후 사진과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한 스타일로 전향하였다.

‘나는 장식적인 요소를 피하고 최대한의 객관성(Schlichkeit)을 추구했다. 사진에도 이것은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피사체는 직접적으로 어떠한 방해 요소(Verfremduge) 없이 자신의 가치와 특성과 함께 드러내야 한다. 순수한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에서 나는 인쇄된 부분을 인쇄되지 않은 빈 공간과 대조시키려고 했다.’ 15)

이러한 주장처럼 뮐러 브로크만의 작품들은 작품에서 바탕을 형태와 대비시키는 또 다른 형태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형태와 자유로운 활자의 대비로 독창적 스타일을 구사했다.

<그림13>은 뮐로 브로크만의 스타일을 대표하는 포스터로 45도의 각을 이루며 바탕에 크게 트리밍 된 사각형 모듈 그리고 그 안에 작고 섬세하게 배치된 작은 사각형들의 대비가 절제 속에서도 음악회의 경쾌함을 표현한다. 절제된 레이아웃과 여백의 대비가 극히 돋보이는 이 포스터의 형태와 바탕의 면적비율 분석 결과 6.3:3.7의 비율을 가지고 있었다. 크고 힘차게 배치된 정사각형의 형태와 바탕의 비율에서 오는 아름다운 예술성은 뮐러 브로크만의 예리한 조형감각이 크게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리듬, 투명성, 가벼움 등과 같은 음악적 테마를 구체적·추상적 형태와 함께 해석하여 노력하고 이들 사이에 논리적 관계를 형성한다. 나는 형태와 비율의 측면에서 기하학적인 요소들과 타이포그래피를 통일시켜야 했다.’ 16)

이처럼 그는 수학적 법칙에 기반을 두고 형태와 바탕을 이루는 각각의 조형요소의 비율적 관계를 고려하여 작품에 적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림13>

제19회 시민음악회 ‘무지카 비바’, 1958

<그림9>~<그림13>의 분석 결과 포스터 매체의 특성상 컨셉과 표현 방법이 다양하다보니 통계적인 수치로 한정 지을 수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형태와 바탕의 비율은 모두 1:9 또은 9:1의 비율을 넘지 않고 있다. 즉, 실증연구의 결과처럼 ‘형태와 바탕의 시각적 역학적 관계가 희박해지는 한계 지점은 방향, 크기, 색, 형 등이 무시될 때, 0.9 < F(G) < 0.1(F는 도형, G는 배경의 면적비)의 비율임 을 뒷받침 할 수 있었다.


4. 결론

본 연구의 결과 형태와 바탕의 시각적 역학관계를 유지하는 비율은 0.9 < F(G) < 0.1(F는 도형, G는 배경의 면적비)의 비율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 따라서 화면에서 형태와 바탕의 상대적인 최대값을 넘어서면 각 요소들의 관계는 희박해져 더 이상 각 요소들은 시각적 영향력을 주고받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즉, 형태가 바탕으로 흡수되어 버리거나 부수적인 요소로 전락하여 형태로서 제 역할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실증 조사 단계에서 다양한 변수가 있음을 제한하고 검증 단계에서 표현 방법과 시각적 미의 기준이 다양한 포스터 분야로만 한정한 점, 또한 수치적으로 이들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밝힌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형태와 바탕의 시각적 역학관계에 대한 수치적 근거를 제시하고 형태와 바탕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차원에서 그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된다.

그러나 실증 조사 단계에서 다양한 변수가 있음을 제한하고 검증 단계에서 표현 방법과 시각적 미의 기준이 다양한 포스터 분야로만 한정한 점, 또한 수치적으로 이들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밝힌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형태와 바탕의 시각적 역학관계에 대한 수치적 근거를 제시하고 형태와 바탕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차원에서 그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모든 디자인 결과물들이 동일한 미의 기준으로 제작될 수는 없으므로 좀 더 조형 요소의 다양한 특성에 맞추어 구체적인 연구 방안과 이것을 바라보는 독자의 입장에서 각각의 조형 요소들이 어떻게 지각되는지에 대한 과학적이며 체계적인 연구들이 뒷받침되기를 바란다.

Glossary

1) Leonard M. Shlain, Art & Physics - Parallel Visions in Space, Time & Light, William Morrow and Company, Inc., 1991, 레오나드 쉴레인, 김진엽 옮김, 미술과 물리의 만남 1, 도서출판 국제, 1995, p208.

2) Margaret W. Matin. Sensation and Perception(2nd Edition). Boston, London, Sydney, Toronto: Allyn and Bacon Inc, 1998, p.157.

3) 루돌프 아른하임, 김춘일 역, 미술과 시지각, 미진사, 1995, p47.

4) 서승연, 그래픽디자인에서 형태와 공간의 상보적 지각에 관한 연구, 홍익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p9.

5) 정수자, 박목월 시에 나타난 여백의 양상, 韓中人文科學硏究, 한중인문학회, Vol.12, 2004, p126.

6) 스티븐 컴, 박성관 역, 시간과 공간의 문화사1880-1918, 휴머니스트, 2004, P.334.

7) 김교빈, 박석준 외, 동양철학과 한의학. 아카넷, 2003, p106.

8) 김기주, 동양화의 공간 개념 고찰, 공간, 1980, p.114.

9) 방경란, 기하학적 형태의 교구와 조형 표현과의 관계, 홍익대학교 박사논문, 2005, p101.

10) 리처드 D. 자키아, 박성완, 박승조 역, 시지각과 이미지, 안그라픽스, 2007, p5.

11) E. Bruce Goldstein, Sensation & Perception, Wadsworth Pub. Co., 1989, 김정오, 곽호완, 도경수, 박권생, 박창호, 정상철, 감각과 지각, (주)시그마프레스, p.120.

12) 리처드 D. 자키아, 박성완, 박승조 역, 시지각과 이미지, 안그라픽스, 2007, p43.

13) 리처드 홀리스, 『스위스그래픽 디자인』, 세미콜론, 2007, p14.

14) 앞의 책, p29.

15) J. Müller-Brockmann, Mein Leben: Spielerischer Ernst und ernsthaftes Spiel, Baden, 1994, p36.

16) 리처드 홀리스, 『스위스그래픽 디자인』, 세미콜론, 2007, pp42-43.

Notes

Citation: Suh, S. (2012). A Study on the Appropriateness of Ratio Forming the Visual Dynamic Relationship of Perception on the Figure and Ground. Archives of Design Research, 25(4), 175-184.

References

  • E. Bruce Goldstein. (1989). Sensation & Perception, Wadsworth Pub. Co.
  • J. Müller-Brockmann, Mein Leben: Spielerischer Ernst und ernsthaftes Spiel, Baden, 1994.
  • Leonard M. Shlain. (1991). Art & Physics - Parallel Visions in Space, Time & Light, William Morrow and Company.
  • Margaret W. Matin. (1998). Sensation and Perception(2nd Edition). Boston, London, Sydney, Toronto: Allyn and Bacon Inc.
  • 김교빈, 박석준 외. (2003). 동양철학과 한의학. 아카넷.
  • 김기주. (1980). 동양화의 공간 개념 고찰. 공간.
  • 김정오, 곽호완, 도경수, 박권생, 박창호, 정상철. (2007). 감각과 지각. (주)시그마프레스.
  • 레오나드 쉴레인, 김진엽 역. (1995). 미술과 물리의 만남 1. 도서출판 국제.
  • 루돌프 아른하임, 김춘일 역. (1995). 미술과 시지각, 미진사.
  • 리처드 홀리스, 『스위스그래픽 디자인』, 세미콜론,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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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경란. (2005). 기하학적 형태의 교구와 조형 표현과의 관계. 홍익대학교 박사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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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티븐 컴, 박성관 역. (2004). 시간과 공간의 문화사 1880-1918. 휴머니스트.
  • 정수자, 박목월 시에 나타난 여백의 양상, 韓中人文科學硏究, 한중인문학회, Vol.12, 2004, p126.

[그림1]

[그림1]
음·양을 상징하는 도교의 심벌

<그림2>

<그림2>
강희안의 고사관 수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그림3>

<그림3>
형태와 바탕의 위장적 착시효과로 흥미를 유발하는 작가 미상의 작품.

<그림4>

<그림4>
모호한 울타리 현상

<그림5>

<그림5>
방사형 원의 면적 비율에 따른 형태 지각

<그림6>

<그림6>
면적에 따른 형태 지각변화

<그림7>

<그림7>
형태와 바탕의 비율 연구 도형(양화)

<그림8>

<그림8>
형태와 바탕의 비율 연구 도형(음화)

<그림9>

<그림9>
국제 사무용품 전시회, 1928

<그림10>

<그림10>
추상과 초현실주의적 회화, 1929

<그림11>

<그림11>
카펫 재고 세일을 위한 포스터, 1930

<그림12>

<그림12>
구성주의 작가의 전시회 포스터, 1937

<그림13>

<그림13>
제19회 시민음악회 ‘무지카 비바’, 1958

[표1]

그림7의 두 개의 형태요소의 비율에 따른 빈도분석

도형5 빈도 % X 2/p-value
6 : 4 38 10.9 4.240/0.237
7 : 3 53 15.2
8 : 2 63 18.1
9 : 1 116 33.2
9.5 : 0.5 79 22.6
합계 349 100.0

[표2]

그림8의 두 개의 형태요소의 비율에 따른 빈도분석

도형6 빈도 % X 2/p-value
6 : 4 22 6.3 4.119/0.390
7 : 3 46 13.2
8 : 2 54 15.5
9 : 1 121 34.7
9.5 : 0.5 106 30.4
합계 349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