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s of Design Research
[ Article ]
Archives of Design Research - Vol. 25, No. 3, pp.234-245
ISSN: 1226-8046 (Print) 2288-298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Aug 2012
Received 28 Mar 2012 Revised 28 May 2012 Accepted 28 May 2012

Perspective-Taking Method for User Experience Research

OhDongwoo ; JooJaewoo
Institute of Design,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College of Business Administration, Kookmin University
사용자 경험 조사를 위한 ‘입장 바꾸기’ 방법

In the present work, we aim to describe that user experience researchers cannot explain user experience comprehensively, to propose perspective-taking to help them improve the research quality, and to test our hypotheses by conducting two experimental studies. We found in Study 1 that subjects who took the perspective of an airline passenger reported more, various activities of the airline passenger in the airport than subjects who did not. In Study 2, we found that subjects who took the perspective of a computer user reported more activities of the computer user as well as were more active to solve computer-related problems than subjects who did not. Our findings from the two experimental studies establish that perspective-taking benefits user experience research.

초록

본 연구에서는 사용자 경험 연구자가 사용자의 경험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음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입장 바꾸기 방법을 대안으로 제안하여 입장 바꾸기 방법의 효과를 두 개의 실험을 통해 입증하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입장을 바꾼 그룹이 입장을 바꾸지 않은 그룹에 비하여, 실험에서 주어진 조건에 대한 경험을 더욱 다양하고 자세히 설명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입장을 바꾼 그룹이 입장을 바꾸지 않은 그룹에 비하여, 행위정보를 더욱 자세히 설명하며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 실험을 통하여, 입장 바꾸기는 기존의 사용자 경험 조사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입증했다.

Keywords:

User Experience Design, User Experience Research, Perspective-taking, 사용자 경험 디자인, 사용자 경험 조사, 입장 바꾸기

1. 서 론

광의의 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은 학제간 연구주제로 활성화 되어 있으며 디자인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Alben, 1996; Forlizzi et al, 2003, Hassenzhl, 2006). 본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자들이 정의한 UX 개념을 바탕으로 1) UX 이해의 중요한 개념인 관점 (perspective)과 상황 (situation) 을 살펴본다. 다음으로, 2) UX 리서치 과정에서 발생 할 수 있는 문제점을 알아보고, 3)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서 특정 상황에서의 다양한 디자인 변수를 효과적으로 발견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본다. 4) 또한, UX 정보의 수집 및 분석 과정에 대한 의미론적 접근이 아닌 실험검증을 통한 실재적 UX 정보의 정량적 발견 및 그 특성을 이해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5) 발견된 UX 정보가 사용자 경험의 질적 향상을 위해 활용 가능한 디자인 지식 (design knowledge)으로서의 특성을 지님을 밝히고자 한다.

1.1. 사용자 경험 (UX)의 정의

디자인 연구 분야에서 UX에 관한 연구는 사용성 (usability) 연구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으며, 그 개념과 방법론의 개발에 있어 아직까지 명확하게 정의되지 못한 영역들이 존재한다. 국제 표준화 기구인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ISO)는 2010년 개정된 ISO 9241-210 에서 사용자 경험과 사용성에 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비교하고 있다.

사용자 경험 vs. 사용성 (ISO, 2010)

사용자 경험과 사용성에 관한 개념의 혼용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종종 나타난다. 일례로, Tullis (2008)는 그의 저서에서 사용자 경험과 사용성을 동일한 개념으로 쓰고 있음을 명기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Bevan (2009)은 사용자 경험과 사용성 간의 혼재된 개념을 정리하고, UX 연구가 다루고자 하는 핵심적인 2가지 목적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사용자 경험에 관한 혼재된 개념과 순수 목적 (Bevan, 2009)

또한, Roto 등 (2011)은 UX 연구자의 이해 관점에 따라 연구 목표가 다른 UX 연구 영역을 다음과 같이 나누어 정리하였다.

사용자 경험의 이해관점에 따른 연구 주제 (Roto 등, 2011)

1.2. 사용자 경험 (UX) 모델

UX 연구에서 연구자들이 반드시 숙지해야 할 속성 중 하나는 디자이너와 사용자 간의 경험을 이해하는 입장 (perspective)이 다르다는 점이다. Hassenzhl(2006)은 사용자 경험에 관한 모형화를 통해 디자이너와 사용자의 입장 차이를 강조하고 디자이너 입장과 사용자 입장에서의 경험 모델을 비교하였다.

[그림 1]

디자이너 관점과 사용자 관점 경험 모델비교 (Hassenzhl, 2006)

그는 경험 모델을 통해 디자이너와 사용자 간의 서로 다른 입장에서의 근본적인 차이는 사용자의 상황 (situation)에 관한 정보에 있음을 강조하였다. 또한, 제품 평가 모델에서 성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제적 (pragmatic) 관점의 다양한 심리 측정방법을 예로 들며, UX 평가 모델의 개발에 있어 UX 요소중 하나인 감성 영역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Hassenzahl, 2003). 그러나, 그가 주장한 사용자 경험을 위한 “실제적 관점의 심리적 측정”에 관한 추가적인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내 학계에서도 사용자 경험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박재현, 한성호, 김현경, 오승환, 문희경, 조영석과 천재민 (2010)은 사용자 경험에 관한 문헌조사 연구를 통해, 학계 및 업계로부터 표준화된 사용자 경험 측정에 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이와 관련된 시도들은 아직까지 사용자 경험 분석 평가의 기초 연구 단계임을 밝혔다.


2. 연구 배경, 목적 및 방법

2.1. 정형화된 사용자 요구사항

UX 리서치는 다양한 형태의 정보들 (facts)로부터 총체적 사용자 요구사항 (user needs)을 정확하게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변언식과 반영환 (2011)은 경험디자인을 위한 사용자 요구분석 방법에 관한 분류연구를 통해 페르소나 (persona), 고객 여정 지도 (user journey map), 서비스 경험 블루프린트 (service experience blueprint), 사용자 시나리오 (user scenario), 스토리보드 (storyboard), 사용자 태스크 분석 (user task analysis) 등 다양한 방법론이 학계 및 산업계에서 활용되고 있음을 밝혔다.

[그림 2]

UX 리서치 방법론 (Rohrer, 2008)

그러나, 이러한 방법론의 사용에 있어서 분석되는 정보의 속성과 실체화 – 개념적 정보 형태에서 시스템 디자인을 위한 실체적 디자인 정보로의 변환 - 에 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UX 리서치 과정에서 발견되는 정보의 속성 (attribute)에 관한 연구의 부족은 UX 관찰자로 하여금 정형화된 사용자 요구사항 (stereotypical user needs)을 만들어내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UX 리서치에서 나타나는 사용자 요구사항의 정형화에 관하여, 다수의 사용자들에게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정보를 기준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Griffin and Hauser (1993)는 고객의 소리 (VOC: Voice Of Customer)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약 25명의 사용자 요구사항 분석만으로 전체 사용자 요구사항의 90%를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사용자 요구사항은 상당 부분 정형화되어 있으며, 따라서 많은 개개인의 소비자를 찾아서 인터뷰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Turner and Turner (2011)는 사용자 요구가 지닌 내재적 특성으로 인해 사용자 요구사항은 정형화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UX 리서치 과정에서 경험 정보의 발견 및 분석의 한계를 보이는 기존의 사용자 요구사항 분석 방법과 그 산출물을 옹호하였다. 이러한 주장들에 관한 이론적 근거는 기존의 사용성 조사와 관련된 연구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예로, Nielsen and Landauer (1993)은 “5명 가설 (5-user assumption)”을 통해 사용자 5명으로부터 약 85%의 사용성 문제를 발견할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또한, Laurie Faulkner (2004)는 기존의 가설을 발전시켜 20명으로부터 95%의 사용성 문제를 파악할 수 있음을 실험으로 증명하였다.

[그림 3]

Nielsen 과 Landauer의 “5명 가설” 실험 결과

2.2. 평균의 오류

그러나, 정형화된 사용자 요구사항의 발견이 사용자 경험에 관한 정확한 데이터를 모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Lidwell 등 (2003)은 “평균의 오류 (the fallacy of the average person)”를 언급하며, UX 리서치의 수행에 있어서 평균적 사람이 실제 존재하며 사용자 모집단으로부터 만들어낸 대표성을 지닌 평균적 대상을 위한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통념은 틀렸음을 주장하였다. 또한, Shermer (1997)는 UX 리서치 과정에서 다루어지는 정보는 연구자의 성향이나 조사방법에 따라 다르게 수집 및 분석될 수 있다는 점을 밝히며, UX 리서치에서 얻어지는 정보의 불완전성을 언급하였다. 이러한 주장들은 UX 리서치 과정에서 분석된 사용자 요구사항의 정확성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관련 연구의 부족으로 인해 UX 리서치의 본 목적인 사용자 경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UX 리서치의 초기 단계인 UX 정보 습득과정에서 UX 관찰자의 사고방식 (mindset)이 UX 정보의 부정확성을 야기하는 하나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 정보를 정확하게 수집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로부터 정보를 습득하는 최초의 단계에서 UX 관찰자의 오류를 통제할 수 있는 UX 방법론에 관한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2.3. 연구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1) 심리학적 관점에서 UX 리서치를 이해하고, 2) 이를 바탕으로 정형화된 사용자 요구사항 이외의 경험 정보를 발견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3)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입장 바꾸기 (Perspective-taking)”의 효과를 연구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UX 관찰자는 사용자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예측하지 못하지만, 사용자와 입장을 바꾸려는 시도를 통해 그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즉, 사용자와 입장 바꾸기를 시도한 관찰자는 그렇지 않은 관찰자에 비해 1) 사용자 경험을 더욱 다양하고 자세히 설명하며 2) 특정 상황에 대한 디자인 정보를 더욱 많이 찾아낼 것이라는 가설을 제기한다. 본 연구는 기존의 UX 리서치 연구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된 경험론적 사례분석에 의거한 의미론적 연구방법을 탈피하고, 계획된 실험을 통해 사용자 경험에 관한 정량적 가설 검증에 목적이 있다. 또한, 디자인 리서치의 한 분야인 UX에 관한 심리학적 측정연구에 있어서 디자인 실험연구의 예시를 만들고자 한다.

2.4. 연구 방법

본 연구는 2010년 가을 학기 기간 중, 북미대학의 경영대학 내 실험실에서 이루어졌다. 모두 2번의 실험으로 이루어졌으며, 가설 검증을 위한 피험자간 설계 (2 between-subjects design)로 계획되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비행기 탑승객이 공항에서 취하는 행동을 최대한 자세하게 기술하도록 요구한 뒤, 기술된 행동의 속성과 빈도수를 분석하였고, 두 번째 실험에서는 컴퓨터 사용자가 컴퓨터가 부팅되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취한 일련의 행동을 실험 참가자들에게 비디오로 보여주고 이를 기술하도록 요구한 뒤, 기술된 행동의 빈도수를 분석하였다. 결과적으로 두 실험 데이터를 통해 입장 바꾸기가 UX 리서치 과정에서 사용자 상황 (situation)에 관한 UX 정보의 습득에 효과가 있음을 실증적으로 증명하였다.


3. 입장 바꾸기의 이론적 배경

UX 리서치에 있어서 상황 (situation) 개념은 사용자 경험 정보를 분석하는 기반이다. UX 리서치 과정 중 사용자로부터 경험 정보를 습득하기 위한 관찰 (observation) 단계에서 사용자의 상황을 설명할 수 없는 경우와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실제 UX 리서치 과정에서 관찰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에 관한 이론적 근거는 심리학에서 찾을 수 있다. 심리학에서 시작된 귀인 (attribution)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타인이 취한 특정 행동의 원인을 옳지 않게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타인의 특정 행동을 이해하고자 할 때 타인이 처한 상황 (situation)보다는 타인의 내적 기질 (disposition)에서 그 원인을 찾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Heider 1958; Jones and Davis 1965; Kelley, 1967). 즉, 행위자 (actor)는 특정한 상황으로 인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지만, 관찰자 (observer)는 행위자 행동의 원인이 상황에 의한 반응이 아닌 행위자가 지닌 특수한 내적 기질 때문으로 추론하는 경향이 있다.

Jones and Davis (1965)는 관찰자와 행위자 사이에 귀인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로 관찰자가 다음 4가지의 오류를 범한다고 주장하였다.

관찰자가 범하는 4가지 오류 (Jones and Davis, 1965)

Gilbert and Malone (1995)는 실험을 통하여 특정 상황에서 행위자가 취하는 행동이 조작되었다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위자의 행동이 행위자의 내적 기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고치지 못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실험에서 절반의 실험 참가자들이 (행위자로서) 공화당을 지지하는 문장을 쓰고, 나머지 절반의 실험 참가자들이 (행위자로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문장을 쓰도록 요구하였다. 그리고 관찰자 자격이 주어진 또 다른 실험 참가자들에게 각각의 문장을 읽은 뒤 문장을 작성한 행위자의 정치적 경향을 물어보았다. 실험 결과, 관찰자들은 행위자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이 실험자에 의해서 무작위로 주어졌다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위자들이 쓴 문장이 그들의 정치적 의사를 반영한다고 대답하였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저자들은 근본적 귀인 오류 (FAE: 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행위자의 내적 기질을 강조하는 관찰자의 경향은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이며 고치기 어렵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행위자와 관찰자 사이의 귀인의 차이는 심리학의 중요한 연구 주제이며, 이후 귀인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연구에서 입장 바꾸기가 하나의 효과적인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즉, 행위자의 특정 행동에 대한 귀인은 입장 바꾸기를 통하여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한 입장 바꾸기 연구는 행위자가 관찰자로 입장을 바꾸는 방법과 관찰자가 행위자로 입장을 바꾸는 방법이 진행되고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후자의 방법을 차용하여 UX 리서치의 문제를 논의한다.

Regan and Totten (1975)은 그들의 실험에서 관찰자 자격을 부여받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행위자와 입장을 바꾸어 행위자의 특정 행동을 설명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를 통하여 입장 바꾸기를 시행한 관찰자는 행위자의 행동이 특정한 상황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입장 바꾸기에 관한 최근 연구에서는 행위자가 취한 과거의 특정 행동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타인이 가지고 있는 현재의 생각을 추론하거나 타인이 취할 미래의 행동을 예측할 때에도, 입장 바꾸기가 그 방향을 전환시킬 수 있다고 제시되고 있다 (Caruso, Epley and Bazerman, 2008). 예를 들어, Galinsky and Moskowitz (2000)는 입장 바꾸기가 사회적 통념에 기반한 편견을 회피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들은 노인과 입장 바꾸기를 시도한 대학생 집단과 노인과 입장 바꾸기를 시도하지 않은 대학생 집단을 비교하는 실험을 통해 입장 바꾸기를 시도한 대학생 집단이 노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적게 나타내며 개별 노인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를 시도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컴퓨터 사용자가 컴퓨터의 전원 버튼을 누른 이후로 부터 컴퓨터가 부팅이 되기 전까지의 시간동안 낙서를 하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컴퓨터 사용자는 컴퓨터가 느리다는 상황 (situation)때문에 컴퓨터가 부팅되는 동안 특정 행위 (낙서)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을 관찰하는 관찰자는 컴퓨터 사용자가 낙서에 집착하는 내적 기질 (disposition)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즉, 입장을 바꾼 관찰자는 컴퓨터 사용자의 입장에서 컴퓨터가 느리게 부팅이 되는 상황 (situation)때문에 낙서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행위자와 관찰자 사이의 이해와 예측의 차이를 줄이는 입장 바꾸기 과정은, 사용자와 사용자 경험을 관찰하는 조사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경험에 대한 이해의 간극을 줄이는 방법으로 응용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UX 리서치 방법으로서 입장 바꾸기의 효과에 대한 가설은 다음과 같다.

가설1:

사용자와 입장을 바꾼 사람들은 사용자와 입장을 바꾸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하여, 사용자 행위정보 (behavioral information)를 더욱 많이 기술할 것이다.

가설2:

사용자와 입장을 바꾼 사람들은 사용자와 입장을 바꾸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하여, 제품이나 서비스의 물리적 기능정보 보다 맥락정보 (contextual information)를 더욱 많이 기술할 것이다.

본 연구는 가설 검증을 위하여 두 번의 실험을 진행하였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입장 바꾸기의 사용자 경험에 관한 행위정보의 변별 효과를 확인하고, 두 번째 실험에서는 맥락정보 이해를 돕는 방법으로서 입장 바꾸기의 효과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첫 번째 실험에서는 사용자 경험 (공항 이용자의 공항 경험)이 제공되지 않았고, 두 번째 실험에서는 사용자 경험 (컴퓨터 사용자의 컴퓨터 사용 경험)이 약 2분의 영상으로 제공되었다.


4. 실험

기존 입장 바꾸기에 관한 심리학 연구의 주 목적은 입장 바꾸기를 시도한 그룹과 입장 바꾸기를 시도하지 않은 그룹 간 행위자에 대한 이해 (행위자가 취한 특정 행동의 원인이나 행위자가 취할 특정 행동의 결과)의 차이가 있다는 가설을 수립하고 이를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것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UX 리서치 방법으로서의 입장 바꾸기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기존 심리학 연구에서 수행된 실험을 통한 가설검증 양식을 따랐다. 즉, 입장 바꾸기를 시도한 실험 그룹과 입장 바꾸기를 시도하지 않은 대조 그룹 간 사용자의 행동에 대한 이해의 차이를 실증적 데이터로 증명하여, UX 리서치 방법으로서 입장 바꾸기 방법의 타당성을 검증하였다.

또한, 기존의 심리학 실험은 익숙한 상황에서 익숙하지 않은 행위자의 행동을 관찰자가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관한 가설을 검증했다. 본 실험에서도 관찰자는 행위자가 처한 상황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위자와 입장이 바뀌기 않을 때에는 행위자의 특정 행동을 올바르게 이해/예측하지 못하고, 행위자와 입장이 바뀔 때에는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행위자의 특정 행동을 추가적으로 이해/예측할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두 번의 실험은 모두 북미의 한 대학교 내 Behavioral Lab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이루어졌으며, 모든 실험의 참가자들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학부생으로 구성되었다. 또한, 실험의 한 세션 당 최대 8명이 구성되었으며 개인마다 한 대의 데스크탑 컴퓨터가 무작위 (random)로 배정되었다. 실험이 시작되면 연구자는 약 5분가량 실험에 관한 기본적인 설명을 진행하였다. 실험의 각 참가자는 데스크탑 컴퓨터를 통해 무작위로 설문지가 탑재된 설문 웹사이트 (www.surveymonkey.com)에 접속하여 실험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을 읽고, 각 질문에 응답하였다. 참가자들의 응답은 웹사이트에 무기명으로 (anonymous) 저장되었으며 실험이 모두 끝난 후 연구자는 Excel 형태로 가공된 응답 데이터를 SPSS로 분석하였다. 무작위 배분으로 이루어진 두 그룹의 참가자들에 관한 개인 정보 (학번, 학년, 이름)는 연구자가 접근할 수 없었으며 참가자들은 둘 중 하나의 그룹 (입장 바꾸기 그룹, 또는 비 입장 바꾸기 그룹)에 속하여 실험에 참가하였다.

4.1. 실험 1: 공항 이용자의 공항 경험

4.1.1. 실험 개요

참가자들은 실험실에 입장하면 컴퓨터 화면에 인사말이 준비되어 있으며 간단한 인사말을 통해 스스로가 비행기 탑승객의 공항 경험을 조사하는 UX 관찰자라는 가정을 하게 되고 [그림 4] 의 화면부터 실험이 시작 되었다. 다음 화면에는 공항 이용자에 관한 간단한 질문이 제공되었다. 참가자는 “택시에서 내려서 비행기가 이륙할 때까지” 공항 이용자가 취하는 모든 행동을 개조식으로 작성하여 컴퓨터 스크린에 입력하도록 요구받았다.

[그림 4]

온라인 설문

입장 바꾸기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피험자 간 설계 (2 between-subjects design) 로 구성된 실험을 실행하였다. 절반의 참가자들은 입장 바꾸지 않은 대조 그룹에 속했으며 나머지 절반의 참가자들은 입장을 바꾼 실험 그룹에 속하였다. 실험을 통해 측정된 디자인 변수의 개수와 종류는 Analysis of Variance (ANOVA) 로 분석하여 두 그룹 간 사용자 조사의 결과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실험의 진행에 있어서 기존 연구에 근거하여 입장 바꾸기 실험은 도입부에 다음과 같은 간단한 문장 읽기를 요구하였다 (Davis et al. 1996). 즉, 대조 그룹에 속한 참가자들은 아래 문장을 읽지 않고 공항 이용자에 대한 행동을 작성했으며, 실험 그룹에 속한 참가자들은 아래 문장을 읽고 공항 이용자에 대한 행동을 작성하였다 (실험 그룹의 설문지는 [그림 4] 참조).

“Please imagine how you yourself would experience if you were an airline passenger going through the airport. In your mind’s eye, trade places with an airline passenger and imagine as if the events were actually happening to you. In short, imagine that you are actually an airline passenger.”

4.1.2. 실험 측정

작성된 공항 이용자의 행동 개수와 종류를 분석하여 두 그룹 간 사용자 경험에 대한 이해도를 정량적으로 비교했다. 추가적으로, 간단한 문장 읽기가 실질적으로 입장을 바꾸는 효과가 있었는지 측정하기 위하여 기존 심리학 연구에서 사용되는 표준적인 진단 도구를 적용하였다. 입장 바꾸기를 연구하는 심리학계에서는 다음 질문을 통해 입장이 바뀌었는지를 참가자가 스스로 보고하도록 유도한다 ("When you listed activities, how much did you imagine that you yourself would experience if you were an airline passenger?"). 본 실험에서도 결과 도출과정의 오류를 줄이고자, 기 검증된 측정방식을 따랐다 (Batson and Shaw 1991; Cialdini et al. 1997; Davis, Conklin, Smith, and Luce 1996; Galinsky and Moskowitz 2000). 이 질문을 모든 참가자에게 공통으로 제공하고 7점 척도로 응답을 요구한 뒤, 실험 그룹과 대조 그룹 간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였다.

4.1.3. 결과

북미의 한 대학 내 경영대학에 재학 중인 42명의 학부생들이 실험에 참가하였다. 먼저, 간단한 문장읽기가 공항 이용자와 입장을 바꾸는데 효과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장을 읽은 실험 그룹은 문장을 읽지 않은 대조 그룹과 비교하여, 공항 이용자의 경험을 본인이 스스로 경험하는 듯 강하게 몰입한다고 대답하였다 (실험 그룹 = 4.76 vs. 대조 그룹 = 4.00, F(1,40) = 3.82, p < .10).

공항 이용자의 행동 기술에 있어서 두 그룹은 통계적인 차이를 보였다. 참가자 전원이 기술한 공항 이용자의 행동을 모두 취합하여 27개의 공항 이용자 행동 리스트를 만든 뒤, 각 행동을 기술한 참가자를 백분율로 환산하여 그룹 간 백분율을 비교하였다. 입장을 바꾸도록 요구받은 실험 그룹은 입장을 바꾸도록 요구받지 않은 대조 그룹과 비교하여, 공항 이용자의 행동을 더욱 다양하고 자세하게 기술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조 그룹에 속한 21명의 참가자들은 공항 이용자의 행동을 평균 4.90개의 행동으로 기술하는데 반해, 실험 그룹에 속한 21명의 참가자들은 공항 이용자의 행동을 평균 8.43개의 행동으로 기술하였으며, 두 그룹이 기술한 행동의 숫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차이가 있었다 (F(1,40) = 10.54, p < .01) (표 5 참조).

두 그룹이 작성한 공항 이용자의 행위 정보의 차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7가지 특정 행동에서 통계적인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2) 택시에서 내려서 짐을 꺼내기

(9) 부를 때 까지 체크인 하기 위해 기다리기

(10) 이름표를 써서 가방에 달기

(13) 여행에 관한 질문에 대답하고 보딩패스 받기

(14) 공항 검색대에 짐을 가져가서 기다리기

(18) 필요하다면 세관/이민수속을 거치기

(23) 보딩콜이 울리면 직원에게 여권을 보여주기

실험 1: 공항 이용자의 행동 리스트

이 중에서 4가지의 행동 (2, 9, 10, 14)은 입장 바꾸기를 시도하지 않은 대조 그룹에서 10% 이하의 참가자가 기술한 행동이었으며, 나머지 3가지의 행동 (13, 18, 23)도 대조 그룹에서 30% 미만의 참가자만 기술한 행동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입장 바꾸기를 시도하지 않은 대조 그룹에서 적은 수의 참가자들이 기술한 행동과 비교하여 입장 바꾸기를 시도한 실험 그룹이 기술한 행동이 더욱 자세하게 기술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입장 바꾸기를 통해 빈도수가 높게 나온 행위 정보들은 사용자의 상황에서 다른 행위 정보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인지적/정서적으로 민감한 행위 정보들이었다.

결론적으로, 두 그룹이 기술한 공항 이용자의 행동의 차이는 가설을 지지하였다. 입장 바꾸기를 시도하지 않은 대조 그룹은 기존 지식에 의존하여 공항 이용자의 행동을 작성했기에 정형화된 행동 항목들이 주로 기술되었으나, 입장 바꾸기를 시도한 그룹은 공항 이용자의 구체적인 상황 (situation)을 고려하였기 때문에 기존 조사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특정 행동들이 기술되었다.

4.2. 실험 2: 컴퓨터 사용자의 행동

4.2.1. 실험 개요

첫 번째 실험과 마찬가지로 컴퓨터를 이용하여 실험이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이 실험실에 입장하면 컴퓨터 화면에 인사말이 준비되어 있으며, 간단한 인사말을 통해 스스로가 데스크탑 컴퓨터를 사용하는 컴퓨터 사용자의 컴퓨터 부팅 경험을 조사하는 사용자 경험 관찰자라는 가정을 하게 되고 다음 화면부터 실험이 시작 되었다.

다음 화면에서 참가자는 약 2분의 동영상을 보면서 여성 컴퓨터 사용자가 취한 행동을 관찰하였다. 이 동영상에서는 한 여성이 데스크탑 컴퓨터의 전원 버튼을 누른 후, 컴퓨터가 완전히 부팅이 되고 사용할 수 있기까지의 시간 –2분 - 동안 다음 10가지 지정된 행동을 취한다.

다음 화면에서 참가자는 컴퓨터 사용자의 행동을 최대한 자세하게 개조식으로 작성하여 컴퓨터 스크린에 입력하도록 요구받았으며, 2개의 구체적인 질문이 추가로 더해졌다.

이전 실험과 마찬가지로 입장 바꾸기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피험자 간 설계 (2 between-subjects design)로 구성된 실험을 실행하였다. 절반의 참가자들은 입장 바꾸기를 시도하지 않은 대조 그룹에 속하고, 나머지 절반의 참가자들은 입장 바꾸기를 시도한 실험 그룹에 속하였다. 이전 실험과 동일하게 입장을 바꾸는 장치로서 하나의 간단한 문장 읽기가 요구되었다 (Davis et al. 1996). 실험을 통해 측정된 컴퓨터 사용자의 행동 개수는 ANOVA 분석을 통해 두 그룹간 행동 기술의 개수가 통계적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10가지 지정된 행동의 비디오 시퀀스

4.2.2. 측정

모든 참가자들은 동영상을 본 후, 다음 세 가지 질문들에 응답하여 컴퓨터 사용자의 행동에 대한 이해도의 차이를 확인하였다

(1) 동영상에 나타난 사람의 행동을 개조식으로 최대한 많이 작성하시오 (예, 키보드 먼지를 제거한다).

(2) 더 나은 제품 (예, 돼지 저금통, 스프레이 먼지 제거기) 이 그녀의 경험을 더욱 좋게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1 = 절대로 그렇지 않음, 7 = 많이 그러함)

(3) 현재 그녀의 컴퓨터는 512mb RAM을 메모리로 가지고 있다. 그녀가 컴퓨터 메모리를 1GB RAM으로 업그레이드 하는데 얼마까지 쓸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1=$90, 2=$110, 3=$130, 4=$150, 5=$170, 6=$190, 7=$210)

또한, 모든 참가자들은 다음 두 질문에 응답하여 입장 바꾸기의 정도를 확인하였다. 컴퓨터 사용자와 입장이 바뀌었는지 측정하기 위하여 (1) 컴퓨터 사용자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얼마나 스스로 경험하는 것처럼 상상했는지 (To what extent did you imagine how you yourself would experience if you were experiencing what happened to the woman in the video?), 그리고 (2) 컴퓨터 사용자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관찰했는지 (To what extent did you objectively observe her behavior in the video?), 두 가지의 상반된 질문을 통하여 입장 바꾸기의 정도를 측정하였다.

4.2.3. 결과

북미의 한 경영대학에 재학 중인 34명의 여자 학부생들이 실험에 참가하였다. 실험에 등장한 여성 컴퓨터 사용자를 관찰하는데 있어서 성별 차이에 의한 오류를 사전 차단하기 위하여 여자 학생들만으로 실험을 진행하였다.

이전 실험과 마찬가지로 간단한 문장 읽기가 컴퓨터 사용자와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장을 읽지 않은 대조 그룹과 비교하여 문장을 읽은 실험 그룹은 컴퓨터 사용자의 경험을 본인이 실제로 경험한다고 상상하는 경향이 더욱 강했으며 (실험 그룹 = 4.15 vs. 대조 그룹 = 2.40, t(31) = 2.95, p < .01), 또한 컴퓨터 사용자의 경험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경향이 약하다고 응답하였다 (실험 그룹 = 3.77 vs. 대조 그룹 = 5.24, t(32) = 2.57, p < .05).

컴퓨터 사용자의 행동에 대한 이해도에 있어서 두 그룹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었다. 이전 실험과 같이 행동 분석 리스트를 만든 뒤, 각 행동을 기술한 참가자의 숫자를 백분율로 환산하여 두 그룹을 비교하였다. 이전 실험과 다른 점은 10개의 기술해야만 하는 컴퓨터 사용자 행동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점이며, 이를 제외하면 분석 방법은 동일하였다. 실험의 결과는 입장 바꾸기를 요구받은 실험 그룹이 입장 바꾸기를 요구받지 않은 대조 그룹에 비교하여 컴퓨터 사용자의 행동을 다양하게 보고하는 경향이 있었다. 총 9개의 행동 중에서 (키보드 먼지를 제거하는 행동은 예로 제시되었으므로 제외) 얼마나 많은 행동을 기술하였는가를 그룹 간 비교하였을 때, 실험 그룹은 평균적으로 2.92개의 행동을 기술하였고 대조 그룹은 평균적으로 2.19개의 행동을 기술하였다 (t(32) = 1.90, p < .10) (표 7 참조).

두 그룹이 작성한 컴퓨터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한 결과, 다음 3가지 행동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7) 머리를 넘긴다

(8) 연습장에 낙서를 한다

(10) 펜과 연습장을 옮긴다

차이가 발견된 세 가지의 행동 중에서 하나의 행동은 (7) 대조 그룹이 더욱 많이 기술하지만 나머지 두 개의 행동은 (8, 10) 실험 그룹이 많이 기술하였으며, 상대적으로 입장 바꾸기가 컴퓨터 사용자의 행동을 다양하고 자세하게 기술하는 것을 도와준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실험 2: 컴퓨터 사용자의 행동 리스트

두 그룹은 행동을 기술하는 것에 차이를 보일 뿐만 아니라, 컴퓨터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하는 데에도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추가적인 2개의 질문을 통하여 확인하였다. 대조 그룹과 비교하여 컴퓨터 사용자와 입장을 바꾼 실험 그룹은 개선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컴퓨터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할 것이라고 더욱 강하게 믿으며 (실험 그룹 = 4.08 vs. 대조 그룹 = 2.60, t(31) = 2.52, p < .05), 컴퓨터 사용자가 RAM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더 많은 돈을 쓸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실험 그룹 = 5.31 vs. 대조 그룹 = 3.30, t(31) = 3.40 , p < .01).

결론적으로, 두 그룹은 컴퓨터 사용자의 행동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있어서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은 지지되었다. 즉, 입장을 바꾸지 않은 그룹은 컴퓨터 사용자의 정형화된 행동을 주로 설명하고, 제품의 개선된 성능이 경험을 개선할 것이라는 믿음이 적으며, 사용자 경험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이 적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컴퓨터 사용자와 입장을 바꾼 그룹은 사용자가 처한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며, 성능이 개선된 제품 사용이 사용자 경험의 질적 향상을 가능하게 만다는 믿음이 강하며, 그 결과 컴퓨터 사용자가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5. 결 론

심리학의 귀인 연구에 따르면 관찰자가 행위자의 경험을 올바르게 설명하지 못하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입장 바꾸기가 제안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UX 리서치의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입장 바꾸기를 제안하고, 실험을 통해 이를 검증하였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입장 바꾸기가 공항 이용자의 공항 경험을 더욱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기술함으로서 사용자 경험 정보를 발견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입장 바꾸기가 컴퓨터 사용자의 컴퓨터 사용 경험을 기술하고 예측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두 실험의 결과를 통하여 사용자와 입장을 바꾼 관찰자는 사용자 경험 정보를 다양하고 자세히 기술하며, 행위에 기반한 사용자 경험의 문제점을 많이 찾아낼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특히, 제품의 기능이나 성능 등 사용성 관점에서 탈피하여, 사용자 경험 관점으로부터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발견하는 데에 입장 바꾸기가 효과적이라는 점을 발견하였다. 사용자와 입장 바꾸기를 시도하지 않은 경우 사용성 관점의 제품 성능 등과 연관지어 사용자 경험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사용자와 입장 바꾸기를 시도한 경우, 상황에 대한 사용자 행위를 중심으로 사용자 경험을 설명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UX 디자인을 위해 선행되는 UX 리서치에 관한 논의를 진전시켰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UX 리서치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용자 경험 정보의 정형성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입장 바꾸기를 제안하였으며, 제안된 입장 바꾸기의 효과를 실험을 통해 실증적으로 검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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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그림 1]
디자이너 관점과 사용자 관점 경험 모델비교 (Hassenzhl, 2006)

[그림 2]

[그림 2]
UX 리서치 방법론 (Rohrer, 2008)

[그림 3]

[그림 3]
Nielsen 과 Landauer의 “5명 가설” 실험 결과

[그림 4]

[그림 4]
온라인 설문

[표 1]

사용자 경험 vs. 사용성 (ISO, 2010)

정의 ISO 9241-210
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 제품, 서비스, 또는 시스템에 속하거나 그것을 사용함으로서 얻어지는 개인의 반응과 지각
사용성 (Usability) 사용자들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특정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시스템,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유효성 (effectiveness), 효율성 (efficiency), 그리고 만족도 (satisfaction)의 범위

[표 2]

사용자 경험에 관한 혼재된 개념과 순수 목적 (Bevan, 2009)

사용자경험
혼재된 개념 1. 사용성 요소 중, 만족도의 심화된 개념
2. 전통적으로 사람의 수행능력이 주된 연구주제인 사용성과는 별개 개념
3. 주관적 또는 객관적으로 평가되는 사람의 지각과 반응에 대한 포괄적 개념
순수 목적 1. 사람의 수행능력의 최적화
2. 실제적인 (pragmatic) 그리고 쾌락적인 (hedonic) 목표성취에 대한 만족도의 최적화

[표 3]

사용자 경험의 이해관점에 따른 연구 주제 (Roto 등, 2011)

현상으로서의 사용자 경험 • 사용자 경험과 아닌 것의 구분
• 다양한 사용자 경험의 종류와 정의
• 사용자 경험에 대한 환경과 결과 설명
연구를 위한 사용자 경험 • 현상에 대한 연구: 경험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경험하는가?
• 특정 사용자 환경을 위한 시스템 디자인 방법 개발
• 사용자 경험 개발 및 평가 방법 개발
실무에서의 사용자 경험 • 사용자 경험 개발 및 평가 방법 개발
• 디자인 프로세스의 일부로서 사용자 경험 예측
• 프로토타입 개발을 통한 이상적인 사용자 경험 구현
• 사용자 경험 평가
• 특정 사용자 경험을 위한 디자인 개발

[표 4]

관찰자가 범하는 4가지 오류 (Jones and Davis, 1965)

1 행위자의 내적 기질에 귀인하는 것이 통제가 가능한 느낌 (sense of control) 을 주어서, 행위자의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2 행위자가 처한 특수한 상황에 대한 믿을 만한, 또는 완전한 정보 (reliable or complete information)가 없다.
3 행위자의 내적 기질에 귀인하는 것이 상황에 귀인하는 것보다 쉽다 (easy).
4 행위자에 대한 기대가 특정 행동의 원인을 왜곡한다 (distorted).

[표 5]

실험 1: 공항 이용자의 행동 리스트

Order Activity No Perspe ctive-ta king
Yes Perspe ctive-ta king
1 find the terminal or departure zone for flight 0.05 0.10
2* get off and take baggage out of taxi 0.05 0.29
3 pay taxi fare 0.05 0.00
4 Find a cart and insert coins 0.19 0.19
5 load baggage on the cart 0.05 0.19
6 go through the doors of the airport terminal 0.14 0.24
7 locate check-in counter by looking at the display 0.24 0.38
8 Push cart to the line in front of check-in counter 0.14 0.05
9* wait in line to check-in until called 0.10 0.43
10* write tags and tide them on baggage 0.05 0.24
11 present documents (passport and air ticket) to airline agent (check in) 0.62 0.67
12 load baggage on strip to be weighed 0.71 0.67
13* answer questions about trip and obtain boarding pass 0.29 0.81
14* take carry-ons to airport security and wait in line 0.00 0.14
15 place carry-ons on X-ray machine, empty pockets, and place all items in tray 0.05 0.19
16 inspected by a metal detector and a guard 0.48 0.57
17 grab carry-ons and all metal objects you took off 0.00 0.00
18* customs and immigration, if needed 0.14 0.38
19 Locate boarding gate by searching gate number 0.14 0.24
20 walk to the boarding gate 0.29 0.52
21 wait for boarding announcement 0.62 0.81
22 line up for boarding pass check 0.10 0.19
23* upon boarding call, hand in boarding pass and show passport to gate agent 0.29 0.62
24 walk through alley 0.00 0.10
25 get onto the plane and show the ticket again 0.10 0.24
26 find the seat, stow the luggage, and sit down 0.00 0.10
27 wait departing 0.05 0.10
Total 4.90 8.43

[표 6]

10가지 지정된 행동의 비디오 시퀀스

0
1 머리를 만진다
2 스크린을 정리한다
3 손목시계를 돌린다
4 동전을 쌓는다
5 키보드 먼지를 제거한다
6 마우스 패드를 떨어뜨린 후 줍는다
7 머리를 넘긴다
8 연습장에 낙서를 한다
9 볼펜 끝을 가지고 논다
10 펜과 연습장을 옮긴다

[표 7]

실험 2: 컴퓨터 사용자의 행동 리스트

Order Activity No Perspe ctive-ta king
Yes Perspe ctive-ta king
1 Adjust her chair 0.29 0.15
2 Adjust her screen 0 0
3 Fiddle with her wrist watch 0.43 0.46
4 Line up coins on the desk 0.62 0.85
5 Dust off the keyboard N/A N/A
6 Pick up the dropped mouse pad and put it on the desk 0.52 0.77
7* Flip her hair from face 0.19 0.00
8** Scribble on the notepad 0.19 0.54
9 Play with the cover of the pen 0 0
10* Move the pen and the notepad 0 0.15
Total 2.19 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