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s of Design Research
[ Article ]
Archives of Design Research - Vol. 25, No. 3, pp.54-65
ISSN: 1226-8046 (Print) 2288-298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Aug 2012
Received 06 Mar 2012 Revised 31 May 2012 Accepted 31 May 2012

New Epistemological Approach for Design Methodology

MinSoo-hong
Seoul National University
디자인 방법론의 연구역량 증대 방안 고찰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measure the new epistemological possibility for enlarging the research capability of Design Methodology. For this, this research would perform an analysis on the possibility of the theoretical and practical linking Actor Network Theory (ANT) and Design Science. ANT has four core issues as follows on this paper: "cross over," "exploring the role of Non-Human Actors," "networks between Human and Non-human actors," and "translation" on those networks. By these characteristics, ANT is valued as a proper theory for overcoming the modern thinking's dichotomous, hierarchical limitations and their demarcation problems, vigorously used in the business administration, socio-informatics, IT theories, risk studies, etc. and their interdisciplinary researches today. This research tryies to suggest the way of applying ANT to design studies, by revealing some cases showing the relationships between the historical and contemporary design artifacts and the Science & Technology. To do so, this study would show that today's various discussions about design, the causes/effects of itself and the performance/evaluation on it, are belonged within the concept of co-constructive networks. ANT, though it has its own metaphysical limitations, could be a useful theoretical tool for the enrichment of Design Methodology and its way of thinking: The occurrences of phenomenon, events, artifacts and the conceptual frames of generalized understanding on those today, have intimate relationships with design that would be engaging with the rule of the grammar/literacy of plastics. And, ANT would observe those networking.

초록

이 연구는 과학기술학 분야의 연구 방법론 중 하나인 행위자네트워크이론과 디자인학의 이론적-실무적 연계 가능성을 탐구해봄으로써, 오늘날의 디자인 및 그 교육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디자인방법론의 연구역량 증대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행위자네트워크이론은 ‘경계 넘기’, 인간을 둘러싼 인간 아닌 존재들인 ‘비인간의 역할과 작용’에 대한 탐구, ‘네트워크’, 그 네트워크 형성 과정에서 작용하는 ‘번역’을 그 핵심적인 개념으로 삼는다. 이러한 특성을 통해 행위자네트워크이론은, 이제까지 이분법적 혹은 위계적·획정적으로 적용되고 해석되던 다양한 자연 및 사회 현상들의 관계성을 보다 새롭게 사고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평가를 얻고 있으며 오늘날, 경영학, 사회정보학, IT이론, 위험연구 등의 다양한 전문분야와 그 다학제적 연구 활동들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연구는 이러한 행위자네트워크이론을 오늘의 디자인 연구에 적용하거나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당대적 디자인 사물과 과학·기술의 관계, 그 결과로서의 양식적 사례들의 몇 가지 비교-대조, 예시 및 분석을 통해 제시한다. 그럼으로써 디자인의 결과와 과정, 그것의 평가와 수행에 관여하는 다양한 논의가 상호구성적인 네트워크 개념에 속하고 있음을 살핀다. 행위자네트워크이론은 그 이종적인 접근과 분석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다양한 디자인 방법론의 연구 역량을 보다 강화하고, 그 연구대상과 범위를 확장하는데 매우 유용한 이론적 접근이 될 수 있다. 오늘의 현상과 사건, 사물의 발생 및 작동원리에 대한 표준화된 이해의 개념적 틀은 그 당대적 가치와 의미들을 거듭 환유하여 별도의 조형언어로 구체화하고 재연출하는 디자인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으며, 행위자네트워크이론은 바로 그 관계망을 살피는 접근이기 때문이다.

Keywords:

Design Methodology, Actor Network Theory, design, technoscience, co-constructivity, 디자인 방법론, 행위자네트워크이론, 디자인, 과학·기술, 상호구성성

1. 서 론

이 연구의 목적은 “디자인 수행방식의 과학화와 체계화”1)를 목표로, 지난 1960년대 초엽 이후로 다각도로 구체화되어2) 오늘날에는 다소 의고적인 분석과 도식적인 적용에 그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3) 디자인 방법론(Design Methodologies)의 연구 역량과 그 논의 구성 방식의 태도를 보다 능동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접근으로써 행위자네트워크이론(Actor-Network Theory, 이후 ANT)을 소개하고 디자인 연구에서의 그 구체적 적용방안을 제시하는데 있다. 이를 통해 ANT가 디자인 및 디자인 교육에서 다루는 여러 가지 방법론들을 비롯한 이론적이고 실무적인 고민과 접근, 그리고 디자인의 수행 과정에서 보다 확장된 융합적 사고와 새로운 분석의 가능성을 개진할 수 있는 유용한 이론임을 보이고자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아직은 다소 생소한 연구이론이라고 할 수 있는 ANT가 처음 만들어진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이후 STS4)) 분야에서 제시하는 ANT의 핵심적 특징들 중 특히 네가지를 이 연구의 주제에 맞게 정리하여 개괄할 것이다.

다음에는, ANT가 제시하는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의 네트워크’ 개념을 통해 그 관계적 특징을 보다 새롭게 살필 수 있는 당대적 디자인 사물과 과학·기술의 관계, 그 결과로서의 양식적 사례들 몇 가지를 비교-대조와 예시를 통해 보일 것이다. 이로써, 디자인의 결과와 과정, 그것의 평가와 수행에 관여하는 다양한 객체 및 주체, 그리고 그 관계 설정에 대한 논의가, 서로 분리되어 있거나 단일하게 파생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상호구성적 개념에 속하고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

결론에서는, ANT적 접근과 분석의 특성과 한계를 재고해봄과 아울러, ‘인간과 비인간 사이에 만들어지는 복잡다단한 네트워크’라는 개념을 활용하는 ANT가 오늘날 널리 활용되는 다양한 디자인 방법론의 연구 역량을 보다 강화하고, 그 연구대상을 보다 확장하는 데 매우 유용한 이론적 접근이 될 수 있음을 논하고자 한다.


2. ANT는?

ANT는 오늘날 인문학과 사회과학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론이다. 역사학자 이매뉴얼 월러스틴(Immenual Wallerstein)은 21세기의 역사학과 사회과학 분야를 조망하는 『우리가 아는 세계의 종언』5)에서 기존의 역사학과 사회과학에 도전하는 여섯 개의 새로운 접근 중 하나로서 ANT를 지목한 바 있다.

ANT는 1980년대 초반에 STS를 연구하던 프랑스의 브루노 라투르(Bruno Latour), 미셸 깔롱(Michel Callon) 및 영국의 존 로(John Law)와 같은 학자들에 의해서 정립되었다. 이들은 1970년대 후반부터 각자, 혹은 공동으로 과학기술의 사회적 특성과 관련된 사례 연구를 수행했고, 1980년대 초엽부터는 이를 논문의 형태로 출간했다. 이후 이들은 ANT의 체계를 세우면서 자신들의 생각을 여러 국제적 심포지엄 등을 통해 다른 학자들과 공유했으며, 1980년 중엽 이후에 심포지엄의 결과를 포함해서 여러 단행본을 집중적으로 출판함으로써 STS 학계에 ANT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ANT를 언급하는 책과 논문은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이제는 이 이론이 처음에 만들어졌던 STS 분야를 훨씬 뛰어넘어 불확실하고 유동적인 세상을 분석하기를 원하는 의료사회학, 지리학, 조직이론, 경영학, IT이론, 이론금융학 등으로 학문분야의 방법론으로 점차 확산되었다. 최근에는, 자연과학의 방법론을 따라가려고 했던 사회과학계에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하면서 점점 더 많은 사회과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ANT는 철학, 사회학, 리더십 연구, 위험 연구, 생태학, 예술이론 등과 같은 분야에도 그 영향을 널리 미치고 있다.6)

그럼에도 불구하고 ANT는 아직 한국 사회와 학계에서는 아직 낯설다. 월러스틴의 ‘세계체제론’이나 하버마스의 ‘의사소통이론’, 앤서니 기든스의 ‘성찰적 근대화 이론’ 들에 비하면 ANT는 깊이 있게 소개된 적도 없다. ANT의 고전적 연구가 번역되어 소개되지도 않았고, 이를 분석한 책이나 논문도 찾아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7)


3. ANT의 특징 네 가지8)

전술한 바와 같이 소개가 덜 되었다는 것 외에도 ANT가 낯선 이유는 또 있다. ANT는 ‘과학과 기술(ANT의 용어를 따르자면 “테크노사이언스[technoscience]”)’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에 대해 많은 논의와 분석을 수행한다. 그러나 한국의 인문학자나 사회과학자 다수는 과학과 기술에 대한 논의 자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더군다나 과학이나 기술에 대한 ANT의 분석은 오늘날의 보편적 상식과도 무척 다르다.9) 연구 대상에 대한 접근과 분석 방식이 경우에 따라 매우 급진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 함의를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이 많기 때문이다. 본 절에서는 ANT가 처음 만들어진 STS 분야에서 제시하는 ANT의 핵심적 특징들 중 특히 네 가지를 이 연구의 주제에 맞게 정리하여 개괄해보고자 한다.

3.1. 경계 넘기

ANT는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고 학문적으로 정교해진 세상의 경계는 물론, 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학문 분야들 사이의 경계를 가로지른다. 인간, 사회, 자연을 각각의 연구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분야를 통틀어, ANT에 있어 가장 확고한 경계는 바로, 사회와 자연의 경계다.

일반적으로, 사회에 대한 지식은 인간과 문화에 대한 이해에, 자연에 대한 지식은 결국 물질과 힘에 대한 이해에 근거한다고 간주된다. 이에 따라 전자는 주관적이고 성찰적인 지적 활동에, 후자는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지식에 의해 추동된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ANT는 사회와 자연의 구분은 물론, 이러한 구분에서 파생되는 가치와 사실 및 주관성과 객관성의 경계를 부정한다. ANT에서는 세상을 기술(description)하면서 이종적, 잡종적(heterogeneous)이라는 단어를 흔히 사용하며, 유사객체(quasi-objects), 유사주체(quasi-subjects), 매개자(mediators)와 같은 개념을 만들거나 채용해서 사용하는데, 이러한 단어와 개념은 경계를 가로지르거나 기존의 대상에 대한 이해와 의미부여방식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개념적 기구들이다.

이러한 ANT가 묘사하고 설명하는 '세상'은 복잡하고, 항상 요동치며, 서로 얽혀 있다. 자연 및 사회과학(natural and social science)을 통해 추구된 여러 사실(fact)들과 지식(knowledge)들, 그에 관한 다양한 해석(interpretation)과 개성을 실현을 추구하는 여러가지 형식(form)의 예술(art), 다양한 관습과 습속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어 요동치는 사회-문화와 경제 및 정치 상황, 더 나아가 전통과 현대, 집단과 개인의 관계를 설정하는 구도 등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항상 변화하고, 그만큼 고정적이지 않고 불확정적이며 또한, 잡종적이다. 끊임없이 경계와 위계를 넘나드는 유무형의 잡종적인 존재들에 힘입어, '세상‘의 자연, 사회, 문화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만들어내고, 동시에 서로의 특징을 반영하며 구성된다.

[그림 1]

ANT적 접근과 사유, 분석을 위해 필요한 작업인 ‘정화(purification)’와 ‘번역(translation)’의 개념[그림 1] ANT는 사회와 자연, 인간과 비인간을 구분하여 관습적으로 사유하는 첫 번째 이분법에서 벗어나, 이들의 개념적 연대와 재배치가 보다 유연하게 이뤄질 수 있는 이종적 연대의 가능성을 개진한다. 이 그림은 Bruno Latour, We Have Never Been Modern, (Catherine Porter trans., Harvard University Press, 1993), p.11에 실린 그림을 본 연구자가 다시 본 따 그린 것이다.

3.2. 비인간의 역할과 작용에 대한 탐구

ANT가 기존의 경계 짓기와 위계 설정을 부정하는 방식은 독특하다. 그것은 경계를 무력화하는 ‘비인간(nonhuman)’ 존재자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ANT는 이에 따라, “우리가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래프, 설계도, 표본, 표준, 기관, 병균과 같은 ‘비인간’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 간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비인간과 어떤 동맹을 맺는가에 따라서 엄청난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10)

실제로 오늘의 인간은 수많은 비인간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비인간들이 만들어내는 문제들을 놓고 고민한다. 예컨대 ‘한국의 시대별 대표적 주거양식과 생활양식은 무엇인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생산과 구매에 어떤 인센티브를 줄 것인가’, ‘도심의 간판을 제도적으로 일괄 정비하는 데 필요한 조형적·문화적 기준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구제역에 감염된 돼지는 인간에게 얼마나, 어떻게 해로운가’, ‘도심의 고속화도로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시설물의 설치 기준을 누구/무엇에 따라, 어떻게 정할 것인가’ 등의 다양한 문제들과 그 각각의 해결 과정은 이미 인간과 비인간이 구체적으로 결속되어 진행되는 것들이다.

이에서 보듯, 인간은 비인간을 통해서 여러 문제를 해결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이렇게 생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종류의 비인간을 동원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인간은 이미 비인간과 분리될 수 없으며, 오늘날 인간이 ‘사회(society)’라고 부르는 것은 인간-비인간의 복합체(collective)에 다름 아니다. 비인간을 제외한 순수한 사회를 상상하기 힘들 듯, 비인간을 제외한 순수한 자연(nature) 또한 생각하기 힘들다.11) 자연의 개념화와 설정 방식은 결국 어떠한 기준 즉, 비인간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새롭게 변형되며, 그에 따라 ‘사실(fact)’로서 이해되기 때문이다.12) ANT의 이러한 특성을 통해, 노동조합 못지않게 이산화탄소 또한 정치적 성격을 띠는 오늘의 사회·문화적 여건을 새롭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림 2]

ANT적 연구의 수행을 위해 필요한 대칭성의 개념[그림 2] “진리”를 표상하는 것으로 산정되던 “자연”, 그리고 “오류”를 표상하는 것으로 산정되던 “주체/사회”의 도식적 구별과 그로 인한 비대칭적 사고가 ANT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균형을 잡는 방식을 보여준다. 일반화된 대칭성의 원리를 통해 자연은 이제, 진리도 거짓도 설명하지 않는 것으로 거듭난다. 결국 어떤 진리와 거짓은 모두, 특정의 주체/사회, 그것의 여건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ANT를 통한 사유와 관찰, 분석의 대상은 이제, 자연과 사회의 관계를 설정해주는 이 ‘유사객체(quasi-objects)’ 및 그 역할과 기능에 맞춰진다. <그림 1>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Latour, 1993, p.95에 실린 그림을 연구자가 본 따 다시 그린 것이다.

3.3. 행위자가 곧 네트워크

어떠한 행위를 하는 ‘나’라는 인간 행위자(human actor)는, 그를 구성하는 수없이 다양한 비인간 행위자들과 연결되어 있다. 정보를 수집·기록하고, 그 과정에서 생겨난 대상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끊임없이 비인간 행위자들과 교류한다. 그런 과정을 거친 결과물은 또 다시 ‘나’라는 존재의 일부를 새롭게 구성한다. 결국 ‘나’는 그가 연결되어 있는 숱한 인간 행위자, 비인간 행위자의 이종적인 네트워크(network) 그 자체이며, ‘나’의 행위능력이란 그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 숱한 행위자들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된 ‘관계적 효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비인간 행위자들 또한 이에 연관하는 또 다른 이종적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예컨대, 오늘의 자동차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내연기관인 엔진이 발명되어야 했다. 엔진을 만들기까지에는 니콜라우스 오토(Nicolaus Otto)와 같은 숱한 발명가들이 관여했으며, 여기에 카르노 싸이클(Carno Cycle)을 비롯한 열역학 지식과 이 지식을 만든 과학자들이 기여했다. 빌헬름 마이바흐(Wilhelm Maybach)와 다이믈러(Daimler) 같은 발명가는 연료를 주입하는 카뷰레터(carburetor)를 만들어 이를 내연기관과 연결하고, 여기에 자동차 바디를 얹어서 지금의 자동차의 원형을 만들었다. 헨리 포드(Henry Ford)는 수백 개의 특수 공작기계와 수천 명의 단순 노동자를 컨베이어 벨트로 엮어서, 수작업으로 생산되던 자동차를 대량생산 방식으로 조립하는 데 성공했다. 이 하나하나의 과정은 수없이 다양한 인간 및 비인간 행위자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졌고, 지금의 자동차에는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형성된 복잡하고 이종적인 네트워크들이 접혀져(folding) 있다.

오늘날의 ‘자동차’라는 대상은 결국,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에 만들어졌던 수백 개의 이종적인 네트워크가 집적되어 만들어낸 개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에는 오늘날의 개별 분야로서의 문화, 경제, 사회, 역사 등을 이루는 다양한 개념들은 자동차라는 개체에 한 데 엮여, 또 다른 비인간들인 속도, 조작, 기능, 안전, 위생 등의 개념들과 네트워킹을 하고 있는 셈이다.

3.4. 네트워크의 건설 과정과 번역의 개념

행위자들의 네트워크는 역동적이고, 소멸되기 쉬우며 또한 이종적이다. 네트워크에는 상이한 인간뿐 아니라, 상이한 비인간들이 공존하며, 이들의 다양한 영향관계는 끊임없이 타협하고 절충된다. 따라서 행위자네트워크는 항상 변화하고 불안정적이며 불확정적이어서, 소멸되기 쉽다. 네트워크는 이러한 특성을 통해 자신을 끊임없이 재정의한다. 이를 유지하고 확산시키는 데에는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며, 이러한 전략을 효율적으로 작동시킨 (인간과 비인간을 포함하는 것으로서의) 행위자는 다른 행위자에 비해 더 큰 힘(power) 즉, 영향력을 지니게 된다.

번역(translation)은 행위자들의 네트워크를 건설하는 과정으로, ANT의 핵심이다. 원래 번역은 하나의 언어를 다른 언어로 풀이해내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 과정은 다른 두 개의 언어를 동등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그렇지만 어떤 두 언어도 의미론적으로 완전히 동일해질 수는 없으며, 번역 과정에서 두 언어의 차이는 항상 새롭게 만들어진다.

이렇듯 번역은 결국, 같게 만드는 동시에 차이를 창조해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ANT에서도 번역의 핵심은 한 행위자의 이해나 의도를 다른 행위자의 언어로 즉, 다른 행위자의 이해나 의도에 맞게 치환하기 위한 개념적 틀(frame)을 만드는 행위인 것이다. 물론 다른 행위자들의 의도가 결코 완벽하게 같아질 수는 없고, 같아지는 순간에 다시 또 다른 차이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번역의 과정은 곧 별도의 질서를 만드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예컨대, '자동차(自動車)'라는 대상을 언어별로나 문화별로 이해하고 인지하는 방식의 차이를 통해 번역의 '과정'과 특성을 고찰해볼 수 있다. 오늘날의 표준 이탈리아어에서 일반적으로 '자동차'를 뜻하는 단어 ‘macchina’는, 자동차가 지니는 '기계(machine)'로서의 성격을 구체적으로 표상한다. 자동차의 등장 직후 그 운전자가 주로 남성이었기 때문에 ‘기계로서의 어느 사물(혹은 형식)’을 지칭하는 명사(名詞)가 그에 대비되는 여성형을 지니고 있음 또한 흥미롭게 파악할 수 있다. 비인간행위자로서의 ‘성별을 대비시키는 문화적 습속’의 작용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오늘날의 미국에서는 자동차를 주로 ‘car’, ‘vehicle’, ‘automobile’ 등의 단어를 통해 표현한다. 영국에서는 같은 대상을 ‘motor’나 ‘car’, 혹은 그 두 단어들을 합친 것으로서 ‘motorcar’로, 독일어에서는 ‘auto’나 ‘wagen’으로 표현한다. 이렇게 각각의 언어별로, '자동차'라는 대상(혹은 개체)에 부여하는 문화적 의미와 가치가 '사용성'과 '(기계 작동에 의한) 자동성'에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번역'의 과정과 의미, 인공사물과 그 사용방식을 대상화하는 문화적 태도의 차이를 거듭 살필 수 있다.


4. 분석 사례 제시: 디자인과 과학·기술의 상호구성적 특징을 고찰함을 중심으로

본 절에서는, 앞서 살핀 ANT가 제시하는 인간 및 비인간 행위자의 연결망 개념을 통해 그 관계적 특징을 보다 새롭게 살필 수 있는 당대적 디자인 사물과 과학·기술의 관계, 그 결과로서의 오늘날의 양식적 사례들 몇 가지를 비교-대조와 예시를 통해 보일 것이다. 이로써, 디자인의 결과와 과정, 그것의 평가와 수행에 관여하는 다양한 주체와 객체 및 대상, 그리고 그 관계 설정에 대한 문화적 논의가, 서로 분리되거나 단일하게 파생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닌, 복합적인 영향관계를 지닌 상호구성적 개념에 속해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13)

디자인 결과의 적절성과 우수성, 그것을 가능케 하는 원인과 결과, 사회·문화적 영향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활용하는 정량적 분석의 지식 체계는 과학·기술 분야가 지향하는 가치인 '객관성(objectivity)'과 ‘일반성(혹은 보편성, generality)', '합리성(rationality)'과 '효율성(efficiency)' 및 ’합목적성(purposefulness)‘의 가치를 반영하고 재고하며 이루어진다. 감성과 이성, 주관과 객관, 사회와 자연의 영역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반영되고 작동하는 평가와 판단의 기준들에 이미, 과학·기술적 접근에 바탕을 둔 실험과 발견, 실현과 성취, 그리고 그 이해에 관한 보편적 합의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림 3]

19세기 말과 21세기 초반 전기자동차의 외형 및 문화적 의미 비교왼편은 19세기의 마지막 해인 1900년 파리 엑스포에 출품되어 금메달을 수상한 르네 레그로스(René Legros와 알베르메니에(Albert Meynier)의 전기자동차를 소개하는 당시의 홍보 포스터이고 오른편은 지난 2011년 최고의 전기자동차 중 하나로 선정된 푸조사의 I-On의 공식홍보이미지이다. 100년 이상의 시차를 갖지만 거의 유사한 재현의 문형을 통해 선보이는, 같은 구동방식을 채용한 운송수단들이다. 그러나 그것에 연루된 비인간행위자들의 성격은 당대적으로 매우 다르며, 대사회적으로 이뤄지는 번역의 의미 또한 그만큼 다르다. 오른편의 전기자동차는, 이 연구의 3.2의 말미에서 살펴보았듯, 오늘날 정책적·정치적 성격이 훨씬 강화된 이산화탄소가 잊혔던 과거의 과학·기술을 다시 구체화시킨 경우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전기자동차를 가능케 하는 기술(들)은 그 당대적 구체화의 과정에서 ‘(지구를 살리는) 신기술’로서 거듭나, 석유 및 가스를 연료로 하는 대부분의 20세기 엔진구동방식과 관련한 구래의 네트워크와 새로운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인공사물 및 그 사용 방식의 연출과 제작, 그 활용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디자인 분야와 과학·기술 분야 관계적 특성을 거듭 파악하고 설정함으로써, 디자인 연구를 위한 ANT적 접근과 분석은 한결 유연하고 능동적일 수 있게 된다. 다양한 문화적·역사적·사회적 네트워크가 중첩되어 구체화된 결과이자 디자인 결과물로서의 특정의 인공사물이 지니는 의미와 가치, 그 완성도 등이 어느 인간행위자에 의해 판단되는 순간, 이미 그 인간행위자와 네트워킹하고 있는 비인간행위자로서의 과학적인 지식들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며, 그 판단에 따른 결정이 특정의 실천으로 옮겨지는 모든 과정에서 당대의 기술적 여건들이 드러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물론 마찬가지다. 비인간행위자로서의 디자인의 조형적 특성과 개성, 그 문화적 가치는 인간/비인간행위자의 연대이자 여건이라 할 수 있는 과학·기술적 판단 및 대사회적 평가와 이해의 심급을 통과하며 더욱 구체화되고, 그 양상이 보다 적절히 ‘번역’되어, 설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4]

1930년대 중반 미국의 일간지에 게재된, 유선형 디자인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자사 상품의 우수성 또한 부각시키는 엔진오일 회사 블루수노코의 광고“유선형(streamlined)의 대유행”은 별도로 제시된 미학적 요구와 그에 관한 분석보다는 유사-과학적(pseudo-scientific) 접근과 대공황 이후의 경제호황, 그에 맞춘 산업생산이라는 상황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과학·기술적 이해를 통해 마련된 보편적 지식이 디자인의 구체화 및 상업적 유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과학·기술이 구체화되고 실현되는 양상 또한 디자인과 그 구체적 결과물인 인공사물의 당대적 성격이 어떻게 활용되고 특정 상황과 여건에 연루되느냐에 따라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14) 그 과정에는 ANT에 의해 산정될 수 있는 수많은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들이 관여하고 있는 셈이다.

[그림 5]

1900년도와 1970년대의 책상 외형 및 문화적 의미 비교왼편은 1900년 파리 엑스포에 출품되어, [그림 3]에서의 전기자동차와 같이, 금메달을 수상한 <화려한 치장의 책상(Le Grande Bureau, 제작자 François Linke)>의 이미지, 오른편은 1970년대 이탈리아에서 인기를 모았던 간편 조립 가구로서의 일명 ‘까발로(cavallo; 말馬)’ 책상의 사진. ‘책상’이라는 인공사물의 형식(form)과 그 문형(literacy)은 ‘전유(appropriation)’의 방식을 통해 유지되고 갱신되지만 그것이 번역되고 물화(物化)되는 시대별, 사용자별(계급별), 문화별 차이에 따라 그 결과가 지니는 의미와 소구의 방식은 큰 차이를 보인다. ‘아르누보(Art Nouveau)’를 제도적으로 유행시킨 1900년 파리 엑스포에 출품된 책상은, 1970년대의 그것에 비해 합리성, 효율성 등의 가치로부터 한결 멀리 떨어져있다. 이에 따라 ‘책상’이라는 형식을 성립시키는 조형의 방식과 구조, 재료의 성질 등에서 이질감이 더 두드러진다. '(대량생산을 통한 복제품으로서의) 공산품'보다는 '일품(一品)으로서의 공예작품'의 성격이 더 강한 것이다.

또한, 디자인의 의미를 판단하고 특정의 행위를 통해 그것을 실현하는 어느 인간행위자를 둘러싼 비인간행위자들은 이미 충분히 과학과 기술적 가치 판단과 지식, 그를 통한 사유에 관련한 것이기도 하다. 대상에 대한 이해와 그것을 통해 이뤄지는 다양한 활용과 배치 및 응용은, 정체화(identification) 그 자체와 그를 통한 통제가능성(controllability)의 확인 및 증대 욕구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상호관계성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15)

사회가 지향하거나 지양하는 특정 정서의 연출 및 재현과 활용, 위험신호, 그에 관한 위험의 요소를 판별지어 분류하고 등급화 하는 문화적인 가공 과정은, 언제나 과학과 기술의 성취가 증명해낸 특정의 ‘사실’들과 이를 통해 구체화된 ‘지식’과 ‘기준’들을 기반으로 수행되며, 그 타당성을 규명하는 과정에도 비인간행위자로서의 과학·기술의 가치와 지식이 반영된다. 오늘의 과학과 기술은 현상과 사건, 사물의 발생 및 작동원리에 대한 표준화된 이해의 틀을 우리에게 제공 혹은 규준하고 있으며, 디자인은 이에 기반하는 당대적 가치들을 거듭 환유하여 별도의 조형언어로 재연출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오늘날의 과학과 기술이 추구하는 가치들은 그것들이 더욱 객관적인 것으로나 더 정확한 것으로, 더욱 사실적(realistic)인 것으로나 사실(fact)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이도록 조정되는 과정에서, 언제나 오늘의 디자인 분야에서 이뤄지는 것과 동일한 방식의 조형적 고민과 실천들이 활용되며, 또한 이에 대한 이후의 논의와 성찰을 동반한다.16) 특정의 전제(premise)에 따른 원인(cause)과 결과(effect)를 설정-도출하고 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가치가 되는 것은 모든 정보의 시각화(visualization)와 그 시각화를 통한 계량화(quantification)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 이고,17) 기술을 통한 이의 실현은 언제나 당대의 문화적 여건과 특성을 반영하여 이뤄진다.

[그림 6]

'과학·기술의 발전과 진보'와 '형태감수성' 그리고 '디자인과 예술'의 상호구성성'과학·기술을 구성하는 내용과 여건의 당대적 변화', '(문화적 맥락을 반영하는 것으로서의) 형태감수성', 그리고 '(그것들이 물화된 것으로서의) 디자인과 예술'은 단일하게 파생되거나 서로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중층복합의 상호구성적 영향관계를 이룬다.


5. 결 론

ANT는 특정의 문화적 여건과 대상에 부여되는 정념과 정서 혹은 당대적 가치의 구체화와 그 문화적 작동방식을 추찰하고 분석하기에, 그리고 보다 유연하고 섬세한 해석을 얻어내기에 매우 유용한 이론임에 분명하다. 위계와 영향 관계의 설정 방식을 새롭게 살피도록 하는 미묘한 개념적 변형으로도, 분석의 대상이 되는 상황과 국면을 한결 새롭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ANT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대칭성(symmetry)을 필요한 만큼 회복시키는 것은 흔한 예상이나 기대보다 곤란하기도 하다. ‘(이제까지의) 언어가 표상하는 세계’ 혹은 ‘(이제까지의) 세계가 표상시키는 언어’의 개념적인 관성과 그 관습적 층위가 무척 두텁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NT는, 전술한 바와 같이, 기존의 원인과 결과 분석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던 여러 (인간과 비인간을 포함하는) 행위자들의 역할들을 가역적으로 다루고 복원해내어 새로운 배치(arrangement)를 만들어내기에 무척 유용한 이론임에 분명하다. 근대적인 도식과 구분-구별의 방식은, ANT를 통해 그 특성과 연원을 보다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의 방법을 얻게 될 것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고찰의 태도는 또한, ‘문화’에 대한 인식과 실천, ‘문화’의 일부이자 그 개념적 중첩의 대상이기도 한 ‘디자인’의 또 다른 관계적 특성을, 보다 능동적으로 사유하고 한결 새롭게 분석하는 데 필요한 창의적 태도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다. 비인간과 인간의 관계설정방식과 그 특성을 살피는 이론인 ANT는 또한, 전술한 내용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종적이면서도 융복합적인 사고의 창발과 도출, 운용에 유용할 것임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ANT는 고정된 대상이나 개념 또는 시스템, 이에 대해 유동적이거나 변화 가능한 특정의 상황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면서 일방향적인 구조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입장에 대해 비판적이기도 한다. ANT의 이러한 특성은, “문제 해결로서의 디자인”의 개념 설정을 통해 이뤄지는 다양한 실무적-이론적 접근들과 결과 도출 방식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이러한 상황 파악이나 전제 설정은, 해결해야 할 '문제'나 개선된 '상황'을 한정시키고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근본적인 문제나 원인을 오히려 추상화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18)

이 연구는 STS 분야의 다양한 연구 방법론 중 하나인 ANT와 디자인 방법론의 연계 가능성을 탐구해 보고자 했다. 그럼으로써 “방법론”의 관습적인 설정에 따라 추상화되는 내용을 보다 실제화하고 구체화 할 수 있는 방안과 접근이 어떤 것일 수 있을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이러한 연계와 적용 방안에 대한 이론적 고찰과 실무적 적용의 유용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해설할 수 있기 위해서, 앞으로 보다 깊이 있는 후속 연구로서의 탐구 사례 제시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19) 아울러 이러한 접근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문화적 역학 관계와 그 작용 방식을 보다 창의적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언제나 충분히’ 다각적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디자인 실무 분야 및 그것의 작동방식을 시뮬레이션하며 이뤄지는 디자인 교육 분야에서의 “프로젝트 성공” 및 “그것을 위한 전략 제시”에 관한 접근과 분석은, ‘언제나 충분히’ 제도적이기 때문이다.20)

이 연구가, 다양한 디자인 방법론의 이론적 접근과 실무적 적용을 통해 “디자인을 통해 개선된 문제가 무엇인지” 혹은 “디자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를 관찰하는 것에 아울러, “(누가/무엇이,) 왜 그것이 해결 혹은 개선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지”, “(누가/무엇이,) 왜 그것을 해결 혹은 개선되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왜 그것이 문제가 될 수 있는지“를 보다 능동적으로 고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럼으로써 디자인 방법론의 특성과 연구역량을 보다 능동적으로 이해하고 확장하는 데 미력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길 바란다.

Glossary

1) L. B. Archer, "A View of the Nature of the Design Research" in Design: Science: Method, R. Jacques, J. A. Powell, eds. (Guilford, Surrey: IPC Business Press Ltd., 1981), 30–47; Nigel Cross, "Designerly Ways of Knowing: Design Discipline Versus Design Science" in Design Plus Research, Proceedings of the Politenico di Milano Conference, Silvia Picazzaro, Amilton Arruda, and Dijon De Morales, eds. (May 18 – 20, 2000), 43–48; Nigan Bayazit, Investigating Design: A Review of Forty Years of Design Research, Design Issues: Vol. 20, No.1, 2004. 한편, 바야지트 Bayazit)는 이에 따른 접근들이 디자인에 관한 학제적 연구들 뿐만 아니라 기업 활동에서도 유사하게 활용되고 있음을 진단하며, 허버트 사이먼(Herbert A. Simon)의 저작이 지닌 제목처럼 "인공물에 관한 과학적 실천들"(The Sciences of the Artificial, MIT Press, 3rd Edition, 1999) 모두가 디자인 연구에 포함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Nigan Bayazit, 2004, p.16 재인용.

2) 디자인의 방법론을 주제로 삼은 최초의 컨퍼런스는 1962년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에서 개최된 '엔지니어링, 산업디자인, 건축,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체계적이고 직관적인 방법론(System and Intuitive Methods in Engineering, Industrial Design, Architecture and Communications)'이다. Jonathan M. Woodham, Twentieth-Century Design, Oxford University Press, 1997, p.180. 디자인 연구(Design Research) 및 디자인학(Design Science), 그 방법론의 역사적 등장과 발전, 그 특성을 다룬 논문 및 저작으로는 다음을 참조: L. B. Archer, 1981; Geoffrey Broadbent, “The Development of Design Methods,” Design Methods and Theories 13:1 (1979): 41–45; Nigel Cross, "The Recent History of Post-Industrial Design Methods" in R. Hamilton, ed., Design and Industry (London: The Design Council, 1980), Developments in Design Methodology (Chichester, UK: John Wiley & Sons, 1984), "A History of Design Methodology" in Design Methodology and Relationship with Science, NATO ASI Series, M. J. De Vries, N. Cross, and D. P. Grant, eds. (Dordrecht: Kluwer Academic Publishers, 1993), 2000; Nigan Bayazit, 2004; Victor Margolin & Richard Buchanan, The Idea of Design: A Design Issues Reader(Cambridge, MA: MIT Press, 1995); Vladimir Hubka & Ernst Eder, Design Science(London: Springer Verlag, 1996); Jonathan M. Woodham, Twentieth-Century Design, Oxford University Press, 1997, ch.7; B. Jerrard, R. Newport, and M. Trueman, Managing New Product Innovation (London, Philadelphia: Taylor & Francis, 1999).

3) 이에 관한 문제제기는 디자인 연구 및 실무 분야에서 최근에 더욱 구체화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한국디자인학회(당시 회장 김종덕)가 발족한 디자인사례연구 위원회에서 추진한 '[사례연구] 디자인사례 연구제안' 모집의 건을 들 수 있다. 한국디자인학회는 “2010년 총 6편의 연구를 선정, 연구비를 지원하고 연구결과를 발표”했으며 같은 맥락에서 지난 2011년 3월에는 "이론보다 사례가 많은 분야인 디자인학의 발전을 위해 Good Design을 얻는 문제에 귀착하여 Practical한 연구결과를 도출하는 질적 연구를 통한 디자인사례연구를 모집“한 바 있다. (큰따옴표 속 내용은 한국디자인학회의 '디자인사례 연구제안 모집'에서 직접 인용한 것임. 모집요강은 한국디자인학회의 홈페이지에서 살펴볼 수 있다; 2012년 7월 10일 최종 확인).

4) STS는 원래 '과학기술과 사회(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혹은 '과학기술과 사회연구(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studies)'를 지칭하던 단어였으나, 1990년대 이후에는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의 약어로 더 많이 사용된다. STS는 아주 전형적인 학제간 분야로서 오늘날, 과학기술사회학이라고 부르는 분야는 물론, 과학기술인류학, 젠더 연구, 과학사와 과학철학의 일부, 위험 연구, 과학기술과법, 기술혁신 연구의 일부 등을 포함한다. 첨단 과학기술이 미래에 대한 희망과 공포를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21세기에, 서구 사회에서는 STS가 대학에서 교육할 핵심적 분야로 자리잡았으며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한편, STS의 최근 성과들은 2007년에 출판된 Edward J. Hackett, Olga Amsterdamska, Michael Lynch, Judy Wajcman (eds.), The Handbook of Science and Technology Stydies(MIT Press) 3판에 잘 담겨 있다: 홍성욱,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불확실하고 변화하는 수상한 사물에 주목하라", 『인간·사물·동맹』(브루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엮음, 서울: 이음, 2010), pp.10-12 참조.

5) 백승욱 옮김(원제: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 Social Science for the Twenty-first Century), 창비, 2001.

6) 브루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엮음, 『인간·사물·동맹』, 서울: 이음, 2010, pp.8-17의 내용 참조.

7) Ibid., pp.17-18. 한편, 이러한 여건을 개선해보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과학기술학과 사회과학의 접목(Linking STS and the Social Sciences, 서울대학교, 2011.10.28-29)'이라는 국제학술대회(주최: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한국과학기술학회)가 다양한 국내외 연구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치러지기도 했다.

8) 본 절의 내용은, ANT의 내용과 특성, 그 개별연구사례를 국내에 본격적으로 처음 소개하고 개괄한 서적 『인간·사물·동맹』(브루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엮음, 서울: 이음, 2010)에 실린 편집자 홍성욱의 글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불확실하고 변화하는 수상한 사물에 주목하라"(pp.5-12)와 "7가지 태제로 이해하는 ANT"(pp.15-35)의 내용을 이 연구의 주제와 분석의 틀에 맞춰 발췌·요약하며 새롭게 정리한 것이다.

9) Ibid., p.18.

10) 홍성욱,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불확실하고 변화하는 수상한 사물에 주목하라"(브루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엮음, 『인간·사물·동맹』, 서울: 이음, 2010), p.7.

11) 우리가 흔히들 순수한 ‘자연’이라 인식하는 영역은 결국, 얼마간의 인위적인 조작과 가공 즉, 개념적 상대화(conceptual relativization)를 거쳐서 우리 앞에 놓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늘날 유전공학과 인공지능을 필두로 한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바로 그 ‘자연’과 ‘인공물artifact’의 경계를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로 급속도로 변화해오고 있기도 하다. 박해천, 이정우, 최성민 엮음, 『디자인|텍스트 02 - 포스트 휴먼 디자인|비정한 사물들』(홍디자인 출판부 , 2001)의 '기획의 글 - 사물과 살아가기'(pp.6-9) 참조.

12) 이러한 사실을 지원하고 유지시키는 다양한 지식들은 또한, “시험관, 시약, 유기체, 과학자/기술자의 숙련된 손, 현미경과 컴퓨터와 같은 각종 관찰 및 관측 장비 등의 이종적인 요소들이 중첩된 결과”이기도 하다. John Law, "Notes on the Theory of the Actor Network: Ordering, Strategy and Heterogeneity", Systemic Practice and Action Research 5(4), 1992, pp.379-393 참조.

13) 본 절의 이후 내용은 본 연구자가 [한국기초조형학회 2011 가을 국제학술대회](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2011.11)에서 발표한 연구논문 "Rethinking the Co-Contructivity of Forming and Technosciences through ANT"(2011, 학술대회 논문집, 105-108)의 내용을 이 논문의 연구맥락에 맞춰 수정·보완한 것이다.

14) 이와 같은 구술은 피터 갤리슨, "아인슈타인의 시계들, 시간의 장소" (정동욱 옮김,『프리즘 - 역사로 과학 읽기』, 박민아·김영식 편집, 서울대학교출판부, 2007, pp.247-295)의 문제제기 및 결론 도출 방식에 근거한다. 갤리슨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보다 새로운 관점에서 다루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인공사물 및 '프로그램(programme)', '패러다임(paradigm)', '개념 도식(conceptual scheme)' 등과 같은 인공의 형식(forms)들이 과학적 발견과 어떠한 상호연관성을 지니는지를 흥미롭게 드러낸다. 그러면서, 특정의 생각과 관념이 과거의 사물들과 사건들을 구성시키고 재배열하는 반실증주의적(anti-positivistic) 접근에 못지않게, “사물이 생각을 구성함”을 고찰하는 실증주의적(positivistic) 접근 또한 중요함을 보인다. “우리는 기계에서 형이상학을, 형이상학에서 기계를 본다”(갤리슨, Ibid., p.295)는 것이다.

15) 이와 같은 구술은 근대적인 지식과 권력의 관계성과 역사성을 고찰했던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여러 저작들 중 특히 Discipline and Punish, Part III, Ch. 2 ("The means of correct training"), pp.170-194; "Preface" in The Order of Things: An Archaeology of the Human Sciences, (New York, NY: Routledge, 2002) xv-xx; "Nietzsche, Genealogy, History" in D.F. Bouchard ed., Language, Counter-Memory, Practice: Selected Essays and Interviews (Ithaca: Cornell University Press, 1977, pp.139-164)에서 드러나는 문제제기 및 결론 도출 방식과 Paolo Palladino, "Between Knowledge and Practice: On Medical Professionals, Patients, and the Making of the Genetics of Cancer," Social Studies of Science 32 (2002), 137-165에서 다뤄지는 푸코의 연구에 대한 분석과 해석을 참조.

16) 이에 대한 고민과 성찰의 맥락에서 이뤄진 STS 분야의 연구로는 Martin J. S. Rudwick, "The Emergence of a Visual Language for Geology, 1760-1840," History of Science 14 (1976), 149-195; Tara H. Abraham, "From Theory to Data: Representing Neurons in the 1940s," Biology and Philosophy 18 (2003), 415-426; Laurence D. Smith et al., "Scientific Graphs and the Hierarchy of the Sciences: A Latourian Survey of Inscription Practices," SSS 30 (2000), 73-94; Soraya De Chadarevian, "Graphical Method and Discipline: Self-Recording Instruments in 19th-Century Physiology." Studies in History and Philosophy of Science 24 (1993), 267-291; Ellen B. Koch, "In the Image of Science? Negotiating the Development of Diagnostic Ultrasound in the Cultures of Surgery and Radiology," Technology and Culture 34 (1993), 858-893; Anne Beaulieu, "Images Are Not the (Only) Truth: Brain Mapping, Visual Knowledge, and Iconoclasm," STHV 27 (2002), 53-86; Charles Withers, “Reporting, Mapping, Trusting: Making Geographical Knowledge in the Late Seventeenth Century,” Isis 90 (1999): 497-521; Laura Perini, “The Truth in Pictures,” Philosophy of Science 75 (2005), 262-285; William Goodwin, "Visual Representations in Science," Philosophy of Science 76 (2009), 372-390 등을 참조.

17) 임근준, "문화기술, 테크놀로지 사물, 그리고 그 중심으로서의 뮤지움" (『문화예술』2004년 1월호, 35-41) 참조.

18) 특정의 의도 혹은 의지에 의해 통제 가능한 것으로서 가공된 '문제'는 언제나 해결'된' 것으로 또는 해결'될' 것으로 산정되지만 실제의 상황들은 매우 복잡다단한 국면의 연속에 다름 아니어서 항상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특성을 과학기술학 및 인류학, 사회학의 관점에서 고찰하고 개괄한 저작으로 Philip Ball, Critical Mass: How One Thing Leads to Another, Farrar, Straus and Giroux, 2006; Nelly Oudshoorn, Trevor Pinch (eds.), How Users Matter: The Co-Construction of Users and Technology, The MIT Press, 2005; James C. Scott, Seeing Like a State: How Certain Schemes to Improve the Human Condition Have Failed, Yale University Press, 1999; Theodore M. Porter, Trust in Numbers,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6; Marvin Harris, Why Nothing Works: The Anthropology of Daily Life, Touchstone, 1987 등을 참조.

19) 국내의 디자인학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ANT 관련의 연구는 아직 구체적으로 보고된 바 없어 보이며, 그만큼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겠다. ANT를 디자인 실무 및 교육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려는 최근의 구체적인 해외 사례로는 Participatory Design Conference 2012(2012. 8. 12-16, Roskilde University, Denmark)에서 진행될 개별 워크샵 Exploring actor network theory in participatory design: Reflections and implications for theory and practice를 들수 있다. (http://pdc2012.org/WS114.html, 2012년 7월 10일 최종 확인) 한편, 과학기술학 분야 혹은 사회정보학 분야에서의 예술 및 디자인 분야에 관한 관심은 오늘날 점차 증대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구술은 European Science Foundation Research Conferences(2012. 9. 17-21, Linköping University, Sweden) 및 Annual Meeting of the Society for Social Studies of Science[; 4S, 2012. 10. 17-20, Copenhagen Business School, Denmark;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Science and Technology (EASST) 공동 주최의 연합학회], iConference 2012(2012. 2. 7-10, University of Toronto, Canada), 그리고 EASST 2010(title: Practicing Science and Technology, Performing the Social, 2010. 9. 2-4, Trento University, Italy)에서 진행된 인기 트랙들의 주제 중 하나가 각각, "Images and Visualisation: Imaging Technology, Truth and Trust," "Design and displacement – social studies of science and technology," "Culture·Design·Society," "Design, Performativity, STS"이었음에 기반한다. 이러한 접근들은 또한 디자인과 미술을, "별도로 특화된 창의적 분야"로서 블랙박스화(black-boxing)하지는 않는다. 다만, 과학과 기술, 그것에 관한 정보의 가치가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되고 실현되는 과정에서 특정의 조형성에 대해 해당 분야나 분과가 어떠한 전문적인 역할을 기대해왔거나 수행시켜왔는지를 인류학적으로나 사회학적으로, 역사적으로 탐문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들은 다시, 전문성(governance)과 다학제성(interdisciplinarity)에 관한 재고와 성찰로 확장되어 가는 경향을 반복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20) 이러한 구술은 Michel Callon, "Some Elements of a Sociology of Translation: Domestication of the Scallops and the Fishermen of St Brieuc Bay" in John Law ed., Power, Action and Belief: A New Sociology of Knowledge(Routledge & Kegan Paul, 1986, pp.196-233)및 James C. Scott, Seeing Like a State(1999)에서 드러나는 문제제기 및 결론 도출 방식을 참조. 상기의 논문은 『인간·사물·동맹』(브루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엮음, 이음, 2010)에도 "번역의 사회학의 몇 가지 요소들 - 가리비와 생브리외 만(灣)의 어부들 길들이기"로 국문 번역되어 수록되었으며(pp.57-94), 상기의 서적은 『국가처럼 보기 - 왜 국가는 계획에 실패하는가』(전상인 옮김, 에코리브르, 2010)로 국문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Notes

Citation: Min, S. (2012). New Epistemological Approach for Design Methodology, Analyzing through the Actor Network Theory. Archives of Design Research, 25(3), 54-65.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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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그림 1]
ANT적 접근과 사유, 분석을 위해 필요한 작업인 ‘정화(purification)’와 ‘번역(translation)’의 개념[그림 1] ANT는 사회와 자연, 인간과 비인간을 구분하여 관습적으로 사유하는 첫 번째 이분법에서 벗어나, 이들의 개념적 연대와 재배치가 보다 유연하게 이뤄질 수 있는 이종적 연대의 가능성을 개진한다. 이 그림은 Bruno Latour, We Have Never Been Modern, (Catherine Porter trans., Harvard University Press, 1993), p.11에 실린 그림을 본 연구자가 다시 본 따 그린 것이다.

[그림 2]

[그림 2]
ANT적 연구의 수행을 위해 필요한 대칭성의 개념[그림 2] “진리”를 표상하는 것으로 산정되던 “자연”, 그리고 “오류”를 표상하는 것으로 산정되던 “주체/사회”의 도식적 구별과 그로 인한 비대칭적 사고가 ANT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균형을 잡는 방식을 보여준다. 일반화된 대칭성의 원리를 통해 자연은 이제, 진리도 거짓도 설명하지 않는 것으로 거듭난다. 결국 어떤 진리와 거짓은 모두, 특정의 주체/사회, 그것의 여건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ANT를 통한 사유와 관찰, 분석의 대상은 이제, 자연과 사회의 관계를 설정해주는 이 ‘유사객체(quasi-objects)’ 및 그 역할과 기능에 맞춰진다. <그림 1>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Latour, 1993, p.95에 실린 그림을 연구자가 본 따 다시 그린 것이다.

[그림 3]

[그림 3]
19세기 말과 21세기 초반 전기자동차의 외형 및 문화적 의미 비교왼편은 19세기의 마지막 해인 1900년 파리 엑스포에 출품되어 금메달을 수상한 르네 레그로스(René Legros와 알베르메니에(Albert Meynier)의 전기자동차를 소개하는 당시의 홍보 포스터이고 오른편은 지난 2011년 최고의 전기자동차 중 하나로 선정된 푸조사의 I-On의 공식홍보이미지이다. 100년 이상의 시차를 갖지만 거의 유사한 재현의 문형을 통해 선보이는, 같은 구동방식을 채용한 운송수단들이다. 그러나 그것에 연루된 비인간행위자들의 성격은 당대적으로 매우 다르며, 대사회적으로 이뤄지는 번역의 의미 또한 그만큼 다르다. 오른편의 전기자동차는, 이 연구의 3.2의 말미에서 살펴보았듯, 오늘날 정책적·정치적 성격이 훨씬 강화된 이산화탄소가 잊혔던 과거의 과학·기술을 다시 구체화시킨 경우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전기자동차를 가능케 하는 기술(들)은 그 당대적 구체화의 과정에서 ‘(지구를 살리는) 신기술’로서 거듭나, 석유 및 가스를 연료로 하는 대부분의 20세기 엔진구동방식과 관련한 구래의 네트워크와 새로운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림 4]

[그림 4]
1930년대 중반 미국의 일간지에 게재된, 유선형 디자인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자사 상품의 우수성 또한 부각시키는 엔진오일 회사 블루수노코의 광고“유선형(streamlined)의 대유행”은 별도로 제시된 미학적 요구와 그에 관한 분석보다는 유사-과학적(pseudo-scientific) 접근과 대공황 이후의 경제호황, 그에 맞춘 산업생산이라는 상황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과학·기술적 이해를 통해 마련된 보편적 지식이 디자인의 구체화 및 상업적 유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림 5]

[그림 5]
1900년도와 1970년대의 책상 외형 및 문화적 의미 비교왼편은 1900년 파리 엑스포에 출품되어, [그림 3]에서의 전기자동차와 같이, 금메달을 수상한 <화려한 치장의 책상(Le Grande Bureau, 제작자 François Linke)>의 이미지, 오른편은 1970년대 이탈리아에서 인기를 모았던 간편 조립 가구로서의 일명 ‘까발로(cavallo; 말馬)’ 책상의 사진. ‘책상’이라는 인공사물의 형식(form)과 그 문형(literacy)은 ‘전유(appropriation)’의 방식을 통해 유지되고 갱신되지만 그것이 번역되고 물화(物化)되는 시대별, 사용자별(계급별), 문화별 차이에 따라 그 결과가 지니는 의미와 소구의 방식은 큰 차이를 보인다. ‘아르누보(Art Nouveau)’를 제도적으로 유행시킨 1900년 파리 엑스포에 출품된 책상은, 1970년대의 그것에 비해 합리성, 효율성 등의 가치로부터 한결 멀리 떨어져있다. 이에 따라 ‘책상’이라는 형식을 성립시키는 조형의 방식과 구조, 재료의 성질 등에서 이질감이 더 두드러진다. '(대량생산을 통한 복제품으로서의) 공산품'보다는 '일품(一品)으로서의 공예작품'의 성격이 더 강한 것이다.

[그림 6]

[그림 6]
'과학·기술의 발전과 진보'와 '형태감수성' 그리고 '디자인과 예술'의 상호구성성'과학·기술을 구성하는 내용과 여건의 당대적 변화', '(문화적 맥락을 반영하는 것으로서의) 형태감수성', 그리고 '(그것들이 물화된 것으로서의) 디자인과 예술'은 단일하게 파생되거나 서로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중층복합의 상호구성적 영향관계를 이룬다.